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의 DVD/블루레이라고 해야할것 같은데, 올해는 DVD를 많이 사지 않았습니다. 세곳의 아마존 구매 기록을 보니 타이틀 수 기준으로 블루레이는 216편, DVD는 41개 더군요. 작년만해도 둘의 비중이 거의 비슷했는데, 올해 산 DVD는 대부분 블루레이가 나올 가능성이 전혀 없어보이는 공연(예를 들면 2006년 잘츠부르크 M22 시리즈 전집)이나 오래된 TV 시리즈가 대부분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지역코드와 상관없이 값싸고 일찍 출시하는곳에서 구입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는곳이 B 지역이다보니 지역코드가 고정된 장품이 꽤 있습니다. A 지역이나 국내 출시 작들은 매년 그렇듯 Q 님이나 다른 분들이 올려주실것으로 믿습니다.



10.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 45주년 기념판


출시사: 20세기폭스사 | 지역코드: ALL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 7.1

사운드 오브 뮤직을 순위에 올린것은 순전히 훌륭하게 복원된 화질 때문입니다. 70mm 네거티브를 8K로 스캔해서 다시 4K로 다운사이즈한 마스터를 사용한 이 타이틀은 반세기라는 필름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컬러와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7.1채널까지 필요했나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오리지날 녹음곡에서 작업한 음향 트랙 역시 공간을 꽉채우는 풍성한 음악과 명료한 대사를 들려줍니다. 45주년 기념으로 복원 과정과 폰 트랍 가족의 현재에 대한 피쳐렛들이 HD로 포함되어 있고, 기존 DVD에 포함되어 있는 제작다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9. 킥애스, KICK-ASS


출시사: 라이온스게이트 | 지역코드: A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 7.1

킥애스는 기대만큼 독한 R등급 영화는 아니었지만 캐릭터 소개를 건너띄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다음편이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블루레이는 화질이 그다지 좋은편이 아닌데 기술적인 실수인지 아니면 조악한 CG 를 덜 표나게하기 위해 디테일을 지우거나 코믹스 느낌이 나도록 지나치게 색보정을 한 의도적인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흐릿한 화면은 뛰어난 7.1채널 음향과 본편보다 더 긴 제작다큐, 코멘터리, PIP 부가 영상, 각종 이미지 갤러리 등 풍성한 서플먼트로 보상이 됩니다.

킥애스는 북미는 라이온스게이트가 그 밖의 대부분의 지역은 유니버설이 배급했는데 블루레이 타이틀은 음향과 PIP 이외에 큰 차이는 없는것 같습니다.





8. 켈스의 비밀, The Secret of Kells


출시사: 옵티멈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 음향: DTS-HD MA 5.1

올해는 토이스토리 1,2,3편에 미녀와 야수, 판타지아, 드래곤 길들이기 등 신구작 애니메이션 타이틀들이 많이 출시되었고, 다들 뛰어난 AV 품질로 호평을 받았지만 제게 최고의 애니메이션은 아일랜드/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 켈스의 비밀입니다. 평면적이면서 동시에 입체적인 화면, 둥글거나 각진 캐릭터 디자인, 대비가 큰 녹색-오렌지/갈색 컬러, 켈틱 문약과 이 애니메이션의 주요 소재이기도한 일루미네이션 문양 등이 주는 시각적 신선함뿐만 아니라 고난속에서도 미가 창조된다는 메시지를 억지스럽지 않게 전달합니다. 화질과 음질 역시 결코 메이저 영화사의 3D 애니메이션에 뒤지지 않습니다. 북미에는 A지역 타이틀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7. 공포의 대저택, The Innocents


출시사: BFI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LPCM 2.0

BFI(British Film Institute)는 올해에도 파월의 세상의 끝에서부터, 60년대 영국 플립사이드 영화들, 그리고 오즈와 타티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전 영화들을 블루레이로 출시했습니다. 대부분의 BFI 블루레이 타이틀들이 양호한 화질과 북클렛을 포함한 준수한 부가자료를 포함하고 있고, 같은 영화의 북미버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올 BFI 작품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잭 클레이튼의 The Innocents입니다. 20세기 폭스와 동일한 마스터를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DVD 버전에서도 BFI의 트랜스퍼가 더 우월하다는것이 일반적인 평인만큼 블루레이 버전 역시 반세기가 지난 흑백 영상이 얼마나 세세하고 자연스러운 디테일이 가능한지를 보여줍니다. 본편 이외에도 크리스토퍼 프레일링 교수의 소개와 잭 클레이튼의 공군 홍보영화 전쟁터 나폴리(Naples is a Battlefield), 아카데미 단편 영화 수상작 맞춤 겨울 코트(The Bespoke Overcoat), 모틀리가 디자인한 의상에 대한 피쳐렛이 모두 HD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6. 안티크리스트, Antichrist


