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분들에게 고백합니다. 15금 일수도 있으려나요...

 

이런 류의 글을 싫어하는 분들은 읽지 마세요

 

사실 이 글은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게이, 레즈비언 다 같은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죄송합니다) 그 분들께 드리는 나름의 양심 고백같은 글입니다.

 

저는 유치원부터 초등생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에요
유치원 선생님이 아니고 그 나이대 아이들에게
특정한 분야를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죠
어느 과목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 말하지 않을게요

 

그런 계기로 여러 아이들을 보다보면 다른 아이들보다
가까워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부모와 먼저 친하게 지내고나서 그 친구와 친해지는 경우도 있고
저도 아이가 있다보니 제 아이와 그 아이가 친구가 되어서
역으로 제가 그 아이와 친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아이는 두가지 모두 해당하겠네요
먼저 그 아이의 부모가 제게 다가왔고 그 계기로
그 엄마의 아이들과 제 아이들이 친해지면서
저 역시 그 아이와도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아이를 알면서 나름 친하다고 생각하면서 지낸지는 이 년이 조금 넘었고
본격적으로 그 아이를 가까이 보면서 가르치게되기까지는 일 년이 조금 넘었네요

 

그 아이는남자아이인데 여자아이들과 수다떠는 것을 좋아하고
그림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역할놀이를 해서 연기 하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예의가 바른 아이여서 말을 참 예쁘게 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친해질 수록 정을 더욱 많이 주고있는 아이입니다.

 

그 아이가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생각은 조금 했었지만 그저 조금 별나다 정도 였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저와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은 어른 남자들의 알몸을 보거나
근육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발기가 되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솔직히 속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들어주었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나니 뭐랄까..잃어버렸던 퍼즐 조각을 찾은 느낌이들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절대로 남자는 그리지 않았던 모습들이라던가
그 아이는 그랬습니다. 남자를 그릴 상황이 되어도 절대로 남자는 그리지 않았습니다
항상 공주님 옷을 입은 여자만 그렸으니까요..
역할놀이를 할 때 반드시 자신이 여자 역할을 한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서
수업에 장애가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오해마세요. 전 미술교사 아닙니다
미술 수업이 아니기때문에 더욱 힘들었습니다

빨리 다음 수업을 진행해야되는데 사소한 그림 하나때문에 떼를 써서 방해가 되는
일이 많았거든요.

오늘은 옆의 여자 아이가 그 아이에게 "너가 무슨 인어공주나 신데렐라냐?"
하며 비아냥거렸는데 그 아이가 울음을 떠트려서 당황했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착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칠판에 써 놓은 글씨를 보더니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지워버려서
저도 모르게 엄청 화를 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매우 중요한 자료여서 컴 작업을 하기전에 휘갈겨서라도 메모를 해놓은 것인데
그것을 그냥 지워버렸으니 제가 뚜껑이 열릴만도 했습니다.

 

제가 이런 이런이야기를 늘어놓는 이유는 제가 그 아이를 알기 전까지
저는 동성애자는 일종의 병이라는 생각을 했던 사람이었나봅니다

그것을 깨닫기전까지는 저 스스로도 몰랐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저는 제 자신이 꽤나 격조있는(풉)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나봅니다


병이라는 것에는 몇가지 전제나 생각이 따라옵니다
일단 동성애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전제
또 고치면 되는 일종의 질환이라는 전제
그리고 고치면 되는 병이기에 어찌되면 그 동안 자신의 병에 무책임했다는 생각
이런 것들이요..

 

그런데 그 아이를 오랜시간 지켜보면서 이것을 고칠 수 없는 병이 아니고
내 선택권과는 아무 상관없이 타고나는 것이구나,,,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지요

 

그 아이는 많이 뚱뚱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
그러니까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들에게 놀림을 자주 당합니다.

 

이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서 말이죠.
내가 잘보이고 싶은 이성들이 가득한 곳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는 앉아있습니다.
그들이 내 치부를 스스럼없이 말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그것을 입에 오르내리며 즐기는 모습을 말입니다.

어찌보면 명백한 성희롱입니다. 그것도 향후 십 몇년을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그 아이가 느끼는 상처가 그정도 일것이라 짐작합니다
그 곳에 내가 좋아하는 이성이 있다면 그리고 나는 그에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는
답답한 벽같은 것이 쳐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 아이는 남자아이들과 함께 있을때에는 입을 떼지 않습니다
그저 먼 산을 바라보면서 가만히 앉아만 있습니다
언제라도 그렇게 앉아만 있습니다
그 모습이 어린 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외로워보였습니다

 

어쩌면 이런 생각 역시 저의 오지랖일 수도 있습니다
그냥 자라가는 성장 과정에서 성정체성의 혼란을 조금 일찍
조금 깊이 가질 뿐이지 지구상에 좀 더 많은 이성애자 남자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아이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동안 내 생각이 너무나 짧았구나...
내 생각이 너무 협소했구나...
네가 짊어지고 있는 짐은 단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겪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 잣대를 들이대 너의 삶을 재단하고 판단 할 수 있는 그런 류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소중한 진주같은 것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저는 그 아이를 1년은 더 보아야하는데 제 가슴이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아이가 아직 늦되서 그런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 그 아이는 늦되는 것이 아니라 남보다 성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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