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당거래

2010.11.20 00:25

곽재식 조회 수:4632

"부당거래"는 전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으로 출발하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나서 빠른 속도로 경찰, 검사, 기업가, 협잡꾼 등등의 여러 인물들을 비춰 줍니다. 이 여러 인물들은 나름대로 사연이 있는 인간들인데, 연쇄살인사건의 풀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서서히 엮여 듭니다. 빠른 진행에 서서히 얽혀드는 이야기의 바탕 위에, 이 이야기를 극적인 인물로 드러내 보여주는 재미난 솜씨가 무척 볼만한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니만큼, 어떻게 이야기가 꼬이고 얽히는지 알기 위해서, 영화 광고 전단 조차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기에 재미난 영화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양자대면. 언뜻 보니 정말 1949년 정도를 배경이라고 해도 될듯 합니다.)

사 건을 두고 사회 각계각층의 인간들이 꼬여드는 내용을 다루는 만큼, 기본적으로 사회비판, 풍자 요소가 강한 영화입니다. 그렇습니다만, 이 영화는 그게 현재 대한민국의 특정한 상황을 굳이 들쑤시는데 화살촉의 끝이 향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윤리학, 인류 사회의 특성에서 숙명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부패"에 대해 다룬다는 분위기로 보였습니다.

어디에 부패가 없겠습니까? 신라말의 혼란은 우리 역사의 가장 기막힌 내전시대인 후삼국시대의 바탕이 되고 있으며, 고려시대의 "고려 공사 삼일"이라는 속담은 부패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대 한국인에게 "탐관오리"라는 말의 상징처럼 느껴지는 조선시대의 부패상은 또 어떻습니까? 자유당 정권에서 반란군 두령의 집권과 유신헌법으로 이어지는 지금 우리 정부야 뭐 말할 것도 없지 싶습니다. 중국사, 일본사, 로마사, 영국사, 그 어느 곳을 보더라도 협잡과 뒷거래, 부패의 끈끈한 역사를 찾는 것은 인류는 하나요, 세계는 한 가족이라는 느낌이 들만큼 쉽습니다.

그런즉, 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과 세상의 부패상도 그런 느낌입니다. 누구나 적당히 부패해 있고, 인간이 살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인 이상 어느 수준까지는 부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잡아내는 것입니다. 신문에서 사회 문제라고 떠들어대는 "떡값 받아 먹는 검사" 수준의 정말 누구나 손가락질할만한 "남들의 부패" 이야기에서부터, 조직내에서 줄서기 때문에 파벌이 갈려서 서로 미워하는, 우리 주변 대한민국 어느 직장에서라도 볼 수 있는 광경까지 다양한 정도의 부패상을 요소요소에 엮어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과 부패가 인간에게 숙명처럼 어느 정도는 끼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느낌, 온 세상이 다 부패로 가득찬 듯한 꼬이고 꼬인 기괴한 소용돌이의 한바탕 연극이라는 듯한 감상이 흘렀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어디까지 부패했는가)

이 영화가 힘이 있는 대목은 그런 "보편적인 부패", "인간이라면 누구나 곁에서 느끼는 부패"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구체적인 현재 대한민국 현실의 사회비판, 풍자 기능도 썩 잘한다는 겁니다. "누구누구의 무슨 사건을 패러디 형태로 보여주어서 비난해야겠다" 같은 뻔뻔한 무슨 정치단체 선전용 전단 같은 내용으로 꾸미지 않아도, 인류에 대한 비판을 하는 틀을 갖고 있으니까, 자연히 그 인류인 현재, 한 지역인 대한민국의 비판도 이루어지게 깔끔하게 맺어 놓은 것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영화의 틀을 봐도, 사회 고발 영화보다는, 40, 50년대 미국 느와르 영화들이나, 소위 "네오 느와르"라고 불리우던 60, 70년대 영화들과 비슷하게 보일 때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물론, 재개발, 검찰/경찰의 기싸움, 청와대의 쓸데 없는 개입과 같은 소재를 잠깐잠깐씩 끌어다 쓴다든가하는 보다 시사적인 소재도 주변에 잡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도 굳이 "재개발 비리"를 비판하기 위해 이런 소재를 끌어 왔다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인간이라는 동물의 부패라는 특징을 보여 주려고 하는데, 배경이 현대 대한민국 서울이다 보니까 아주 자연스럽게 재개발 비리도 언급하게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특정한 사실에 대한 공격에 초점을 둔다기보다는, 부패와 비리에 얽혀들 수 밖에 없는 인간과 사회를 재미거리로 잡아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소재를 짚어낼 때도 단순한 편싸움에서 사회문제의 한쪽 편을 드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빠르게 흘러가는 경쾌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비리가 일어나는 구조와 이치를 밝혀내는 중후한 맛이 있었습니다.

