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역시 스포일러는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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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 나도 위의 포스터 이미지를 보면 뭔가 팟. 하고 떠오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네.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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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탑골 노인들이 된 양반들의 어린 시절에 '율 브린너 = 무서운 로봇 총잡이 아저씨'라는 기억을 심어준 그 영화죠. ㅋㅋ 한국 방영제는 '이색지대'였든가 그랬나봐요.


 대애충 말하자면 '델로스'라는 대기업이 나오구요. 얘네가 인공 지능 로봇을 만들어서 그걸로 서부 체험을 하는 유원지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있던 율 브린너 로봇 아저씨가 갑자기 오류를 일으키고 폭주하면서 닥치는대로 다 죽여 버린다... 뭐 이런 내용이었죠. 터미네이터 캐릭터의 원조이기도 하고. 이 스토리의 원작자는 이 설정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가 로봇을 유전자 합성 공룡으로 바꾸어서 20년 후에 '쥬라기 공원'이라는 메가 히트작을 만들어 내기도 하구요.


 암튼 제가 이번에 본 영화는 그 속편입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1편은 vod에 없더라구요. 

 위 사건의 델로스 기업은 저 사건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지만 그냥 포기하지 않고 죽어라고 ai를 개선해서 이전보다 더 큰 규모의 종합 테마 파크를 엽니다. 우주 체험관, 중세 체험관, 그리고 예전 그대로 서부 체험관 등등. 그리고 이 곳이 얼마나 안전한지 홍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언론과 유력 인사들을 와장창창 초청하죠.

 주인공은 피터 폰다가 연기하는 잘난 척, 터프하고 사회 비판적인 척하는 기자님입니다. 어쩌다 라이벌 비슷하게 엮인 미녀 리포터와 함께 이 델로스 기업의 새로운 테마 파크를 파헤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그곳에서 한참을 '오오 짱 좋아! 대박 신기!!!' 이러면서 잘 놀다가, 슬슬 수상한 기운을 포착하게 되는데...



 - 1편과 이어지는 이야기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속편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테니 언급은 안 하겠지만 그냥 배경만 같을 뿐 벌어지는 사건의 성격이 전혀 달라요. 그리고 이 속편의 경우엔 액션의 비중이 아주 적습니다. 그나마 있는 액션의 성격도 판이하게 다르구요.


 음... 매우 솔직하고 심플하게 말하자면 1편보다 재미가 없습니다. 1편이 괴상한 세계에 고립된 평범한 사람이 터미네이터처럼 무시무시한 로봇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고 장렬하게 싸우는 이야기였다면 2편은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이야기거든요. 그래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재미를 줘야 할 텐데, 그게 많이 약합니다.


 일단 영화는 주인공들이 문제의 테마 파크인 '퓨쳐 월드'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과 도착한 후 그곳에서 체험하는 끝내주는 신문물을 즐기는 모습을 한참 공들여서 보여주는데... 이게 그 당시 관객들에겐 되게 신기한 풍경이고 아이디어였을지 몰라도 지금 보기엔 영 시시하고 낡은 옛날 SF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죠. 그래서 지루하구요.

 그 단계를 넘어서서 이제 본격적으로 '음모'를 캐내기 시작하는 부분 부터의 전개도 뭐... 그냥 연출도 이야기 전개도 많이 느슨해요. 좀처럼 긴장감이란 게 생기질 않더군요. 저기에서 저들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순간마다 1회용 조력자가 툭 튀어나와서 도와주고 사라지는 식의 반칙 전개가 계속 튀어나오니 뭐. 나중엔 진짜 주인공들은 걍 걸어만 다니고 힘든 일은 조력자가 다 해 주네... 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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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폰다 스타일링 어쩔... 옆에 계신 분은 되게 예쁘십니다. 블라이스 대너.... 라는데 제가 아는 출연작은 엑스파일 극장판 하나 뿐.)



