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의 관계

2014.06.07 17:57

산호초2010 조회 수:4089

오늘 듀게에 대인관계 문제를 연이어 올리게 돼서 많이 민망하지만 참고 있으면 너무 속상해서 적어봐요. 오랫동안 듀게에 속마음 얘기는 안하고 정보성 글만 많이 올렸는데 오늘은 듀게에 올리고 싶네요.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동생은 결혼했어요. 내일 아버지랑 약속해서 아버지가 동생네 차로 친가에 가기로 했어요. 저는 엄마랑 같이 차타고 아버지 직장쪽으로 가서 만날 생각이었구요.

그래서 엄마가 오늘 "내일 언니랑 나는 지하철로 아버지 직장 쪽으로 아침에 갈께"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전화기 너머로 "걔는 왜 따라 가!"라는 말이 또렷이 들리더군요.

여기서 "걔"는 저를 말하는거에요. 그러더니 한참 동생이 신경질,,, 내가 엄마한테 나는 안간다고 했고 엄마가 "니 언니랑 나는 안갈테니까 너랑 신랑이랑 아빠랑 만나서 가라"고 하고 전화 끊었어요.

엄마는 "걔가 그런게 어디 하루이틀이냐"라면서 지금은 이사 문제 때문에 부동산으로 나가셨어요.

여동생은 결혼 전에 술문제가 심각했어요. 낮에는 멀쩡한 직장인이지만 새벽까지 술마시고 주사부리면서 온 집안을 밤새도록 휘젖고 다녔죠.

결혼 전에 히스테리가 극에 달하더니 술에 잔뜩 취해서 내 방 창문을 주먹으로 깨서 산산히 부셔버렸어요. 그 일로 전 동생한테 너는 술문제가 있으니까 치료받아보라고 얘기했지만 욕만 바가지로 먹었죠.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는 동생이 좀 안정된 것처럼 보였고 집에 가끔 왕래하면서 그럭저럭 잘 지냈어요. 그 후에는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지는 않았지만 같이 식사도 하고.

근데 오늘 전화를 들으면서 얘는 순전히 엄마 때문에 집에 오는 것 뿐이지 나는 끊어버린 사이라는걸 확인하게 된거죠.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 내내 친구처럼 지냈고 전 동생에게 상당히 애정이 많았거든요. 동생이랑 누구보다 말도 잘 통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같은 취미도 공유하고 무슨 이야기든 다 나누고. 주로 내가 들어주는 쪽이었지만.

무슨 해결방법이 없다는건 알아요. 제가 그냥 마음 접고 살아야겠죠. 이제 같은 집에 사는 것도 아니고 일년에 몇 번 볼 일도 없고-그래서 술을 아직도 그렇게 많이 마시는지 주사를 부리는지 그런거 몰라요.

 그냥 얘가 이제는 잘 사는것 같아 보여 다행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나마 일 년에 몇 번 보는 것도 이제 내가 안보면 끝이겠고 그 애 안본다고 사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너무 속상한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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