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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Mother! 


미국, 캐나다. 2017.     


A Protozoa Pictures Production, distributed by Warner Brothers. 2시간 1분, Super 16mm, 화면비 2.35:1 


Director & Screenplay: Darren Aronofsky 

Cinematography: Matthew Libatique 

Production Design: Philip Messina 

Costume Design: Danny Glicker 

Editor: Jason Ballantine 

Special Makeup Effects: Caroline Aquin, Matthew Baptista, Galia Vallancourt, Vague Vartanian 

Sound Effects Editor: Coll Anderson 

Special Visual Effects: Reynault VFX, Industrial Light and Magic, Hybride, In House 


CAST: Jennifer Lawrence (아내/엄마), Javier Bardem (시인), Ed Harris (남자), Michelle Pfeiffer (여자), Domhnall Gleeson (아버지와 싸우는 아들), Brian Gleeson (아버지 편드는 아들), Stephen MacHattie (광팬 그룹의 리더), Kristen Wiig (시인의 에이전트), Amanda Chiu 


젊은 아내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새까맣게 불에 타버린 들판에 유일하게 녹지에 둘러싸여 서있는 오래된 저택에서 "시인" 과 살고 있다. 그녀는 방을 청소하고, 벽에 새로운 페인트칠을 하고, "시인"을 위해 요리를 한다. 가끔, 벽이나 마루 바닥이 검게 타 들어가는 환상을 보면서 공포와 현기증에 시달리지만, 그럴 때면 그녀는 집의 벽 뒤를 투시하고, 그곳에서 두근거리면서 박동하는 "심장"을 "환시" 하면서, 다시 정상으로 회복한다. 어느 날, "시인" 의 팬이라고 일컫는 수상한 태도의 중년 남자가 집에 나타나고, 그녀의 불안한 심정에도 불구하고 "시인" 은 남자를 손님으로 받아들인다. 아내는 그가 빨리 떠나기를 학수고대하지만, 오히려 남자의 짝인 "여자" 가 등장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보이는 이 "여자"는 술을 퍼 마시면서 "시인" 의 성적 기능에 대해 함부로 시비를 거는 등, 아내를 정신적으로 괴롭히고 도발한다. 이들은 대체 누구이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마더!] 는 올해의 기대작 중 하나였지만 파라마운트라는 메이저 스튜디오가 배급한 영화들 중에서는 가장 비참하게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금의 헐리웃에서 3천만 달러 플러스 얼마라는 제작비는 저예산 영화에 속하는데 (주요 배역들의 경우도 시장에서 매길 수 있는 최고한도의 몸값을 받고 출연하지 않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천개가 넘는 극장에서 일반 공개를 거친 3 주째의 수익이 1천 4백만달러, 즉 제작비의 반도 안 된다는 것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파라마운트는 이제 와서는 돈 잘 버는 것이 반드시 능사는 아니다 어쩌구 하면서, 원래 자기네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마다하지 않고 예술적인 작품들을 지원해온 것처럼 구는데, 폭스 서치라이트나 워너 브라더스가 배급을 맡은 인디영화들을 다룰 때 주로 하는 것처럼, 소규모 극장에 걸어서 점차 확대 상영을 한다는-- 최근의 예로는 와인스타인 그룹에서 [윈드 리버] 에 이 전략을 적용해서 재미를 봤다-- 공개 패턴을 취하지 않고, 단번에 전국 멀티플렉스 체인에 걸어버리는 짓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하는 "스릴러" 라는 프리미엄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제니퍼 로렌스는 이 영화의 거의 모든 샷, 아니 프레임에 출연하고 있으며, 온갖 해괴하고 끔직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다 겪으면서도 절제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그녀의 연기력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파라마운트의 중역들은 도대체 이렇게 "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하고 입장한 관객들의 뺨따구를 작정하고 후려 갈기는 한 편이, 아무리 로렌스가 오스카상급의 연기를 보여준다 한 들, 미국 평균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정말 예상을 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아니면 그녀와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울며 겨자먹기로 전폭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던 것인지?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많은 이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나는 아감독의 팬이다. [파이], [레퀴엠], [레슬러], [블랙 스완] 등 일반인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은 작품들 말고, [천년을 흐르는 사랑 The Fountain] 이나 [노아] 처럼 비평적으로 뚜드려 맞고 돈도 못 번 타이틀들도, 한 편도 지루하거나 일정 수준의 감동을 받지 않고 본 영화는 없다. [마더!] 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하도 "말도 안되는 결말로 끝난다/반전이 있다" 라는 말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들었는지라, 일부러 리뷰들을 기피하고 정보를 차단한 상태에서 보러 갔는데, 이 부분은 내가 이러한 언설을 과장해서 받아들였던지, 아니면 상당한 분들이 스포일러 정보를 약간 잘 못 이해하고 계신 듯 하다. 


