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BBC Sherlock 2, 7-5, 7-6.

2012.02.08 00:02

lonegunman 조회 수:4916






7-5. 캐논 canon 


흙도 없이 벽돌을 만들 수는 없지

-셜록 홈즈 (너도밤나무 저택)



이 장은 이번에도 역시 기록만을 위한 장입니다.


1. a scandal in belgravia


(major details)


'벨그레이비어 스캔들'은 원전의 '보헤미아 스캔들'을 메인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왕실로부터의 사건 의뢰, 아이린 애들러의 등장, 변장과 신분 위조로 서로를 탐색하는 홈즈와 애들러, 화재 경보로 사진의 위치를 파악하는 트릭, 셜록 홈즈의 사건 해결 실패, 아이린 애들러의 퇴장, 셜록 홈즈의 애들러 사진 입수, 'the woman'으로 기억되는 애들러 등은 모두 '보헤미아 스캔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나체로 등장하는 여주인공, 게이로 오해받는 존 왓슨, 퍼블릭 이미지와 실제 셜록 홈즈와의 간극, 마이크로프트가 개입된 국가 분쟁, 마이크로프트가 발설한 단어들로 추론되는 최종 목적지, 셜록 홈즈의 실수로 인해 무산되는 영국의 책략, 여주인공의 동기와 목적 그리고 퇴장, 셜록 홈즈의 구조 등은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 '셜록홈즈의 미공개 파일'을 참고하십시오.


(minor details)


존이 블로깅하는 'the geek interpreter'는 원전의 '그리스인 통역관 the greek interpreter'에, 'the speckled blond'는 원전의 '얼룩끈 the speckled band'에 대응됩니다.

'이번엔 제목을 배꼽 살인으로 할 거냐?'는 셜록의 물음에 존이 대답한 제목 'the nabel treatment'는 원전의 '해군 조약문 the navel treaty'에 대응됩니다

버킹엄 궁에서 해리가 언급한 'aluminium crutch'는 원전의 '머스그레이브씨네 의식문'에서 셜록 홈즈가 자신의 초기 사건으로 언급한 'aluminium crutch'에 대응됩니다.

애들러의 자택에서 셜록이 외친 'vatican cameos'는 원전의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바스커빌 사건에 착수하기 전 셜록이 맞고 있던 'vatican cameos' 사건에 대응됩니다.

 

240종의 담뱃재에 관한 것은 '네 개의 서명'을 참고하십시오. ('심심풀이로 쓴 논문이 몇 개 있지. '각종 담뱃재의 식별법에 대해서'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인데 140여종의 시가, 궐련, 파이프 담배를 열거하고 그 재의 차이를 컬러 화보와 함께 설명했다네.')

존을 향해 중얼거리는 습관은 '기어다니는 남자'를 참고하십시오. ('그는 내 면전에서 떠들며 생각하길 좋아했으나, 그것은 내게 하는 말이라고 볼 수 없었다. 침대를 향해 주절거렸어도 되는 말이 태반이었으니까.') 존이 없어도 없어진 줄 모르는 셜록은 '바스커빌가의 개'를 참고하십시오. ('정신을 극도로 집중시키면 신기하게도 자기 앞을 지나가는 것들을 못 보게 되지')


마이크로프트의 사건 의뢰는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를 참고하십시오. ('다른 일은 접어라, 네가 해결해야 할 사건은 중차대한 국제 사건이야') 상류층의 사건을 의뢰하는 대리인은 '유명한 의뢰인'을 참고하십시오. ('대령께서 단순한 대리인인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 당사자는 누구죠?' '홈즈 선생, 그건 묻지 말아주십시오.')


암호화된 금고에 보관된 중요한 증거물은 '그의 마지막 인사'를 참고하십시오. ('설마 서류를 저 안에 보관한 건 아니겠지요? 저렇게 취약한 금고에다!' '누구도 저 금고를 억지로 열지 못할 겁니다. 이 금고를 열려면 숫자와 낱말을 모두 알아야 하는 이중 복합 자물쇠로 돼있으니까요') 미국인의 연루는 '그의 마지막 인사'를 참고하십시오. ('미국인 도둑쯤 되면 저 정도는 깡통 따개로도 열 수 있을 거요'/ '당신은 미국 시민이지 않습니까' '영국 순경에게 미국인이라고 말해봐야 소용 없소, 영국의 법과 질서를 따르라고나 하겠지.')


사경을 헤매는 셜록을 보살피는 존은 '죽어가는 탐정'을 참고하십시오. ('자네는 제정신이 아니야. 자네가 좋아하든 말든, 난 자네 증상을 살펴보고 치료를 하겠어' '의사를 불러야 한다면, 난 내가 믿을만한 사람을 부를 거야' '날 믿지 못한다는 거야?' '자넨 경험도 부족하고 실력도 떨어지는 일반 개업의일 뿐이잖아')


바이올린을 켜는 셜록 홈즈는 '주홍색 연구' (홈즈는 어려운 곡도 연주를 한다. 내가 청했을 때 멘델스존의 가곡이나 그외에도 그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해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청하지 않을 때는 곡 다운 곡을 연주하지 않았으며, 내가 아는 곡은 거의 연주한 적이 없었다. / 그때 그때 그의 기분이 소리가 되어 나타나고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네 개의 서명'(그는 즉흥적으로 곡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가냘픈 손, 진지한 얼굴, 활을 올렸다 내렸다하는 모습 등이 나른하게 눈 앞에 어른거리던 기억이 난다.') 등을 참고하십시오. 

1895년에 멈춰 있는 방문자 카운트는 '블랙 피터'를 참고하십시오. ('내 친구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1895년이 최고의 해가 아니었나 싶다.')


