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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식도락 전문가로 만들어 드립니다.
스시효, 벽제갈비 이딴 데 절대 갈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

일단 식도락 전문가가 되려면 좋아해야 하는 식당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라멘을 이야기할 때 하카다분코나 우마이도를 꼽아선 안됩니다.
그런 곳들을 꼽는 것은 다른 식도락 전문가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습니다.
제일 무난한 메뉴얼은 나고미 정도입니다. 나고미 라멘이 어디 있는지 몰라도 괜찮습니다.
그저 일본 라멘 대회에서 3관왕했다는 사실 정도면 기억하면 됩니다.
하카다분코는 줄 서기 싫어서 안 간다고만 말하십시요.

중국집에서는 야래향보다는 향미, 동천홍보다는 산동교자가 좋다고 해야 합니다.
이도 저도 싫으면 팔선 정도 추천드립니다.
서울 시내 중국집 중에서는 명화원을 타겟으로 잡고 위생 문제를 까대며 목란을 좋아하십시오.
눈물을 글썽거리며 장강만월의 리즈 시절이나 명화원 할아버지가 웍 잡던 시절이 그립다고 얘기하면 당신은 이미 전문가!
그리고 목란이 기복이 심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기는 하지... 정도의 멘트만 날리세요.
대가방이나 주와 비교하여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방에서는 그저 '원향재 간짜장 맛이 ㅎㄷㄷ 했더랬지'하면서 입맛을 한 번 다셔 주십시오.

냉면 이야기 할 때, 절대 함흥냉면의 함자도 꺼내시면 안 됩니다.
냉면은 무조건 평양냉면입니다.
이 때도 평양면옥, 우래옥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서북면옥, 남포면옥 정도 가능합니다.
냉면 먹을 때 가위로 자른다고 하지 말고, 이로 끊어 먹는다고 하십시오.
그리고 입으로 툭툭 소리 좀 내 주시면 됩니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옥류관에서 냉면 한 그릇 먹는 게 소원이라고 하시면 냉면 경력 20년 정도는 먹고 들어 갑니다.

이태리언 중에선.. 프리모 바치오바치 절대 안 됩니다. 몰토 정도가 괜찮겠네요.
몰토에서 유정란을 쓰는지, 옥과산 한우를 쓰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오너쉐프라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고 슬쩍 웃으며 얘기하면 됩니다.
스테이크는 당연히 미디움 레어.
참고로 프렌치는 간단합니다. 걍 댓글마다 '피에르 가니에르 ㅠㅠ' 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먹어 본 음식 중 뭐가 제일 맛있었냐는 질문에,
토속촌의 삼계탕, 명동교자의 칼국수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세상의 모든 맛있는 음식은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숫자와 동일하다'고 시크하게 말해 주세요. 

대충 이 정도입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맛대맛 보면서 식도락에 취미를 갖게 되었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
캐무시 당합니다.

by 녹두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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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냉면계에서 경동시장 시장통 얘기하면 안되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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