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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창 짝사랑 시작했을 때인 4월말 즈음에 거울 보고 찍은 셀카 사진이 있어요.

살이 본격적으로 빠지기 전이라... 앞자리 9의 고도비만 이었습니다. 얼굴의 눈코입도 살에 많이 파묻혀 있고요. 하드렌즈도 사기 전이라 쓰기만 하면 눈이 거의 절반으로 작게 보이는 도수 높은 안경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도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당시의 제 얼굴이요.


사진속 제 모습은... 아무리 고도비만이었지만...

피부에서 광채가 나고,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었습니다. 피부는 (그분 생각하느라) 적당히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고요.

뭐가 그리 좋은지 배시시 웃고 있더라고요. 억지로 웃는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어요.

세상의 모든 것이 정말로 아름다워 보였던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호르몬이란 것은 참... 대단한 것 같네요. 전 그저 짝사랑일 뿐이었는데도 이렇게 몸이 먼저 알아서 변화하니까요.



아무튼... 여자가 반했다는 증거? 에 대한 뒤늦은 글의 리플을 달고 싶어서... 이렇게 짧은 잡담 글 올립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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