악당 퇴치에 허드슨 부인의 도움을 얻는 설정은 '빈 집'을 참고하십시오. ('허드슨 부인, 주의사항을 잘 지켰겠죠? 아주 잘하셨습니다.')


마이크로프트가 받은 모리아티의 문자 메세지는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아이고, 홈즈 선생, 아이고')


귀고리를 통한 추론은 '소포 상자'를 참고하십시오. ('두 귀 가운데 하나는 여성의 것입니다. 작고, 섬세하고, 귀고리 구멍이 뚫려 있으니까요. 다른 하나는 남자의 것입니다. 그을렸고, 지저분한데, 역시 귀고리를 한 구멍이 나있군요.')



2. the hounds of baskerville


(major details)


'하운즈 오브 바스커빌'은 원전의 '바스커빌가의 개'를 메인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셜록 홈즈의 향수 구별법, 의뢰인의 벨소리, 악마의 짓이라 표현하는 의뢰인의 사건 개요, 사건 장소에 남아있는 거대한 하운드의 발자국, 흔하지 않은 단어로부터의 추론, 사건에서 물러나 존을 대행시키려는 셜록, 부유한 의뢰인, 사람을 잡아먹는 늪지대, 야광 물질의 트릭, 불빛의 신호를 읽는 존, 존의 정체를 모르고 사건의 전말을 발설할 뻔한 여인, 셜록의 칭찬으로 누그러지는 존의 분노, 사건 해결을 위해 의뢰인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셜록, 첫만남에서 말실수로 정체가 탄로나는 범인,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방해 요인이 되는 안개, 사건 해결 후 자신의 실책을 인정하는 셜록 등을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마약을 끊지 못하는 셜록 홈즈와 그를 도우려는 존 왓슨의 노력은 니콜라스 메이어의 소설 '셜록 홈즈의 7% 용액'을 참고하십시오.


(minor details)


돼지를 찌른 작살을 들고 거리를 활보한 셜록은 '블랙 피터'를 참고하십시오. ('불쑥 실내로 들어온 홈즈는 모자를 쓴 채 켜드랑이에 우산처럼 작살을 끼고 있었다.' / '천장 갈고리에 죽은 돼지 한 마리가 매달려 있고, 겉옷을 벗어부친 셔츠 차림의 신사가 이 작살로 그걸 사납게 찔러대는 걸 볼 수 있었을 거야.')

셜록의 금단 증세를 우려하며 악취미로부터 그를 구하려는 존의 노력은 '네개의 서명'을 참고하십시오. ( '이게 육체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치는 건 맞아, 하지만 부작용은 하나의 문제에 불과해' '그건 병적인 과정이야! 자네가 천부적인 뛰어난 능력의 상실을 무릅쓰면서까지 한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다니, 대체 왜 그러는 거지?') 7% 강한 기호품은 '네 개의 서명'을 참고하십시오. ('코카인이야, 7% 용액. 자네도 해보겠나?')

슬리퍼에서 담배를 찾는 셜록은 '머스그레이브 씨네 의식문'을 참고하십시오. ('그가 늘 석탄통 속에 시가를, 페르시아 슬리퍼 코 속에 파이프 담배를 넣어놓고, 답장을 보내지 않은 편지를 벽난로 선반 중앙에 잭나이프로 꽂아둔 것을 보면, 나 정도만 되어도 고결한 축에 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셜록은 '등나무 별장'을 참고하십시오. ('내 정신은 헛도는 엔진같아. 할 일이 없으니 곧 터져버릴 것만 같다고.')


바쁘다는 말로 거리를 두다가 귀추법으로 의뢰인을 놀래키고, 기묘한 사건에 뛰어드는 셜록 홈즈와 의뢰인 관계의 도입부는 모두 '빨강머리 연맹'에서 확인하십시오. ('나를 비웃는 게 고작이라면, 다른 데를 찾아가 보겠소.' '아닙니다, 아니에요. 세상을 다 줘도 이 사건과 바꾸지 않을 겁니다.')

여성의 필체를 알아보는 셜록은 '등나무 별장'을 참고하십시오. ('이건 여자의 필체입니다. 끝이 뾰족한 펜으로 썼고, 주소는 다른 펜으로 썼거나 다른 사람이 썼어요. 보시다시피, 선이 더 굵고 진합니다.') 의뢰인의 출발 시간으로 사건의 경중을 따지는 추론은 '등나무 별장'을 참고하십시오. ('지금은 2시 15분이에요. 당신이 전보를 친 것은 1시경이었고. 옷매무새나 머리가 흐트러진 것으로 보아 오늘 아침에 눈을 뜬 순간 골칫거리가 생긴 것 같은데.')

시적인 표현을 조롱하는 셜록은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를 참고하십시오. ('시 그만 읊어, 왓슨. 그냥 높은 벽돌담이라고 하면 되잖아.')


내기를 통해 증언을 끌어내는 셜록은 '푸른 석류석'을 참고하십시오. ('당신이 말해주지 않으면 내기가 물 건너가는 것 뿐입니다. 내 생각이 옳다는 데 언제든 돈을 걸 용의가 있어요. 내가 먹은 거위를 시골에서 길렀다는 데 5파운드를 걸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5파운드를 잃었소. 그건 시내에서 기른 거니까.')


마이크로프트와 정부와의 비교는 '브루스 파팅턴호 설계도'를 참고하십시오. ('때로는 형이 곧 영국 정부일 때가 있다고 해도 어느 면에선 맞는 말이야')

토끼의 등장은 '노우드의 건축업자'를 참고하십시오. ('내가 보기엔 토끼를 몇 마리 태운 걸로 보입니다. 왓슨, 혹시 이번 이야기를 쓰게 되면 그걸 토끼라고 해도 될 거야.')


