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것들

2020.10.27 21:38

여름 조회 수:745

이로쿼이 연맹이라고 들어 보셨어요?


어제 읽던 책을 통해 저는  그 이름을 처음 접했습니다.


"...미국 헌법의 모델이 고대 그리스가 아니라 이로쿼이 연맹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4년을 보내 버렸다" -글로리아 스타이넘


미국 동북부에 있던 5개의 원주민 부족(후에 한 부족이 더 추가 됩니다) 연맹이었다고 합니다. 이로쿼이어를 사용하기에 외부에서는 그들을 이로쿼이족이라 불렀지만 내부에서는 자신들을 하우데노사우니(공동주택을 짓는 사람들)라 불렀다고 합니다.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뽑힌 50명의 추장 모두가 어떤 의제에  만장일치를 할 때까지 그 의제를 수정해 나갔다고 하구요. 후에, 미국 독립 전쟁 과정에서 연맹이 와해되어 일부는 미국내 인디언 보호구역, 일부는 캐나다등으로 흩어졌다는....



제가 애정하는 작가 중 한 명인 리베카 솔닛은 미국 서부 원주민들을 연구하는 역사학자이기도 해서 그의 책을 읽다 보면 원주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족의 이름들이란 게  너무 낯설어서인지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외계 종족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만 하고...책을 덮고  더 찾아 볼 만큼의 호기심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이로쿼이 연맹에 대해 알고 나니 각각의 부족들이 가졌을 역사와 그들의 존재방식이라는 게 의미 있게 다가 옵니다.


 

"그런가 하면 맬컴은 느닷없이 캘리포니아 중북부 원주민인 원투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원투족은 자기 몸을 말할 때 '오른쪽'이나 '왼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동서남북 방위를 쓴다고 했다. 나는 그런 언어가 있다는 사실이 뛸 듯이 기뻤고, 그런 언어의 이면에는 자아란 세상과의 관계로만 존재하는 것이기에 만약 산과 태양과 하늘이 없다면 자아도 없다고 보는 문화적 관념이 깔려 있다는 점이 기뻤다."  -리베카 솔닛




제주도에서 몇 년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길을 묻는 제게 북쪽으로 가면 돼요, 방향을 가리키지도 않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북쪽이 어디예요? 황당해 하는 제게 돌아 온 것은  어떻게 그것도 모르냐는 더 황당한 표정. 방위 개념같은 건 탑재하지 않은 육짓것이었기에 그런 길 안내가 참으로 난감하기만 했더랬죠. 몇 달만에 방위 개념이 생기기는 했습니다. 생기는 것을 넘어 저도 그렇고 함께 사는 (육지에서 내려 온) 하우스 메이트들도 모두 방위를 들어 장소를 설명하고 있더군요. 자연스러웠어요. 섬의 중앙에 깊게 자리 잡은 한라산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었으니까요. 한라산이 없다면 나의 좌표는 모퉁이를 돌 때마다 사방으로 흩어졌겠죠. 그래서인지 동쪽과 서쪽을 넘나 들며 바닷가 마을에 살았음에도 마음이 길을 잃을 때 시선이 향하는 곳은 한라산이었습니다.



최근에 리베카 솔닛의 새 책이 나왔다고 하네요. 예술비평이라고 하는데, 어떤 작가에 대한 비평이었는지 출판사의 홍보 포스팅을 읽고 나서도 그 이름을 기억 하지 못하는 것은 제가 그 쪽에 대해선 아는 게 영 없기 때문이겠지만.... 분명 사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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