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E.R 15시즌

2011.01.29 20:32

브랫 조회 수:6965

(카운티 제너럴 병원의 전경. 왼쪽 아래 ER 입구)

 

 

끝나버렸다.

끝이 있는 줄 알고있었지만 정말 끝났네요.

 

15시즌은 초반에 프랫과 애비가 ER을 떠났고 ,  (애비 떠날때 메모해놓기를 잘했지요. 벌써 기억이 희미...;)

또 시즌 중간에 ER을 만든 마이클 크라이튼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7th episode 처음에 닥터 벤튼 '에릭 라 살''의 간단한 추모 인삿말이 나옵니다)

 

(땡큐...)

 

 

이때 벤튼의 모습을 오래간만에 볼 수 있었고 이어 현 응급실 실장 닥터 벤필드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닥터 그린, 닥터 위버 그리고 닥터 로마노가 나옵니다.

마지막 시즌을 완성하기 위해서 처음 멤버들이 다 모습을 보입니다.

 

 

'the last episode'의 시작은 '데자뷰'로.

 

(새벽에 복도 끝에 있는 exam room의 치프 레지던트 닥터 마크 그린을 깨우는 간호사 리디아)

  

 

 

(15년후, 새벽에 복도 끝에 있는 exam room의 치프 레지던트 닥터 아치 모리스를 깨우는 리디아 간호사)

 

 

 

 ER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닥터 존 카터의 데자뷰 :

 

(생애 처음 해보는 IV 라인 잡기. "수술은 걱정 마세요. 제일 힘든 부분이 끝났으니까..;;")

 

 

(의대생 '레이첼 그린'에게 IV(제일 힘든 거!) 자세하게 가르쳐 주기)

 

이때 밖에서 응급실장 밴필드와 접수부 제리의 대화는..

밴필드 : 제리, 왜 (아직 정식 근무 확정도 안 된)카터가  우리 환자를 가지고 실습을 시켜주고 있지??

제리 : 어... 왜냐하면 의사니까요.

(굿잡 제리. '카운티 이알 = 카터' 인 것을 모르는 밴필드 같으니라고...)

 

 

네. 시즌 중간에 카터가 ER로 컴백했습니다.  ER을 시작한 사람이 ER을 마무리 지어야겠지요.

카터 보는 순간 "악"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그 좀 전에 닐라가 듀크대에 어탠딩 면접 보러 갔는데 면접실 문을 여는 순간 닥터 코데이가 떡 나타났을 때도 "악" 소리를 질렀고요. :)

  

 카터가 임시로나마 ER로 복귀했는가 했는데 조명이 어두운 투석실에서 투석중인 카터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했습니다. ㅜ

6시즌에서 환자에게 찔려서 신장을 다쳤던 카터, 아프리카 생활중 건강이 더 안 좋아졌고 결국 신장 이식을 위해 시카고로 돌아온 것이군요.

그의 옆에는 가족도 아내도 없습니다.

의대생 시절부터 보아온 카터. 조금은 철없고 서툰 모습이 있어도 좋으니 언제까지나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이기를 바라건만,

현실의 카터는 많이 어둡습니다. ㅜㅜ

 

("The beginning of the End" 에피 제목이 벌써 울컥합니다)

 

 

 

닐라는 카운티를 떠납니다.

루이지애나 구석의 작은 병원으로 떠나기로 한 닥터 닐라 라스코트라에게 닥터 두벤코가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County is in your blood." 

 

앞서서 두벤코는 닐라에게

"실력도 있고 미래도 있는 네가 여기보다 모든 것이 뒤떨어진 그런 후진 병원으로 왜 가려고 하는 거냐. 이건 너를 오염(contamination)시키는 짓이다."라고 말했었지요.

카운티 병원 외과의 수퍼스타로서 거칠 것 없어 보이던 외과의사 닐라가 날아들어간 영상통화 화면 속에는...

  

("Finally. Are you really here? / "Yeah. I really am.")

 

저같은 Neela-Ray Breeders를 위한 제작진의 배려인가 싶긴 합니다만...-.- 뭐 삐친 거 조금 풀렸습니다.ㅎ

 

 

시즌 중간쯤에 제가 좋아하는 닥터 모겐스턴이 ER을 찾았습니다.