불빛의 신호를 모스 부호로 해석하는 추리는 '붉은 원'을 참고하십시오. ('불빛이 깜빡이기 시작했어. 한 번, 그건 A야. 스무번, 그건T야. 자, 그 다음에는 TENTE로군. ATTENTA는 아무 의미도 없어. 그렇다면 세 낱말일까? 'T.A.'가 이름 머리글자인 것일까?')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한 뒤 남는 것은, 그럴 듯 해 보이지 않아도 진실이다'라는 발언은 '네 개의 서명', '피부가 하얘진 병사' 등을 참고하십시오.

감정의 개입이 논리적 흠이 된다는 주장은 '보헤미아 스캔들'을 참고하십시오. ('정신에 어떤 강한 감정이 개입된다는 것은 아주 민감한 연장에 모래가 낀다거나 고성능 렌즈에 흠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지.')

'cherchez le chien'-불어를 하는 셜록 홈즈의 설정은 '그리스인 통역사'를 참고하십시오. ('나의 그런 성향은 이미 내 핏속에 있는 거라네. 아마 프랑스 화가 베르네의 누이였던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일 게야.')


셜록의 유일한 친구가 존이라는 사실은 '다섯개의 오렌지 씨앗'을 참고하십시오. ('홈즈, 친구가 찾아온 것 같은데?' '내게 친구라곤 자네 밖에 없어.')


범죄자의 장난에 분노하는 레스트레이드는 '노우드의 건축업자'를 참고하십시오. ('그건 그냥 장난이었습니다' '장난이라고? 이제 다시는 장난칠 일 없을 거요!')


'배제의 방법'을 따르는 셜록 홈즈는 '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참고하십시오. ('그렇다면 배제의 방법에 따라, 그 남자는 찰링턴 홀쪽으로 갔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정신의 궁전에 들어가는 셜록은 '다섯개의 오렌지 씨앗'을 참고하십시오. ('인간은 자기 두뇌의 작은 다락방에 쓸모가 있음직한 모든 가구를 잘 갖춰놓아야 해. 나머지는 원할 때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헛간 같은 서재에 때려 넣어두면 되고.')


독성 물질에 노출된 셜록과 존은 '악마의 발'을 참고하십시오. ('함께 실험 대상이 될 생각인가? 그럴 줄 알았네. 이 의자는 자네 맞은 편에 놓도록 하지. 그럼 우린 독성 물질로부터 같은 거리에 마주 앉게 되는 거야.')



3. Reichenbach fall


(major details)


'라이헨바흐 폴'은 원전의 '마지막 문제'를 메인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셜록의 죽음에 대해 힘겹게 말을 꺼내는 존, 범죄의 거미줄 한 가운데 자리잡은 범죄 자문가로서의 모리아티,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내리지 못하는 모리아티의 죄질, 한 쪽이 파멸돼야만 끝나는 셜록과 모리아티의 관계, 마이크로프트의 연루, 셜록을 향해 질주하는 마차, 범죄자로 오인받을 법한 셜록과 존, 존을 따돌리고 홀로 모리아티에 맞서는 셜록, 뒤늦게 알고 셜록을 향해 달려가는 존, 모리아티를 자신에 대입하는 셜록, 라이헨바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셜록의 마지막 모습, 셜록의 유언, 모리아티와 셜록의 동반 자살, 생전의 셜록을 가장 선하고 현명한 자로 기억하고자 하는 존 등은 모두 '마지막 문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minor details)


1895 이후 유명세에 시달리는 셜록은 '블랙 피터'를 참고하십시오. ('내 친구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1895년이 최고의 해가 아니었나 싶다. 명성은 갈수록 높아져서 일거리가 억수로 밀려들었다.')

귀덮개가 달린 모자를 쓴 셜록은 '경주마 은점박이'를 참고하십시오. ('셜록 홈즈는 구석 자리에 앉아 귀덮개가 달린 여행 모자를 쓴 채 날카롭고 진지한 얼굴로 패딩턴에서 산 새 신문 한 뭉치를 빠른 속도로 읽었다.') 

이름대신 '그'로 지칭되는 모리아티는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일당들 사이에서 '그'라고 하면 누구를 말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지. 그들 중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그'라는 존재는 한 사람밖에 없으니까.')


겸손을 미덕이 아니라 주장하는 셜록은 '그리스인 통역사'를 참고하십시오. ('나는 겸손을 미덕으로 보지 않아. 논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해. 자신을 저평가한다는 것은 자기 능력을 과장하는 것만큼이나 진실에 등을 돌리는 행위지.')

법정에서 비난받는 셜록은 '바스커빌가의 개'를 참고하십시오. ('이 정도의 이야기와 증거를 법정에 제시한다면 우리는 그저 웃음거리만 되고 말 걸세')


능력을 왕관으로 치환하는 표현은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식료품점에서 월계관을 판다면 빌리를 시켜서 사 오라고 하고 싶군. 내 머리에 쓰게 말이야.') 빚을 진다는 표현은 '바스커빌가의 개'를 참고하십시오. ('왓슨, 고백하는데 난 자네에게 빚진 게 너무나도 많네.')


디오게네스 클럽의 전통은 '그리스인 통역사'를 참고하십시오. ('런던에는 남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 더러는 낯을 가려서, 더러는 인간이 싫어서 그러지. 디오게네스 클럽도 그런 사람들을 위해 생겨났고, 이제는 시내에서 가장 사교성이 없는 사람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지. 그곳 회원들은 다른 회원에게 말을 붙이는 것도 허용되지 않아.')


가명 뒤에 숨은 악당은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플록은 일종의 필명이라고 보면 돼. 물론 하찮은 표시에 불과하지만 그 이름 뒤에 숨어있는 남자는 대단히 교활한 녀석이지.')


