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대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리뷰라는 건 처음 씁니다.

 이곳 게시판에 올떄마다 다른 리뷰어 분들은, 무슨 장르에.. 능통한 누구 감독의... 음향의 효과가 돌비 뭐..  그 방대한 지식의 양에 감탄합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영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습니다.

 어떤 이미지가.. 무슨 상징적..  사실 감성도 그리 예민하지 못하네요.. 좀 많이 둔 합니다..

 그래도 가끔 허접한 글도, 읽어주시는 분이 있겠지 해서 좀 몇자 적어 보려고 합니다.

 많이 주관적이고, 제 일상다반사가 들어가게 될것 같네요..

 

 

 반전영화라고 하면..

 이런 류의 영화가 유행한게, 제 기억으로 '유쥬얼 서스펙트' 이후가 아닌가 합니다. 그 뒤로 식스센스가 나왔고..(제 친구는 110분간 졸다가 10분간 멍때리고 보았다는..)

 쏘우가 나왔고. 아, 여기서의 반전은 추리소설류의. '범인은 사실 얘가 아니라 얘' 류의 반전은 제외하고입니다.

 사실 그런류의 반전은 크리스티여사와 코넌 도일이 이미 다 패턴을 만들어 버렸지요...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제게 최고의 반전(또는 충격) 을. 단순히 '스토리를 따라가는' 입장에서라면.

 아마 이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 크라잉 게임]

 을 소개합니다.

 

 저는 이 영화를,  제 기억으로 세번 보았습니다.

 횟수만 세 번이고 제대로 본건 몇달전에 본 거니까.  정독의 개념으로 치면 한번이네요.

 거기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1994~5년 정도였을 겁니다. 제가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였을 겁니다.

 그당시는 청소년 보호법이 없을 때이기 때문에.  비디오 테이프에 있던 등급은 사실 무의미 했었지요.

 그래도 부모님등급(?) 이 있었기에 샤론 스톤 아줌마나 실비아 크리스텔 같은 누나들의 작품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당시에 저희 집은 게다가 교회에 다녔습니다.)

 

 다만 액션물에 대해서는 좀 관대하셨던걸로 기억을 합니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고,  밤에 보려고 빌렸던 비디오가.

 하나는 007  살인면허.. 였고 다른 하나가 이 작품 이었습니다.

 

※ 제 기억에 국내에 처음 개봉될 때 포스터가 이거였습니다.

    사전지식이 없으면 전형적인 '액션+스릴러' 로 볼수 있지요.

    참고로 표지의 저 여자분은 주연이 아닙니다.

 

 당시로써는 '예쁜 누나가 총을 들고 노려보고 있으니'   당연히 액션영화라고 생각을 했지요.

 게다가 카피로 박혀있는 '아카데미상 수상작'

 그게 뭔지는 몰랐으나 상 받는 거 = 좋은 거 라고 생각하던 초등학생 때였죠.

 거기다가' GAME' 이라니.. 앞 자는 모르겠지만,  GAME이 들어가니 흥미진진하게 보였죠.

 실제로 그 당시 비디오 뒷편의 줄거리소개에 이 영화의 '정체'를 구술할 용기있는 사람은 없었을 거 같습니다.

 

 전 그날, 그 영화를 다 보지 못했습니다.

 아니, 중간에 껐지요.

 

 어린 나이에, 너무 충격을 받았던 겁니다. (☜ 이래서 청소년 보호법이 필요한 겁니다.)

 그 영화의 반전은,  중간에 있지요.

 

 ******* 스포일러 **************

 

 여주인공은

 여주인공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정신만 여자인 사람이었죠. 단 한컷을 통해 이를 보여줍니다.

 소위 말하는 트랜스젠더.

 

 

바로 이 장면 이후.. 남주인공은 고뇌에 빠지게 됩니다.

 

그당시는 트랜스젠더란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저도 남주인공과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 저는 비디오를 끔으로써, 그 상황에서 쉽게 탈출 합니다.
그리고 까만 비닐봉지로 꼬옥 싸매서 반납함에 밀어 넣었습니다.

 

 세월이 좀 지났습니다.. 제가 대학 초년생일 때 OCN에서 이 영화를 해주네요.
 처음부터는 아니고 좀 지난 후였지만, 결말이 궁금해져서 끝까지 보았습니다.
 별 생각이 들지는 않았고, 영화가 끝난 후 '재미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이 영화는 제 머릿속에서 사라지더군요.


 또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도 슬슬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저도 바뀌고, 세상도 바뀌었습니다.
 없던 개념들이 생기고. 전화기 하나면 세상의 모든 일상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네요.
 아는 게 병이라고.. 쓸데없는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도 같이 접해서 좀 짜증이 나지만.


 엉뚱하게도, 포레스트 휘테커의 작품을 검색하다 다시 이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좋은 배우지만 워낙 다작이라 평균이하의 작품도 많고... 안타깝습니다만
 이번에 크리미널 마인드의 스핀오프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고 해서 좀 찾아 보았습니다.


 어..
 제 기억속의 그 영화가 있네요.
 알 수 없는 끌림에, 찾아서 보았습니다.

 

 

여러분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흠... 007???

 

 
 세상을 좀 겪어서일까요?  이전과는 보는 관점이 틀려집니다.


