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의 소녀들

2012.12.25 02:33

menaceT 조회 수:2302


'신의 소녀들',

12월 6일, 아트하우스 모모.

 

  '4개월 3주 그리고 2일'에서 두 소녀의 이야기를 축으로 차우세스쿠 독재 시절의 루마니아의 암부를 비추었던 크리스티앙 문주가 이번에도 두 소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느린 호흡 그러나 날카로운 시선으로 사회를 관통하는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번 영화에서도 리얼리즘의 어떤 경지가 엿보이는데, 엔딩 크레딧을 보니 공동제작자로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이 이름을 올렸더라. 역시 고수들끼린 뭔가 통하는 바가 있는 모양이다.

 

  영화는 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종교적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과 사랑이라는 세속적 가치를 대변하는 인물을 충돌시키며 서로를 자신의 방식으로밖에 감싸지 못하는 이들이 어떻게 파국으로 치달아가는지 그 과정을 조명하면서, 그들을 둘러싼 루마니아 사회의 여러 가지 부조리를 함께 영화 안에 녹여낸다.

 

(스포일러)

 

  같은 고아원에서 자랐고 서로 사랑했음에도, 수도원으로 향했던 보이치타와 일반 가정에 입양된 뒤 독일로 떠났던 알리나는 재회의 순간 이미 서로 너무 달라진 뒤였다. 똑같이 어떤 결핍을 안고 자란 그들이지만, 보이치타는 그 결핍을 신에 대한 맹목적 믿음으로 극복하려 한 끝에 그 안에서만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존재가 된 반면, 알리나는 입양된 가정에서도 사랑받기보단 돈과 노동으로 묶인 일종의 계약 대상으로 여겨졌고 독일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알리나의 아빠는 세상에 없고 엄마는 그녀의 존재 자체를 꺼리며 오빠는 정신에 문제가 있으며 입양 가정은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따라서 그녀는 자신의 결핍을 해소하기 위해선 보이치타가 필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세속적 영역에서만 살아왔으며 소위 외국물까지 먹고 돌아온 알리나의 눈에는 맹목적으로 종교에 빠져 있는 보이치타와 새 언덕 수도원의 사람들이 비정상적으로 보일 뿐이다. 고아원에서 가라데로 또래들로부터 스스로와 보이치타를 지켜내던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알리나에겐, 수도원에서 강요하는 억압적인 규율들이 곧 고아원 시절의 남자 또래들이나 다름 없고 따라서 가라데로 자신과 보이치타를 지켜낸 것처럼 보이치타를 그 수도원이라는 억압적인 공간에서 끌어내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신부가 곧 아버지이고 책임 수녀가 곧 어머니인 보이치타에게는 수도원이 집이요, 신만이 자신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존재이기에 알리나를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곳을 떠날 수 없다. 오히려 보이치타에게는 외부의 사회가 곧 악이며, 그녀는 진심으로 그 사회로부터 알리나를 데려와 주의 품 안에서 교화시키길 원한다. 그녀가 알리나의 졸업증명서를 떼러 갔을 때 들려오는 간통 이야기처럼, 보이치타의 세상으로 수렴되는 세속의 사랑 이야기는 그토록 변질되어 있는 것들 뿐이며 오로지 신을 향한 사랑만이 완전할 수 있다. 보이치타는 자신이 믿는 그 진리를 알리나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알리나가 사랑의 논리로 이해받고 싶은 부분들에 있어서 보이치타는 종교를 들이대곤 하니 둘 사이는 삐걱대기 마련이고, 수도원 사람들이 끼어들면서 그 갈등은 점점 심해진다. 알리나는 보이치타를 끌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수도원 자체를 적으로 돌리려 하고, 이미 부모로부터 한 번, 사회로부터 다시 한 번 버려진 바 있는 알리나를 이제 종교의 영역인 수도원과 세속의 영역인 병원 모두 떠맡기를 꺼리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알리나의 오빠 이오누트 역시 사회로부터 내쳐져 수도원에 들어오게 된다. 수도원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처음 입양된 집으로 보내진 알리나는 자신이 벌어둔 돈을 모두 기부하면서까지 다시 수도원으로, 보이치타의 곁으로 돌아오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그 상황에서 보이치타에게 다시 한 번 떠나자 제안한다. 그러나 보이치타는 알리나의 반항적 행위로 인해 자신과 알리나가 모두 수도원으로 내쫓겨 갈 곳 없는 신세가 될까 걱정하다 결국 퇴마 의식을 부탁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영화는 종교적 믿음와 세속적 사랑 사이의 충돌이라는 조금은 추상적인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을 추적하다가, 루마니아의 사회 안에 뿌리내린 빈곤의 문제로 인해 그 추상적인 갈등이 갑자기 롤러코스터를 탄 것마냥 구체적인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모습을 퇴마 의식이란 형태로 조명한다.