[마더!] 에 관한 한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에서 얘기하는 개념의 "스포일러" 는 있을 수 없다. 어떻게 어떻게 얘기가 진전되어 끝나더라 하는 "전개의 묘사" 는 있을 수 있지만. 그리고 그걸 알았다고 해서 영화의 내용이 뭔지 쉽사리 파악이 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미주알 고주알 다 이 장면의 상징이 이런 걸 의미하는 겁니다, 라고-- 끝판에 한때의 한국 호러 영화가 그러했듯이 플래쉬백이나 뭐 그런 것을 비치해서 이게 다 주인공의 머리 속에서 벌어진 상상입니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준 다던지-- 떠먹여 주는 영화가 아닌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곡성] 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다 뭐 하는 것들이었는지 완벽하게 이해가 됐나요, 여러분들? 이 한편 정도의 은유적-상징적 표현을 놓고 "존나 난해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 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은 과연 안토니오니의 [확대 Blow Up] 나 루이스 부뉴엘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 같은 영화들을 보다가 뇌가 마비되어 곯아떨어지지 않으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단적으로 얘기해서 [마더!] 가 [곡성] 이나 [트윈 피크스] 의 웬만한 에피소드보다 더 난해하거나, 더 과격하게 상징주의적이라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원래 아로노프스키의 예술적 야심은 데이빗 린치의 그것에 결코 모자라지 않지만, 그 접근 방식은 판이하다. 린치 영화의 "예술성" 은 우리가 익히 사회-문화적으로 "고급스러운" 그 무엇으로 받아들이도록 훈련되어 있는 "의미심장한" 표현 방식을 고수하는 데서 나오는 것인 반면에, 아로노프스키의 그것은 어떻게 보자면 엄청나게 나이브하거나 투박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단도직입적이면서도 집요한 방식으로, 우리가 평소에 돈 주고 보는 상업영화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와 내용에 대한 예상의 상궤를 완전히 벗어나버린, 과격하게 거창함과 동시에 또한 찌질스러울 정도로 보편적인 ("인류라는 존재가 과연 살아남을 가치가 있는가?"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과연 존재의 허무에 맞서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질문들을 계속 던지는 데에서 나온다. 거기다 더해서, 아감독은 이른바 "힙합 편집"으로 알려진 악명 높은 빠른 템포의 편집 기법, 영화학교에서 배우는 촬영의 기본적 문법을 마구 짓밟는 것 같이 보이는 구도 등의 파격적이고 천재의 끼가 감도는 영화적 언어들을 구사해서 관객들의 오감을 계속 타격하고 자극한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그러므로 유치하다거나 반대로 난해하다고 비웃고 욕할 수는 있지만, 멀거니 보면서 "단순 감상"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의 심기를 건드리고야 만다. 


[마더!] 도 예외가 아니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제까지 아감독이 만든 영화 중에서도 가장 심하게 끓어오르는 비애와 억울함의 정서로 관객들을 후려치는 한 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아감독은 [노아] 에서 이미 인류가 비참하게 멸망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바 있는데, 이런 몸을 사리지 않는 인류 멸망의 묘사보다도 더 지독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니, [마더!] 가 얼마나 예사롭지 않은 한 편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마더!] 는 우리가 평소에 영화를 보러 갈 때 기대하는 "캐릭터" 들이 전혀 아닌, 타로 카드의 그림들처럼 하나의 상징체계의 집합체로 재구성된 인물들이, 거의 신화적인 형태로 정제된 서사를 엮어나가는 작품이다. 루이스 부뉴엘의 가장 암흑적인 풍자극을 가져다가 그 골격은 살리되, 안에서부터 거죽을 뒤집어서 내장에 해당되는 어두운 정서들을 다 바깥으로 끄집어 낸 한편이라고 하면 이해가 가실러나? 이러한 영화에 있어서 장르적 구분 (이 한편은 "호러" 이자 "드라마" 이기도 하고 한 편의 굿판이나 종교 제의 같은 측면도 있다. 심지어는 나보고 하라고 누가 그러면, 이 한편은 사실은 "SF" 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나 궁극적인 서사의 함의에 대한 논란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마더!] 의 서사는 신화적이라고 했는데, 전혀 이해하기 어렵지 않으며, 기승전결을 충실히 따라간다. 그 스토리의 중심에 놓인 것은 영화 안에서는 아무런 배역 이름이 나오지 않는 제니퍼 로렌스 캐릭터인데, 이 젊은 여성의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 하비에 바르뎀이 연기하는 "시인" 과의 관계가 도대체 무엇을 표상하느냐가 이 한 편의 "내용" 의 해석에 대한 관건이다. 


