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도박에 대한 경고 비슷한 글을 가끔씩 쓰고 있죠. 늘 말하는 거지만 도박은 절대 하지도 말고, 엮이지도 말아야 해요. 어차피 여러분은 도박이라는 악마를 상대로 이길 수 없거든요.


 아 그야 도박을 해서 한번은 이길 수도 있겠죠.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쩌면 몇 번 이길 수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도박이라는 악마가 무서운 점이 그거거든요. 이미 졌으면 한번은 이겨보고 싶고, 이미 이겼으면 또다시 한번 더 이겨보고 싶어지는 마력을 내뿜는 것...그것이 도박인거죠. 그렇기 때문에 도박과 한번 엮이면 최종적으론 누구나 패배자가 돼요. 그래서 나도 도박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이젠 강원도를 가도 강원랜드 근처에도 안 가죠.



 2.하지만 그래도 인생을 너무 우직하게만 살 수는 없는거예요. 평생 자신의 노력과 노동력만으로 얻은 수확물로 살아가는 것또한 우울한 일이니까요. 설령 타고난 능력이 출중해서 노력과 노동력만으로 얻은 수확물의 양이 많더라도요.


 왜냐면 그건 자신의 사이즈 안에 갇혀서 그 안에서만 살아가야 하는 삶이거든요. 갇혀있는 상자의 크기가 제법 크든 아니면 작든...일정한 규모 안에서만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울적한 일이죠. 그렇기에 인간은 어딘가에 배팅을 하며 살아야 해요.



 3.물론 나는 도박 그 자체인 것은 손대지 않아요. 하지만 어느정도의 도박성이 있는 것...노력과 인내를 들이며 기다려야 하는 지난한 시간들을 단축시키고 수확물의 생산을 좀더 앞당길 수 있는 것은 위험을 각오하고 손대야 하죠. 어느정도의 도박성을 띈 것은 어쩔수없이 상대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4.휴.



 5.하지만 주식을 예로 들면 주식도 정말 이기기 어려워요. 전에 말했듯이 이기는 투자자가 되려면 총알이 든 총을 겨눈 채로 계속 과녁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죠. 그 과녁이 정말 확실하게, 만만할 정도로 가까워지는 날을요.


 이건 솔직이 말이 쉬운 거예요. 총과 총알이 있어도(자본이 있어도) 그냥 금고에 넣어놓고 사는 건 쉬워요. 아니면 총을 들고 맞든 안 맞든 그냥 쏴버리는 것도 쉽고요.


 한데 총알이 장전된 총을 들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채로, 과녁을 계속 바라보며 참는 건 정말 힘들거든요. 총을 내린 것도 아니고 계속 겨누고만 있으면서 방아쇠는 안 당기는 거...이건 정말 실천하기 힘든 거예요. 그 지루하고 짜증나는 걸 못 참고 그냥 가진 총알을 쏴버리거나, 아니면 이런 짓거리는 못 해먹겠다고 총을 내려놓거나 둘중 하나가 되죠.



 6.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어쨌든 총알(자본)을 안 쓰고 그냥 내버려두면 어쨌든 잃지는 않으니까 좋잖아?'라고요. 그야 아무렇게나 총을 쏴서 과녁을 못 맞추고 끝나버리는 것보다는 낫겠죠.


 하지만 문제는 이 세상이 개인투자자에게 기회를 주는 순간은 아주 짧아요. 정말 과녁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말도 안되게 가까이 왔을 때...그 순간을 위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거든요. 과녁이 가까이 다가온 걸 뒤늦게 알고 허둥지둥 총과 총알을 꺼내서 쏴보려고 하면? 그 과녁은 이미 멀리 가버린 경우가 많아요. 


 야구로 치면 이런 거죠. 아주 훌륭한 투수를 상대로 타석에 서는 대신 스트라이크와 볼 제한은 없는 거예요. 스윙을 할 수 있는 횟수는 정해져 있지만 투수가 아무리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도 내가 스윙만 안 하면, 상대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천 개 던져도 아웃은 없는 거죠. 나는 주식도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이 세상은 아주 가끔씩만 만만한 공을 던져주는 일류 투수 같은 거거든요. 문제는 그게 언제일지 모른다는 거죠. 타석에서 절대로 나가지 말고 타석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어느날 어쩌다 한번 만만한 공을 던져주는 걸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7.카지노를 예로 들어봐도 그래요. 내가 가끔 말하듯이 주식을 할 때는 돈도 종목이라고 생각해야 해요. 당신이 주식에 신경을 꺼놓은 상태라면 몰라도, 주식을 계속 노려보고 있는 상태라면? 당신은 주식을 안 사놓은 상태라도 주식을 안 산게 아니라, 돈이라는 종목에 투자하는 중인 거거든요. 계속 주식을 체크하고 있다면 말이죠. 왜냐면 사려고 했다가 참은 주식들이 10% 떨어진다면 당신은 이미 돈을 번것과 같아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는 상태가 된 거니까요. 