시 민들이 주로 보는 신문의 발행사, 수사와 추적에 나타나는 몇몇 소재등등을 슬며시 화면에 풀어 둘 때와 같이, 줄거리와 직접 안 달라붙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소소한 소재를 고를 때, 굳이 제작진이 장난스럽게 특정 사회 문제에 "한쪽 편"을 드는 때가 있기는 합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영화 자체보다 그 제작과정이나 제작진의 장난스러운 잔재미를 좀 뿌려 놓은 것이지 싶습니다.


(한국적 풍경. 홍콩의 풍경? 광저우의 풍경?)

장 황하게 부패니, 비리니 하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영화에서 정말로 재미난 기가 막힌 대목은, 그런 상황에서 실감 나면서도 과장되게 성격을 드러내는 각 인물들입니다. 간교하고도 집요한 건설업자 역할을 유해진이 맡고 있고, 터프가이 형사 역할을 황정민이 맡고 있으며, 관료제 조직의 썩은 물과 개인적인 날카로운 지성이 뒤섞인 검사 역할을 류승범이 맡고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이 한 사건에 서로서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엮여 드는 가장 큰 축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 합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사회 극빈층에서부터, 평균층, 중산층, 고위 인사, 거물급 재벌 등등의 각개각층 적재적소의 갖가지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 모두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얽혀 있는 모양을 드러냅니다. 이 다채로운 색상의 사회 면면의 인물들이 하나의 이야기에 밀접하게 엮이는 모양은 찰스 디킨스의 몇몇 걸작 소설들을 방불케 합니다. 이런 인물 배치는 이 영화의 중심에도 잘 맞아 들고, 덕분에 여러가지 사람들의 여러 사는 방식을 보여주는 구경거리도 많아졌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리고 이 구도에서 세 중심인물들이 재미를 계속 끌어냅니다. 극적인 과장과 사실적인 연기를 멋지게 섞어서 정도를 똑바로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 연기를 보여준 황정민도 볼만하거니와, 주특기를 활화산처럼 태우면서 튼튼한 한 축을 잡고 있는 유해진도 제 몫을 합니다.


(유해진 - 황정민)

그 렇습니다만, 역시 류승범의 기가 막힌 기량은 가히 감개무량 합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형태의 욕망을 드러내 보여주고, 관객 입장에서 짜증날만도 하고, 속터질만도 한 상황을 보여주면서 공감을 만들어내면서도, 그 위에서 인물 특유의 기괴한 성질, 사악함을 슬쩍슬쩍 올려다 놓고 있는 것입니다.

우스꽝스러운 과장과 극히 인간다운 사실감 넘치는 모습이 착 달라 붙어 있는 이 인물과 연기는 이 영화의 알맹이요, 가운데 토막으로 꼽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류승범의 인물은 굉장히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 진지하고 암담한 가닥을 조금도 느슨히 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몸코미디에 가까운 수법으로 웃겨 버리곤 하는데, 효과는 굉장했습니다. 그 모습은 이 영화가 부정 부패에 대한 공감을 중요시 여기는 것과도 맞아 떨어지고, 영화 줄거리가 어지럽게 엮여 가는 데 대한 호기심을 적당히 맺고 끊고 살리고 부풀리는데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출세에 눈이 멀어서 가끔 광기에 휘둘릴 지경이라고도 할만한, 이 검사를 연기하는 류승범의 모습은, 매우 다르게 생긴 배우이긴 합니다만, 저는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떠오르는 듯한 맛이 있었습니다.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그 독특했던 맛이간 출세길 달리는 크리스찬 베일이 훨씬 현실감이 강한 인물로 내려온 다음에 웃음의 새계에서 담금질을 하면 이런 인간이 되겠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만큼, 저는 류승범이 크리스찬 베일보다 더 재밌었고, 더 잘했다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배트맨 걔도 다 베일만 벗겨 보면 교회 가는 크리스찬이야. 나도 전도사 잖아.)