한밤중에 일어난 범죄 수법의 재구성은 '입주 환자'를 참고하십시오. ('세 사람은 까치발을 하고 살금살금 2층으로 올라갔을 겁니다. 노인이 먼저, 젊은 남자가 그 다음, 미지의 제 3자가 마지막으로.')

발자국을 통한 추론은 '주홍색 연구'를 참고하십시오. ('발자국을 추적하는 기술만큼 중요하면서도 등한시된 범죄수사 분야도 없지.')


평판에 무관심한 셜록은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나는 그들의 신임 따위는 받고싶지 않네.')

정황으로 인해 범인으로 몰리는 설정은 '보스콤밸리 사건'을 참고하십시오. ('정황증거는 아주 간사한 거야. 정황증거가 영락없는 범인을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전혀 다른 사람이 마찬가지로 영락없는 범인으로 보일 수 있어.')

적을 모략하는 모리아티의 수법은 '공포의 계곡'을 참고하십시오. ('어떻게 이런 사람을 중상 모략할 수 있겠나? 아마 자네는 독설가 의사로, 모리아티는 명예를 훼손당한 교수쯤으로 비칠 걸세! 그것은 천재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


사건을 논리적으로 풀려는 셜록의 경향이 오히려 약점이 되는 설정은 '네 개의 서명'을 참고하십시오. ('너무 이론적으로만 따지기 때문에 종종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상식적인 설명으로 간단하게 끝낼 수 있는 문제도 일부러 어렵게 해석하려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다.')

모리아티 수하의 저격수 세 명은 '빈 집'을 참고하십시오. ('나를 죽이려고 한 것은 모리아티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그들의 두목을 죽였다는 것 때문에라도 복수를 하려는 인간이 적어도 세 명은 되었지.')

패배를 목전에 두고 웃음을 터뜨린 셜록은 '주홍색 연구'를 참고하십시오. ('그의 마음 속에서는 우스움과 분함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결국 우스움이 승리를 거둔 듯 홈즈가 큰 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


존을 목격자로 삼는 셜록은 '독신 귀족'을 참고하십시오. ('왓슨, 자리를 뜰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 나는 목격자를 곁에 두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

존을 향해 질주하는 자전거는 '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을 참고하십시오. ('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머리를 숙이고 새우등을 한 채 전력을 다해 페달을 밟고 있었다. 그는 선수처럼 달려왔다')

하숙인으로서 셜록의 모습은 '죽어가는 탐정'을 확인하십시오. ('입이 딱 벌어지도록 집 안을 어질러 놓고, 뜬금없는 시간에 음악 연주에 빠지고, 집 안에서 종종 권총을 쏘아대고, 이상야릇하고, 곧잘 악취를 풍기는 과학 실험을 일삼고, 늘 폭력과 위험의 분위기를 몰고 다니던 홈즈는 그야말로 런던 최악의 하숙인이었다.')









7-6. 변주 variation


내 머리속은 온갖 종류의 상자곽으로 가득 차 붐비는 창고방 같네. 상자들이 너무 많아서 거기 뭐가 있는지는 희미하게 밖에 기억하지 못해

-셜록 홈즈 (사자 갈기)



시즌1의 특징이 '세세한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의 큰 줄기를 원전과 일대일 대응시켜놓고, 추론의 방법론은 귀추법이라는 셜록 홈즈의 원맨쇼에 상당 부분 기대어 가는 것'이라고 저는 주장했습니다. 셜록 홈즈 원전부터가 절묘한 트릭보다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재미와 명성의 대부분이 지탱되고 있는 작품인지라, 드라마판의 그러한 선택은 꽤나 효과적인 것이었습니다. 셜록 홈즈를 읽으면서 등장 인물들의 관계도를 짜고, 그 중 누가 범인일까를 가늠하며, 그 트릭을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맞춰보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있긴 있습니까?) 그건 셜록 홈즈가 할 일이고, 우리는 그저 우리의 주인공이 광대뼈를 빛내며 (코트깃을 세우며?) 모든 게 뻔하다고 으스대는 순간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요. 추리 소설이 뭐 그렇냐고요? 그게 흠이라고 생각하면 셜록 홈즈 말고 다른 거 읽으면 됩니다. 멀게는 크리스티라던가, 반 다인, 딕슨 카, 그것도 아니면 엘러리 퀸이라던가, 많지요.


'셜록 홈즈' 시리즈 원전은 결코 탐정과 범죄자 그리고 독자 사이의 두뇌 싸움이 아니에요. 그것은 엄밀히 말해 싸움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범죄의 양상들도 홈즈에게나 게임일 뿐, 독자에겐 주홍빛의 범죄가 무채색의 일상 속에 뒤엉켜 있는 풍경에 불과하죠. 그 엉킨 실을 솜씨 좋게 풀어내는 원맨쇼를 구경하는 것이 독자가 할 수 있는 거의 전부입니다. 그나마 원전에서 '공포의 계곡'과 '바스커빌가의 개' 정도가 소위 말하는 반전- 범인의 정체나 트릭의 구조를 밝혀내는 장르적 재미가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히지요. 동시에 그 두 작품이 셜록 홈즈의 부재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하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셜록 홈즈가 일선에서 물러서자 트릭의 논리적 구조가,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동기와 용의자로서의 가능성들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겁니다. '공포의 계곡'에서 셜록 홈즈의 추리를 보는 재미도 물론 크지만, 장르적 재미의 상당 부분은 홈즈가 아닌 '잭 맥머도'가 맡고 있지요. '바스커빌가의 개'가 사실 셜록 홈즈 시리즈가 아닐 뻔 했다는 사실은 이미 유명하고 말입니다. 그러니 다시 말하지만, 홈즈가 불평을 하건 말건 왓슨이 그와의 탐정 생활을 엄밀한 과학이나 퍼즐이 아닌 모험이나 쇼로 체험하고 묘사하는 것은 꽤나 정확한 것이며, 그 태도를 가져온 드라마판의 선택 역시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요.


