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메테우스를 두번째 볼 때 있었던 일.

1. 어머니를 모시고 갔습니다.
어머니께서 물으셨습니다. 
"근데 이거 징그러운 장면 있니?"
전 대답을 얼버무렸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고백했습니다. 
"엄마, 나 사실 이거 두번째 보는 거야."
어머니께서는 핸드백을 번쩍 들어 저에게 후려갈기려...


2. 옆자리에 왠 양복을 입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점잖게 생기신 아저씨 한 분이 영화를 혼자 보러 오셨더라구요.
아마 퇴근하고 시간이 비어서 잠깐 영화 보러 오셨나보죠.
하지만 영화 끝나고 옆좌석에서 들리는 깊고 깊은 한숨 소리...

"이거 참 피곤한 영화네..."

아아 아저씨... 그러고보니 바로 이 극장에서 몇년전 스플라이스를 보고 
'여긴 어딘가 나는 또 누구인가' 표정을 짓고 있는 아버님을 목격한 일이 있었죠.
메가박스 센트럴 점에는 어째서 길잃은 장노년 남성들이 자꾸만 오는 걸까요.
아저씨 그날 저녁에 쭈꾸미에 맥주 한 잔 하시고 스트레스 푸셨기를.


3. 프로메테우스 잡담 계속.
그래서 그날 저녁을 먹으면서 어머니께 옆자리 아저씨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그 아저씨 오늘 저녁에 쭈꾸미에 술 한 잔 하시려나?"라고 농을 쳤더니
어머니께서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하시는 말씀.

"그래... 그 쭈꾸미 금방 나온 게 싱싱해서 맛있겠더라..."

아아 어머니... ㅠㅠ


4. 어머니께서 결국 새로운 욕을 개발하셨습니다.
"자식을 차마 외계인으로 부를 수는 없으니까"란 이유로
"쭈꾸미 같은 놈" 대신 "이 쭈꾸미 친구같은 놈!"



여러분 효도하세요. (결론이 이게 뭐야...?)



.
.
.




#. MTV뉴스의 데이먼 린델로프 이메일 인터뷰.

'Prometheus' Secrets Spilled By Co-Writer Damon Lindelof


위 기사 읽으실 때 주의: 
이자식들 이메일 인터뷰로 영화 얘기 하다말고 
마이클 파스빈더의 xxx 얘기를 떠들어댑니다. (약빨았나...)
그렇다고 마이클 파스빈더의 팬 여러분들 뭐 대단한 야설이 있는 건 아니니 너무 기대하지는 마시길...

(이미지 출처: http://www.prometheusnews.net/ )

- 본래 존 스파이츠가 쓴 에일리언 프리퀄을
프로메테우스로 바꾸면서 데이먼 린델로프가 고쳐쓴 시나리오라고 하죠.
위 인터뷰에 의하면, 존 스파이츠의 시나리오였을 때는
에일리언 알, 페이스허거, 체스트버스터, 다 큰 제노모프 다 나왔답니다.
1막 중반 쯤 에일리언 임신되고 그때부터 에일리언 출몰하는 전개였던 듯.

- 데이비드가 엔지니어에게 하는 대사는 확실히 "영문 번역"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물론 리들리 스콧 감독은 절대 자막을 넣지 못하게 하였다고.

- 비커스는 확실히 로봇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터뷰 써놓은 걸 보니 작가 본인도 
비커스가 앞으로만 달리다 죽었다고 까이는 걸 알고 있는 듯... -_-;)

- 왜 찰리한테 그거 먹였냐는 질문엔 두루뭉술하게 답변했지만,
웨일랜드 회장과의 대화가 이유였다는 뉘앙스...
아래 소개하는 다른 몇몇 인터뷰에서도 언급합니다만,
데이빗 입장에서는 실험이 필요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

- 엔지니어가 왜 인간을 만들었냐에 대해서도 답은 정해져있다고 하네요.
(관객들한테 말 안해줄 거면 차라리 우리도 모른다고 해! -_-;)




# 역시 데이먼 린델로프 작가와 MTV 뉴스의 다른 인터뷰.

'Prometheus': Secrets Behind The Surgery Scene

문제의 메디컬 포드 씬은, 사실 데이먼 린델로프가 아닌 
이전 작가 존 스파이츠의 작품이라고 하는군요.