주 변인물들 역시 든든하게 갖추어 두었습니다. 조연급 인물들에게 충분히 많은 성격을 주고, 연기할 거리도 풍부하게 던져 주었습니다. 이것은 내용을 풍성하게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 영화처럼 이런저런 사연이 꼬여드는 이야기를 할 때, 관객이 이해하기 쉽고, 내용 진행을 알아보기 쉽도록, 주변인물과 조연들이 극중 대화를 빙자하여 관객에게 설명해 줄 수 있는 장면을 집어 넣을 수 있는 기회로 써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런 활용도 잘 해낸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설령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대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비벼나가면서 이런류의 설명과 관객을 위해 짚어주는 시간을 잘 잡아 내는 듯 보였습니다.


(형사들)

이 외에도 이야기를 보여주는 잔재주들이 말끔한 영화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 복선을 드러내는 수법, 상징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소도구들을 촘촘히 재치있게 잘 이용하는 것이 튼실한 바탕이 되어 주는 영화 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구치소 안에서 벌어진 상황을 보여 줄 때, 구치소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인물들의 걸음걸이 시점을 따라 화면이 같이 깊숙히 들어가면서 화면 전환이 이루어 집니다. 수없이 쓰이는 화면 구성입니다만, 빠르게 화면을 움직여서 갑자기 사건의 국면전환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제대로 드러내는데서 쓰이고 있고, 게다가 정말로 사회와 격리된 감옥이라는 데가 깊숙히 단절되어 박혀 있고, 그곳의 사연을 지금 한 번 보겠다는 그 심상을 전달해 주는 효과도 좋습니다. 평이하다면 평이하고 다른 영화에서 더 잘 사용된 예를 찾아보자면 더 찾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 영화에서도 모범적으로 이야기를 보는 맛이 있게 잘 짜놓았습니다.

이 영화의 바탕이 튼실한 것이, 바로 이런 기본기를 잘 써먹되, 지겹지 않게, 조금은 참신하게, 꼼꼼히 잘 배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쇄살인마 하면, 벽에 내가 스토커요, 하면서 사진 가득 붙여 놓은 집이 나오기 마련. 그러나 이번에는 범인이 아니라 형사들이.)

무 릇 각본가라는 인간들은 "부패한 인간", "추잡한 인간사"라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화장실 장면이나 등장인물이 침을 뱉는 장면들을 넣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지겹디 지겨운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부함의 극점을 찍어대는 누구나 다 하는 바보 짓거리로 장면을 집어 넣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 무리들은 그래놓고, "봐라 여기서 주인공이 화장실에 있는 장면 나오니까, 사회비판적인 추함을 드러내는 거 같지롱?" 하면서, 무슨 어줍잖은 자아도취인지, 그걸 가지고 재미나고도 예술적인 내용을 넣었다고 즐거워하는 불쌍한 짓을 하기 마련입니다. 비슷하게, 60, 70년대 한국영화에서는 뻘밭이나 진흙탕에서 양복 입은 남자 둘이 뒹굴면서 싸우는 장면을 집어 넣고 감개무량해 하곤 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데 살짝살짝 한 발자국씩 더 노력하고 있습니다. 침뱉는 장면으로 인간들의 추잡함을 표현해 보겠다는 진부해 빠진 관점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때가 있습니다. 또 나뒹구는 쓰레기 사이에 인물들이 등장하게 해서 더러운 부패의 느낌을 깔아 보자는, 진부한 출발선상에 똑같이 있었습니다.

그 런데 이 영화는 그냥 침뱉는 장면 대신에 음식을 먹다가 갑자기 떠들어대서 먹던 음식을 흘리는 장면으로 좀 다르게 표현하려고 해 봤습니다. 그렇게 하면 좀 더 다른 장면, 좀 더 다른 배경으로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쓰레기통을 집어 던지고, 얼굴에 더러운 것을 덮어 씌우며 싸우는 장면은 "이전투구"를 표현하는 닳고 닳은 수법인데, 이 영화는 그 대신에 거대한 쓰레기 처리장의 기계들을 장면의 배경으로 쓰도록 해 두었습니다. 화면을 연출한 방법은 더 다양해지고, 인물들의 구도와 장면을 이어나가는 방식도 더 화려해 집니다.

