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9분짜리 영화입니다. 2016년작이고 한국엔 2018년에 개봉했네요. 스포일러는 없는 글이지만 이 영화가 좀 아무 것도 모르고 봐야 더 재밌는 류라서...

 만약 이 영화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데 대충 보아하니 땡긴다... 는 분이라면 글 중간에 스포일러 표시를 넣을 테니 그 쯤에서 스킵하세요. 예고편, 영화 소개 기사와 vod 서비스 속 소개글에 다 적혀 있고 드러나 있는, 심지어 홍보 포인트에 가까운 부분이라 스포일러라고 할 순 없겠습니다만. ㅋㅋㅋ

 그와 별개로 결말 스포일러는 당연히 끝까지 안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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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라잇풀... 이라니. 거짓말입니다. 헐리우드 리포터 아주 몹쓸 놈들이네요...)



 - 크리스마스 시즌입니다. 포스터의 인물들은 베이비시터와 베이비(?)의 관계입니다. 극중 남자애 나이는 저 얼굴에 만 12세. 저 남자애는 자기 베이비시터를 짝사랑하구요.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자길 봐주러 오는 날 사랑을 고백하기로 맘 먹고 친구놈이랑 이런저런 계획을 막 얘기하고 그러죠. 드디어 집에 둘만 남았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베이비시터는 개념이 제대로 박힌 분이라 결계를 치고 자신을 향한 만 12세의 열렬한 구애를 막아내는데... 당연하게도 그 와중에 문득 딱 슬래셔 무비스럽게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 딱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에 있는 '사탄의 베이비시터'요. 시작 부분의 설정이 되게 비슷하죠. 거기에 덧붙여서 둘 다 '나홀로 집에'를 대놓고 레퍼런스로 삼는 이야기라는 점도 비슷합니다. 근데 영화의 분위기는 전혀 달라요. '사탄의 베이비시터'는 그 살벌한 폭력 퍼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유머가 강한 영화잖아요. 

 

 이건 아닙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엔 나름 유머가 조금 있는데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궁서체로 진지한 불쾌함(...)과 서스펜스로만 흘러가는 이야기에요. 웃어야할 것 같이 생긴 장면들이 꽤 있지만 그것도 결국 불쾌함을 강화하는 쪽으로 연결이 되죠. 이게 이 영화의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심각하고 불쾌한 이야기라는 거.


 두 번째로... 의외로 기본기가 좋은 영화입니다. 이런 류의 영화들이 다 그렇듯이 빌런의 활약은 대체로 현실 실현 불가능한 수준입니다만. 그래도 장르 특성을 감안하고 봐 주면 나름 논리적으로 흘러가는 편입니다. 이야기에 큰 구멍 없이 대체로 탄탄하구요. 긴장감을 잘 조성하면서 끝까지 매끄럽게 잘 흘러가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뭣보다 빌런의 캐릭터가 좋아요. 여기서 좋다는 게 보기 좋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겠죠. ㅋㅋ 뭐랄까... 그러니까 빌런이 하는 짓들과 그 놈의 설정이 꽤 잘 어울려서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불쾌해지기도 하구요. 또... 아. 진짜 무슨 말을 못 하겠군요.



 - 그래서 스포일러 제로 버전은 이쯤에서 매우 빨리 정리하겠습니다.

 좀 불쾌하고 사악한 류의 스릴러/호러물을 좋아하신다면. 큰 야심 없이 만들어졌지만 적당히 매끈하게 뽑힌 소품들을 좋아하신다면 볼만 합니다.

 제가 지금 스포일러 운운하며 유난을 떨고 있긴 하지만 사실 그건 되게 별 거 아닙니다. 시작하면 30분만에 다 밝혀지는 내용인 데다가 대단한 아이디어도 아니어서 아마 아무 정보 없이 보셔도 금방 다 눈치 채실 겁니다. 그만큼 뻔해요. 다만 짐작을 못 하고 보면 영화가 두 배로 재밌어지겠죠.

 근데 그걸 떠나서 이야기와 캐릭터가 대체로 잘 짜여져 있는 영화입니다. 연출도 깔끔하구요. 큰 기대 없이 가볍게 볼만한 상큼한 성탄절용 호러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그래서 여기에서 스포일러 아예 없는 이야기는 끝이구요.


   그럼 이제 사실은 이 영화의 존재를 아는 분이면 모두가 다 알고 계실 그, 초반 30분 스포일러를 외치면서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렇습니다. 범인은 포스터의 훈남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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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이 철 없는 어린애라는 거. 이게 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입니다. 


