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그렇듯 둘 다 게임패스 등록 게임입니다. 



 1. 스커지브링어




 - 인디, 도트, 로그라이트 게임입니다. 

 짧지만 어렵게 구성된 게임 레벨.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하지만 죽기 전까지 모아 놓은 업글 요소는 계승되기 때문에 죽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파워업하여 결국 반복하면 할 수록 쉬워지는 설계. 매번 달라지는 지도와 중간중간 마주치는 운빨 파워업 요소 등. 대략 여기까지는 '하데스'랑 거의 비슷하죠. 실제로 해 봐도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이건 '하데스' 제작사와도 비교할 수 없이 가난한 환경으로 만든 게임이라 보시다시피 그래픽도 저렇구요. 뭣보다 '하데스'의 매력이었던 그, 반복을 반복이 아닌 것처럼 느끼게 하는 스토리 요소가 없습니다. 막 죽고 다시 시작할 때마다 npc들이 드립을 쳐준다거나, 반복의 과정에서 어떤 스토리가 전개된다는가, 그런 거 전혀 없어요. 반복이 그냥 반복이지 아닌 척 하느라 애 써봐야 뭐하냐!! 이런 느낌. ㅋㅋㅋ



 - 그렇다고 해서 '하데스'의 열화 버전 같은 건 아닙니다. 가난한 인디 게임답게 겉치장 없이 순수한 '게임플레이'를 핵심으로 승부하는데, 그 게임플레이가 나름 독특하면서 상쾌하게 잘 만들어져 있어요. 위의 트레일러를 보면 아시겠지만 일단 굉장히 스피디합니다. 점프, 대시를 통해 적과 적 사이를 최대한 빨리 움직이며 '니들이 날 공격할 엄두도 내기 전에 다 죽여버리겠다!!!'는 식으로 쉴 틈 없이 하이퍼 스피드!로 물리치는 게 핵심이구요. 이런 빠른 플레이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캐릭터의 조작감이 아주 좋고 애니메이션도 부드럽고 볼만해요. 피격, 타격 판정도 정확하구요. 반복을 거듭하며 파고들 수록 게이머의 플레이가 개선되어 느끼는 성취감 + 빠르게 끊임 없이 쥐어패면서 구역 클리어해서 얻는 보상 아이템으로 플레이어를 낚아대는 거야 기본일 테죠.



 - 굳이 단점을 말하자면, 어렵다는 겁니다. ㅋㅋ 이게 게임플레이가 워낙 심플하다보니 더 크게 느껴지는데요. 어렵습니다. 솔직히 한 10회차 정도 할 때까진 어려워서 엔딩 못 볼 것 같으니 때려치울까... 했었구요. 근데 기왕 시작한 김에 파워업 아이템 조금만 더 모아서 스킬 하나만 더 해제해보자, 하나만 더 해보자, 아무리 그래도 첫 보스는 깨봐야 하지 않겠니? 이러면서 깨작깨작 하다보니 금방 스킬은 다 해제했고 게임 진행도 더디지만 조금씩 해 나갔는데... 결국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벽에 부딪혀 갤갤거리다가 문득 옵션에서 난이도 조절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살짝 손을 보고 엔딩은 봤어요. 아아 내 자존심이여... 늘금이여... ㅠㅜ

 이런 류의 게임 답게 그냥 엔딩은 별 거 없고 스스로 난이도 높여 재도전해야 진짜 엔딩을 볼 수 있는데. 그것까진 그냥 포기하려구요.

 그래뵈도 '세키로'도 보스 다 잡고 엔딩 본 사람인데. 그새 늙었는지 이게 더 어려운 건진 모르겠지만 암튼 이제 힘드네요. ㅋㅋㅋ

 


 - 결론은 빠르고 심플하고 호쾌한 액션 게임 원하시는 분들은 해보시라는 겁니다. '하데스'를 재밌게 하고 그런 시스템의 게임을 더 해보고 싶으신 분들도 한 번 건드려볼만 해요.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계속 하다가 익숙해지고 요령 생기고 하면 또 할만 하구요. 스토리도 없다시피 하고 정말 게임플레이 자체를 빼곤 남는 게 없는 게임인데, 그게 재밌습니다. 전자오락이 뭐 노는 게 재밌으면 그만 아닌가! 라는 사상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할만 하실 거에요.


 다만 한 가지 단점 아닌 단점이라면, 곧 게임패스에서 내려간다는 겁니다. 아마 2~3일 안에 사라질 듯.




 2. 마블 어벤져스





 - 본론부터 말하자면 구립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구린 건 아니고 괜찮네... 싶은데 구려요. 일단 장점부터 말해보자면,


 1. 기본적으로, 기술적으로는 잘 만든 게임입니다. 런칭 당시에는 최적화나 버그 이슈들이 꽤 있었다는데 1년동안 슥삭슥삭 갈고 닦아서 지금 시점에서는 괜찮아요. 그래픽 상당히 보기 좋고 퍼포먼스 문제도 없구요. 그리고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그러니까 전투 시스템이 나쁘지 않습니다. 히어로들 개성 잘 살리면서 쉽게 다양한 스킬 사용할 수 있고 결과물은 아주 호쾌하구요. 쉽게 설명하자면 '무쌍' 게임들과 '배트맨 아캄' 시리즈 사이의 어딘가... 쯤 되는 전투 시스템인데. 어쨌든 꽤 잘 만들어져 있어요. 아마 대부분 초반 플레이 하면서 '이게 왜 망겜 소릴 듣지?' 싶으실 겁니다. ㅋㅋ


 2. 스토리도 뭐 나쁘지 않습니다. '어벤져스' 게임이다 보니 여러 캐릭터를 조작해야 하는데 그런 사정에 맞춰서 영리하게 잘 짜놓은 스토리... 면서 실질적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즈 마블의 사연도 괜찮구요. 굳이 MCU의 톤과 분위기에 집착하지만 않는다면 크게 흠잡을만한 스토리는 아니더군요.

