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일리어니스트 2 에  목격자 혹은 피해자의 왜곡되거나 불완전한 기억을  온전하게 되살리기 위해 ‘최면요법’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피해자의 트라우마가 너무 심각하여 그림 그리기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로 합니다.  

 

 다른 정신분석학 교수가 “그림 그리기는 ‘최면’ 상태와 유사하죠” 라며 닥터 크라이슬러를 격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대사 하나가 기억의 저 어두운 구석에 조명탄을 펑 하고 터트렸어요.


 무언가 제대로 그리기 시작하여 완성을 해본 것이 대학수업 시간을 제외하면 중학교가 마지막이었던거 같은데 

 그 뒤로도 살면서 일하면서 ‘낙서’를 멈춰 본 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회화를 전공한 측근은 ‘낙서’를 ‘브레인 스토밍’ 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는데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하는 딱딱한 의식상태를 잠시 중지시키고

 정돈되지 않은 창의적인 사고를 끌어내기 위한 전단계 - 유사최면상태 - 에 빠지게 해주는 아주 간편하고 효율적인 도구라고 하는군요.


 한편, 어린 시절을 떠 올릴적에 그림을 그리던 느낌이 따스한 온도와 눈부신 밝음으로 남아 있던 이유도 짐작이 되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니 기분이 좋았던 것만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최면’상태 혹은 일종의 환각 상태였다는 거자나요.

 

 

 2.

 그러고 보니 ipad 로 일한 뒤부터 종이와 연필을 멀리하게 되버렸어요.

 특히 ipad pro 이후에는 종이 사용량이 확 줄어 들었죠.  


 그런데 작업은 더 효율적이고 속도도 빨라졌지만 그만 ‘낙서’를 잃어 버렸군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하던 낙서를 왜 ipad 에서는 안하게 된 것일까요? 

 사실 몇 번 시도를 해보기도 했는데 매번 실패했어요. 

 널리 쓰이는 드로잉 유료app 도 시도해봤는데 너무 번거롭더군요.  


 메인 작업 화면 중에 조그만 화면을 멀티로 띄워 낙서할 수 있는 기능이 생긴다면 왠지 다시 낙서를 쉽게 잘 할거 같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디지탈 영역에서 아날로그를 따라갈 수 없는 영역을 또 하나 발견한거 같아요.


 본디 낙서란 각 잡고 종이 한 장 마련해서 하는게 아니라  교과서의 여백과 귀퉁이에 해야 맛이 아니겠습니까. 



 3.

 그래서 고민을 했어요.

 다시 이미 여러번 시도했으나 실패했던 ipad 에서 낙서를 쉽게 하는 버릇 혹은 방법을 찾아볼 것이냐

 아니면 다시 종이와 연필을 늘 옆에 두고 살것이냐

 아니면 낙서 말고 아예 시간을 잡아 제대로 그림 그리기를 해볼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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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로 친해진 공원냥- 아비시니안과 고등어 태비가 믹스되어 심하게 개냥스러운 아이;   날짜는 11월이어야 했는데 월초에 늘 그렇듯이 실수] 


이런 낙서를 하며 고민을 하다가 문득 iOS 의 번들 그리기 툴이 이미 매우 훌륭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론은 ipad 번들 메모장에 그림 그리기로;  기능이 초 단순합니다.  그리기와 지우기만 가능한거죠. 이게 저에게는 익숙하고 편합니다.


그리고 위 낙서를 다 그리고 나서 생각해봤어요.  

좋아하는 것을 그리면 다시 그림 그리기 습관을 들이는데 유리할테니 나는 고양이를 그리면 되겠네!

그것도 남의 고양이 사진이 아니라 매일 만나다 시피 하는 나의 공원냥 친구들을 그리면 되겠네!

이제 시간이 문제인데.... 6년 넘게 해온 게임 하나만 접으면 해결? 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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