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열달이 되어갑니다.

 

전에 듀게에 헤어진 사람을 잊는게 얼마나 힘든지 조금 마음을 끄적였던 적도 있었죠.

 

 

오늘 오전에 집에서 연락을 받았는데

 

헤어진 남자친구가 부모님께 추석선물을 보냈다고 합니다.

손편지를 함께 동봉해서 보냈다는데 부모님께선 미안한 마음이 꽤 크신 듯 합니다.

오랜시간 교제하기도 했고

만나는 동안 양쪽 가족 모두 친하게 지냈고 서로 즐겁게 식사하거나 여행한 적도 많아서 정이 많이 들긴 했습니다.

 

서로 나쁜 이유 없이, 각자 서로에게 더 좋은 사람의 자리를 내어주는게 좋은 일이라 생각하여 아프지만 조용히 이별을 했고

그 친구도 저도 이젠 각자 다른 만남을 시작하고 나름대로 잘 견디며 지내는 것 같은데,

 

 

추석선물과 손편지라니.

 

사실 그 친구는 그 동안 감사했던 인사를 드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헤어진 직후에는 자신의 감정과 몸을 추스르기도 버겁고 여러 복잡한 생각들로 성급하게 부모님께 이런 저런 인사를 간단하게 드리는 것도

진심이 아닌 것 같아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그때 서로의 결정을 이해한다며  늦었지만 부모님께 그 동안 신경써주시고

마음 좋게 주셨던 점에 대해 감사하다며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했나 봅니다.

 

더 늦어지면 앞으로는 평생 이런 말씀을 드리지 못 할 것 같아 용기를 내서 편지를 썼다는데

이제 곧 다가올 추석 명절이어서 부담 없이 받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는데

 

고마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 동안 여러 힘든 마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게 잘 붙잡아온 마음이 알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일렁입니다.

 

 

 

참. 여러가지로 마음이 다시 텅 빈 느낌이에요.

앞으로 더 잘 지내라며 뒤돌아서던 이별의 그 시간이 마지막이 아니었군요.

 

이런 마침표가 쿵 하고 다시 찍히며 정말 마지막... 이런 기분 입니다.

 

 

마음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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