 

  퇴마 의식을 위해 수도원 수녀들이 알리나를 십자가 모양의 틀에 묶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보이치타의 얼굴이 수도원의 신부와 수녀들의 숙인 고개들 위로 홀로 솟은 모습을 비춘다. 그녀의 시선이 빠르게 이곳저곳으로 오가더니 결국 그녀는 그곳을 뛰쳐나가 언덕 위로 달려간다. 그곳은 영화 중반부에 뜬금없이 한 번 튀어나온 바 있는 곳이다. 영화 중반부의 그 장면에서 보이치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가 '이제 가자'며 카메라를 향해 말을 걸고는 언덕을 내려간다. 그 장면에서 카메라는 알리나의 시선과 일치해 있다. 그리고 퇴마 의식에 이어지는 언덕 장면에서 보이치타는 나무를 부여잡고 슬퍼한다. 똑같은 언덕 장면, 보이치타는 여전히 카메라의 프레임 안에 있는데 프레임 밖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알리나의 시선은 이제 그 곳에 없다. 한 프레임 안에 있거나 혹은 한 사람이 프레임 안에 있을 때 다른 이가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식으로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았던 그들이, 그 장면에서는 '원래 붙어 있었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서 의식적으로, 의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그 뒤부터는 영화가 본격적으로 유리를 사이에 두고 보이치타와 알리나를 대치시키곤 한다. 틀에 묶여 건물 내에 눕혀져 있는 알리나를 건물 밖의 보이치타가 창 너머로 바라본다. 보이치타의 뒷모습이 보이고, 창에 비친 보이치타의 얼굴과 그녀를 바라보고 난동을 부리는 알리나의 얼굴이 함께 카메라를 향해 있다. 보이치타와 알리나가 유리를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는 동시에 바로 그 유리 위에서 함께 하고 있다. 방에 돌아간 보이치타는 뒷모습만을 카메라에 보인 채로 홀로 눈물로 기도한다, 마치 당장은 알리나 없인 보이치타의 앞모습도 존재할 수 없다는 듯이.

 

  퇴마 의식이 더 진행된 뒤에는 유리 너머로 보이치타가 알리나를 바라보는데 알리나가 별 반응이 없다. 이제 보이치타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제 둘은 다시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온다. 보이치타는 알리나의 끈을 풀어주고 그녀에게 떠나라 한다. 알리나는 대꾸도 없고 보이치타와 얼굴을 마주하지도 않는다. 다음 날, 알리나는 마지막으로 한 프레임 내에서 보이치타의 얼굴을 마주한 채 환히 웃어보이고는 숨을 거둔다.

 

  병원(이 세속적 장소에서 종교는 엄청난 모욕을 당한다.)에서 알리나의 죽음을 확실히 알게 된 뒤 수도원에 들어온 보이치타는 알리나의 짐에서 손거울을 뺀 뒤 프레임 밖으로 사라진다. 그녀는 어디로 간 것인가? 손거울을 들고 사라졌던 보이치타는 다음 날 경찰의 부름에 방 밖으로 나오는데, 마치 이전까지 알리나가 홀로 튀는 옷차림새를 하고 있던 것처럼 기존의 수녀복을 벗어던지고 스웨터 차림을 하고 있다. 한 프레임 안에서 왼편에는 종교적 영역을 대표하는 신부가, 오른편에는 세속적 영역을 대표하는 경찰이 위치해 왈가왈부하는 동안 그 프레임의 정중앙에 스웨터 차림의 보이치타가 선다. 그녀는 이전과는 달리 마치 종교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마냥 신부 측에 불리한 증언을 한다.

 

