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이 남자친구 본 날로부터 딱 3주째네요. 어떻게 3주가 지나왔을까...

정말 그 사이에 기말고사가 껴 있지 않았다면 전 증말 시험에대한알맹이없는중압감+상사병으로 미쳐버렸을거에요.

사실 약간 미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고도 자신할수 있습니다 -_- (자랑은 아니죠......)

 

어느정도냐면.. 잠꼬대로 남자친구를 부르고 있었어요. 전 원래 잠꼬대 안하거든요..

음 언젠가 시험공부하다가 아이고 잠깐 눈붙여야겠다고 하고 이불에 누웠는데.... 꿈속에서 남자친구랑 통화하는 꿈을 꿨어요.

근데 꿈 속에서도 그게 꿈인줄 알았어요. 왜냐면 통화하면서 웃는 남자친구 얼굴이 보여서...현실이면 보일리가 없잖아요?

아무튼 그래서 통화를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그게 딱 끊기면서 제가 잠이 깨는데

 

그 잠이 깨는 그 순간, 찰나를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어 이런 오빠가 없네… 방에 아무도 없고, 창 밖은 까맣고…

막 두려운데... 아니, 두려워서. 무의식적으로 혹은 반의식적으로 오빠아아…라고 한거있죠.

대답이 돌아올까봐 혹시나..

 

물론 대답이 돌아오진 않았어요. 드라마틱하게 그 순간 문자가 온 것도 아니었고 ^^

그리고 아이씨.. 하면서 다시 일어나서 공부를 했지요 -_-;;

 

2.

 

ㅎㅎㅎ.....이런 상태니... 시험공부를 열심히 했다고도 딱히.

나름 중요한 시기의 시험인데도.. 어느 순간 남자친구 생각만 하고 있고 문자나 보내고 있고 일기 쓰고 있고.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공부하라고 짐짓 꾸중치면  전 서운해서 핑글핑글 울먹거리면서 일기쓰다가 (쓸쓸하다 이러다말라죽겠다등등) 그렇게 새벽이 지나가고

공부는 개뿔....

 

이라고 블로그에 썼다가 아는 언니한테 정신 차리라며 혼나고 -_-;;;

친구들한테도 이러지 말라며 혼나고 ㅠㅠ

 

아무도 편 안들어주는 연애는 어디다 말하기도 더듬더듬하게 되고,

(듀게에 쓰기 전까지도 쓸까말까 열번은 고민하고 써요 ㅠㅠ 제가 너무 연애글만 올려싸서..민망해서...)

끄응 힘드네요. 하긴 편 들어주는 연애가 많지는 않다지만.

 

 

3.

 

그러다가 어느 날은 시험기간이었는데, 일이 터졌어요. 

남자친구가 저를 너무 서운하게 한 일이 생겼어요...서운.. ? 솔직히 엄청 화났어요.

 

이 사람이 처음에 저 만났을때.. 저한테 학교를 속였어요.

왜 속였냐니깐 자기가 학력이 낮다는걸 알리기가 싫었대요 그냥.. 자존심 상해서...

그게 거짓말이었단건, 사귀고 나서. 그것도 제가 먼저 눈치를 채서, 그 다음에 제가 오빠, 나한테 뭐 할말없어? 라고 진지하게 말하니 그때야 말했어요.

그땐 그냥, 그래 오죽했으면 하고 넘어갔고. 그래서 그 이후로 사소한거라도 대충 말하지 말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 다음에는 그 사람도 그걸 잘 지켜줬어요. 뭐 잘 지켰다고 그냥 제가 믿는거죠. 의심가는것도 없었고 의심도 안했고.

 

그런데 지난주에 저한테 일 끝나고 전화를 해서

저는 어 학교 오빤 어디야라고 물었는데 회사래요.

전화너머로 --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고 있는데

그래서 기차역이야? 어디 가? 그러니깐 아니야...회사야, 이러는거에요 끝까지.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아니 어디 가면간다고 말하면 되잖아, 지금 뻔히 기차소리 들리는구만이라 라고 하니깐

바쁘다고, 좀 이따 다시 전화하겠다며 끊재요.

 

............아니 뭐 이런.

 

제가 그때 너무 화나서 문자로 다ㅏ다다ㅏ닫다다다다다 보내고 연락 일절 안 받았어요. 전화길 꺼둔건 아니었지만.

진짜 너무 속상하고..속이 썩어 문드러지는것 같고.....

사실 뭐 이렇게 오바할필요가 없는일일수도 있겠죠.

어떤 분들은 꼼데 얘 뭐야무서워 이러실수도..

 

그런데.. 저는 ...처음 생각이 나는거에요. 한번 거짓말, 두번을 못할까 싶은거에요.