본래 엘리자베스 쇼가 페이스 허거한테 당해서 에일리언을 임신하고
자기 몸에서 체스트 버스터를 발견,
그걸 메디컬 포드로 가슴에서 꺼내는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에일리언 프리퀄을 프로메테우스로 각색하면서,
페이스 허거가 아닌 할러웨이와 성관계로 임신되는 걸로 수정해서 
체스트버스터 대신 쭈꾸미(...)가 나오는 걸로 그 장면을 남겨놓았다는 이야기.

(이미지 출처: http://www.prometheusnews.net/ )



#. 또 다른 기사 하나 소개해봅니다. 

10 Things You Didn’t Know About the Making of Prometheus

(이미지 출처: 위 링크에서)

- 초기 시나리오에는 테라포밍하는 화성에 피터 웨일랜드의 사무실이 나오는 장면이 있었지만, 
결국 컨셉아트만 존재하고 찍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웨일랜드 회장역에 가이 피어스가 노인 분장을 하고 캐스팅된 이유는,
본래 시나리오에는 데이비드가 웨일랜드의 꿈을 들여다볼 때
젊은 웨일랜드 회장이 배에서 미녀들한테 둘러쌓여있는 장면이 나왔기 때문에
일부러 젊은 배우인 가이 피어스를 캐스팅했던 거라고...
(진짜 이 사람 휴 헤프너를 모델로 한 거냐...)





#. 얘기 나온 김에 다른 트리비아들도 정리해보죠.


- 다들 아시다시피 본래는 좀 더 "직접적인" 에일리언 프리퀄로 기획되었고
그 때 제목은 "에일리언 - 파라다이스"였습니다.


- 엘리자베스 쇼 역에 노미 라파스 외에 나탈리 포트먼, 젬마 아터튼도 고려되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 제임스 프랑코도 고려되었었다는데, imdb의 트리비아에도 써있듯이 아마 홀로웨이 역일 듯.


- 본래 메레디스 비커스 역은 양자경으로 거의 확정이었지만,
주연으로 노미 라파스와 마이클 파스빈더가 확정된 상황에서
스타 캐스팅이 필요하다는 스튜디오의 의견으로 샤를리즈 테론과 안젤리나 졸리가 고려되었고,
결국 비커스 역을 늘리면서 샤를리즈 테론이 양자경 대신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양자경을 좋아하고 "스타가 캐스팅되면서 시나리오상의 비중을 늘리는 행위"도 싫어하지만,
이 경우에만은 샤를리즈 테론이 캐스팅된 것도, 비커스의 비중이 늘어난 것도 잘된일이라 생각합니다.



- 2012년 5월 18일호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에 따르면, 
본래 샤를리즈 테론은 엘리자베스 쇼 역할로 고려되었으나 매드 맥스 스케줄 때문에 무산되었고, 
매드 맥스가 미뤄지면서 비커스 역을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위의 캐스팅 일화가 와전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글쎄요...



- 블루레이 / DVD에는 프로메테우스가 아직 "에일리언 프리퀄"이었을 때의
존 스파이츠가 쓴 초기 시나리오 자료가 수록될 수 있다고 합니다.
존 스파이츠가 본인의 트위터에서 인증.

(이미지 출처: 위 링크에서)



- 이미 많이 알려졌듯이 블루레이/DVD에는 삭제 장면이 30분 들어가고
그와는 별도로 20분 긴 확장판도 나올 거라고 하는데...
감독님 인터뷰 보시면 알겠지만 좀 애매하게 말씀하셔서 ("Maybe") 나와봐야 알겠죠.

다만 킹덤 오브 헤븐 외에는 "극장에서 튼 게 감독판이고 그 외는 그냥 확장판일 뿐"이라는 게 감독님 입장.
그리고 인터뷰 보니 확장판은 애매하게 말씀하셔도 삭제 장면은 확실히 서플로 들어갈 듯. 



- 위 인터뷰에서도 언급되듯이 삭제 장면 중에는 
엘리자베스 쇼가 엔지니어에게 도끼로 맞서는 장면이 있습니다.
노미 라파스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삭제 장면이 많다고 소문나다보니 어떻게 된 게 배우들 인터뷰마다 삭제 장면 질문이...)


영화 자세히 보면 마지막 부분에서 엔지니어가 탈출정에 들어오고,
프로토 체스트버스터한테 당하기 전에 편집이 좀 튀죠.
아마 이것 때문에 그랬던 듯.

