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03분. 전혀 안 과학적인 SF 스릴러에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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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2014년 영화의 포스터라니 ㄷㄷㄷ 제발 90년대 포스터들의 패러디였으면 좋겠습니다.)



 - 아파트라기보단 연립 주택쯤 되는 느낌의 배경... 인데 전경을 한 번도 안 보여줘서 되게 애매하네요. ㅋㅋ 암튼 주인공은 남자 둘, 여자 하나로 구성된 3인조구요. 건물 1층 집에 세들어 살면서 다 같이 관리인 일을 합니다. 남자 1은 화가 지망생, 남자 2는 걍 경마(개였던 것 같은데?;)에 환장하는 잉여, 여자는 남자 1과 애인 사이인데 그냥 한 집에 살아요. 원래부터 셋이 다 친구 사이였던 모양이죠.


 영화가 시작되면 주인공들 사는 집과 마주보고 있는 집에 살던 과학자 할배가 며칠째 모습이 안 보인다... 라는 상황이고. 뭔 일인가 싶어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거대한 구식 사진기 같은 게 자기들 집 거실 통유리창을 바라보고 있네요. 그리고 벽에는 그걸로 찍은 자기들 사진이 가득하구요. 뭐야 이 변태 영감쟁이!! 하고 화를 내다가 자세히 보니... 중략하고. 결국 그 사진기는 하루 뒤 미래를 찍는 사진기였습니다. 기계 조작법을 알 수가 없으니 세팅을 바꿀 수가 없는데, 그래서 매일 저녁 여덟시에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24시간 뒤의 사진만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추가되는 한 가지 정보. 과학자 할배는 '사진에 나온 미래를 내가 일부러 바꾸면 어떻게 될까?'라는 일지를 마지막으로 사라졌고. 아파트 지하실을 뒤져보니 안 쓰는 지하실에 괴이한 형상의 시체로 죽어 있습니다. 오 마이 갓. 카메라에 찍힌 미래를 바꿔버리면 이렇게 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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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냥한 과학자 할아버지. 앞집 청년들에게 선물 전해주는 산타클로스 같네요.



 - 또 하나의 극저예산 인디 SF 작품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들 집, 박사집, 그 사이에 있는 뜰과 지하실을 안 벗어나요. 주인공들 외엔 그 어떤 주민도 안 보이구요. 당연히 cg가 필요한 특수 효과 같은 것도 전혀 없습니다. 이런 영화 갑갑하신 분들은 멀리멀리 피하시구요.


 또한 '설정은 그냥 설정인 걸로 관대하게 받아들여주세요'라는 영화이기도 하죠. 그래서 SF라고 적어 놓긴 했지만 실상은 환타지에 가깝구요. 말하자면 '환상특급'식 다크 환타지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 다크하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앤솔로지들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냥저냥 취향에 맞으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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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3인조. 원래는 절친이라는 설정이지만 런닝타임 관계상 그게 뭐 와닿게 표현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네요.)



 - 그래서 이 작가 편할대로 대충 뚝딱 세워진 룰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미래를 안다는 것이 주인공들에게 무슨 대단한 기회를 준다기 보단 오히려 족쇄를 만들어서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이야기입니다. 생각해보면 미래를 알아봤자 그걸 정말로 크게 잘 써먹기가 힘든 상황이죠. 어차피 똑같은 장소를 똑같은 구도로 사진 찍어서 보여줄 뿐이고.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만 작동을 하니까요. 처음엔 경마 중독 젊은이가 이걸 활용해서 돈을 막 벌긴 하는데 잠시 후, 자꾸 영문 모를 괴이한 상황들이 사진으로 나타나고 주인공들은 그 영문 모를 상황을 본인들이 재현(이란 표현은 잘 안 맞지만 뭐 대충)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그 셋의 사이에 점점 금이 가고. 서로 불신하게 되고. 의견 차이가 점점 커지고. 결국엔 파국을 향해 가구요.




 - 그렇게 잘 만든 영화라곤 얘기하기 힘드네요.