치매에 걸려 양로원을 나와 헤매던 카운티 응급의학과의 아버지격인 분이 'EMERGENCY'라는 간판 글씨를 보고 카운티 응급실로 들어와 계셨는데

그 분이 모겐스턴의 스승이었습니다. '응급의학' 교과서까지 쓰시고, 911 응급 구조 시스템을 발전시켰던 분.

그분의 옆 침대에 누워있던 중년 여성은 종양학과와 일반외과에서 최첨단 기술로  '말기 폐암 & 전신 전이' 진단을 받았고 상태가 매우 안 좋아져서 이알에 와있는데

건너다보던 이 말도 못하는 노인이 억지로 메모지에 적은 글씨는 TB(결핵).

여인의 귀 뒤가 둥글게 부풀어 오른 것을 보고 옛날에 환자를 보던 기억을 떠올린 것이죠. 너무 정밀한 최첨단 검사들이 오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설적인 장면이랄까요.

환자와 그녀의 어린 아들은 새로운 삶을 선물 받고 행복해졌습니다.

 

(카운티 ER에서 마지막 환자를 살리고 잠든 응급의학과의 대부)

 

그러나 물론 대부분의 경우에는 (의학)기술의 발달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겠지요. 15년이면 응급의학 분야에도 큰 변화와 발전이 있었을 겁니다.

카터가 몇년만에 ER에 복귀해서 환자를 보는 첫날, 현재 쓰고있는 기계나 약품들이 바뀌어서 당황하는 모습이 몇 번 나옵니다.

후배 의사가 "He's cool, but a little rusty."라고 표현.ㅎ

약중에 ER 초반 시즌부터 지겹게 들어온 "솔루메드롤 solumedrol"도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그 약은 ER에서 한 에피에도 몇번씩 쓰곤 해서 더도 외울 정도였는데 말이죠. :)

하지만 노련하고 감각적인 판단으로 최신! 의사들을 놀래키며 환자를 두어명 살리지요.

 

 

18화 "What we do"에서는 방송국에서 ER 다큐 촬영을 왔고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인터뷰 합니다.

(예전에 그린과 로스 있을 때 다큐 촬영하던 에피는 참 재미있었는데 지금은 때가 때인지라 조금 심각합니다.)

 

인터뷰중 카터가 이런 말을 합니다. :

"I reached a point about five years ago where I started to feel that every day was the same thing, and I'd had enough.

But I've been through a lot of stuff since then. And now, I try to embrace the idea that everything that happens has never happened before.

Like that saying that you can't stand in the same river twice because by the time that you come back, it's not the same river.

And you're not the same man."

 

5년 전이면 카터가 ER을 떠나 아프리카를 향하던 시점이네요.

ER에 그렇게 매일 아픈 사람들이 가득하고 치료하는 것 비슷비슷해도 보는 것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모두가 새로운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겠지요.

 

카터는 ER에 대해 이런 말도 합니다.

"It can be the loneliest place in the world."

의사 입장에서도 맞고 환자 입장에서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뭐 ER 밖에서도 맞는 말이고요.... 우리 모두는 혼자 싸우는 거 아니겠습니까.;;

(카터와 ER 따라서 저도 심각하고 우울해져 가네요.)

  

기자들이 의사, 간호사들만 인터뷰하는 것에 불만을 품은 접수부의 프랭크와 제리가 디카(?)를 들고 자체 다큐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다큐 제목 하여 "Unsung Heroes of the ER" ㅎㅎ

본인들로부터 시작하여 청소부, 잡역부, 컴퓨터 가이, 카페테리아 직원... 멤버가 빈약합니다.ㅋ

누워있는 카터에게 가서 토로합니다.

"아니 우리보고 'non-essential staff''라서 인터뷰를 안한대자나요.;;"

그러자 카터가 확실하게 말해줍니다.

"You're essential. You're quintessential."

맞지요. 제리나 프랭크 없이 ER 스테이션이 어떻게 돌아가겠습니까.

드라마 ER두요. main casts 외의 수많은 조연들, ER을 진짜 ER로 만들어준 수~많은 그들...

