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가는줄만 알았던 여행, 숙소에서 이별통보 받고 다음날 여행지 곳곳을 다니며 이별여행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애인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을 안 상태로요...




절 무척이나 사랑해줬던, 그리고 힘들게했던 사람이 드디어 떠났어요. 3일 됐네요.


1년 반 만났습니다.종종 결혼이야기 오갈정도로 서로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했어요.

아프면 아픈거 챙겨준다고 좋은 약 챙겨주고 기념일 아니더라도 필요한 거 비싼거 생각안하고 사주고.

다른 커플들 하는 거 다 했어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슬슬 설렘이 없어지고 만나면 정말 편하다고. 내사람이구나. 여유가 생겼네... 이런 말 할때부터 좀 불안했어요.



그런 말 나올때마다 서로 노력하기로 하고 색다른 데이트 해보고

좋은 밥 먹고.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듯 보였어요.


그런데 ....이 애인한테는 친구들 모임이 있어요. 거기 새로운 친구가 들어왔는데 그 모임이 지지난주 토요일에 있었죠.


미리 선약이 돼있던건데 왜 안가고 나를 만나냐고. 그랬는데 '니가 더 중요하니까' 하면서 안나가더라고요.

그냥 저랑 만나서 놀다가 우연히 그 모임친구들을 만나게 된거.

상황 애매하죠. 저 만나려고 그 친구모임 안나간거 다 들통난....그래서 제가 걱정말고 그 친구들모임가서 놀라고. 밤새지는 말고. ...


그런데 그 친구들 모임 이후로 저한테 연락도 부쩍 줄고 1주일 내내 시큰둥한게 다 티가 나더라고요. 그때 알아챘어야하는데.

그 다음주 토요일 여행계획이 있었어요. 광주 내려가는...



저녁 퇴근하고 광주에 같이 버스타고 내려가서 숙소에 짐풀고 침대 누워서 자려고 마주누웠어요.

'왜 요즘 기분 안좋아? 무슨 고민있어?'

하는데 애인 왈

'우리 이제 때가 된 것 같아. 그만 보자'

때가 됐다는 거. 더이상 설렘이 없다는게 이유라는 거. 이렇게 끝내는게 맞다며....그러면서 본인이 먼저 대성통곡하더라고요

전 황당해서 눈물도 안나왔죠. 그냥 왜라고 묻지도 못하고...앉은채로 잠을 설쳤어요


더 황당한 것은 '예상 조금 하고 온 거잖아' 라는 그의 말이었죠.


다음날 해수찜하기로 예약까지 된 상황에서 그 이야기를 한 거 였어요

저도 미쳤죠. 밤새 한잠 못자고 앉아있다가 걔랑 같이 해수찜하러 갔어요. 물론 너 왜 날 괴롭히냐. 왜 날 불렀냐. 고문하는거냐. 도와달라...

몸부림을 쳤는데 거기서 저혼자 서울올라가는 버스타고 가기가 두렵더라고요 그래서 억지로 참고 애인과 같이 여행을 다녔어요..

해수찜하고 밥먹고......그러면서도 이 사람은 정말 웃으면서 저한테 농담 던지더라고요.






(반전)

문제는 제가 애인 잠든 사이 새벽에 카톡을 몰래 훔쳐봤다는 사실이죠. 이렇게 해서 헤어지는 사람들 보고 참 어리석다며 조언했는데 제가 그꼴이 됐네요.


이미 전 헤어지자는 통보까지 받은 마당에 뭐 한번 느낌 오는대로 파보자. 속이나 시원하게..하며 애인 핸드폰을 들었습니다.



친구모임가서 밤새 놀지 말라고 그랬는데 클럽까지 가서 밤새고....(친구들한테는 내가 물어보면 일찍 헤어졌다고 거짓말해달라고....했더군요)

거기 모임에 새로 들어온 친구와 친해져서 다다음날 따로 술까지 마셨더라고요. 진탕...

새친구 상처나서 다친데에 무슨 약까지 사다주고...직장 가까워져서 자주 보게돼서 좋다고...하트이모티콘 쏘고


너랑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 라는 멘트까지...


제 사진첩은 벌써 지웠더라고요. 그친구 사진첩 생기고...저랑 나란히 카톡 즐겨찾기 돼있는 그 친구 이름보면서

정말...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그 이름


1년 반 만난 나를 두고 일주일 만난 다른 사람을 선택하다니. 비참했지만 애인 핸드폰 몰래 보는 저는 더욱 비참했습니다. 아무말 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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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걸 다 봐놓고도 집에 안가고 같이 여행다닌 제가 또라이네요

어떻게 버텼을까 싶어요. 암튼 다 하고 서울 올라와서 안녕...꽤 쿨하게 인사하고 나왔어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서 안되겠는 거예요.

분명 바람핀게 맞는데.....난 왜 아무말도 안하고 헤어졌나. 물론 떠보기는 엄청 떠봤어요. 여행하면서. 너 왜 카톡에 학교 후배를 해놨냐.

내가 학교후배랑 동급이야? 기분나빠~ 장난식으로 물어봤는데

'응 자주 연락하는 후배라서.'



너랑 나 사이에 아무도 없냐는 마지막 질문에 그런 거 없다며 왜 그러냐며 오히려 짜증을....



그렇게 헤어지고 오늘 아침까지 힘들어하다가 문자보냈어요.



너 내가 모를 줄 알았냐.

날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렇게 행동하면 안되는 거다.

그애랑 시작하는데 전 애인을 이렇게 해놓고 잘 될 것 같냐. (이 멘트는 좀 후지네요)

너랑 나랑은 여기가 끝이야. 안녕



하고 끝냈어요. 아 글을 써도 마음이 후련하지 않아요.


애인은 대답이 없었고...우리는 이렇게 끝난거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오늘이 전애인 생일이네요. 이것은 또 무슨 경우랍니까.

미리 선물 사서 어제 친구에게 건네받았어요. 면세점에서 산 명함카드지갑인데 면세물품이라 환불이 불가합니다..

이걸 어떡하나요 불태울까요 제가 그냥 쓸까요.




1주일 사이에 새 사람을 만나 태도가 돌변하고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설렘이 필요해서 헤어지는 거라며 저에게 거짓말을 했던 사람.


마음 속에 천불이 일었다가도 다시 그와의 좋았던 추억들이 가슴 한켠을 쿡쿡 찌릅니다.


누구 시간 빨리 돌리는 법 아시는 분. 아니면 한 1주일간 혼수상태 되는 방법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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