 물론 주식에 신경쓰지 않고 있다면 돈은 그냥 돈이예요. 돈과 주식종목과의 가격변동을 의식하고 관계성을 조각해 놓은 상태에서만 돈도 종목이 되는 거니까요. 주식시장을 체크하고 있지 않으면 주식이 떨어져도 그건 관계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별개의 사건일 뿐인 거죠.



 8.문제는 이게 카지노로 치면, 카지노에 간 것도 아니고 안 간 것도 아닌 상태란 거죠. 왜냐면 위에 썼듯이 카지노에 계속 있으면 결국은 모두가...최종적으로는 패배자가 되어버린단 말이예요. 그렇다고 해서 카지노를 박차고 나와서 귀가해버리면 돈을 잃지 않는 대신 돈을 따지도 못하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카지노에서 한 발짝 나와서 유리창을 통해 계속 카지노를 들여다보고 있어야 하는 거죠. 돈은 손에 꾹 쥔 채로요. 그렇게 몇 주고 몇 달이고 기다리다가 '아 저건 이길 수 있겠다'라는 테이블이 생기는 순간 재빨리 카지노로 들어가는 거죠.


 이렇게 말로 써놓으면 마치 쉬워 보이지만 아니예요. 아예 카지노를 떠나 있거나, 카지노 안에 머무르면서 조금씩 돈을 잃어가는 건 쉽죠. 하지만 돈을 손에 쥔 채로 카지노 문앞에 서서 안을 계속 들여다보는 건 어렵거든요. 돈을 손에 쥐고 카지노 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미치도록 들어가고 싶어지니까요. '아 쉬발, 지금 들어가야 되나? 나도 카지노에서 멋지게 테이블 잡고 놀아보고 싶어. 이 정도면 많이 참았잖아...지금 들어가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같은 헛된 망상이 드니까요.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이 있는데 카지노에 안 뛰어들어가는 건 힘들거든요.



 9.그렇기 때문에 원칙을 정해 놔야 하죠. 투자할 때 원칙을 정해놓는 건 중요해요. 왜냐면 원칙을 정해놓지 않으면 정말로 몇년만에 기회가 와도 방아쇠를 못 당길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100m 떨어져 있는 저 과녁이 20m앞으로 오는 날, 그때 총을 쏴야지. 50m도 아니고 30m도 아니야. 20m로 가까이 당겨지는 날...확실하게 과녁을 맞출 수 있는 날 총을 쏠거야.'라고 마음먹고 있다고 쳐요. 그리고 성급하게 방아쇠를 안 당기고 계속 기다리는 걸 실천한다고 치죠.


 한데 올해초에 있었던 코로나 사태같은 게 터져서 정말 과녁이 20m 앞으로 오면? 원칙을 강하게 세워놓지 않은 사람은 막상 과녁이 20m앞까지 다가와도 방아쇠를 못 당기거든요. 왜냐면 '잠깐만 20m앞까지 왔는데 좀 더 기다려볼까? 10m만 더 가까이 다가오면 그때 쏴보자.'하고 어물거리게 되니까요. 한데 그렇게 어물거리고 있으면 주식은 훌쩍 날아가버리고 말죠. 시장이 개인투자자에게 기회를 주는 순간은 아주 짧으니까요.



 10.그래요. 너무 성급하지도, 우유부단하지도 않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미리 원칙을 세워놓을 수밖에 없어요. 왜냐면 아무리 똑똑하고 강력한 사람도 느닷없는 상황에 휩쓸려버리면 옳은 결단을 못 내리거든요. 아직 상황이 닥쳐오지 않았을 때...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었을 때 미리미리 세워둔 원칙을 꼭 쥐고 있다가, 혼란한 상황이 닥치면 지혜 보따리 풀듯이 하나하나 풀어야 하는 거죠. 


 왜냐면 투자할 때의 결단은 그순간 내리는 게 아니니까요. 웹소설에 나오는 천재적인 척하는 사업가처럼 한순간 번뜩이는 기지로 결단을 내리면 대부분의 사람은 망해요. 위급상황에서 투자할 때의 결단은 그 순간의 내가 내리는 게 아니라, 오래 전 냉정하게 차분히 생각할 수 있었던 때의 내가 미리 내려뒀어야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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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는 주식 잡담이라고 썼지만 뭔가 또 뻔한 소리가 되어버렸네요. 사실 나도 그렇게 대단한 실력자인 건 아니라서 무슨 말을 하든 뻔한 소리를 할수밖에 없어요. 내가 진정한 실력자였다면 이런 걸 쓰는 대신 '나만 믿고 다음주 월요일에 XXX주식을 사. 그리고 저녁엔 돔페리뇽에 밥 말아먹으라고.'라고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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