이게 잘 만든 스릴러물이긴 해도 가만 생각해보면 진행되는 이야기 자체는 좀 평범한 편이에요. 마무리도 그렇고. 그래서 유일한 차별점인 이 빌런의 캐릭터가 중요한 것인데, 캐릭터도 잘 만들어 놓았고 또 그 설정을 알차게 잘 써먹습니다. 왜 별 거 아닌 것 같은 소재를 갖고 이리저리 성실하게 잘 굴려서 이야기를 뽑아내는 영화들 있잖습니까. 딱 그런 사례의 모범적 경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이런 류의 영화들의 빌런들이 하는 짓들은 사실 쓸 데 없이 거추장스럽고 거창하며 유치하잖아요. 그리고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인 것 마냥 감당 안 되고 수습 못 할 일을 막 저지르죠. 보통은 그냥 '말은 안 되지만 장르적 특성으로 이해해주자'고 넘기게 되는 부분이지만 이 영화에선 거기에 설득력이 생깁니다. 진짜로 세상 물정 모르고 철 없는 어린애가 열심히 계획해서 실행하는 범죄니까요. 


 영화는 이 꼬맹이의 용의주도함과 잔인함도 보여주지만 동시에 허술하고 모자란 모습들도 적절하게 보여줘요. 이 놈은 배째라 악당이 아닙니다. 자신이 절대 들통나고 붙잡히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에 나쁜 짓을 하는 거에요. 하지만 영화 내용을 보면 그건 그냥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답답해지는 거죠. 야 이 멍청아!! 너 절대 못 빠져나가!! 그러니 잘난 척 그만하고 어른 말 좀 들어!!!!!!!


 실제로 막판에 이 놈이 열심히 증거 인멸 및 알리바이 작업을 하는 장면을 봐도 그래요. 나이에 비해 되게 열심히 머리 굴린 티는 납니다. 나름 그럴싸해요. 하지만 정상적인 세상의 평범한 경찰들이라면, 특히 그 집안에 쌓인 시체 수를 생각할 때 그런 하찮은 트릭들에 넘어가서 진상을 놓치게 될 일은 벌어질 수가 없죠. 결국 붙들려서 처벌 받게 될 텐데 본인만 그걸 모르면서 의기양양하게 폭주하는 멍청하게 짝이 없는 범인, 그런데 일단은 계속 승승장구!! 이런 상황이 내용의 불쾌함과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상승 시킨다는 느낌이었네요.



 - 딱 한 가지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뭐 이런 내용의 영화라면 막판에 이제 '반격의 시간' 같은 게 있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근데 이 영화는 그 부분이 좀 약해요. 반격의 쾌감이라고 할만한 게... 아예 없진 않지만 많이 약합니다. 더 이상의 설명은 진짜 스포일러여서 여기까지만. ㅋㅋㅋ


 그래서 이걸로 이 영화 얘기는 진짜로 끝입니다.




 + 우리의 잘 생기고 속 터지는 빌런 역을 맡은 리바이 밀러군... 은 2015년작 '팬'에서 피터 팬 역할을 맡았더군요. 그 외엔 딱히 제가 알만한 작품은 없는데. 아직도 10대의 나이에다가 잘 생기고 연기도... 여기선 괜찮았으니 앞으로 알아서 잘 먹고 살겠죠. 장래가 촉망되는 인재 같았습니다.


 ++ 엔드 크레딧 초반에 쿠키가 있습니다. 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반응들이 많던데 전 그냥 별 의미 없게 봤어요. 어차피 상황은 이미 다 끝난 거라.


 +++ 잔혹한 폭력이 난무하지만 신체 손상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아예 없던가? 뭐... 그건 아니네요. 한 번 정도 좀 징그러운 게 나옵니다. 첨엔 요즘 호러 치곤 온화하네... 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빌런의 나이 때문이었던 것 같네요. 등급이 청불인 것도 같은 이유겠구요.


 ++++ 여주인공이 평범한 듯 많이 예뻐요. 어디서 봤는데... 싶어서 확인해 보니 샤말란의 '더 비지트' 주인공이었더군요. 웃기게도 더 비지트에서 함께 남매로 나왔던 남자애도 이 영화에 나옵니다. 일년 동안 영화 두 편을 함께 한 인연!! ㅋㅋ

 그리고 우리 빌런의 엄마로 나오시는 분은 버지니아 매드슨. 마이클 매드슨의 동생이신 그 분이시죠. 너무 오랜만에 봐서 못 알아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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