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사건, 왕따의 공감대

2012.07.31 01:33

LH 조회 수:6866

티아라의 티 자도 모르던 사람이지만 이번 사건에 살짜기 숟가락을 얹어보려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어느새 온 포털사이트는 물론, 지인들까지 모두 한 마디씩 하고 있더군요. 보통 이런 데는 찬반 의견이 충돌하기 마련인데, 어째 제가 보기에는 소속사와 남은 가수들을 까는 비율이 압도적인 것 같습니다. 그게 좀 의외였는데 한참 생각해보니, 이유가 있다 싶어요. 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 라는 비분강개한 의견도 있을 수 있겠고 쫓겨난 멤버가 불쌍해... 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 모든 대세의 저변에는 "왕따, 이건 좀 아니지 않냐" 라는 공감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이제까지 왕따(를 비롯한 대부분의 범죄)의 대처 대부분은 피해자가 원인을 제공했다, 그럴만 해서 당했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거든요.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소속사 사장의 대처도 고전적인 정석을 밟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왕따가 벌어진 학교에서 흔히 있어왔던 일이지요. 소수인 피해자 탓을 하고, 피해자 퇴학/전학 이후 가해자들은 하하호호 잘 지내기. 이전부터 오랫동안 그게 잘 먹혔고 다수를 구하고 당장의 사태를 때우기에 좋았을 수도 있지만...

그런데 지금의 티아라 붐은 그런 양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거죠. 물론 소속사 사장이 삽질을 했고 이게 아이돌일이라는 걸 감안해야겠지만. 사회의 공감대가 이동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왕따는 (무슨 이유가 있다한들) 나쁘다는 것으로. 저도 그렇거니와 많은 사람들이 티아라의 팬이기는 커녕 누군지도 잘 모르다가 화를 내는 사람들이 꽤 많아보이거든요. 더군다나 예전이라면 피해자 때문에 한류(대의명분)에 피해가 간다, 왜 모난 개인 하나가 전체(그룹)를 다 죽이냐 라는 비난도 크게 나올 법도 한데 그보단 가해자를 욕하는 소리가 더 큰 거 같아요.

비록 이번 사태는 해당 가수에게는 참 큰 시련이자 고통이겠지만. 저로서는 이 사회가 힘있는 자의 목소리만이 옳고, 전체 및 대의명분을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괜찮다, 라는 공감대가 다르게 바꿔가는 과정을 보아가는 것 같아 아주 작은 희망을 마음에 품었습니다. 비록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와 사회 어딘가에서는 왕따가 벌어지고 사람의 마음이 흙발로 짓밟히고 있겠지만. "왕따는 나쁜 일이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퍼질 수록 여기는 더 사람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거여요. 그렇게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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