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작품이고 한 시간 사십 오분짜리 스릴러/호러 영화입니다. 스포일러는 안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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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버전 포스터도 많지만, 전 그 나라 글자가 박혀 있는 포스터를 좋아합니다.)



 - 두 가지 이야기가 병행으로 진행됩니다. 하나는 정신과 의사님이 주인공인데, 3년 전에 아들을 잃었어요. 말 그대로 잃어버렸습니다. 숨바꼭질하러 나갔다가 그대로 사라져서 시체도 못 찾았거든요. 암튼 그 의사 선생이 어느 날 갑자기 목 매달아 자살한 동네 아줌마의 사건 현장을 찾은 후 아들의 환영을 보게 돼요. 그런데 그게 영험하게도 그냥 환영이 아니라 자기를 자꾸 어떤 길로 인도하려는 의도를 보여서 복잡한 생각과 감정에 빠지게 되구요.


 다른 하나는 젊은 부부 + 그들의 친한 여자 한 명이라는 괴상한 조합의 3인조가 어떤 외딴 섬마을로 이사 오면서 시작됩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영 안 좋은 일을 겪은 후 여러모로 관계에 위기가 와서 타개책으로 이 섬마을의 버려진 집 하나를 아주 싸게 사서 리모델링해 민박 장사를 시작해보겠다네요. 도대체 그게 뭔 타개책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이들도 여기에서 이상한 소년의 환영인지 유령인지 모를 모습을 보게 되고. 거기에 그 셋의 묘한 관계까지 얽혀서 뭔진 모르겠지만 암튼 음침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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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A팀 : 아들 잃은 의사 선생과 성실 상냥한 형사님)



 - 정확한 장르가 뭔지 모르고 봤어요. 범죄 스릴러인지 유령 영화인지... 근데 뭔지 제가 안 밝히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걸 몰라서 제가 좀 더 재밌게 봤던 것 같거든요. 어차피 이거 찾아보실 분은 안 계시겠지만 그런 이유로 일단은 두 장르 하이브리드 비슷한 영화인 걸로. ㅋㅋ


 근데 일단 중요한 것 하나. 앞부분이 참으로 산만합니다. 앞서 말 했듯 두 가지 이야기를 병행으로 전개하는 이야기인데 설명이 불충분해서 좀 헷갈려요. 그냥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이 얘기 하다가 갑자기 저기로 건너 뛰고 그러는데, 당연히 둘이 뭔가 관련이 있을 텐데 그 관련성 전혀 안 보이니 당황스럽죠. 공간 배경도 전혀 다르고 등장 인물도 하나도 안 겹치거든요. 게다가 초반엔 너무 느긋하게 별다른 사건 없이 전개가 되어서 심심하기까지 해요.

 끝까지 보고 나면 '아 이래서 그랬구나' 라고 납득하게 되긴 하는데 그게 정말로 거의 영화 끝부분에서 밝혀지기 때문에 그 전까지 계속 '도대체 어떻게 연결되는 건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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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B팀 : 아들 잃은 젊은 부부와 그들의 절친)



 - 그렇게 아이슬란드의 독특하게 황폐한 풍광 속에서 영문 모를 삽질을 하고 있는 뭔가 미심쩍은 사람들 구경을 한 삼사십분 정도 하고 나면 그때쯤부터 뭔가 스릴러라면 스릴러스럽고 호러라면 호러스러운 장면들이 튀어나오고 뭐가 뭔진 모르겠지만 암튼 의미 심장해 보이는 내용들이 밝혀지면서 비로소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럼 이 때부터는 볼만 해요. 대체로 스릴러 성격이 강한 의사 선생 이야기, 대체로 호러 느낌이 강한 3인조 젊은이 이야기가 각각 따로 흘러가는데 둘 다 특별할 건 없지만 걍 무난하게 볼만합니다. 그러다가 런닝타임이 절반쯤 흐르고 나면 대애략 어떻게 둘이 연결이 되는지도 감을 잡게 되죠. 결정적인 설명은 결국 끝나기 직전에야 등장하지만요. 


 그러니까 결국 부모 자식에 관한 이야기이고, 특히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이야기에요. 본인들이 특별히 잘못한 건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죄책감과 그리움, 한 같은 것들을 느릿느릿... 하게 쌓아 올립니다. 근데 그게 뭔가 아이슬란드 자연 풍광이랑 닮았어요. 아름답지만 스산하고 황폐한 느낌. 얼마 전에 본 '카틀라'처럼 그런 풍광을 좀 더 스펙터클하게 살려서 보여줬음 어땠을까 싶지만 뭐 영화 톤이 워낙 차분하게 억누르는 분위기라 이 정도가 어울렸던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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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이 정도 풍광은 자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카틀라'가 워낙 극단적이었던 것...)



