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남자의 적정 보유 자산

2011.03.01 15:26

휴지통 조회 수:21373

조건만 보고 한 달만에 후다닥 결혼했던 후배에게 오늘 '돌아왔다'는 고백을 들었습니다.

 

참 그런 것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연애를 해볼수록, 조건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통계를 얻게 됩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결혼은 낭만보다 현실이고 사랑보다 돈이겠지만, 그렇게 했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돌아오고 있으니 결국 가장 중요한건 성격 혹은 코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끔씩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웅다웅하기는 해도 그것 때문에 헤어지지는 않잖아요. 그냥 서로 좀 갈구고 말죠;

 

회사 선배가 딱 그런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가 돈이 진짜 없나봐요. 그래서 얼마나 있길래 그러냐고 했더니 '7천밖에' 없다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 그 선배는 1천도 없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따졌더니 여자는 혼수만 한 2천 정도 하면 되지만 남자는 최소한 전세가 1억 2천은 있어야 한다고. 그게 최소한이라고 못박더군요. 아래로 형제들도 많아서 집에서 후원도 많이 받을 수 없나봐요. 그래서 할까말까 많이 고민된다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들으면서 갸우뚱한 게, 그 나이에 그 정도 모았으면 많이 모은 거 아닌가요? 이래저래 돈 쓸 일도 많았을텐데. 저나 그분들이나 연봉 차이는 얼마 안 나요. 그러니 뭐랄까, 안쓰럽달까. 남자분은 저도 잘 아는 사람으로, 성실하고 알뜰한 분입니다. 선배는 그에 비하면 좀 기분파죠. 가끔 월급 대부분을 다 써버리기도 하는. 다들 따로 나와 살고 있어서 월세 내고 나면 얼마 모아지지도 않고, 남친분은 만날 선배 뭐 사주느라 더 빠듯할 텐데. 어휴. 좀 불쌍하더군요. 이래저래 한국에서 남자들은 살기 피곤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분들이랑 한 살 차인데 저는 지금 한 3천 있나?; 연애는 하고 있지만 결혼은 생각 안 하고 있어서 그런지 얘기 듣고 깜딱 놀랐습니다. 저도 여행 좀 다닌 것 빼고는 사치도 안 부리고 술만 좀 먹고; 그래서 이 정도 모아서 제법 근면성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가 너무 나이브했던 걸까요; 대체 서른 중반 정도면 얼마나 있어야 한다는 걸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6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10
125941 데스크탑/pc전원은 켜두는게 좋은가: 기계수명 Vs. 전기세 [23] OscarP 2013.02.06 21871
125940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보면 장자연 생각이 나요. [4]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1.12.02 21799
125939 네이버 웹툰작가 인터뷰 [13] clancy 2013.08.30 21721
125938 [듀나인] 좋은 그림책/동화책 소개 부탁드려요. [27] underground 2015.10.26 21548
125937 전북대 공대개 오월이(스압) [26] 탐스파인 2013.05.30 21442
» 30대 중반 남자의 적정 보유 자산 [20] 휴지통 2011.03.01 21373
125935 저희집 앞에는 이상한 안마방이 있어요. [15] 바스터블 2015.08.04 21367
125934 [연애상담] 마음이 지친 남자가 여자에게 되돌아 가기도 하나요? [89] grè 2013.06.20 21301
125933 인간 남자랑 여자는 정말 물리적으로 다른 존재 같아요. [43] 침엽수 2012.09.21 21280
125932 [공지] 배너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공지드립니다. (배너 위치 관련) [54] 폴라포 2012.11.20 21194
125931 실온에서 하루 지난 삼각김밥 먹어도 되나요? [20] disorder 2010.10.24 21117
125930 가수 하늘 사망 [13] 메피스토 2013.10.08 21082
125929 [혐오주의] 치석제거/귀지제거 영상 [17] 자본주의의돼지 2013.05.22 20905
125928 [잡담] 귀여운 여친 & 투정 받아주는 착한 오빠가 정말 일반적인 구도인가요? [49] 지금만익명 2014.02.25 20714
125927 배에 붉은 반점이 번져요;; [7] sunday 2011.07.01 20649
125926 당분간 게시판이 좀 덜컹거릴 겁니다. [5] 룽게 2014.01.23 20546
125925 성인 38.5도이면 심각한건가요? [4] 점선면 2014.02.03 20499
125924 제가 느낀 나라별 게이들의 특징 [13] 이름없엉 2010.11.11 20460
125923 자기 전에 하는 일 + 영시추천 [3] 미루나무 2011.03.10 20436
125922 [인터넷] 베네통 광고 "unhate" [5] EEH86 2011.11.17 2025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