 가끔 영화평을 보면 퀴어영화라는 리뷰가 많은데.
 전 다르게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호하고 애매하고 역설적입니다.


 영화 시작.
 흑인 죠니(포레스트 휘테커 님)는 애인 '딜'을 두고서도 '쥬드'라는 여성의 유혹에 빠지고
 IRA에 의해 처형되려는 순간..
 그냥 뛰다가 영국군의 장갑차에 치어 목숨을 잃습니다(그를 구하러 왔을지도 모르는..)

 주인공 퍼커스는 죠디의 애인 '딜' 을 만나며 사랑을 느끼지만 알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의 생물학적 성별을 알게 된 이후에도, 그를 떠날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이것은 딜도 마찬가지죠. 

 마지막 순간 퍼커스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은 원래 애인인 쥬드입니다.(포스터의 그녀)
 퍼커스와 쥬드가 함께 있을 때.. 그를 바라보는 쥬드의 눈은 사실 분노보다는 질투네요..

 상황은 항상 극단으로 치닫지만 인물들 중에 악인이 없는 것도 특이합니다.
 주요 주인공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악역이라면 악역이라고 할수 있는 공사판 사장과 딜의 전 애인마저도 좀 귀여운 구석이 있습니다
 특히나 전 애인.. 머리 숱이 많이 없네요.. 는
 면박 몇 번에 울먹울먹.. 이다가 떼를 쓰고, 찌질남의 극한을 보여 줍니다.


 감독의 이후 작품을 보니 정치적인.. 또는 영국과 IRA의 대립을 그린 작품이 많습니다.
 소용들이치는 그들 역사의 단면을 한 개인들의 인생사와 엮으려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조던 감독은연출 의도에서.. 커티스와 딜이 겪는 고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그들에게
 생물학적 성을 다르게 부여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반전(戰)영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솔직히 위에 이야기들은 다분히 평론(?) 적 관점이고.
 저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만약 저 영화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면.. 또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나는 그 사랑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죠.

 뒹굴 뒹굴대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지만, 어느 선택을 하건 쉽지는 않을 거 같아요.
 하지만, 인간이라는 게 비겁해서
 그런 극단적인 러브스토리가 남의 이야기라면 또 재미있어 지는 게 마련이네요..


 네이버의 영화 소개글 말미가 독특하네요..

 ''그들은 부부처럼 사랑의 약속도 하나 그들은 세상이 그들에게 던질 수 있는 최악의 상태로 남
  아 고통과 행복을 나눌 것이다.''


 하지만, 모르죠. 최소한 그 둘은 조금은 행복하겠지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리뷰엔 사진이 필요합니다. [32] DJUNA 2010.06.28 82399
261 [영화] 불헤드 Bullhead <부천영화제> [2] [1] Q 2011.07.17 4011
260 [영화] 집행유예 (1973) 곽재식 2011.07.06 2960
259 [영화] 그들은 두려워하면서도 매혹되었다 <마녀의 관> [1] 지오다노 2011.07.04 2738
258 [영화] 트랜스포머 3 : 다크 오브 더 문 [2] clancy 2011.07.03 3536
257 [영화] 블랙 사바스/검은 안식일 The Black Sabbath (마리오 바바 감독)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23] Q 2011.07.02 6300
256 [영화] 수퍼 에이트 Super 8 (J.J. 에이브럼스 감독, 엘리 패닝, 조엘 코트니 주연- 약도의 스포일러 있음) [6] [16] Q 2011.06.28 5695
255 [책] 곽재식 단편선 '그녀를 만나다' 감상평 [4] [1] 베이글 2011.06.27 3434
254 [드라마] 최고의 사랑 [3] [3] 감동 2011.06.23 4190
253 [영화] 킬 베이비 킬 Kill Baby... Kill! (마리오 바바 감독)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3] [25] Q 2011.06.23 5694
252 [영화] 쿵푸 팬더 2 (Kung Fu Panda 2, 2011) [12] 곽재식 2011.06.22 3785
251 [영화] 바람 속의 암탉(1948) [3] 지오다노 2011.06.22 2267
250 [영화] 도다 가의 형제 자매들(1941) [1] 지오다노 2011.06.14 2809
249 [영화] 광녀 (1975) [1] 곽재식 2011.06.13 3042
248 [영화] 짱구는 못말려 18탄 : 초시공! 태풍을 부르는 나의 신부 [1] [1] clancy 2011.06.13 3526
247 [영화] 스크림4G(SCRE4M) - 웨스크레이븐 (스크림 시리즈를 포함한 스포일러 재중) [1] [12] clancy 2011.06.10 3603
246 [영화] 왜? (1974 - 포스터 자료 추가) [5] 곽재식 2011.06.07 3164
245 [드라마] 배틀스타 갈락티카 Battlestar Galactica [2004] – 존재와 구원에 관한 우주서사시 [4] [1] speedoftime 2011.06.06 3134
244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1] [3] 눈씨 2011.06.06 3441
243 [영화] 엑스 맨: 퍼스트 클래스 (X-Men: First Class, 2011) [3] [1] 곽재식 2011.06.06 3665
242 [영화]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 매튜 본 [4] [1] clancy 2011.06.04 437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