  - 단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음... 나름 꽤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아마 이 영화가 역사상 처음으로 cg를 도입했다든가 그렇죠. 인간의 몸을 스캔해서 뭘 하는 장면에서 꽤 길게 나오구요.

 전편의 아이디어를 확장해서 로봇들을 활용하는 장면들 같은 것도 조금 나오고.

 또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들(?)의 최종 음모 역시 당시 기준으론 신선했... 을 거라고 봅니다. 이후의 영화나 (특히!) 일본 만화들에 영향을 많이 준 것 같은 아이디어 하나가 나와요. 그 음모에서 이어지는 하일라이트의 액션 역시 그 시절엔 꽤 괜찮게 보였을 것 같구요.


 다만 기본적으로 각본과 연출이 구려요. 대사가 나쁘고 이야기와 캐릭터는 개연성 없이 방방 뛰고. 또 명색이 SF 주제에 자꾸만 과학적인 상황을 비과학적으로 돌파하는(?) 식의 전개가 튀어나오니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들을 살려주지를 못하네요. 그리고 그 괜찮은 아이디어란 것들 역시 현재 기준으로 보면 다 흘러간 아이템들이라 스토리와 연출의 버프 없이는 걍 낡아 보이기만 하구요. 


 뭐 그래도 그렇게 시대 기준을 반영해서 좋게 평해주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긴 합니다만. 결국 '영화가 허접하고 재미 없음'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는 어쩔 수가 없...;



 - 대충 정리하자면 제 소감은 이랬습니다.

 영화가 템포가 늘어지고 연출이 낡고 싱겁고 구려서 별로 재미가 없어요. 이게 가장 크리티컬이었구요.

 나름 당시 기준 참신한 아이디어와 상상력들이 있지만 지금 와서 보기엔 뭐랄까... 어렸을 때 많이 했던 '미래 상상화 그리기' 작품을 이제 와서 꺼내보는 기분 비슷한 것도 있었네요. 그것도 추억이라고 생각하면 즐길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못 했구요.

 뭣보다 전편인 '웨스트 월드'가 줬던 강렬한 임팩트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추천할 생각은 안 드네요. ㅋㅋ




 + 율 브린너가 또 나옵니다. 전편의 그 캐릭터 그대로이긴 한데 역할이 다르고 비중이 하찮으니 걍 안 나오는 걸로 생각하시는 게 좋구요. 뭐 이 분 등장 장면이 이 영화 최고의 (의도치 않은) 빅웃음 씬이긴 합니다. 


 ++ 다들 아시다시피 이 시리즈(?) 중 현재 가장 평가가 높은 건 몇 년 전에 나온 미국 드라마 버전이죠. 전 하나도 못 봤는데... 어디서 볼 수 있는지.


 +++ 그렇게 다양하게 구린 와중에 오리엔탈리즘까지 풍겨서 더 구립니다. 극중에서 추가로 만들고 있다는 테마 파크가 '동양 월드' 거든요. ㅋㅋㅋㅋ

 그 외에도 자꾸만 일본인이 보이고 사무라이 로봇이 나오고 그러는데... 다 구리구요. 심지어 그 사무라이 로봇은 텅빈 공간에 저절로 생성되기까지 합니다. 진지한 SF인 척하는 영화 주제에...;


 ++++ 뭐니뭐니해도 제일 구린 건 대사입니다. 주로 피터 폰다의 대사에 집중되는데... '훗. 당신은 정말 내 인생에 가장 고집 센 여자로군!' 같은 대사가 난무하니 그냥 개그 캐릭터로만 보이더군요. 액션도 어색하고 연기도 뻣뻣해서 정말 진지하게 개그캐로 보여요. ㅠㅜ


 +++++ 옛날 영화들은 이런 포스터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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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영화들도 포스터 다양하게 만들기는 하는데 뭔가 좀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재미가 없...

 지만 당시 사람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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