시즌2는 원전의 직계 자손임을 주장하며 원전의 설정을 꼼꼼히 대응시키던 진지함을 버렸습니다. 휘태커 연감을 지도책으로, 오렌지 씨앗을 그리니치 시보음으로, 담배 파이프를 니코틴 패치로 등등 (나열하는 건 지난 리뷰에서 많이 했으니 생략합시다) 업데이트해놓고 당연하다는 듯 하나의 그럴듯한 세계를 구성하던 시즌1의 태도는 더이상 고수되지 않습니다. 그럴 법도 합니다. 한다해도 새삼스레 새롭지 않고, 사실 이미 시즌1에서 직계 자손으로서의 증명은 끝났으니까요. 블로그 방문자 수가 1895에 멈춰 있는 것을 의아해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이나 (세계가 멸망해도 우리의 두 주인공은 1895년에 머무른 채 살아남으리라 though the world explode, these two survive, And it is always eighteen ninety-five -vincent starrett 221B 中), 미들네임 해미쉬(도로시 세이어스가 만들어낸 이름)를 외치는 존의 모습을 떠올려보십시오. 드라마 밖에 구축된 셜로키언의 세계가 드라마 안으로 파고들려 할 때, 그것을 세계관 안에서 말이 되게 설명해내려했던 시즌1의 태도와는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원전의 침입조차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원전과 대응하여 진지하고 완벽한, 진짜로 존재하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려던 노력은 이제, 시즌1이 구축해놓은 세계 밖에서 침범해오는 인용구들로부터 그 세계를 지켜내려는 노력으로 변화합니다. 시즌 내내 모자를 타박하는 (1화의 퍼블릭 이미지 타박, 2화의 '내 모자 아닙니다' 부정, 3화의 '대체 모자를 왜 씌우는 거야' 투정) 셜록 홈즈의 모습으로 대두되는 그것 말입니다. 원전과 대응하여 계속 모자를 씌우고 싶어하는 등장 인물들의 노력은 텍스트 밖의 어떤 존재들로 인한 꼭두각시 노릇임이 숨김없이 드러나고, 그에 대한 셜록의 어리둥절한 반응 또한 이제 코미디가 됩니다. 네, 시즌2는 본격적으로 파스티슈(pastiche)를 끌어오는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파스티슈임을 당당히 드러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즌1은 원전의 세부 사항들을 말이 되게 녹여내며 진지하게 세계관을 구축하고, 그 위에 셜록 홈즈의 추리를 귀추법의 쇼로 전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반면 시즌2는 드라마 안에서는 설명되지 않는 텍스트 밖의 설정들을 툭툭 던져놓아 세계관의 완결성을 훼손했죠. 그렇다면 추리의 방법론이 쇼에서 현실로 한 단계 톤을 낮춰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을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했을까요?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아이린 애들러의 나체쇼를 떠올려보십시오. 거의 시즌2가 시작하자마자, 시즌1이 닳도록 써먹었던 바로 그 귀추법(현장,피해자,용의자를 한 눈에 스캔하여 읽어내는 식의)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셜록은 아이린으로부터 아무것도 읽어내지 못하고, 시리즈는 더이상 귀추법의 묘기 하나로 외줄을 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선언으로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자 원전에 등장하는 셜록 홈즈의 온갖 말버릇과 수법, 추리와 해결의 방법들이 다 동원되기 시작합니다. 시즌1때 이미 분석했던 귀추법의 예는 제외하고, 몇 가지만 추려봅시다.


1화에서 존을 망보게 한 뒤 애들러의 금고를 따는 장면, 허드슨을 공격한 미국인들을 손봐주는 장면에선 사건 해결을 위해 스스로 범죄 행위를 불사하는 셜록 홈즈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봐, 왓슨. 자네는 밖에서 망만 봐. 범죄 행위는 내가 할 테니까. (브루스 파팅턴호 설계도) 법이 건드릴 수 없는 범죄들이 틀림없이 있으며, 따라서 그것들은 개인적인 복수를 어느 정도 정당화시켜준다는 게 내 의견이야 (찰스 오거스트 밀버턴)] 

재떨이의 경우처럼, 보기만하고 관찰하지 않는 것은 셜록 홈즈가 질색하는 일 중 하나죠. [왓슨, 자네는 눈으로 보긴 해도 관찰을 하지 않아. 보는 것과 관찰하는 것은 전혀 다르지. (보헤미아 스캔들) 본 것은 자네나 나나 마찬가지네, 내가 좀 더 연역해낸 것 뿐이지. (얼룩띠), 자네는 모든 것을 보았어, 단지 본 것을 가지고 추리하지 못했을 뿐이지. (푸른 석류석)]

부메랑 사건에선 평범하고 광활한 허허벌판에서 무엇이 단서이고 아닌지를 가려내는 셜록 홈즈의 탁월한 선구안이 빛을 발합니다. [막연한 느낌에 의존하지 말고, 세부 사항을 집중적으로 보게나. (정체의 문제), 사건 전체에서 어떤 점이 특별히 핵심적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우리 임무일세. (경주마 은점박이)]