출시사: 아티피셜 아이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1080i) | 음향: DTS-HD MA 5.1

안티크리스트는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은 작품이지만 전 오히려 직설적인 반여성혐오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당 1000 프레임이 가능한 HD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들은 비록 일반 블루레이 표준에 한단계 떨어지는 스펙이기는하지만 화면상에는 충분히 아름답고 디테일하게 표현됩니다. 제작다큐, 인터뷰 등이 모두 HD로 포함되어 있고, 폰 트리에 감독과 머레이 스미스 교수의 코멘터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5. 예언자, Un Prophet


출시사: 옵티멈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 오디오: DTS-HD MA 5.1

예언자는 대부에 많이 비교되었지만 저는 그보다는 훨씬 규모가 작고, 개인적인 성장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고양이 새끼인지 호랑이 새끼인지도 모르던 청년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시도해보며 조금씩 영역을 넓여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것은 상당히 뿌듯합니다.

이 타이틀은 미국과 독일은 소니(지역코드 ALL)에서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스튜디오 카날 계열에서 출시되었는데, 비디오와 스페셜피쳐의 구성이 조금 다릅니다. 카날의 비디오는 장면에 따라 화면이 주는 질감차가 크게 나는편이고, 일부 장면에서는 보통 HD 화면에서 기대하는것보다 많은 굵은 그레인이 두드러지기도 합니다. 반면 소니의 화면은 상대적으로 일관적이고 보다 건조한 느낌이 강합니다. 옵티멈 타이틀에는 1시간 반 가량의 제작다큐와, Chatenay에 대한 피쳐렛, 감독/배우 인터뷰, 스크린테스트 등이 제공되는 반면, 소니 버전은 긴 제작다큐가 빠지는 대신 감독, 작가, 배우의 코멘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 행잉록에서의 소풍, A Picnic at Hanging Rock


출시사: 세컨드사이트|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 5.1, LPCM 2.0

세 컨드 사이트에서 출시한 행잉록에서의 소풍 감독판 블루레이는 영화의 몽환적인 이미지를 잘 유지하면서도 행잉록 주변의 풍광이나 의상, 인테리어 배경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스페셜피쳐는 3디스크로 구성된 디럭스 에디션에서 옮겨왔습니다. 아직 A 지역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호주판이 지역코드 ALL 이라고 합니다.






3. 트루블러드, True Blood Season 2


출시사: HBO/워너 | 지역코드: ALL
비디오: MPEG-4 | DTS-HD MA 5.1

첫번째 시즌에서 관속에서 나온 커밍아웃한 뱀파이어를 동성애자나 이주노동자와 같은 소수계층에 비유했던 트루블러드가 두번째 시즌에서 풍자의 대상으로 삼은것은 종교입니다. 유일신을 내세운 복음주의 교회나 디오니소스를 섬기는 원시 종교의 메이나드나 피를 마시는 뱀파이어만큼도 인생에 도움이 안되고, 뱀파이어들은 종교인들이나 여기에 휘둘리는 인간들보다 종종 훨씬 고결하고 도덕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트루블러드의 화질과 음질은 어떤 TV 시리즈 타이틀 보다 우수하고, 최신 극영화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음향 효과와 배경 음악의 채널 활용이 뛰어납니다. Picture-in-picture 방식의 비디오나 캐릭터나 트루블러드 앞뒤 내용에 대한 소소한 정보들이 화면위에 뿌려지는 "Enhanced Viewing" 옵션도 DVD 버전보다는 블루레이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팸, 호이트, 뉼린 목사 등의 상항에 대해 코멘트하는 "Character Perspective"








