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입니다. 1시간 38분. 장르는 제목을 보시면... ㅋㅋ 스포일러는 없을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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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맥스가 시체들의 새벽을 만나다'라는 카피가 참으로 정확합니다.)



 - 그냥 다짜고짜 '매드맥스' 스타일로 중무장한 남자들이 차고 밖으로 뛰쳐 나가 좀비들을 상대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영화마다 다 다른 게 좀비들이니만큼 여기 애들 특징을 말하자면 대체로 무난한 가운데 입에서 초록색 김을 뿜어요. 그 외엔 그냥 멀쩡한 평범 좀비들이고... 암튼 그러다가 장면이 바뀌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만. 아, 사실 본격적이진 않아요. 주요 등장 인물들의 하루 전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들려주며 시작하거든요.


 어쨌든 그래서 이야기는 두 가지로 전개됩니다. 하나는 차고에 갇혔던 남자들이 장비를 수급하고, 파워업한 매드맥스풍 차를 몰고 다른 생존자들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다른 하나는 좀비 습격에선 살아 남았는데 그 순간 들이닥친 수상한 군인들과 미친 과학자에게 붙들려 영문을 모르고 생체 실험을 당하는 여자 얘기요. 전자의 생존자들 중 하나가 후자 주인공의 오빠이기 때문에 이 두 이야기는 클라이막스 즈음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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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시무시한 황야의 무법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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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니라 주인공들입니다. ㅋㅋㅋ)



 - 놀라운 건 이 영화의 좀비 아포칼립스는 고작 하루만에 벌어진 일이라는 겁니다. 전날 밤에 하늘에서 갑작스레 예고 없는 유성우가 콰콰콰 쏟아지구요. 다음 날 일어나니 이 모양인 거에요. 사실 그래서 개연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고작 하루 내지는 한 나절 치곤 세상이 너무 한 방에 맛이 갔고 또 우리 생존자님들 준비가 이미 너무 철저해서 종종 어색합니다. 뭐 그냥 돈 없이 만든 영화라 '대충 눈 감아 달라!'는 거, 이해 못 할 건 아닙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2014년에 나온 영화에서 사람들이 아무도 컴퓨터, 핸드폰을 안 쓰는 건 좀 심했죠. 티비 조차 안 나옵니다. ㅋㅋㅋ 


 좀비 번식 방법도 좀 독특합니다. 당연히 물리면 감염되는데, 애초에 그냥 갑작스레 좀비가 된 사람들도 있어요. 이런 건 설정 떡밥으로 나중에 다 (대충) 풀리구요. 물론 납득이 가진 않습니다만. 애초에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만든 영화라... 전형적인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에 집중해주세요' 스타일의 가난한 영화인 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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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루만에 이렇게 장비 풀셋을 맞추냐... 같은 데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지는 겁니다!)



 - 사실 전 좀비물을 별로 안 좋아합니다. 제가 올리는 영화 글들 보면서 눈치 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맨날 호러/스릴러만 보는데 그 중에 좀비 영환 거의 없죠. ㅋㅋ 그냥 뭔가 좀 물렸습니다. 아주 초창기엔 괜찮았는데 언제부턴가 너무 많이 나온다 싶었고, 그러면서 오만가지 가능한 소재들이 광속으로 소진되었죠. 하다 못해 좀비 청춘 로맨스물까지 나왔잖아요. 게다가 그냥 이 좀비라는 것들 자체가 별로 제 취향이 아니에요. 무섭지는 않고 걍 불쾌하기만 하달까. 그래서 이 영화도 볼까 말까 하다가 그냥 포스터가 괜찮아 보여서 봤는데... 음. 의외로 재밌습니다. 즐겁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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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왜 이리 지저분하고 멋 없는 놈들을 좋아하시는지 의문입니다.)



 - 그러니까 대충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원제는 걍 'Wyrmwood' 이고 부제인 '분노의 좀비 도로'는 한국판 번역제 만든 사람이 갖다 붙인 건데, 그게 아주아주 적절해요. 그러니까 '매드맥스'의 좀비 버전을 만든다는 게 최우선입니다. 영화 국적도 호주이니 뭐 매드맥스 보유국의 권리인 걸로? ㅋㅋ 

 그래서 등장 인물들은 내내 '매드맥스'에서 보던 차림새를 하고서 '매드맥스'에 나올 법한 모양으로 꾸민 개조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거의 모든 사건이 도로와 차 안, 차 앞에서 벌어집니다. 심지어 붙들려서 실험 당하는 여주인공도 그 실험실이 트럭 짐칸이거든요. 그리고 당연히 자동차 연료와 관련해서 중요한 사건들이 벌어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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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라면 샷건!! 더블 배럴!!!)