내가 그런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는걸 안다면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지..싶은거에요..

 

암튼 제가 진짜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던건지..

그 일이 있었던 그 날은.. 가위에 눌렸어요

한 4-5년만에 눌려본거라 대응도 부실 -_- 근 30분을 당했어요. 와 진짜 가위는 눌려봤대도 적응이 안되네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문자가 뭐 몇개 와있더군요.. 미안하다고...나 너 많이 좋아한다고..

이 인간이......내가 언제 지금 나 좋아하는지 물어봤나........-_-

그래서 전화했어요. 뭐가 미안한데? 좋아한다는 말은 왜 나와?

그랬더니 미안하다고 자기가 그렇게 끊어서..미안하다더군요..

그때 회사사람들이랑 출장업무 다녀와서..길게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그랬다나....

좋아한다는건..그냥..말하고 싶었대요...-_-;;

 

아무튼 그래서 그럼 애초에 그렇게 말하면 되지 왜 그랬냐고.. 얼마나 속상했는지 아냐고...

우리 이렇게 떨어져있는데.. 믿는거.. 그거 하나꺠지면 진짜 아무것도 안되는거라고 주절주절..

할말이 없대요...미안하대요..

 

미안하다는데 뭐 더 모라고 할수도없고...

에효..........그래서 알았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직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속터져요.........

 

 

4.

 

그런데 더 속터지는건

한 하루이틀 냉담한척 하더니 전화오면 10초도 안 지나서 꼬리살랑거리면서 오빠? 자기야? 하는 제 모습이에요.

친구들은 밀당좀 하라는데...... 냉정한척 굴어야 남자도 긴장하고 그렇다는데 ㅠ_ㅠ

그게 안되요 ㅠ_ㅠ

저도 '돌겠어요' ㅠ_ㅠ

 

전 그 표현이 정말 잘 조절이 안되요...........

저도 '너있음좋긴한데너없어도뭐잘살수있어' 그런 모드로 해보고 싶...은데요......(대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싶어서)

저 인간이 -_- 저에게 이렇게 서운한 짓을 해도 제 마음을 아프게 해도

그 순간은 서운해 돌아버릴것 같고 슬퍼서 길가다가 문득 "아 왜 하필 이런 연애를!" 하면서 주르륵 울면서 잉잉거려도... 그냥 그때뿐이에요.

다시 잘하고 잘 맞고 웃으면 그게 좋아서 다 잊어버려요.

더 좋아하는 쪽이 약자라더니 그 말이 맞나봐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남자친구는 "너는 너만 나를 엄청 좋아하는줄 알더라?" 라고 반격을 하더군요.

그럼 좀 그런 '착각'을 안하게끔 너님이 잘 좀 하든가 으르렁.................

 

 

5.

 

이렇게 날 말려죽이는 인간이지만,

그래두... 크리스마스 선물 샀어요. ^^

 

뭘 살지 무지 고민했어요.

편하게 입는걸 좋아해서, 후드티 사주려고 했는데요.

길 가는데 이 니트가 눈에 딱 들어와서 또 옆에 코디된 머플러까지 같이...

결국...... 이렇게 낙찰보고 말았어요. 100% 제 취향이에요.

 

폰카라서 화질이 많이 구리지만... 실물이 더 깔끔한 네이비, 그레이에요. ♥

감촉도 좋구 따뜻해요. 남쪽 다도해쪽에서 자라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남자친구에게 유용한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카드도 샀는데 다시 보니 너무 촌스러워서.. 다시 사려구요 ㅎㅎㅎㅎㅎㅎ

 

좋아해줄까요?

안 좋아하기만 해봐 -_-

 

 

6.

 

크리스마스에는 저한테 편지 써주기로 했는데... 과연 써줄까요?

피곤해서 코피 묻은 편지를 써주겠다는데... -_-

'피곤하다'를 입에 달고 사는걸 보면..

크리스마스날 와서 잠만 안 자면 다행일듯.

 

7.

 

그래도 이틀간 같이 보낼수 있다니 너무너무너머너무너무 신나는거 있죠.

영등포가서 영화도 보고 패딩두 사구 (제가 코트만 입고 다니는게 꽤 불편해보였나봐요...꼭 패딩을 사주겠다고... -_-;;)..

프랑프랑이나 모던하우스 가서 그릇이랑 쿠션도 사고...맛있는 것두 먹고 산책도 하려구요 ♥

3주치를 해치울 생각하니 긴장되네요 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하

 

8.

 

물론 이것도 남자친구가 잠 안 잘 때 가능한거겠죠.

잠자면.... 못 깨울것 같아요 부르르 ㅠ_ㅠ

 

9. 남자친구 너무 보고 싶네요.

 

10.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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