재미 없는 진부한 음지에서 참신하고 볼만한 양지로 딱 한 발자국 더 움직인 것입니다. 그래도 거기는 그늘이 아니라, 햇빛이 드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은 생각해 보자면, 영화에 성의와 노력이 담겨있다는 생각도 들고, 부질 없이 자의식만 앞서는 것이 아니라, 제작진이 차분하게 영화를 엮어나가고 짜내는 진정한 기술을 닦으려고 노력한 결과라는 생각도 듭니다.


(쓰레기 같은 것들이 지금 어디에 있나?)

화면 구성과 편집, 대사와 연기를 꾸며 놓은 실력이 튼튼한 것에 비하면, 음악은 꽤 부족한 편입니다. 몇몇 음악구성은 녹음과 선곡이 답답하고 지겨운 대목이 있었습니다. 좋을 때에도 그저 무난한 정도에 그쳤습니다.

결 말도 나머지 부분들에 비하면 부족하지 싶었습니다. 복잡하게 꼬인 이야기인만큼 결말을 맺는 것이 깔끔하게 해내기가 쉽지가 않으니, 적당히 틀어막아 놓은 모양이지 싶습니다. 반전이 드러나는 대목까지는 소용돌이치는 이야기의 축으로 알맞았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

이런 이야기의 대단원 답게 장중하고 대파국스러운 결말을 달아 놓기 위해서, 피 많이 흘리면서 한 사람 죽어가면서 끝나게 담아 놓은 것 같은 것은, 누구 하나 죽여야 그럴듯한 결말이다 싶어서 억지로 억지로 달아 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반전도 터뜨린 마당에 "끝 다운 끝"을 짓는 법을 찾기가 쉽지는 않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이 영화를 끌어온 세 사람의 축을 잘 살리지도 못하는 군더더기 비스무레한 모양보다야, 더 좋은 결말 장면을 꾸며야 마땅하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반전 자체의 비중이 별로 크지 않도록 굴러간 영화인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각본상의 반전 자체도 아귀가 잘 들어 맞다 보니, 마무리 처리에 어느 장단을 따라가야 할 지 좀 놓친 듯 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쪽이 끝나는 방식도 말은 되는데 어째 좀 대칭이 안 맞는 듯도 하고)

그 래도 전체를 놓고 보자면, 많이 부수거나, 많이 피를 튀기지 않고도, 박진감 넘치는 화려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데 깨끗하게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2000년대를 처참히 물들였던 소위 "조폭코미디"와는 아주 다릅니다. 풍자가 보여주는 웃음과 놀림 속에서도 시종일관 진중하고 어두운 분위기도 지켜 나가는 독특한 특징이 제 맛을 내는 영화였습니다.

크게 강조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야기의 중심에서서 계속 이야기를 끌어가는 연쇄살인에 대한 수수께끼 풀이도 유지되어 나가면서, 거기에 더하여 어지럽게 엮이는 사회 각층의 부패상을 다루는 핑핑 돌며 가지쳐 나가는 이야기 거리들이 좋은 솜씨로 잘 붙어 있는 영화 였습니다. 더군다나 공터로 나가서 밀담을 나누는데, 건물 이곳저곳에서 엿듣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보여줄 때 같이, 귀신 같은 화면 짜는 솜씨를 보여주기도 하는 영화입니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이리저리 내 눈으로 두리번 거리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게 화면을 움직여 주는 그런 제작진의 재주가 있는 영화이니, 왠만한 경지는 넘어서는 듯 보였습니다.


그 밖에...

이 영화의 이야기 거리들이 다소간 시대 배경, 구체적인 현대 상황과 엮일 필요가 없는 분위기라는 점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니만큼, 이런 사회 비리를 다루는 영화들의 대표들인 옛 할리우드 느와르 영화처럼, 아예 이 영화 배경도 40년대말, 50년대 초 쯤이면 어떻겠나 싶습니다.

그야말로 막나가는 정치 협잡이 이루어지는 광복 이후의 정국이나, 자유당 정권의 비리가 날개를 치며 세상을 휘젓던 무렵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중절모를 쓴 신사들과 40년대식 실크 정장으로 차려 입은 위험한 여자들이 쏟아지는 이야기를 꾸몄다면, 나름대로 또 진귀한 구경거리 아니었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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