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04분이네요. 장르는 그냥 드라마... 라고 해야할 것 같고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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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국내 개봉작이라는 증거!!!)



 - 시작 부분에서 우리의 '치와와짱'은 이미 죽었습니다. 그것도 토막 살해를 당해서 하얀 비닐 봉다리에 나누어 담겨 도쿄만에 빠져 있었다네요.

 이게 언론을 타고 이슈가 되면서 티비에 나오는 어르신들은 '아무 생각 없이 되는 대로 사는 요즘 것들'에게 근엄한 호통을 내리고 계시고.

 치와와짱의 생전에 나름 깊은 관계를 맺었던 한 패거리들의 젊은이들은 모여서 울분을 터뜨리구요. 그 와중에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인 '미키'라는 젊은이가 친구들과 대화 중 문득 '음? 내가 알던 치와와짱의 모습과 얘들 기억이 좀 다르네?'라는 걸 느끼고는 한 명 한 명씩 붙들고 각자가 갖고 있던 치와와짱의 기억과 모습들을 모으러 다니기 시작합니다. 뭐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그냥 그런 거죠.


 아. 참고로 주인공 이름이 정말로 '치와와'는 아닙니다. '치와키' 라는 이름이고 치와와는 별명이에요.



 - 사실 이 글은 아까 오전에 다 적었고 낮에 올리다가 오류가 나서 한 번 날려먹고 다시 적는 글입니다. 늘 임시 저장 기능을 쓰는데 이게 등록을 눌러 버리면 임시 저장이 사라지거든요. 임시 저장은 사라졌고, 오류 때문에 글은 망가졌고. 당황해서 지우고 나니 다시 맨땅에 헤딩... ㅠㅜ 그래서 이번엔 좀 더 대충 적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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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작이 있습니다.


https://lovekkyu.tistory.com/433


 일본 만화가 오카자키 쿄코의 단편이에요. 나름 꽤 잘 나갔던 사람이고 저도 그림체에서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작품을 본 것 같기도... 하지만 잘 생각은 안 나구요. ㅋㅋ 암튼 원작은 짧습니다. 그냥 딱 한 회 연재 분량이니 심심하신 분들은 읽어 보세요.


 그리고 영화는 이 원작을 의외로 충실하게 옮겨 놨습니다. 저 짧은 원작의 대사들의 거의 100% 다 영화 속에 살아 있구요. 각색의 방향은 원작에서 짧게 한 두 문장으로 언급되고 지나가는 치와와짱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디테일하게 살려내는 쪽이 90%. 나머지 10%는 시작과 중간, 끝에 원작에 전혀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넣은 것인데... 어쨌거나 원작에는 대단히 충실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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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이 훼이크 주인공 치와와짱. 오른쪽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 미키짱 되겠습니다.)


 2. 원작이 낫습니다.


 원래 단편에는 단편의 길이, 장편에는 장편에 길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특히나 단편의 장점이란 게 간결하고 압축적인 묘사만 툭 던져 놓으면 독자들이 스스로 여백을 채워가고, 그러다보면 원래 작가의 의도보다도 더 의미 깊고 심오한 뭔가가 독자 머릿 속에 만들어지기도 하고, 뭐 그런 것인데요. 이렇게 짤막한 단편을 장편으로 옮기면서 디테일을 팍팍 살려내 버리면 원작의 매력이 많이 떨어져버리기 쉽죠. 특히나 이 영화처럼 '충실한' 각색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구요.


 원작의 치와와짱은 결국 주인공들 입장에선 이해 불가능했던 존재로 남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치와와짱은 뭐랄까, '어떤 애였다는 건지는 대충 알겠는데 되게 이해가 안 되는 놈이로군?'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러니까 원작에서 짧게만 언급되는 이 분의 다양한 측면은 뭔가 불가해한 매력이자 미스테리가 되는데, 영화에서 길게 보여지는 이 분의 다양한 측면은 그냥 앞뒤가 안 맞고 괴상해요. 이렇게 고대로 옮길 게 아니었지 않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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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락 없이 립씽크 뮤지컬 장면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3. 과잉 스타일의 과시가 매우 강려크하게 눈에 띕니다.


 초단위로 컷이 나뉘면서 비현실적으로 현란한 조명이 어지럽게 교차하고 그 와중에 주인공들은 뭐가 됐든 아주 격렬한 표정을 지으면서... 뭐 이런 스타일 있잖습니까. 좋게 말해 '뮤직비디오 스타일'이라고들 하는데 전 이런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해서...; 진짜 영화 전체 분량의 거의 절반은 이런 '현란함'으로 가득차 있는 느낌인데요. 그 현란함 자체도 맘에 안 들었지만 그 안에 뭐가 담겨 있었나... 를 생각해보니 더 별로였습니다. 그냥 격하게, 그리고 매우 불건전하게(...) 노는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저 현란함이 춤을 추는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도 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민지 모르겠더라구요.