변장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고 [홈즈는 그저 옷을 갈아입은 것만이 아니었다. 새로 어떤 배역을 맡느냐에 따라 표정과 태도, 영혼 자체까지 탈바꿈하는 듯했다.(보헤미아 스캔들)], 마이크로프트의 지나가는 말이나 아이린의 동공 크기까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혹시 모를 나중을 위한 증거물로 수집됩니다. [이 세상은 아무도 관찰한 적 없는 분명한 사실들로 가득 차 있네(바스커빌가의 개), 하나의 사실을 모든 방면에서 한 번 보면, 이상적인 추론가는 그 사실에 이르게 된 모든 연쇄적인 사건들 뿐 아니라, 거기서 따라나올 모든 결과들까지 연역해낼 수 있을 것이다.(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그렇게 상관 없어 보이는 모든 작은 사건들을 엮고 있는 하나의 최종 결론-대테러 방책의 유출-에 도달하고 [다른 두 개의 생각의 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 둘이 서로 교차하게 될 것이고, 바로 거기서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 걸세 (프란시스 카팍스 부인의 실종)], 해답을 알고나면 모든 게 쉽고 뻔하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나니, 모든 것은 이전에 다 행해졌다. (주홍색 연구), 어떤 문제를 일단 설명하고 나면 모두 유치하게 보이는 법이야.(춤추는 사람들)]


2화에서 셜록은 '하운드'라는 독특한 표현에 이끌려 사건의 중대성을 간파합니다. [독특성은 거의 늘 단서가 된다네 (보스콤 밸리 사건)

블루벨의 해법은 아이의 성과 요정처럼 빛나는 토끼라는 사소한 표현을 놓치지 않은데 있었죠. [사소한 일처럼 중요한 게 또 없지. (입술이 뒤틀리 사나이), 작은 것들이 무한히 중요하다는 것은 오랫동안 나의 격언이 되어 왔네. (정체의 문제)]

셜록은 스스로 괴물 하운드를 보지만 '배제의 방법'을 통해 그것이 약물 중독으로 인한 효과라고 결론짓습니다. [배제의 방법에 따라...(홀로 자전거 타는 사람), 가능성을 하나씩 배제함으로써 (독신 귀족) 나는 각기 다른 일곱가지 설명을 생각해냈는데 / 우리가 앞으로 틀림없이 찾아내게 될 새로운 정보의 도움으로 그 중에서 옳은 설명 하나만이 부상하게 되겠지 (너도밤나무 저택)]

이 '배제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불가능한 것들을 제거한다'는 방법론은 너무나 자주 언급된 것이죠.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한 뒤 남는 것은, 그게 아무리 있을 법하지 않아보여도, 진실이야. (네 개의 서명) 불가능한 것을 배제하고 나면 아무리 그럴싸해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아 있는 것이 진리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은 나의 오래된 금언일세. (녹주석 코로닛) 불가능한 것을 모두 배제하고 나면 남아있는 것이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진실임에 틀림 없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네. (피부가 하얘진 병사) 다른 모든 가능성이 부정되고 남은 게 하나 있다면, 아무리 사실 같지 않더라도 그것은 틀림없이 사실이라는 오래된 격언을 되돌아봐야 해 (브루스파팅턴호 설계도)]

그러나 그것이 약물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는 발설하지 않으며 [어떤 사건이 진행 중인 동안에는 나는 내 생각을 드러내거나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지. (피부가 하얘진 병사), 나는 내 방식대로 일하고 내가 원할 때, 단계별로가 아니라 한꺼번에 완벽하게,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권리를 바란다네. (공포의 계곡)] 속단하지 않고 실험에 실험을 거듭합니다. [가능한 설명이 여럿일 때는, 그들 중 하나가 납득할만한 지지를 얻어낼 때까지 계속 검증을 해보는 노력을 해야하네. (피부가 하얘진 병사)이일은 상상력을 과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며, 이때는 우리의 사색을 시작할 수 있는 물질적 기초를 늘 확보해 두어야만 한다. (바스커빌가의 개),충분하지도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완전하지 못한 이론을 세우려 하는 유혹이 우리 직업의 가장 큰 적입니다. (공포의 계곡) ]


3화에서 모리아티처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자의 경우엔 셜록 스스로 자신을 대입하여 그의 논리를 유추해냅니다. [녀석은 꽤 머리가 좋은 편이니 그 정도는 생각할 수 있었을 거야. / 그래서 나는 스몰의 입장에 서서, 그 정도의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봤지. (네개의 서명), 언제나 자신의 입장을 바꿔놓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 결과를 알아낼 수 있을 걸세. 상상력을 약간 동원해야 하긴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지.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 나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 된다는 가정하에 우선 그 사람의 지능을 가늠해본다네. 그 다음에 똑같은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나갈 것인가를 상상하는 걸세 (머스그레이브씨네 의식문), 그가 어떻게 했을까 / 나처럼 했겠지 / 그럼 자네라면 어떻게 했겠나 (마지막 문제)]

스코틀랜드 야드가 자신을 체포하러 오자, 순순히 끌려가는 것은 정황 증거의 중요성에 대한 설록 홈즈의 오랜 믿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황 증거는 때로 우유 속에 있는 송어를 발견할 때처럼 아주 확연할 수도 있지. (독신 귀족), 정황을 순순히 인정했다는 건 그가 순진한 사람이거나 아니면 자제력이 아주 강한 사람이라는 뜻이지. (보스콤밸리 사건)]

셜록은 천사의 편이나, 모리아티에게 '나는 너다'라고 고백하죠. [극단적으로 차이가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리는 경우를 많이 봤을걸세. 영적인 사람이 동물적인 사람에게 끌리고, 동굴에 사는 사람이 천사에게 매혹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유명한 의뢰인)]

그리고 모리아티의 덫으로 걸어들어가기 전 몰리를 만나죠. [언제나 가능한 대안을 대비해 두어야만 한다네, 그것이 바로 범죄 수사의 첫 번째 법칙이지. (얼굴이 하얘진 병사)]