(이미지 출처: 출처불명)




- 또 다른 삭제 장면으로는 오프닝에서 "희생자" 엔지니어 외에
노인의 모습을 한 다른 두 엔지니어가 등장하는 장면.
얼마전 유출된(=누가 무단으로 스캔해서 올린) 아트북에도 해당 내용의 스토리보드가 있고,
홍보 초기에 유출되었던 예고편에서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다른 엔지니어를 연기한 두 배우의 이름까지 공개되어 있는 상황.


(이미지 출처: http://www.prometheusnews.net/ 에 올라온 스캔.)



- 또 다른 삭제 장면으로는 샤를리즈 테론이 "끔찍한 짓"을 저지른 다음
(아마 화염방사기 장면이겠죠.) 선장과 대화를 하는 장면이 있다고 합니다.



- 역시 유출된 아트북에는 영화 마지막 프로토-제노모프가
(프로토-체스트버스터라고 해야 할까요...?)
탈출선을 나와서 바깥으로 나가는 장면의 스토리보드가 있습니다만,
이게 아트북 용으로 그린 서비스 장면인지,
실제로 시나리오에 있던 장면인지,
만일 그렇다면 촬영을 하긴 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역시 http://www.prometheusnews.net/ 에 올라온 스캔.
- 하지만 어디까지나 불법 스캔은 재미로만 보고 책은 사서 보거나 도서관에 신청해서 봅시다!)

거기에 앞서서, 이 프로토-제노모프가 탈출정을 나서는 시기가
엘리자베스 쇼와 데이빗이 우주선을 출발시키기 전인지 후인지조차 알 수 없죠.
(아트북에는 위에 올린 이미지 바로 다음 이미지에, 추락한 우주선방향으로 향하는 걸로 그려집니다.)
속편이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이야기일 듯.



- Movies.com의 인터뷰에서 "오프닝의 거기가 지구가 맞냐?"는 질문에
감독님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대답.

참고로 린델로프의 인터뷰에서도 이 부분을 언급했는데,
각본 쓰다가 "근데 감독님 오프닝에 여기 지구임, 지구 아님?"이라고 물었더니
감독님께서는 확실하게 대답을 해주셨답니다.
그래서 "자막으로라도 넣을까요?"라고 했으나 대답은 역시 NO.
(리들리 스콧옹... 이 요망한 영감탱이...)


- 역시 위 Movies.com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건 예수 외계인 설.
그냥 해당 부분 인터뷰를 그대로 퍼와보도록 하겠습니다.
판단은 각자 알아서.

Movies.com: You throw religion and spirituality into the equation for Prometheus, though, and it almost acts as a hand grenade. We had heard it was scripted that the Engineers were targeting our planet for destruction because we had crucified one of their representatives, and that Jesus Christ might have been an alien. Was that ever considered?
 
Ridley Scott: We definitely did, and then we thought it was a little too on the nose. But if you look at it as an “our children are misbehaving down there” scenario, there are moments where it looks like we’ve gone out of control, running around with armor and skirts, which of course would be the Roman Empire. And they were given a long run. A thousand years before their disintegration actually started to happen. And you can say, “Lets’ send down one more of our emissaries to see if he can stop it. Guess what? They crucified him. 



- 마지막에 엘리자베스와 데이빗이 향하는 건 엔지니어들의 모성이 확실한 모양.
데이빗이 조만간 엘리자베스의 뒷통수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Prometheus Sequel? Screenwriter Solves the Mystery of the Final Scene



- 위에 언급된 내용들을 포함해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몇몇 질문들에 대한 
나름 "해답"이 정리된 기사가 있으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All of Your Lingering Prometheus Questions, Answered!





# 위에 다른 트리비아들에서도 그렇고,
아무래도 프로메테우스가 떡밥성 영화가 된 것은 로스트의 각본가인 린델로프 때문이 아니라,
떡밥성 영화를 만들려고 작정했던 리들리 스콧이 린델로프를 일부러 데려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All these questions were on the table and yes, there were drafts with more specifically spelled out versions. Ridley’s instinct was to pull back and I’d say ‘I’m still eating shit a year on from the end of Lost where we didn’t directly spell everything out – are you sure you want to do this?’ He would rather have had people fighting against it and not know then spell it out."

결국 떡밥 영화를 만들고 싶으셨던 감독님은 로스트의 각본가를 데려와 방패막이로 내세우시고
린델로프 각본가는 개봉 첫날부터 자기 까는 트위터를 RT하는 강철 멘탈을 자랑하시는 사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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