 사실 전 독특하고 괴이한 이미지, 기법으로 장난 치는 건 좋아하거든요. '고백'이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유명한 나카시마 테츠야 영화들 재밌게 잘 봅니다. 근데 그 양반들의 과잉은 그래도 뭔가 확실히 간지는 나거든요. 과잉이다 싶고 이게 대체 뭔 의미냐 싶어도 일단 폼은 나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 기억에 남는 이미지도 별로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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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게 젊음! 이라면 전 태어나서 단 1분 1초도 젊었던 적이 없습니... 훌쩍.)



 4. 근데 또 결말은 맘에 들었습니다.


 애초에 이게 범인 잡기 이런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주인공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추모 밖에 없죠.

 근데 그 추모 장면, 정확히는 그 장면의 감성은 나름 괜찮았어요. 왜 일본 영화, 일본 문화 컨텐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아련한 감상 있잖아요. 

 제가 어려서부터 일본 대중 문화를 꽤 열심히 접하며 자라왔던 인간이라 그런 감성 좋아합니다. ㅋㅋ


 굳이 이유를 갖다 붙이자면 뭐, 마지막에는 나름 보편적인 감정 같은 게 깔려요. 젊은 시절에 이 사람 저 사람 많이도 만나며 지냈었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사실 그 당시엔 되게 친하고 오래오래 볼 것처럼 놀던 그 친구들 중 상당수는 지금 어디 가서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고. 또 가만 생각해보면 과연 내가 그 녀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고 얼마나 관심을 기울였으며 얼마나 진심으로 위해주었던가... 이런 질문들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도 없죠. 이 영화의 '치와와짱'은 말하자면 그런 흘러간 친구들 중 하나인 겁니다. 토막 살인이라는 튀는 소재가 나와서 그렇지 그렇게 잊고 살던 사람 소식을 어쩌다 뜻밖에 접하게 되는 뭐 그런 일은 흔히들 있잖아요.


 대략 그런 갬성입니다. 그래서 영화 속 주인공들의 젊은 날이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선 참 말도 안 되고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이었을지라도 마지막에 일말의 감정 이입은 가능하더라구요. ㅋㅋ 그래서 아주 나쁘지는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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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이 무리를 다룬 영화라면 반드시 아지트격 술집이 있어야 하고, 거기엔 이해심 많은 젊은 사장님이 계신 것이 국룰.)



 5. 장점이 없니? 라고 물으신다면...


 일본 영화답게 예쁜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매번 좀 비현실적으로 예쁘게 차리고 다니니 눈은 즐거울 수 있겠죠.

 뮤직비디오 출신 감독님이라 그런지 선곡 센스도 괜찮구요.

 그리고 야한 거 많이 나옵니다. <-



 6. 대충 결론을 내겠습니다.

 매우매우 일본적인 갬성으로 만든 트레인스포팅 비슷한 물건이 아닌가... 싶은데요. 뭐 컨셉이 그렇다는 거고 영화가 닮진 않았구요.

 사실 이 영화 평이 꽤 괜찮습니다? 본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본 사람들은 대체로 호평이더군요. 아마 제가 늙어서 젊은이들 갬성을 못 따라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으니 제 평은 대충 걸러 들으시구요.

 음... 하지만 그래도 변함 없이 전 이 영화가 별로라고 생각해요. 어차피 이해 못할 감성이라면 이해하는 척 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니겠어요. ㅋㅋㅋ

 그냥 심심하시면 위에 링크 올려 놓은 원작 만화나 한 번 읽어 보시고. 혹시라도 좋은 쪽으로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 보신다고 해도 말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말리고 싶어요. 뭐 이 정도였습니다. ㅋㅋ




 + 그래도 노래 하나는 건졌으니 나름 보람찬 100분이었던 걸로. 



 썸네일의 보컬님 비주얼과 다르게 말랑말랑하게 가볍게 듣기 좋은 노랩니다. ㅋㅋ

 그리고 이 노래를 영화에서는 


 (아... 아이돌 엔딩 자세. ㅋㅋㅋㅋㅋ)


이렇게 써먹는 것인데요. 한 번 재생해보시고 맘에 드시면 이 영화 보셔도 괜찮을 겁니다.

 전 '이건 무슨 스즈미야 하루히냐!'하고 웃고 말았습니다만.



 ++ 이 아저씨를 보고 당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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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 출연이십니다. ㅋㅋ 나오는 비중은 작지만 '케이트'에서보단 그래도 확실히 존재감은 남기고 떠나는 역할이었네요.

 그 존재감이 무진장 꼰대같고 기분 더러워지는 쪽이긴 했지만 뭐(...)



 +++ 영어 제목은 Chiwawa 입니다. 뭐 Chihuahua로 해 버리면 검색이 난감하기도 하고 그랬겠죠. 사실 지금도 충분히 검색하기 힘든 제목이어서요. 이 영화 짤 몇 개 구하려고 얼마나 많은 치와와 강아지 짤을 봤는지... ㅋㅋㅋ



 ++++ 이건 뭐 구태여 안 적어도 될 내용이긴 한데. 결말은 맘에 든다고 했지만 그 바로 직전에 나오는 장면이 넘나 구렸네요. 원작과 관계 없이 감독이 만들어 추가한 장면인데... 생각해보면 이 영화에서 유난히 구리고 부담스런 부분들이 대체로 원작에 없는 감독 창작 장면들입니다. 훌륭한 이야기꾼 되긴 힘들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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