 -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은... 그러니까 진상 A가 있고 진상 B가 있는 것인데요. 진상 A는 중반에 밝혀져서 남은 이야기의 떡밥 구실을 하고 진상 B는 정말 마지막에 밝혀집니다만. 뭐 괜찮습니다. 특별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고, 나름 앞뒤가 맞구요. 그동안 쭉 별 관계 없어 보이던 두 이야기를 확실하게 연결해주고요. 나름 정서적으로 감흥 같은 것도 확실하게 남깁니다. 엄청 강렬하단 얘기가 아니라, 소소하지만 어쨌든 확실하게 '남기기는 한다'는 쪽에 가까워요. ㅋㅋ 계속 말하지만 영화가 계속해서 차분한 톤을 유지하거든요. 


 그러니까 흔히들 말하는 '노르딕 느와르'의 자장에 속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쪽 동네의 차가운 풍광을 바탕으로 깔고, 음울하고 황폐한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등장 인물들의 감정 같은 것도 얼어붙은 땅 밑에 숨겨 놓고 대충 그 뜨거움을 짐작만 하게 해주는 식이죠. 헐리웃식으로 뽀송뽀송한 톤의 회상 장면 막 집어 넣거나 막판에 어린이의 유령이든 환상이든 뭐가 튀어나와서 눈물의 하소연을 하거나 그런 거 없어요. 참 다행이었죠. 안 그래도 제가 딱 영화 속에 나오는 의사 선생 아들래미 나이의 아들을 키우는 사람이고. 아직도 신경이 쓰여서 놀이터 보낼 때도 애들끼리 안 보내는 과보호 학부모라 굳이 오버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정 이입하며 우울한 기분으로 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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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 관객 한정 치트키 : 어린이를 고난에 빠트린다)



 - 결과적으로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만. 제 맘에 들었던 좋은 점들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만큼 확실한 단점도 많은 영화라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따로따로 놓고 보면 평범하고 흔한 이야기 둘을 결합시켜서 나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도 좋고 또 둘을 엮어내는 발상도 괜찮습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 일관되게 유지되는 이야기 톤도 좋구요. 등장 인물들의 절실함 같은 것도 잘 표현된 편이에요. 또 호러 장면들이 많지는 않고 아이디어도 특별할 건 없지만 타이밍 좋게 잘 들어가서 괜찮았구요.

 다만 또 큰 그림은 괜찮지만 디테일을 따져보면 구멍 같은 것도 꽤 많이 눈에 띄는 좀 허술한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앞서 말했듯이 전반부가 좀 산만하고 집중이 안 됩니다. 30분 정도를 보고도 '이거 지금이라도 그냥 끌까?'라고 계속 고민했어요. ㅋㅋㅋ

 그래서 다시 한 번,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 제 결론은 이렇지만 전반적으로 평가는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확인해보니 로튼토마토는 거의 90에 근접하네요. 리뷰 수가 적긴 하지만요. 근데 대충 읽어보니... '아 왜 요즘 우리나라(미국)에는 이런 영화가 없음?' 이라는 미쿡인들의 투덜투덜 자국 영화 비하(...)가 원동력이더라구요. 어느 나라 영화팬이든 '우리 나라 영화는 구림!'이라는 건 기본 양식인 듯. ㅋㅋ



 ++ 어차피 보신 분이 없으실 테니 답을 기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만. 마지막에 의사 선생은 왜 그러셨는지 좀 이해가 안 갔습니다. 뭔가 설명이 나오려나 했는데 그런 거 없이 걍 끝나버리더라구요.



 +++ 애초에 이딴 물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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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델링해서 민박을 하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이미 망한 거죠.

 무슨 전문가들도 아니던데 대체 이걸 어떻게 고쳐서 장사를 하겠다고... ㅋㅋㅋ



 ++++ 일본인들의 포스터 감각은 참 일관성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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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싱 차일드!로 제목을 바꿨군요)


 비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재밌어서 좋긴 한데요. 이건 좀 너무 영화 내용 왜곡이라. ㅋㅋㅋ 이 포스터를 믿고 영화를 보면 많이 화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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