얇고 넓게 알기

2020.03.08 11:50

어제부터익명 조회 수:537

언론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세상에 대한 얇고 넒은 지식과 식견이었어요.

묘했던 건 그들 스스로는 각각의 분야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는 전문가에 버금가는 식견과 인사이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었어요.

세계 반도체 시장의 미래와 대안에 대해 실무에 있는 삼성 반도체 직원보다
더 잘 아는 듯 이야기했고
봉준호 자신보다 그의 영화의 미장센을 바로 이거라는 확신을 갖더군요.

누군가를 비아냥거리고 싶어서 글을 쓴 건 아니고
기자라는 직업적인 특수성에서 오는 불가피한 자기 오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글로 옮기다보면
스스로도 헷갈릴 때가 있을 거란 기분이 들었어요.
게다가 객관적인 팩트 이외에 기사의 의도와 논조를 담다보면 
이런 부분은 더 심화가 되겠지요. 

비슷하게 정치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협의하고 논쟁하는 가운데서
스스로 세상 모든 지혜의 정수를 간직한 간달프나 제갈공명이 된 듯한 착각과
알 수 없는 자기 확신에 쉽게 빠지게 되는 거 같아요.

처음엔 안 그랬던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면서
변질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저 그 사람이 인성적으로 제련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 보다는 정치인이라는 역할 자체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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