 

 

(You're quintessential.)

 

(수술할 병원으로 실려가는 카터를 배웅하는 세 사람. 카운티 ER은 카터의 집이고 이들은 카터의 가족입니다.ㅜㅜ)

 

 

카터가 신장 이식 수술을 받습니다.

그런데 새 신장을 보내주는 사람들은 시애틀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닥터 더그 로스와 간호사 캐롤 헤서웨이.

그들은 그저 신장 수혜자가  '시카고의 30대 남자 의사'라고 알고있습니다.

환자가 카터라는 것을 몰랐지만 그들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해냈기 때문에 카터에게 신장이 가게 되었습니다.

 

 

(시애틀에서 잘 살고 있군요)

 

 

Northwestern Medical Center(Chicago)의 수술실에는 이 병원에서 근무중인 외과닥터 피터 벤튼이 옛 제자의 수술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도 카터의 옆을 지키고 있지요.

약 10년 전 레지던트 카터가 카운티에서 수술할 때도, 그 후 중독 치료를 위해 요양원으로 향하던 비행기에도 벤튼은 함께였지요.

그래도 카터는... 아프고 외로운 카터가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네요......

함께 했던 ER 15년의 시간 후에 이런 모습. 어쩌면 이것이 우리 실제 삶의 모습에 매우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ER 마지막 에피의 제목은 "And in the End..." 입니다.

폭풍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에피의 오프닝 장면에는 사라졌던 시그널 뮤직이 돌아왔고

슬픔에 빠진 팬들을 잠시 옛날로 돌아갔다고 속이려는 듯이 오리지날 스타일의 화면과 크레딧에 그리운 멤버들 이름이 나옵니다.

 

(Go Carter!)

  

 

수년만에 드디어 오픈한 ''The Carter Center' 오픈 행사에 그리운 얼굴들이 다~ 모였습니다. 올 수 없는 닥터 그린 대신 의대생이 된 딸 레이첼이 참석했네요.

 

(County is in their blood.)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건강을 회복한 카터는 분명히 카운티로 돌아와서 ER을 지킬 것 같습니다.

카터 인생에서 돈도 가족도 큰 의미가 되지 못하는 지금, ER에서 환자를 치료하며 보내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다가올듯.

ER에도 인생에도 쉬운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지금 앞에 있는 일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대형 사고 환자들을 받는 ER 입구에 서있던 카터가 얼결에 외상 환자를 받아서 달려들어가면서 뒤에 서있는 레이첼에게 외칩니다.

"Dr Greene, Are you comimg??"

 

(Dr Greene, Are you comimg?)

 

 

 

강가에 나가면 언제나 새로 흘러가는 물을 볼 수 있듯이 ER도 내용은 바뀌어도 좋으니 계속해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ER은 강이 아니니까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ㅜ

15년이나 흘러왔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겠지요.

그 긴 길이만큼이나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ER을 다 보아서 영광입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 많은 사람들 많은 의사들 다양한 세상 보며 즐거웠고 동감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만들어준 멋진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다시 보며 함께하게 될 저의 ER을 향한 애정이 조금은 보답이 되기를... :-)

 

 

 

Etc. Etc.)

 

- 출연 배우 중에 에피소드 감독을 맡았던 사람이 네 명이라는데(위버, 그린, 로마노, 벤튼),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 응급실 입구에 있던 '농구대' 아이디어는 (농구광)조지 클루니의 것이라고 합니다. 촬영중 쉬는 시간에 사용하려고 설치했다가 ER의 랜드마크가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닥터 로스를 특징짓는 ''대화중 고개를 떨구거나 시선 아래로 하기'는 닥터 로스의 우유부단하고 부끄러움 타는 성격 때문이 아니고

배우 클루니가 어려운 의학용어를 잘 외우지 못해서 컨닝하기 위한 제스츄어였다고 합니다.(속았어!!!)

 

- 자막 만드는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서 살펴보는 중입니다. 경험은 없지만 한글자막이 없는 15시즌 중후반 에피들의 자막을 만들어볼까 하고요.

제게는 의미있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 아니면 곧 1시즌 잡담을 올리게 될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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