 또 장면 연출도 좋아요. 각잡고 신경 써서 만들었다 싶은 액션 장면들은 정말 MCU 부럽지 않습니다.


 3. 기본 히어로 여섯에 무료 DLC로 호크아이, 블랙팬서 등등을 추가해줘서 조작해볼 히어로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네요.



 - 그럼 이제부터 단점인 것인데...


 1. 워낙 망할 리가 없다! 싶은 소재라서 그런지 이걸로 오래오래 돈을 뽑아 먹어 뽕빨을 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멀티 플레이어 모드를 추가해 놓았는데... 또 멀티 플레이 강조하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이 멀티 플레이어 모드를 싱글 플레이와 그냥 결합해 놓았어요. 시작할 때 골라서 따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게임을 실행하면 무조건 헬리 캐리어의 작전 상황실에서 시작하고, 몇십개씩 와장창 뜨는 미션들 중에서 싱글 할 놈은 스토리 미션 고르고, 멀티플레이어 하고픈 놈은 그쪽 미션 고르고. 이런 식인 것인데요.


 문제는 이게 몰입감을 크게 해쳐요. 제 진행도가 아직 초중반이라 캡틴 아메리카가 합류를 못한 상태인데 게임을 실행하면 갸를 비롯해서 다운 받지도 않은 DLC 캐릭터들이 와장창 몰려나와 헬리캐리어에 바글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상황판'으로 가서 싱글 스토리 미션을 선택하면... 갸들이 싹 다 사라지고 스토리 전개에 맞게 썰렁한 헬리캐리어로 돌아와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뭐 그런 식인데 굉장히 바보 같습니다. 뭔 생각으로 이렇게 만들었죠. 난 그냥 심플하게 줄거리만 즐기고 싶은 건데 왜 이런 귀찮고 번거로운 일들을 해야 하는지.



 2. 그리고 역시 멀티 플레이에 힘을 준 게임답게... 스토리 미션 구성을 멀티 플레이어 형식으로 해 놓은 부분이 많아요.

 극초반엔 걍 싱글 캠페인답게 배경도 다양하고 스토리 컷씬과 어우러지면서 보기 좋고 하기 좋게 잘 흘러갑니다만.

 중반 들어서면 갑자기 이 패턴이 반복됩니다. 쓸 데 없이 넓은 헬리캐리어 돌아다니며 npc와 대화하고 상점에서 장비 강화 -> 상황판에서 다음 스토리 미션 선택 -> 간단한 미션 설명 대화 후 멀티플레이어용 '그냥 넓은 공간'에서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로봇들 격파 -> 다시 헬리캐리어로 돌아가서...

 

 이렇게 스테이지들이 개성이 없이 걍 '멀티플레이 몇 판 뛰면 스토리 보여줌'이라는 식으로 배치가 되니 순식간에 질립니다.



 3. 멀티플레이어에는 보상이 필수잖아요. 그 보상이란 게 캐릭터 파워업 장비나 소재들인 것인데. 이 시스템을 싱글에 그대로 넣다 보니 히어로들의 체감 파워가 너무 약해진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뭐 만화 속 나오는 유명 빌런들이랑 싸우는 거면 모르겠는데 걍 악당 조직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으로 찍어낸 로봇들 수십마리를 금방 못 해치워서 싸우다 말고 체력 아이템 먹으러 도망다니는 패턴을 반복하게 돼요. 그래서 자괴감이 들죠. 내가 이 꼴 보자고 마블 히어로 게임을 하고 있나... 나의 헐크는 이러치 아나!!! ㅠㅜ



 - 암튼 그래서 뭐. 마블 히어로들 팬이 아니시라면 안 해보셔도 될 게임 같습니다. 그리고 마블 히어로 팬이라면 하면서 실망할 가능성이 큰 게임이구요.

 보면 기본적으로 히어로들 조작이나 전투 시스템 같은 건 멀쩡하게 잘 만들어놨는데, 그걸 포함하고 있는 큰 틀의 시스템이 애초에 방향 설정부터 망해버렸던 것 같아요. 그냥 초반 도입부 같은 스타일로 스토리 중심으로 가는 심플한 액션 게임으로 본편 만들어 놓고 멀티 플레이는 아예 따로 선택해서 들어가도록 했다면 그나마 저같은 싱글 플레이족에겐 괜찮았을 텐데. 뭐 이미 엎질러진 물. 벌써 나온지 1년된 게임이니 어쩔 수 없죠.

 대여섯시간 쯤 하다가 '스커지 브링어'로 갈아타는 바람에 방치 중인데. 다시 시작할 엄두가 안 납니다. 근데 또 용량이 100기가가 넘어서 지우기도 겁나고... 계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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