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집중해서 본 건 아니고 가족들이 보는 걸 곁에서 대충 봐서 아래 서술에 틀린 게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주에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가 끝났습니다.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듀게에 통 얘기가 없어서 소개하는 형식으로 씁니다.

작가들이 셋이나 된다고 하는데 시간여행물 SF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이 그저 자기 생각들대로 만들었어요. 시간여행물을 만드려면 시간선을 하나로 놓아야 합니다. 과거를 건드린 것이 미래에 영향을 미쳐야 시간여행이 의미가 있죠. 한데 앨리스는 말로는 시간여행물이라고 하는데 다른 시간대에 영향을 미치는 게 자신이 있던 시간대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다중우주 세계입니다. 타임카드란 물건으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시간대를 왔다갔다 하는게 아니라 다른 평행우주를 돌아다니는 거죠. 미래의 인간이 시간 여행으로 와서 과거의 자신을 죽여도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근데 그렇게 영향이 없으면 뭣하러 시간여행(이라고 쓰고 차원여행이라고 읽는다)을 하냐구요? 

1. 다른 차원으로 가서 살인이든 뭐든 막 저지르고 자기 차원으로 돌아옴
2. 다른 차원으로 가서 자기 차원에선 죽었던 사람을 만남
3. 다른 차원의 자신을 죽이고 자신이 그 자리를 대체함

대충 이런 목적으로 쓰입니다. 시간여행이 아니고 차원여행임을 알 수 있는 설정이 저 3번인데... 시간여행이라면 더 나이먹은 상태의 자신으로 젊은 자신을 대체한다는 얘기거든요. 그럴 바에야 과거의 불행을 막고 자기 시간대로 돌아가서 변화된 미래를 맞이하는 게 진정한 시간여행일텐데 말입니다. 

어쨌든 그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조직 이름이 '앨리스'고요. 이것도 좀 웃긴 게 왜 조직 이름이 이렇게 오글거리는지 드라마 끝날 때까지 안 나왔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딴 것 같긴 합니다만. 그 앨리스 조직원들은 자기들의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시간여행자들이 사고를 치면 '과거인'들이 눈치채지 않게 수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근데 그 시간대에서 쓰이지도 않는 특수한 총을 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아예 대놓고 드러냅니다. 

하여튼 그렇게 총체적 난국인 가운데... 역시나 예상대로 결말은 수습불가의 파탄으로 끝났습니다. 뭔가 SF를 표방하면서 이렇게 함량 미달의 시나리오로 돈을 잔뜩 들여서 지상파 방영의 주류 드라마를 만들다니 그게 좀 신기하더군요.(쪽대본이 아니라 사전 제작 드라마입니다) 저런 허술한 시나리오가 어떻게 하나도 검증이 안되고 통과가 될 수 있는 건지 말이죠.

결국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20대 인물로 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김희선의 말도 안되는 동안 미모(작 중에서 20대, 30대, 40대로 등장합니다. 메인은 30대)의 기록물이라는 가치만 남을 것 같다는 게 제 소감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2020년 게시판 영화상 투표 [18] DJUNA 2020.12.13 121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84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13680
850 흙수저를 위한 나라는 없다 [7] 귀장 2020.10.27 987
849 읽은 것들 [16] 여름 2020.10.27 725
848 더 보이즈 206에피의 현대차주 님 [2] Lunagazer 2020.10.27 421
847 이해할 수 없는 일들 12 (타인의 시각) [9] 어디로갈까 2020.10.28 644
846 FC 바르셀로나, 바르토메우 사임 [4] daviddain 2020.10.28 162
845 바낭)전동 킥보드 요즘 통제가 안되는것 같아요 [15] 하워드휴즈 2020.10.28 717
844 늦은 면허 따기 [4] 커피와스콘 2020.10.28 364
843 휴대폰 암호 끔, 엘저넌에게 꽃을 [1] 예상수 2020.10.28 245
842 게임과 공정판타지 [21] Sonny 2020.10.28 662
841 사이비 종교 고민 [13] 발목에인어 2020.10.28 744
840 최진실이 간지 12년이 됐군요 [3] 가끔영화 2020.10.28 491
839 바낭)아마도 007 역사상 가장 독특한 음악 [4] 하워드휴즈 2020.10.28 398
838 집요리 관심있으신 분들 [4] 메피스토 2020.10.28 493
837 가뭄 끝에 단비 처럼 문득 찾아온 드라마 - ‘에일리어니스트’ [7] ssoboo 2020.10.28 578
836 [넷플릭스바낭] 안야 테일러 조이님의 '퀸스 갬빗'을 다 봤습니다 [12] 로이배티 2020.10.29 949
835 행복과 노력의 조건 [1] 안유미 2020.10.29 341
834 응급실, 류호정 [36] 사팍 2020.10.29 1458
833 삼성 라이온즈 권오준 선수 은퇴 [1] 영화처럼 2020.10.29 176
832 날두,PCR is bullshit [4] daviddain 2020.10.29 310
831 소모임 집들이 후기 [15] Sonny 2020.10.29 8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