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1시간 50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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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무척이나 예상대로 '나이트메어'는 한국에서 붙인 거고 원제는 그냥 '야간 근무자'입니다.)



 - 브라질입니다. 주인공 '스테니우'는 아들 하나 딸 하나 몸은 참 건강한 아내로 구성된 가정을 영안실 야간 근무를 하며 먹여 살리는 아저씨구요. 야간 근무라고 하니 경비 업무처럼 들리는데 부검 일을 해요. 그렇다면 의학 기술도 있는 능력자! 일 것 같은데 돈은 얼마 못 버는지 대체로 허름한 동네의 허름한 집에 살고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어서 맨날 와이프는 남편만 보면 구박하고 몰아세우며 신세 한탄을 하네요.


 그런데 이 주인공에겐 죽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부검실에 실려온 시체들이 자꾸만 말을 걸며 물어보지도 않았고 궁금하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막 해주는데. 이제 그 쪽으로도 이골이 나서 걍 적당히 들어주고 넘기는 스테니우씨였습니다만. 어느 날 실려 온 동네 건달놈이 '니 마누라 바람난 것도 모르면서ㅋㅋㅋ' 라고 도발을 하니 이건 좀 그냥 넘기기가 어렵군요. 이래저래 상황을 파악하고 그게 사실이라는 걸 확신하게 된 주인공은 그동안 들어 둔 망자들의 이야기를 활용한 복수를 계획하는데, 문제는 망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산 자들에게 소문내거나 써먹으면 저주가 따라온다는 규칙이 있다는 거. 누가 만든 규칙인지, 어떻게 그걸 이미 알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당연히 그 규칙은 실제로 작동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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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검 끝내고 봉합 하는데 시체가 계속 말을 거니 심심하진 않겠습니...)



 - 브라질 영화에요. 이 나라 영화를 본 것도 많지 않을 뿐더러 호러 무비라니! 라는 생각에 앞 뒤 안 가리고 그냥 봤죠. 결론부터 미리 말 하자면 소소하고 so so 하고 뭐 그랬습니다. ㅋㅋ 나쁘지 않구요. 그렇다고 되게 훌륭하지도 않구요. 아쉬움이 적지 않지만 어쨌든 재미 없진 않았다. 라는 정도?

 다만 전 영화 제목과 포스터 이미지, 시놉시스만 보고 영안실에서의 하룻밤으로 뽕을 뽑는 류의 전형적인 저예산 호러인 줄 알았는데 예상했던 분위기랑 전혀 달라서 좀 당황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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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hear dead people! 인데, 근데 어차피 죽은 놈들이고 말만 하는 거라 얘들 자체는 무섭지도, 위협적이지도 않습니다.)



 - 그러니까 야악간 '드래그 미 투 헬' 과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평범하게 성실하게 잘 살아 보려던 주인공이 어찌저찌하다 독한 저주에 걸려 들고, 벗어나려고 몸부림치지만 그게 쉽지 않고 결국엔 본인 주변 사람들까지 말려들다가 최종적으로는 본인이 걸게 되는 거죠. 

 다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신의 헛된 욕망을 위해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고, 결국 그것 때문에 지 인생 말아 먹는다는 식의 교훈적 전개가 첨가되는데요. 이 쪽이 나름 잘 되어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선량한 피해자의 입장으로 출발해요. 성실한 가장이고 자길 그렇게 개무시하는 아내와도 어떻게든 잘 지내 보려고 노력하고 자식들에게도 상냥합니다. 심지어 복수도 주인공의 의도와 다르게 일이 꼬이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져버렸다. 라는 식이에요.

 그에 비해 아내는 말하자면 '어쩌다 피해자가 되어 버린 빌런'이고 사실 만악의 근원입니다. 그냥 나빠요 이 인간은. ㅋㅋㅋ 게다가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아주 실감나게 짜증나는 존재라서 관객 입장에선 주인공에게 측은지심을 갖게 되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영화는 끝까지 '그래도 잘못은 잘못이죠' 라는 입장을 유지함으로써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합니다. 무작정 주인공에게 과몰입하는 것보단 훨씬 현명한 전략이었던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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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부터 아홉까지 마누라 잘못이지만 마지막 열 번째를 주인공이 거하게 잘못했고, 잘못은 잘못인 거고.)



 - 장점을 하나 덧붙이자면 뭐, 제가 맨날 하는 얘기지만 영화의 국적입니다.

 브라질 영화이고 또 영화 속에 그 동네 개성이 많이 반영된 느낌이에요. 각종 마약류 범죄물들로 익숙한(...) 그 동네 풍경 맞는데, 이번엔 마약과 갱들이 총질하는 얘기가 아니라 귀신과 저주 이야기인 거죠. 같은 배경이지만 이야기가 다르니 좀 신선한 기분이 들구요. 귀신이나 저주를 다루는 방식도 흔한 듯 하면서 뭔가 미묘하게 디테일이 다른 느낌이 있었습니다. 요즘 호러 영화 분위기라기보단 좀 한국 80년대 전설의 고향 같달까... ㅋㅋㅋㅋ 무섭진 않지만 좀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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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브라질 느낌' 짤을 찾아보려 애 써봤으나 못 찾았습니다. 일단 그런 걸로 믿어 주세요. ㅋㅋㅋ)



 -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좀 커요.