  갈등의 정점인 퇴마 의식 때 의도적으로 분리되었던 보이치타와 알리나는 특정 장면에서 유리를 통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유리 위에서 상징적으로 공존할 수 있었다. 그들이 알리나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 한 프레임 내에 공존하게 되자 알리나는 숨이 끊어지고, 뒤이어 보이치타가 알리나의 손거울을 집어들고 프레임 밖으로 사라질 때, 그리고 그 뒤에 스웨터 차림으로 나타나 신부에 불리한 증언을 할 때, 우리는 이전에 신부가 한 대사를 곱씹어 보게 된다. 퇴마 의식 중에 악마는 약한 영혼에게 붙게 되므로, 퇴마 의식을 하게 되면서 종교에 회의적 입장을 취한 듯한 모습이 엿보이게 된 보이치타는 퇴마 의식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 악마가 붙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프레임 내에서의 마지막 공존과, 거울을 든 채 이루어진 프레임 밖으로의 퇴장으로 마치 알리나의 영혼이 보이치타에게 붙은 것처럼 보이치타와 알리나는 상징적인 합일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편, 영화 초중반부의 경우 주된 무대가 수도원이고 그 공간에서 알리나가 죄를 추궁당하고 수도원의 규율에 반하므로 도려내어야 할 환부처럼 여겨지던 구도가, 알리나의 죽음 이후 완벽하게 반전된다. 의사에게 수녀들이 혼쭐이 나는가 하면 경찰에 의해 신부와 수녀들이 사회의 규율인 법을 어긴 죄인들로 여겨지게 된다. 특히나 의사와 경찰로부터 수녀와 신부가 꼬치꼬치 질문을 받는 부분은 영화 초반부에 알리나가 사백 여 개의 죄 목록을 일일이 들어가며 본인의 죄를 체크해야 했던 순간과 맞물려 있다. 경찰이 알리나를 묶었던 틀을 대놓고 십자가와 동치시키는 순간엔, 알리나가 예수로, 그녀를 묶고 죽음에 이르게 한 수도원 사람들이 예수를 박해한 유대인들로 은유되는 듯한 묘한 뉘앙스도 풍긴다. 또한 신부와 수녀들이 체포되는 현장에서 존속살인 후 그 살해 현장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소년의 이야기가 경찰의 입에 오르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역시 어떤 의식과도 같이 자신의 살해를 인터넷에 공개한 소년과 살인에 이르게 된 그 퇴마 의식을 공유한 신부와 수녀들 사이에 묘한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써, 수도원의 사람들을 세속의 범죄인의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영화를 전체적으로 두고 보았을 때 영화가 어느 한 쪽의 편을 든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이는 초중반부에 영화가 알리나의 민폐를 대놓고 전시하듯 보여주는 태도를 고려하면 분명히 알 수 있다. 다만 수도원이 취한 단죄의 방식이 오히려 그들이 단죄당하는 빌미로, 심지어 그들의 종교적 뿌리까지 농락당하는 원인으로 탈바꿈하는, 또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구원하는 그들의 역할이 사람의 목숨을 거두는 것으로 반전되는 그 아이러니를 보여줌으로써, 종교와 세속적 사회의 충돌을 좀 더 거시적인 면에서 조명하고, 그 충돌이 얼마나 어이없는 참극을 낳았는지 그 허무하리만치 잔혹한 현실을 그저 스크린 위에 펼쳐둘 뿐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경찰차에 신부와 수녀들이 실려간다. 운전석과 조수석, 두 경찰의 뒷모습이 보이고, 그보다 더 카메라에 가깝게는 신부와 수녀들이 두 줄로 서로를 마주보고 앉아 있다. 그 중에서도 보이치타와 신부가 서로 마주 앉아 있다. 이미 알리나와 합치되어 버린, 더 이상 종교가 본인의 결핍을 채워줄 수 없음을, 아니, 종교로 인해 더 큰 결핍을 겪고 종교를 회의하게 되어버린 한 소녀가 죄인이 된 종교적 지도자를 마주하고 있다. 차가 멈춰 선다. 경찰 한 명은 나갔다 들어오고, 그 사이 다른 경찰은 담배를 피운다. 도로의 아스팔트를 부수는 드릴 소리가 요란하다. 한 공간 내에 신부와 수녀들로 가득한 것은 영화 초중반의 수도원과 똑같지만, 이제 그곳은 종교에 대한 회의와 아이러니가 슬며시 또아리를 틀고 있고 마치 그들을 비웃듯 담배 연기와 외부의 소음까지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보이치타와 알리나가 하나가 된 것처럼 바로 그 경찰차 안에서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 영역이 그토록 기묘한 방식으로 공존하고 있다. 카메라는 점점 수녀들과 신부와 보이치타를 프레임 밖으로 밀어내고 경찰들의 뒤통수로 다가선다. 완벽히 세속적 영역으로 바뀐 듯한 경찰차 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음은 점점 커진다. 그때 지나가던 버스가 흙탕물을 차 앞유리에 잔뜩 끼얹는다. 와이퍼로 닦아보지만 채 그 흙탕물이 다 닦이기도 전에 암전. 영화가 끝난다.

 

  고아였기에 서로의 결핍을 보듬으며 사랑에 빠졌던, 그리고 서로 헤어진 뒤에 결핍을 해소하려 각자의 방식을 찾아 헤맸던 두 소녀. 그들이 처한 현실은 종교와 세속이라는 두 가지 갈래로 두 소녀를 갈라놓고 끝내 충돌케 만들었고, 빈곤이란 현실은 그들의 충돌을 빠르게 파국으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그 파국의 지점에서 그들의 충돌은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 영역의 충돌과 자연스레 맞닿게 된다. 파국 뒤에서야 두 소녀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지만 거시적으로 보아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 영역의 합일은 여전히 요원하기만 하다. 그 와중에,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 영역간의 기묘한 동거의 자리를 조성한 이 영화는 대뜸 두 영역을 뭉뚱그려 한꺼번에 한바탕 흙탕물을 끼얹어 버린다. 어쩌면 그 결말은 가난이 뿌리내린 루마니아의 현실, 그 위에서 여전히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가난의 아이들을 보듬고 그 뿌리를 끊어내진 못할 망정 대립만 일삼는(이 점은 고아원장이 수도원을 찾았을 때 그들 사이에 흐르는 묘한 불편함에서도 한 번 부각된 바 있다.) 그들 앞에서, 지금까지 잠자코 현실을 비추어 보이던 영화가 참다 못해 저지른 나름의 반항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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