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와 예수

2021.01.31 14:18

forritz 조회 수:642

요즘 개신교의 폭주 때문에 눈쌀이 찌뿌려집니다.

저도 모태신앙 개신교 출신이지만 교회를 안 나간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신앙이랄 건 없지만 예수를 한 명의 위대한 스승으로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최근 개신교의 폭주가 씁쓸하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한국의 교회는 예수의 교회가 아닙니다. 맘몬의 교회지요. 한국 개신교는 기복신앙의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부자들은 대형교회에 다니며 자신들의 부가 신의 축복을 받은 결과임을 간증하고 신자들은 자신들도 그런 축복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지요.

근데 설령 맘몬의 속박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교회 공동체가 있다고 해도 그 교회가 예수의 교회일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높은 확률로 그 교회는 야훼의 교회지요.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 전 신학자도 아니고 제가 말하는 바가 절대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삼위일체설에 의하면 예수는 곧 야훼이며 성령이지요.

하지만 성경에서의 예수와 야훼는 다릅니다.
야훼는 유태인의 민족신입니다. 그는 아브라함과 유태인을 놓아주지 않으려는 이집트인들의 모든 장자들을 망설임 없이 죽이고 그의 권세에 도전하는 적들을 몰살시키는 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는 질투하는 하나님이며 믿는 자에게는 부와 권력을(다윗이나 욥) 주고 죄를 짓거나 믿지 않는 자에게는 벌을 내리죠.

예수는 어떻게 다른가. 예수는 부자가 천국에 가기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갈 확률보다 낮다고 합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을 축복하고 가장 낮고 약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죠. 그는 더 보편적인 인류애를 설파하고 죄지은 자를 용서하고 보호하죠.(간음한 여자를 돌을 던져 죽이려는 사람들에게 죄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라 말씀하심)
그가 통렬하게 비난한 것은 당시 유태인 사회에서 존경받는 엘리트였지만 위선자였던 바리새인들이었고 장사꾼들이었습니다.

전 예수를 존경하며 그의 말씀이 여전히 현대 사회에서 효용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랑을 얘기하는 교회는 매우 적습니다. 아니 얘기는 하지만 막연하고 추상적인 아가페사랑을 얘기하며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할 인간적인 사랑이 아닌 신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완전무결한 사랑으로 분리시킵니다.

한국교회는 매우 편한 길을 걷습니다. 예수의 인내와 희생과 사랑이 아니라 구약의 야훼의 권능과 공포를 내세워 신도들을 회유하고 겁박합니다. 교회에 잘나가고 헌금을 내고 활동을 열심히 하면 야훼라는 든든한 백이 사회적 물질적 성공을 하사하고 천국까지 보내준다고 광고합니다. 물론 그 반대로 행하면 지옥에 간다고 겁박하지요. 사람들의 이기심을 자극합니다. 신의 마음에 드려는 경쟁을 부추기지요. 그 과정에서 예수가 말한 이웃사랑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신자들은 자신이...또는 이웃이 코로나에 걸리든 말든 충성경쟁을 하고 목사들은 그걸 부추기며 장사를 합니다.

한국교회에 예수는 거의 없습니다. 어디에도 있어야 할 예수가 교회에서 찾기 힘들다는 건 아이러니입니다.

예수의 교회로 돌아가야 하고 야훼의 것은 야훼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라 했듯 세속과도 타협하며 사랑의 본질을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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