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대장

2021.10.13 17:24

영화처럼 조회 수:809

[슈퍼밴드2]가 끝나고, jtbc의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인 [풍류대장]이 시작되었습니다.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주제로 하는 오디션입니다.

3회까지 1라운드가 완료되었급니다.


[슈퍼밴드]가 [팬텀싱어]와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었는데, [풍류대장]은 [싱어게인]과 포맷을 공유하는 것 같습니다.

출연자들을 '월드투어', '국악스타', '인간문화재 전승자' 등 카테고리로 나눠 소개하고, 7명 심사위원 중 5표 이상 받아야 합격하는 룰도 그렇고,

무대가 너무나 갈급한 한팀 한팀의 사연을 성의있게 소개하고, 어마어마한 경력의 출연자들이 소중한 기회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등 [싱어게인]이 보여줬던 선한 오디션의 면모를 이어갑니다.


무대가 없지 실력이 없는 게 아닌 51개팀 출연자들의 국악경력을 모두 합치면 1,000년이 넘는답니다. 후덜덜...

그만큼 능력과 내공과 풍부한 실력자들이 무대가 없어 부업을 하고, 소리를 포기할까 갈등하고, 국악을 알리기 위해 오디션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 절박하고 비장하기도 합니다.

그런 탄탄한 내공을 갖춘 팀들의 무대는 기본수준이 매우 높고, 1라운드부터 대단한 무대들이 펼쳐집니다.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는 놀라울 만큼 자연스럽습니다. 신나는 곡들은 신명나게 흥겹고, 발라드는 애절하고, 블루스와 재즈는 '얼쑤' 소리가 절로 나게 합니다.

송창식의 '가나다라, 싸이의 '나팔바지', 서태지의 '하여가', 나훈아의 '어매'처럼 크로스오버 되어있는 원곡을 잘 살린 경우도 있고,

선우정아, 조용필, 이소라, 윤상, 한영애처럼 국악과 잘 어울리는 가수의 곡을 가져온 경우도 있고,

아이돌그룹이나 신해철, 장기하, 리쌍, 아이유, 악동뮤지션, 클론, 심지어 에미넴의 곡까지 등장했습니다.

팬텀싱어, 보이스코리아, 미스터트롯, 미스트롯, 너목보, 불후의 명곡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이미 유명해진 출연자도 있고,

박혜경, 고래야 같은 유명 가수들도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출연자는 에미넴의 'Loose Yourself'를 개사해 무대를 펼쳤던 최예림입니다.

공연 중에 감정이 복받쳐 노래를 중단했다 계속 이어갔는데도 합격점을 받았고,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아쉬웠던 심사위원들의 요청으로 다시 한번 끊임없는 무대를 펼쳤던 공연입니다.


장기하의 '달이 차오른다 가자'를 개사해 해학이 넘치는 무대를 만든 최재구도 재기발랄했습니다.


보이스코리아와 미스트롯2 출신의 권미희가 윤상의 '이별의 그늘'을 커버한 무대입니다. 이 커버무대는 모든 발라드를 커버할 수 있는 정답처럼 느껴집니다.


서양악기로 국악기 소리를 표현해내는  조선 그루브 유닛의 무대도 인상적입니다.


클론의 '빙빙빙'을 커버한 촘촘의 무대입니다. 원래부터 이런 장르가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크로스오버입니다. 성시경 말대로 교집합에 딱 해당하는 것 같네요.


클래식 악기와 어우러지는 소리 무대를 보여준 류가양의 '갈까부다'도 크로스오버의 한가지 해법을 제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유명한 가수들의 너무나 당연한 무대, 

팬텀싱어 고형열의 '루씰'


국악프린스 김준수의 '나 가거든'


그리고 조선팝의 창시자 서도밴드의 '뱃노래'입니다.



'월드투어' 카테고리를 소개할 때, 심사위원끼리 '부끄럽지만 국악 시장이 해외에 있다는 뜻'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풍류대장]이 우리들이 외면한 국악의 매력을 해외에서 알아주는 현실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데 일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네요.

나쁘지 않은 시청율과 많은 화제거리가 회자되면서, 시작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실력있는 국악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무대들이 펼쳐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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