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데믹 Pandemic <부천영화제>

2016.07.24 04:12

Q 조회 수:642

판데믹  Pandemic 


미국, 2015.     


A New Artist Alliance Production in association with Tadross Media Group & Parkside Pictures. 화면비 2.35:1, Red Epic, 1시간 31분. 


Director: John Suits 

Screenplay: Dustin Benson 

Cinematography: Mark Putnam 

Production Design: Lee Yong Ok 

Music: Alec Puro 


CAST: Rachel Nichols (로렌 체이스), Paul Guilfoyle (그리어), Missi Pyle (드니스), Alife Allen (윌러), Daniel Rose Russell (메건), Mekhi Phifer (총수), Pat Healey (워드 박사), Amanda Baker (엠마). 


생업에 시달리고, 마감에 쫓기고,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를 봐서는 금년이 인류가 망하는 해가 아닌 가 하는 생각이 소록소록 들지 않을 수 없는 2016년이지만, 그런 해에도 부천영화제 리뷰는 어김없이 실행에 옮긴다. 정확하게는 부천에서 상영하면서 미국에서 액서스 할 수 있는 영화들 중 일부지만, 그래도 써놓으면 누군가는 읽어보시고 다소간의 재미라도 얻으실 것을 믿고, 그 첫번째편 [판데믹]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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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데믹] 은 시놉시스를 읽어서는 하나도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한편임을 인정한다. 또 정체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 (이 한편에서는 어째서인지 “필라 바이러스” 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사상(絲狀) 구조” 를 의미하는 filum 의 복수형에서 나온 것인지) 에 의해 인류 사회 (미국) 가 작살났고, 이 바이러스는 물론 감염자들을 광폭한 좀비들로 탈바꿈시킨다는, 진화론적으로는 왜 그런 특성이 생겨났는지 이해할 길이 없는 특성을 지녔고, 또 군대와 전염병 대책기관들이 생존자들을 계엄상태에서 관리하고 있는 준 전시 상황이 무대이다. 거기다가 더해서 파운드 푸티지 영화다! 주인공들이 입은 방역복의 꼭대기에 카메라가 붙어 있어서 항시 모든 벌어지는 일들을 촬영한다는 설정으로 카버를 하는데, 그나마도 어찌 저런 상황에서 누가 저걸 카메라로 찍고 자빠졌나 하는 김빠지는 질문이 계속 들게 만들 정도로 대책없는 한편은 아니었다. 


최근 저예산 호러-액션 영화들이 그렇듯이 일부러 명료하지 않게 찍은 파운드 푸티지를 현란스럽게 편집해서 액션의 혼란스러움이나 정체불명의 공포를 표현하는 데 정신을 쏟는 부분도 있지만, 이런 종류의 영화치고는 캐릭터의 발전과 플롯의 전개에 상당히 신경을 쓴 편이다. 모두에 바이러스로 세상이 망하기 전의 주인공 가족의 행복한 한때를 보여주는 몽타주에서부터, 존 스위츠 ([Growth] 나 [Static] 등의 저예산 호러영화의 편집담당 출신) 감독은 뻔한 내용을 지루하게 늘어지지 않도록 의외의 통솔력을 발휘하고 있다. 더스틴 벤슨 각본가도 조지 로메로의 [산 송장들의 날] 을 기본 골격으로 삼고, [Crazies], [28일 이후] 등에서 본 설정들을 이곳저곳에 안배하면서, 그런대로 리얼리티와 긴박감을 잘 살리고 있다. 액션 신들도 [페노메나] 의 오마주 등 쓴웃음을 불러 일으키는 씬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아드레날린을 펌프질하는 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간 내지 중간보다 약간 이상은 가는 편이다. 


물론 영화가 너무나 노골적으로 저예산이다 보니까 공력을 반감시키는 싼티나는 개소도 간혹가다 보이긴 한다. 단지, 마크 퍼트넘이라는 촬영감독과 이 용옥 (내지는 영옥? ) 이라는 한국계 아티스트가 담당한 미술의 책임은 크지 않다 (주인공들이 입은 방역 수트를 예를 들자면,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연기자들의 얼굴과 표정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고 액션 연기를 그럴듯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실용적이먼서 말끔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고, 2.35:1 와이드스크린을 기조로 한 HD 카메라 비주얼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주로 CGI 로 허접스럽게 그려넣은 불꽃이라던가, 원경에 잡힌 L.A. 시가지의 얼기설기하게 피폐한 모습 등의 별로 특수하지 못한 특수효과가 영화의 스케일과 리얼리즘을 많이 깎아먹었다. 


여느 좀비- 전염병 인류 절멸 영화처럼 주인공에게 가족을 구할 것이냐 공익을 위한 의무를 수행할 것이냐 하는 딜레마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나가고 있긴 한데, 벤슨의 각본에서는 보통 이런 영화들에게서는 잘 볼 수 없는 캐릭터와 관련된 반전까지 넣어가면서, 주인공 로렌의 주관적 시점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일단 정서적으로 공감은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이 “반전” 은 플롯상으로는 꽤 무리수고 일부의 관객들에게는 치명적인 감점의 요인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내 입장에서는, 뭐 모처럼 주연을 맡은 레이철 니콜스 연기자가 잘 해줬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줄 수 있을 듯. (이 한편의 니콜스 연기자는 조디 포스터를 연상시키는 구석이 있다. 콜럼비아대학까지 다닌 재원인데, 그동안 지적인 인상을 주는 역할을 별로 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CSI] 의 형사아저씨 폴 길포일이 군 사령관역으로 나오시는데 “저분 어디서 봤더라?” 하고 한참을 헤맸다. 십 몇년동안 같은 미드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분들이 갑자기 다른 역할로 영화에 등장하면 왜 그런지 낯이 확 설어서 누군지 생각나지가 않더라. 


좀비영화, 재난영화의 팬인 분들께는 일단 추천드릴 수 있겠다. 비교할 만한 작품으로는 한국영화 [무서운 이야기] 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김곡-김선 형제의 “구급차” 를 들 수 있다. 김 형제쪽의 작품이 훨씬 타이트하고 매섭게 만들어졌지만, [판데믹] 의 나름 휴먼드라마적 플레이버가 더 마음에 드는 관객분들이 계실 지도. 


사족: 이 영화의 좀비들은 기술적으로는 로메로 영화의 좀비들과는 다른 바이러스 감염자들인 것 처럼 나가다가, 갑자기 도중에서 이들도 로메로 좀비들처럼 사람고기를 먹는다는 것이 밝혀지지만, 부연 설명은 주어지지 않는다. 왜 이 설정을 삼입한 것인지, 약간 뜬금없다. 영화 내의 정황을 고려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피와 살을 생식하면 병이 낫는다” 라는 루머가 돌아서 그런 짓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대재앙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런 도시전설적 루머가 돌아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그걸 진짜로 믿게 되어도 하나도 놀랍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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