2. 신들의 깊은 욕망, 神々の深き欲望


출시사: 유레카 (MoC 시리즈)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 Mono

공식 출시전부터 워낙 좋은 리뷰를 받은 작품이라 예매를 해놓긴 했지만 제가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무려 세시간 동안 자막을 봐야하기 때문에도 그렇고, 일본 영화에서 섹스나 근친상간 암시나 여성에 대한 관점은 많이 불편하거든요. 하지만 개발과 도시화로 사라지는것들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제 이런 선입관을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영국의 유레카는 이 작품을 DVD 없이 블루레이만으로 출시했는데 그 이유가 납득이 될 정도로 뛰어난 HD 화질을 보여줍니다. 토니 레인즈의 작품 소개 영상과 오리지날 예고편이 HD로 포함되어 있고 MoC 시리즈들이 그렇듯 에세이, 인터뷰, 사진들로 구성된 북클렛이 제공됩니다.



B 지역이 아닌 플레이어로 재생을하면 위와 같은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유레카의 MoC의 DVD는 대부분 지역코드 0로 나와서, 왜 블루레이는 대부분 B 고정인지 궁금했는데, 자신들도 원해서 지역코드를 고정하는것이 아니라는군요.




1. 하얀리본, Die weisse Band


출시사: 아티피셜 아이 | 지역코드: B
비디오: MPEG-4 AVC | 오디오: DTS-HD MA 5.1

이 영화를 본것인 올 3월이었는데, 저는 이미 이 작품이 올해 제가 볼 영화 중 최고일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우구스트 잔더의 사진들을 참고로했다는 장면 하나하나가 고화질 흑백사진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올 헐리우드 대작 타이틀 중 아바타 확장판이나 아이언맨2가 뛰어난 화질로 평가받았지만 제 눈에는 하얀리본의 디테일과 입체감이 훨씬 우월해보입니다. 스페셜피쳐로는 제작다큐와 하네케 감독 인터뷰, 하네케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한시간 가량의 다큐멘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A 지역 타이틀은 소니에서 출시되었습니다.





Honorable mentions:



오즈 야스지로의 노리코 3부작


오즈 야스지로 작품 33개의 DVD/블루레이 출시를 계획중인 BFI의 첫번째 시리즈는 만춘, 초여름, 동경 이야기로 이어지는 소위 노리코 3부작입니다. 블루레이 + DVD 콤보로 구성된 각 타이틀에는 본편 이외에도 오즈 감독의 다른 작품들이 SD 포맷(단 오즈의 첫번째 유성영화 외아들은 HD로 블루레이 디스크에 포함)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라이테리온이 제공한 마스터를 복원과 트랜스퍼는 BFI에서 별도로 작업한 이 영화들은 원본 필름의 상태가 워낙 좋지 않아 비슷한 연령의 헐리우드 영화 복원판보다도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들이 주는 감정적 충족감을 느끼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습니다. BFI에서는 이 노리코 3부작에 이어 야생화(+ 아버지가 있었다)와 안녕하세요(+ 태어나기는 했는데)를 다음달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 "Young Hearts" 시리즈


"Young Hearts"라는 테마로 구성된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의 2009년 시즌 작품들로, 로미오와 줄리엣 / 뜻대로 하세요 / 사랑의 헛수고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별다른 무대 세트도없도 없고, 르네상스 시대 의상을 활용한 전통적인 해석이기는하지만 싱싱한 젊은 배우들을 보는재미가 솔솔합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다른 스튜디오 카날 시리즈 작품들이 그렇듯 화질은 좀더 나을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음향만큼은 왜 차세대 음향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하는지 증명하듯 뛰어납니다. 특히 실렌시오에서 울려퍼지는 노래 크라잉의 그 느낌이란...





인솜니아, Insomnia


워너는 신작들도 그다지 화질이 좋은편은 아니지만 특히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 나온 구작들은 DVD를 위해 제작된 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SD와 HD의 중간쯤되는 영상을 보는듯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2002년작 인솜니아는 다른 워너 카탈로그 타이틀들에 비해 훨씬 나은 화질을 보여줍니다. 제 취향엔 인셉션을 포함해서 놀란 영화 중 화질이 가장 좋은것 같아요. 코멘터리, 제작다큐, 파치노와 놀란의 대담 등의 스페셜피쳐는 모두 SD DVD에서 옮겨온것 같지만, 이미지 갤러리는 HD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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