[마더!] 는 농담이나 젠체가 아니라, 진짜로 "열려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아마도 영화를 보시는 분들 마다 가장 납득이 가는 나름대로의 해석이 한가지씩 존재할 수 있다. 나에게는 기실 이 작품은 [블랙 스완]처럼 한 인물의 심리의 내부를 천착하는 영화라기 보다는, [노아] 의 연장선상에 놓인 한편으로 다가왔다. 즉 허황될 정도로 거창한, 우주적인, 또는 인류의 본성에 관한 얘기를 하는 영화라는 말이다 (어쩌면 인류의 문명을 꿰뚫는 시간의 흐름과 은하수에서 태양계까지의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천년을 흐르는 사랑]보다도 더욱 거대한 얘기일 수도 있다). 나의 이런 해석은 아내가 "여자" 와 주고 받는 대사 중 하나에서 촉발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아내가 자신이 사는 집을 "낙원 (paradise)"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곳이다. 여기에서 유추해서 보기 시작하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특정한 종교-신화적인 서사에 걸맞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는데, 심지어는 이러한 역할 분담은 아내가 힘들게 낳는 아기에게까지도 해당된다. 단지, 여기서도 "시인" 과 아내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미묘한 부분이긴 하다. 여기에서 굳이 페미니즘적인 시각을 강조하자면 "아버지"를 섬기는 믿음 체계의 기본적인 착취성과 남성성에 대한 강렬한 비판으로 읽어낼 여지도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위에서도 말했듯이 [마더!] 의 기본 정서는 억울함, 분노와 슬픔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여자가 남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페미니즘적인 것은 아니고, 또한 여성이 남성(들) 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해서 그 영화가 반드시 페미니즘적이 아닌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분명히 이 한편의 제니퍼 로렌스 캐릭터는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초반부의 귀신들린 집 호러 장르를 연상시키는 지극히 효과적으로 관객의 신경을 긁어대는 불협화음과 불안감의 묘사는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서 점차 외부에서 밀려들어오는 무책임, 광신, 그리고 폭력으로 점차 증폭되고, 그에 따라서 "아내" 는 한 채의 집에 계속 갇힌 채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종말론적인 세계 파괴의 과정을 겪게 되는데, 이 증폭의 과정이 일종의 관객들에 대한 정신적 폭력에 가까운 박력을 지니고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금년에 내가 본 영화 중에서 폐소공포증이나 대인 공포증이 있는 분들께는 심각하게 보시지 말기를 추천하고 싶은 한편이다. 


아감독은 그러나 알폰소 쿠아론이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처럼 특정한 기법-- 원 테이크 롱 샷이라던지-- 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는 접근방식은 피하고 있으며, 그 대신에 정말 악 소리가 날 정도로 집요하게, 아내의 시점에서, 그러나 또한 그녀를 하게 철저하게 옭아매는 핸드헬드 카메라의 접사를 통해 서사를 전개해 나간다. 나는 북유럽 도그메 그룹의 영화 중에서도 이렇게 지독하게 핸드헬드로 한 사람의 사적 공간을 침입해 들어가 찍는 작품을 본 일이 없다. [블랙 스완] 의 모두에 나오는, 댄싱 슈즈가 따닥 따닥하고 바닥에 부딪히며 댄서들의 고통스러운 숨소리가 헉 헉 하고 들리는, 모든 "우아함" 이 완전 탈색된 핸드헬드 시퀜스를 기억하신다면, 그 장면의 "불편함" 이 [마더!] 의 전편에 걸쳐 점차 증폭되다가 클라이맥스에서 폭발한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좀, 아니 많이, 지나치다. 영화 자체는 무척 아름답기도 하고, 눈물이 눈두덩에 울컥 밸 정도로 감동적이고 슬프기도 한데, 그 제작 태도는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내" 의 고통과 괴로움을 관객들에게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 "너 색기들도 좀 당해봐라" 라는 식으로 관객들도 조지기로 결심한 것 같다. 영화를 보시기 전에 최소한 헐리웃 식의 "관객들에 대한 배려" 는 완전히 없는 한 편이라는 것을 이해하시기 바란다. 