이렇게 정리해 보면, 두 가지 연관된 사실에 주목하게 됩니다. 처음 하나는 귀추법 (분석적 추리)을 제하고 나서도 상당히 다양한 원전의 수사 방법 (종합적 추리를 포함한)이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시즌1에서도 분석해보자면 해당 수사 방식들이 아예 등장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핵심은 그 경중에 있습니다. 귀추법을 메인쇼로 두고 다른 방법론이 거드는 방식에서, 의뢰인을 스캔하는 식의 귀추법이 도입부의 유희 정도로 한정되고 다양한 수사의 방법론이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무게추가 옮겨졌다는 거죠. 거기서 따라나오는 다음 하나는 그 결과 시즌1 때보다 셜록 홈즈의 초상이 원전에 가까워졌다는 겁니다. 시즌1의 셜록은 초인적인 귀추법의 천재로 그려지면서 논리 기계로서의 면모가 강조되는 바람에, 최종적인 모양이 원전 속 셜록 홈즈의 과장된 캐리커쳐에 가까웠던게 사실입니다. 그런 그가 시즌2에 이르러서 귀추법이 통하지 않는 상대 (아이린 애들러-1화), 스스로의 추리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 (약물 중독-2화), 추리로 따라잡을 수 없는 악마 (모리아티-3화)를 맞게 됩니다. 그 결과, 모든 것이 원전으로부터 멀어지는 시즌2에서 오히려 혼자 원전의 인물과 더 가까워진 겁니다. 이것이 전체적인 밸런스의 유지인지 붕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셜록 홈즈의 캐릭터가 시즌 전반에 걸쳐 지난 시즌보다 약화된 듯 보이는 이유는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번 밝혔듯 원전의 장면들을 그대로 갖고와 살짝 비틀던 시즌1의 태도와 큰 차이를 보이는 시즌2에선, 원전의 변주를 읽어내는 재미가 상당 부분 반감되었습니다. 모리아티를 위시한 캐릭터들은 변주라기보단 재창조에 가깝고, 스토리의 변주도 이미 파스티슈로 오염된 이상 변주라기보다는 혼합이나 창작에 가깝게 됩니다. 1화를 봅시다. 아이린 애들러를 원전에 기대어 읽다보면 어느새 빌리 와일더의 영화가 안방을 꿰차고 앉아 원전은 한 켠에 밀려나 있지요. 원전에선 셜록 홈즈가 3분의 2 이상 등장하지 않는 2화는 주인공을 뺄 수 없어 계속 셜록을 끌고 가고, 그 결과 에피소드 내내 추리라기보단 소동에 가까운 볼거리로 셜록을 소비합니다. 이미 원전 '마지막 문제'의 주요 대사를 시즌1 3화에서 다 써버리고 난 후인 시즌2 3화는 원전의 변주는 커녕 인용조차 불성실하게 처리하고요.

원전의 팬에겐 재미의 한 축이 무너진 게 틀림없습니다. '보헤미아 스캔들'에 그려진 쿨한 톤은 와해됐고, ['홈즈씨가 내일 들르면 빈 둥지만 발견하겠죠. 사진에 대해서라면, 당신 의뢰인은 마음 푹 놓으셔도 될 거예요. 나는 그분보다 더 훌륭한 분을 사랑할 뿐 아니라 사랑도 받고 있어요.' / '놀라운 여성이야, 아, 정말 놀라운 여성이야! 그녀가 단호하고 결연한 여성이라고 내가 전에 말한 그대로가 아닌가?'],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셜록 홈즈의 오랜 부재가 주는 재등장의 극적인 감동은 극 후반 임상 실험 씬으로 축소되고 약화되었으며, [이 의문의 사나이가 미행하고 있는 것은 헨리 경이 아니라 나였단 말인가? / 이렇게 기막힌 솜씨로 교묘한 그물을 쳐놓고 나를 관찰하고 있었다니 / 그는 악의를 품고 있는 적일까? 아니면 우리를 보호하는 수호천사일까? /시시각각 다가오는 희미한 공포와의 대면에 몸이 떨렸지만 나는 인내심을 가지고 오두막 깊숙이 어두운 곳에 앉아 은신처의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때, 누군가 오는 소리가 들렸다. 멀리서 돌에 부딪치는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점점 더 가까이 왔다. 나는 주머니 속의 권총을 위로 향하게 하고 발각되지 않도록 가장 어두운 구석으로 뒷걸음질쳤다. 발소리가 오래 정지해 있었다. 그것은 그가 멈췄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발소리가 들리고 오두막 통로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 '왓슨, 정말 멋진 저녁이야.' / 나는 내 귀를 의심하며 숨죽이고 있었다. 감각과 목소리가 되살아나면서 나를 짓누르고 있던 책임감이 순식간에 내 영혼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다. 저 차갑고 예리하며 빈정대는 듯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세상에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홈즈!'], '마지막 문제'에서 점잖게 줄다리기를 하던 두 적수를 보는 건 시즌1에서 애당초 물건너 갔고요. ['홈즈씨, 이만 손을 떼도록 하게. / 이제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나로선 서글픈 일일세. 자네가 지금은 웃지만, 장담컨대 정말 서글픈 일이 될 거야.' '위험은 내 일의 일부입니다' '이건 위험이 아닐세. 불가피한 파괴지. /자네는 물러서야 해. 안 그러면 무참히 짓밟히게 될 거야.'] 