 그렇게 '매드맥스' 풍의 분위기를 열심히 깔아 놓고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대충 액션 위주로 흘러갑니다. 좀비, 군대, 자동차, 연료. 이렇게 소재를 깔아 놓고 그 안에서 최대한 재미난 액션 상황을 뽑아내는 거죠. 그리고 이게 이 영화의 가장 훌륭한 부분입니다. 의외로 그 액션들이 괜찮아요. 매번 반복 되는 느낌 안 들게 상황도 정성껏 꾸며내는 편이고, 또 쌈박질 장면들의 '타격감'이 꽤 좋습니다. 퍽!!! 팍!!!! 콰직!! 하는 느낌들이 잘 살아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런 액션들을 엮어내야할 줄거리와 캐릭터는 뭐랄까... 일단 되게 전형적입니다. 정말 흔하고 평범한 캐릭터들에 유니버설하게 보편적으로 먹힐 사연들(가족을 잃음, 가족을 찾아야 함, 친구들 원수 갚아야 함 등등)을 깔아 놓고 그냥 줄거리가 있는 척을 하는데요. 그게 대체로 무난하게들 괜찮아서 흠 잡을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클라이막스 즈음에 가면 나름 비장한 기분도 느껴지고 주인공들 응원도 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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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주인공님도 간지 나고 좋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캐릭터에요. 왜인지는 스포일러라 비밀!)



 - 의외로 개그 센스도 괜찮은 영홥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대체로 진지한 척 하면서 개그 요소는 액션 연출, 캐릭터들의 드립 한 두 마디 정도로 머물지만 그게 상당히 타이밍도 잘 잡아 들어가 있고 딱히 민망할 정도로 오버하거나, 막 '이런 타이밍에 이런 센스 있는 대사 어때?'라는 식으로 마블 작가님들 제발 좀 과시하는 느낌도 없어서 그냥 소소하게 웃기고 괜찮았습니다. 또 그런 드립들로 캐릭터 성격들을 드러내는 것도 잘 먹혀서 막판에 죽어나가는 캐릭터들은 짠하기도 하더라구요. 물론 애초에 기대치가 아주 얄팍하고 허랑방탕한 좀비 액션물... 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면도 있겠지만요. '생각보다' 드라마도 있네? 뭐 이 정도라고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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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과학자님도 은근히 미친 놈 느낌 적절히 나면서 불쾌하고 웃기고 괜찮았습니다.)



 - 그래서 결론적으로.

 걍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 좋은 좀비 아포칼립스 액션물입니다. 당연히 거대한 스펙터클 같은 건 기대하면 안 되겠죠? ㅋㅋ 소박한 분장과 스케일 때문에 가끔은 뉴질랜드 시절 피터 잭슨 생각도 나고 그렇더군요.

 막 몰입할만한 스토리라든가 무게감 있는 메시지라든가 그런 건 전혀 없지만요. 소탈하게 호쾌한 액션들과 나름 짭짤하게 괜찮은 개그. 그리고 의외로(기대치 설정!!) 신선한 몇몇 설정들 때문에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좀비물에 큰 거부감 없고 B급 호러/액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보세요. 이 정도면 킬링 타임용으론 나무라기 힘들만큼 괜찮은 오락물이었습니다.




 + 7년의 세월이 흘러 2021년, 바로 작년에 속편이 나왔습니다. 나올만 하긴 해요. 이야기 자체는 깔끔하게 끝나지만 세계관(?) 같은 부분들이 뭐가 제대로 설명된 게 별로 없거든요. 속편 제목은 '웜우드: 아포칼립스'인데 한국 수입제는 '웜우드: 좀비 아포칼립스'가 되었네요. 근데 불행히도 이 속편은 왓챠에는 없어요. 대신 티빙에 있어서 오늘 저는 이걸로 이어 달리는 걸로... ㅋㅋㅋ



 ++ 하지만 전 역시 좀비는 별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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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이런 지저분한 애들이 왜 그리 인기가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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