연기자들은 당연한 얘기지만 너무나 좋은데, 제니퍼 로렌스의 독무대라고 해도 좋다. 미셸 파이퍼는 팀 버튼 감독의 [다크 섀도우즈] 이후로 거의 5년동안 출연작이 없었는데 한 때 가장 아름다우셨던 헐리웃 스타였던 분인 만큼 (아아 이분이 나보다 나이가 많다니! 믿기지 않음… ) 출연 해주신 것만 해도 반갑지만, 이 분의 역할은 그야말로 최고도로 관객들의 짜증과 불안을 돋구는 것이고 실제로 본인 고유의 매력이 폭삭 감쇄될 만큼 능란한 연기를 보여주신다. 파이퍼와 에드 해리스와의 궁합이 하비에 바르뎀과 로렌스의 그것보다 훨씬 잘 맞는데, 이것도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감독의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것이 명확하다. 바르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끝없이 관대하고 사랑이 넘치는 "창조적인 인간"으로 비추이면서, 또 동시에 그의 젊은 아내의 입장에서는 답답함과 궁극적인 착취성에 있어서 지옥에서 올라온 가부장의 모습을 노출시킬 수 있는, 일견 말도 안돼 보이는 모순적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제니퍼 로렌스는 젊고 매력적이지만, 뭐랄까 "아름다운 인형"을 보는 것 같은 양식적인 미와는 많은 거리가 있는 연기자로서, "아내/엄마" 의 캐릭터에 독특한 질감을 부여하고 있다. 아마도 [헝거 게임즈] 등에서 구축된 상업적인 본인의 이미지로부터의 엄청난 거리 때문에 일부러 이 배역을 맡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데, 그녀의 "독립적이고 당찬 미국인 소녀" 적 이미지를 너무나 처참하게 뭉개 부셔버리는 배역이기 때문에 그러한 이미지를 기대하고 오신 그녀의 팬들께도 강렬하게 비추천이다. 


이렇게 써놓은 것을 읽어보니, [마더!] 가 상업적으로 폭망한 것이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여전히 "범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굉장한" 영화 맞다. 마조히스트냐 라는 빈축을 무릅쓰고라도 다시 보게 될 한편인 듯 하다. 단지 그 과격한 핸드헬드 카메라, 음악을 완전히 배제한 사운드 디자인 등 여러 "접근 방식" 의 측면에서 마음을 던져서 사랑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마지막으로, 스포일러가 될 것을 각오하고 한마디 보태자면, 박찬욱 감독이 [박쥐] 이후로 카톨릭 교리에 정합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확신을 하지 않게 되었다고 어딘가에서 말씀하신 듯 한데, 아로노프스키 감독도 유대교 문화에서 표상되는 바 "남자/남편/아버지" 가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더 이상 믿지 않는 듯하다 (그렇게 보자면 아로노프스키 자신의 "영화감독" 또는 "고추 달린 예술가" 로서의 존재가치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회의적인 결론으로 치닫게 됨은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이렇게 자신을 자기반성적으로 후드려 까는 것은 아감독의 전작을 관통하는 주제의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  남자 여자도 질알들이고, 자식 새끼들도 질알들이고, 남자/남편/아버지 새끼는 저들이 온갖 질알을 해도 다 봐주고 말이지. 이제 됐다, 많이 묵었으니, 벌거벗은 원숭이들은 이제 다 지옥의 겁화 (劫火)로 다 태워서 없애버리고 세계의 운영권은 고양이나 돌고래에게 넘겨주라. 이 미친 새끼들을 봐주는 짓은 이제 그만해 좀! 그것이 아로노프스키의 결론인 것처럼 느껴진다. 아아, 역시 상업적인 성공은 할 수 없는 영화였을까…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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