그러한 변화를 단점이라고만 할 순 없을 겁니다. 다만 시즌1으로 포섭된 원전의 팬이라면 아쉬워할만한 지점이긴 하지요. 영화판을 패러디한다는 이유로, 주인공을 제외시킬 수 없다는 이유로, 모리아티의 비중이 늘고 단편이 1시간 반 분량의 장편으로 늘어났다는 이유로- 그러니까, 원전과 무관한 제 2, 제 3의 이유로 원전의 요점과 핵심들이 삭제되고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아야 했으니까요.

 

다만, 소소하나 변주라는 측면에서 주목할만한 지점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것은 원전에서 '연극을 연출한다 (마자랭 보석)'는 말로 표현되는 덫의 설정입니다. 1화의 재떨이, 2화의 설탕, 3화의 몰리가 그것이죠. 3화의 해법은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1,2화와 대응되는 원전의 해당씬을 봅시다.



홈즈가 손을 들어올리는 것을 보고, 나는 그 신호에 따라 연막탄을 거실에 던져 넣고 '불이야!'하고 외쳤다. 내 입에서 그 소리가 터져 나오자마자, 옷차림이 말쑥하든 꾀죄죄하든, 신사든 마부든 하녀든 간에, 모든 구경꾼들이 한통속으로 '불이야!'하고 목이 터져라 외쳐댔다. /

홈즈 : 그건 아주 중요한 일이었어. 자기 집에 불이 났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가장 소중한 것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게 여자의 본능이야. / 결혼한 여성이라면 아이를 먼저 챙기고, 미혼 여성이라면 보석상자부터 챙기는 식이야. 오늘의 우리 숙녀에게 가장 소중한 건 뭘까? 그야 우리가 찾는 바로 그것이 아니겠어?

-보헤미아 스캔들


이제 내가 이 램프에 불을 붙일 걸세. / 이 실험에 동참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자네같이 민감한 남자는 열린 창문 근처의 안락의자에 가서 앉게나. 밖에서 보겠나? 싫다고? 과연 자네답군. 나는 자네 반대편 의자에 앉겠네. 그럼 독이 있는 램프에서 똑같은 거리를 두고 마주보고 있는 셈이지. 문은 조금 열어둘 거야. 서로 상대의 동정을 살피면서 이상한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하는 거네.

-악마의 발



원전에서 간단한 대사를 통해 표현되는 셜록의 계략이 드라마에선 설명을 생략하고 단계별로 좀 더 공들여 표현됩니다. [홈즈의 단점 하나는, 그걸 단점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마지막 순간까지 그 누구에게도 계획 전체를 말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바스커빌가의 개)]


1. 우선 셜록은 아이린의 핸드폰 위치를 알기 위해 화재 경보를 이용할 계략을 짭니다. 셜록은 아이린을 감시해야 하므로 화재 경보를 울릴 사람은 존입니다. (원전) 계략을 수행하기 위해 불이 있어야 하는데, 셜록은 금연 중, 존은 비흡연자입니다. -> 존의 재떨이 농담으로 재떨이의 존재를 암시합니다. 재떨이의 존재로 셜록은 의뢰인의 흡연 여부를 추리합니다. 버킹엄궁에서 불을 빌리고 -재떨이는 덤으로 훔치고- 아이린의 자택으로 향합니다.(변주) -> 불이야! (원전)

2. 존을 상대로 약물 실험을 할 계략을 짭니다.(원전) 셜록은 중독 상태, 존은 미중독 상태이지요. 그리고 셜록과 존과의 차이는 설탕 뿐입니다. -> 헨리의 집에서 설탕을 훔칩니다.  존에게 설탕 커피를 먹이려 합니다. 존의 성격 파악은 오래 전에 끝난 셜록. 강하게 나오면 말을 들을 리 없으므로 존에게 저자세를 취하며 사과와 칭찬으로 굽신댑니다. (변주) -> 악마를 보았어! (원전)


몰락의 시즌인만큼 추리가 번번이 벽에 부딪히는 셜록 홈즈 캐릭터에 그나마 책략의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었달까요. 재미도 재미입니다만, 그 과정에서 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는 사실 또한 집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화재 경보 계략이 존의 농담으로부터 시작되게 만든 사소한 설정에서부터, 2화에서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존의 필요성 [자네는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어. 스스로는 빛을 발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자네는 훌륭하게 빛을 전달하고 있는 거야. 하늘로부터 받은 재능은 없지만 천재성을 자극하는 훌륭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 나 역시 상당 부분 자네에게 빚을 지고 있어. (바스컵빌가의 개)], 단어조차 아닌 '움크라'가 하운드의 머릿글자를 푸는 결정적인 힌트가 되는 장면, 그리고 모리아티의 마지막 문제를 푸는 이진법 코드가 바츠 연구실에서 무의식 중에 책상을 두드린 존의 손가락 장단에서 유추되는 장면까지. 원전에서 왓슨이 갖고 있는 화자로서의 절대적인 비중이 영상물인 드라마판에서 통할 리 없으므로 이러한 변주는 불가피한 것입니다. 시즌1때도 사건 해결 과정에서 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보다 두드러진다는 사실에 주목한 바 있었죠. 다만 그러한 존의 개입이나 도움이 의외의 엉뚱한 것으로 비춰지던 지난 시즌에 비해, 좀 더 자연스런 앙상블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일 겁니다. 

아이린 애들러, 레스트레이드, 모리아티 등 원전의 캐릭터가 재해석되고, 창작 캐릭터 몰리가 부상하고, 감정선의 괴리가 논쟁의 핵심이 되고, 세부 내용의 오리지널리티가 대두되는 시즌이었습니다. 그런 무수한 논점들 가운데서 제작진이 애초의 제작 노트에서 밝혔던 '두 주인공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시리즈의 핵심에 한정짓는다면, 어쩐지 이야기는 생각보다 차근차근 제 갈 길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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