 일단 이야기가 그렇게 화끈하지가 않습니다. 위에서 '드래그 미 투 헬'을 끌여들였다고 해서 영화의 재미도 비슷하단 얘기로 오해하시면 안되어요. ㅋㅋ 이게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 한 점 없는 궁서체 드라마인데. 이야기나 호러 효과 같은 부분에 특별히 튀는 부분이 없다 보니 좀 그냥 무난하기만 하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그러면서 또 개연성을 날려 버리고 가는 전개들이 좀 있어요. 특히 후반부에 갑자기 주인공과 고난을 함께 하는 어떤 캐릭터는 그 상황과 관계상 '쟤가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들어서 난감했구요. 그런 부분 때문에 주인공의 심각한 드라마도 덩달아 좀 흔들리는 느낌이었구요. 

 또 이런 이야기라면 뭔가 저주의 파훼법 같은 게 막판에 등장해서 클라이막스에서 스릴 유발하고 그런 게 있어야 하는데, 없진 않은데 많이 약합니다. 그냥 술렁술렁 흘러가는 느낌이라 이야기에 특별히 방점 찍히는 부분이 없어서 좀 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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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툭 떨어지는 스테니우 일생의 벼락 같은 축복!!!)



 - 종합하자면 그렇게 좋지도, 특별히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브라질산 현대판 전설의 고향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남에게 추천해주긴 좀. 이었네요. ㅋㅋ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브라질 작품이고, 그 동네 분위기가 물씬 나며, 우리가 그 동네 호러 영화를 자주 보는 게 아니라는 거. 그런 부분입니다. 덧붙여서 '어쩌다 나쁜 짓을 해버린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생각보다 진지하게 끌고 나가며 나름 성숙하고 납득할만한 결말을 맺어준다는 것도 괜찮았구요.

 암튼 뭐 할 말은 앞에서 다 했으니 시청 여부는 각자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그럭저럭' 괜찮게 봤습니다만. 확실하게 임팩트를 남겨 주는 부분이 없었다는 게 많이 아쉽고 그렇습니다.  끝.





 + 별로 잡담할 것도 없으니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주인공의 복수란 것은, 이전에 실려왔던 갱단 멤버 시체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갱 두목을 찾아가 '밀고자는 xx다!' 라고 알려주는 겁니다. 그리고 그 밀고자를 진짜가 아닌 아내의 불륜 상대로 지목을 한 거죠. 그도 자신이랑 잘 알고 지내는 동네 빵집 아저씨였는데, 일종의 청부 살인을 시킨 거나 마찬가지였... 는데. 불행히도 갱들이 찾아간 그 시각에 그 아저씨는 또 아내와 함께 있었고 결국 둘 다 살해당해요.


 아내까지 죽어 버린 것에 충격을 받는 주인공입니다만, 당연히 법적으로 본인이 털릴 일은 없으니 괜찮고. 영안실로 실려온 아내에게도 '이럴 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니가 그동안 한 짓을 생각하라!'며 당당한 척을 합니다만. 규칙을 어겨 버렸으니 당연히 저주가 시작됩니다. 영안실의 시체들이 막 합창으로 저주를 퍼부으며 겁을 주고. 자꾸 이상한 것들이 집을 어른거리기 시작하는데... 그 와중에 아내를 죽였던 갱단 멤버들도 시체로 발견이 되구요. 결국 아내의 유령이 집을 떠돌며 온 식구를 저주하고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하필 그 때, 아내 불륜 상대의 다 큰 딸이 찾아와요. 동병상련(?) 비슷한 사이이니 속마음 털어 놓고 뭐 그런 목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랬다가 주인공네 자식들의 딱한 사정을 보곤 자진해서 애들을 돌봐주네요. 그러니 당연히 이 양반도 아내 귀신의 표적이 되겠죠. 근데 이 아내 귀신은 살아 있을 때처럼 성질이 안 좋아서 남편과 이 여자는 물론 자기 자식들까지 저승으로 끌고 가려고 쌩 난리를 치고요. 주인공은 어디서 주워들은 대로 망자가 미련 가질만한 물건들을 다 태워 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해 보지만 결국 안 먹히고 계속해서 괴롭힘 당하고요. 시간이 갈 수록 괴롭힘의 정도는 심해져서 급기야 자기 딸래미를 태워 죽이려 하고, 그 젊은이 몸에 빙의해서 자해하고 뭐 하고 난리를 치는 우리 귀신님...


 결국 해도 해도 안 되는 상황에 절망한 주인공은. 그제서야 '어쨌든 내가 잘못했으니까' 라며 인정을 하고. "내 잘못은 내가 책임지겠지만 너도 이 집과 내 자식들에게 아무 권리 없거등!! 앞으로 절대 손 못 대게 할 것이야!!" 라며 마지막 남았던 아내의 유품을 들고 집 밖으로 뛰쳐 나가 자살을 택합니다. 그래서 본인도 귀신이 된 채로, 그동안 자기 때문에 죽은 사람들의 귀신들과 어두컴컴하고 끝 없는 길을 걸어가며 엔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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