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에 대하여

2012.09.01 17:08

bit 조회 수:4252

힘든 내용이겠지, 하고 걱정하고 봤는데 그냥 영화가 너무 좋았어요T-T 처음부터 끝까지 이 서늘하고 아름다운 감촉이라니.

틸다 스윈튼이야 말할 것도 없고, 이즈라 밀러의 연기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붉고 육감적인 입술의 꼬리를 살짝 올린다든가, 눈을 치뜨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임팩트가 전해져 와요.

스포일러가 될 모 사건이 지나간 뒤 정중하게 인사했을 때는 그 몸짓이 지나치게 우아해서 감탄했을 정도.

두 시간 가량 영화에 완전 빠졌다가 나왔네요.

 

올해 본 영화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완벽에 가까웠다고 느꼈던 영화는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였습니다. 만듦새도 연기도 찬양.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약점마저도 매력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때문에 이 영화를 좋아했죠. 정말 오랜만에 DVD도 샀을 정도.

근데 <케빈에 대하여>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할 정도로 잘 통제되어 있는, 장인의 예술품같은 영화입니다. 황홀했어요.

집에 구겨져서 볼까말까 볼까말까 하고 있다가 막판에 산발하고 쓰레빠 신고 달려나가서 좋은 영화를 봤네요:) 

못 보신 분 있으면 내려가기 전에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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