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 Horsehead

 

프랑스, 2014.     

 

A Horsehead Pictures, Starfix Pictures Production. 화면비 2.35: 1, Dolby Digital 5.11시간 29. 

 

Director: Romain Basset

Screenplay: Romain Basset, Karim Chériguene

Cinematography: Vincent Veillard-Baron

Production Design: Bruno Vitti

Special Effects Makeup: Odet Barriere, David Scherer

Creature Effects Supervisor: Jacques-Olivier Molon

Music: Benjamin Shielden

 

CAST: Lily Fleur-Pointeaux (제시카)Catriona McCall (캐틀린)Murray Head ()Gala Besson (로즈)Vernon Dobtcheff (죠지)Philippe Nahon (신부).

 

Horsehead-poster.jpg


개인적으로 한편을 보고 영화의 내용이나 지향점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지점에서 감개무량함을 느꼈는데, 이유는 한편은 내가 장담하건대, TV 방영이나 VHS 아닌, DVD 블루 레이를 보고서 60-70년대 고전 유럽 호러영화들이 얼마나 미적으로 뛰어난 작품들인가를 확인할 있었던 세대가 만든 활동사진이라는 느낌이 격하게 들기 때문이다.  내가 지난 동안 줄기차게 예술적 가치를 설파해온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의 3세대-- 손자뻘 되는 영화들이 바야흐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으니 아니 즐거울소냐!  대한민국, 북조선, 일본, 중화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싸그리 쫄딱 망해서 사직이 옥수수밭 잔디밭이 되어도, 호러영화는 영원히 남는다, 그지 깽깽이들아! (니네들이 "민족" "국가" 위한답시고 지랄떠는 꼬라지가 자체로 호러의 자료를 만들어주는 퇴비 같은 역할을 한단 말이지.  그냥 넘어가자.  요즘 식민지시대에 대한 연구서를 완성시키느라고 정신 상태가 편치 못하지만, 그게 [말대가리] 하고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니까. 물론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제시카와, 나의 요즘 정신 상황하고의 접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대가리] 라는 영문 제목대로, 한편에서는 불교의 지옥에 등장하는 마두 (馬頭) 연상시키는 머리는 말의 모습이고 날카로운 손톱을 지녔으며, 둥그런 원형의 고리가 붙어있는 기묘한 흉기를 괴인이 등장한다.  괴인은 주인공 제시카의 악몽에 등장해서 고풍스러운 의상을 입은 여인을 무참히 살해하는데, 여인은 아무래도 최근에 세상을 떠난 제시카의 외할머니의 젊은 시절의 모습인 하다.  고향의 농장에 돌아온 제시카는 외할머니의 유품 속에서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는 단서가 듯싶은 물품들을 발견하지만, 어머니 캐틀린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오가 제작한 자크 드미 감독의 [베르사이유의 장미] 프랑스 실사판에서 주인공 오스칼 역으로 발탁되었던 카트리오나 맥콜, 그러나 한편에 캐스팅된 이유는 보나마나 [ 비욘드] 등의 루치오 풀치영화의 히로인이었던 전력 때문이겠죠) 제시카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그녀의 진상을 파악하려는 노력에도 훼방을 놓는다.  제시카는 스스로를 의식이 반쯤 있는 상태에서 꿈을 꿀 수 있는 "자각몽 (自覺夢)"을 유발시키는 훈련을 쌓아서, ([엠 가의 악몽/나이트메어] 와 놀랍게 비슷한 전개다) 꿈속의 세계의 할머니 로즈와 접촉을 시도하는데, 로즈가 (꿈속에서 죽기 전에) 그녀에게 넘겨준 단서는 "추기경이 와요. 그를 피하세요. 방의 열쇠를 찾아요! 그리고 늑대를 따라가세요" 라는 알쏭달쏭한 충고이다. 

 

영어의 nightmare 라는 단어 자체가 가리키듯, 악몽이란 "" 이라는 동물의 은유로 표현되기도 하며 (실제 어원을 따지면 nightmare 'mare' 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헨리 퓨젤리의 유명한 [악몽] 연작에서도 유추할 있듯이 성적인 함의도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  한편에서 감독 로맹 바세는 마두괴인을 CGI 떡칠이 아닌, 거의 괴수영화에서나 있는 박력을 가진 거대한 아니마트로닉스 크리처의 "연기" 통해 묘사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식 호러영화에 대한 오마주 내지는 집착은 영화의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있다.

 

그러나 [환상동화] [아메르] [너의 몸에서 흐르는 눈물의 괴이한 색깔] 경우처럼, 지알로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호러영화의 스타일과 비주얼을 가져다가 "아트 하우스" 아젠다를 추구하는, 착취영화의 꺼풀을 둘러쓴 "예술작품" 아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나이트메어] 시리즈처럼, 당찬 여주인공이 스스로의 출생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해결하고자 꿈속의 세계에서 모험을 벌리는 미국영화적인 스릴러로 봐도 충분히 그렇게 감상할 있는 것이, 꿈속의 세계라고 해서 "말이 안되는" 일이 함부로 벌어지지 않을 아니라, 영화의 시점이 제시카의 주관적 시각으로 완전히 옮겨간 이후,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쌍생아] 연상시키는 "은유적인" 엔딩에 이르기까지도 바세 감독은 여주인공의 감정적 동선을 흐트러짐이 없이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일이 제시카의 꿈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므로, 관객들에게 어느 정도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은 영화의 성격상 잘못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바세 감독의 선택이 모두 탁월한 것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겠다-- 예를 들자면 속에 등장하는 젊은 (어린?) 시절의 캐틀린역에 60대의 맥콜 연기자를 그대로 등장시킨 것이라던지 (이것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거미의 전략] 에서도 알리다 발리를 등용하여 써먹은 방법인데, 후자의 경우에는 "과거의 기억" 이라는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선택이었으므로 효과를 보았다고 있다), 스릴러적인 서사의 구사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필치가 간혹가다 충돌하면서 영화의 리듬이 엇박자로 빗나가는 부위도 없다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동화] 보고 났을 때의 감상은 편의 아름답고도 도발적인 (반드시 성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그림을 보고 났을 때의 "감동" 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헷갈리고 난해하다는 비난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허술하게 그림빨만 좋은 머리가 작품이라는 음해를 받을 이유는 전혀 없는 수작이다.

 

사족: 프랑스에서 이탈리아인 스탭을 고용해서 만든 작품인데 연기자들은 영국식 액센트 (또는 출신을 없는 … "유럽식" 영어 액센트) 쓰면서 영어 대사를 읊는다. 이것 자체가 60-70년대 유로호러의 공식이니까 문제삼을 이유도 없지만, 역시 뭔가 실제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사는 영국인들이라 지라도, 절대로 이런 식의 영어로 일상 생활의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그런 ~ 영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한국어로 대치해 보자면, " 얘기는 그만 하자!" "엄마가 먼저 시작해놓고." 이런 대사가 나와야 장면에, " 대화는 이것으로 종결되었다는 것을 모르니?" "어머니가 시작한 대화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이런 대사가 깔린다-- 영화의 모든 대사가 이런 식이다, 라고 한번 상상을 해보시면 ~ 분위기를 이해하실 있을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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