 인물들은 다 밋밋하면서 별로 공감할 여지가 없구요. 그러다 보니 이들의 심경과 행동 변화도 믿음직스럽지가 않고. 그래서 막판에 벌어지는 파국에도 그다지 정서적 반응 같은 게 안 와요. 설정도 좀 대충이다 보니 보면서 '쟤들 저러지 말고 그냥 이러면 안 되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구요. 작가님께서 마지막에 파국을 정해 놓으셨대! 우리 이제부터 열심히 갈등해 보자!! 요이~ 땅! 뭐 이런 느낌이. ㅋㅋㅋ 또 (각본 탓이 크겠지만) 배우들 연기도 그렇게 설득력 있는 편은 아니었구요.


 하지만 그래도 이 독특한 소재 자체가 먹어주는 감이 좀 있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하루에 딱 한 장, 24시간 뒤의 같은 위치만 찍어 주는 카메라라니. 이런저런 시간 어쩌고저쩌고 류의 영화들 중에서도 나름 유니크한 편이잖아요. 그 카메라 생김새도 골동품 느낌으로 괜찮구요. 또 이 카메라는 그 거대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폴라로이드 사진만 찍어내는데 그 조그만 사진 속에 보이는 주인공들의 모습도 뭔가 불길하고 음침한 느낌이 들어서 괜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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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사진 느낌이 뭔가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관객들 심심하지 말라고 계속해서 뭔가 사건을 벌이고 갈등을 조장하며 전개되기 때문에 딱히 심심할 틈은 없구요. 또 마지막에 나름 깜찍한 반전이 있어요. 사실 이건 살짝 반칙이긴 한데... 나름 관객들이 그 전까지 봐왔던 장면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좀 더 재밌는 상황을 이끌어내주기 때문에 그냥 눈 감아주게 되더군요. ㅋㅋ



 - 그러니까 살짝 길고 특별할 건 없지만 걍 무난하게 시간 때울만한 퀄의 환상특급 에피소드... 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전 그런 이야기들 좋아해서 그냥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잘 봤네요. 다만 뭐 숨겨진 수작! 이럴 정도의 퀄은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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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장면들도 나름 영화 분위기를 잘 살려줬구요)



 + 주연 배우 셋 다 그렇게 유명한 분은 아니신 갑다... 라고 생각하며 검색해보니 여배우는 유명한 작품들에 여럿 나와서 아는 분들 많을 것 같더라구요. 근데 DC 히어로 드라마에 단골로 나오셨네요. 수퍼걸, 플래시, 레전드 오브 투머로우, 애로우... 당연히도 캐릭터 하나 잘 만나서 그 캐릭터로 모두 출연하신 겁니다. '킬러 프로스트'라는데 제가 DC 쪽에 과문해서 유명한 캐릭터인지는 잘 모르겠고. 제가 아주 오래 전에 재밌게 봤던 '스카이 하이'에서 여주인공 역할이셨군요. 아이고 반갑습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만 기억해서 죄송합니다... ㅠㅜ


 그 외 출연진 중에 나름 알만한 분은 '반지의 제왕' 김리 아저씨인데. 출연은 했으나 통편집 되셨다고(...)



 ++ 이 쓸 데 없이 고퀄의 아트워크는 뭘까요. ㅋㅋ 영화보다 때깔이 훨씬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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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 전부터 '쉘로우 그레이브'를 한 번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더 보고 싶어졌습니다. 남2 여1 조합의 절친 셋이 한 집에 살다가 일확천금 기회를 잡고 더불어 위기에 빠졌다가 서로... 라는 기본 전개가 비슷해서 그런가봐요. 당연히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입니다만.



 ++++ 역시 올레티비 vod로 봤는데요. 쌩뚱맞게(?) 해상도가 4K로 되어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네요. 최신 블럭버스터도 미심쩍은 1080으로 올려 놓는 일이 다반사인 올레가 7년 묵은 인디 스릴러를 4K로... 라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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