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욕 3부작

2014.12.06 17:18

곽재식 조회 수:2166


세 편의 중편 소설이 담겨 있는 형식의 소설로 앞의 두 편은 일종의 탐정 소설, 수수께끼의 사건을 다룬 이야기의 형식을 강하게 따라 가고 있습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우연히 한 남자로 부터 묘령의 여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된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 내지는 느와르 영화의 관습적인 분위기로 출발하는 것입니다.두번째 이야기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의뢰를 받은 주인공이 도대체 왜 이런 의뢰를 받은 것일까 궁금해 하는 이야기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 두번째 이야기의 출발은 “특별요리” 단편집에 실린 스탠리 엘린의 한 단편 소설과 시작과 중간 흐름을 보면 줄거리가 거의 같습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약간 다른데, 강한 인상을 남긴 어린 시절의 친구가 실종 된 후, 그 친구가 남긴 시, 소설을 탐구하게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 입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신비롭고 조숙한 친구의 어린 시절과 그 때의 사연을 회상으로 묘사하는 부분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류의 분위기로 되어 있다는 느낌 이었습니다. 이 세 편의 이야기는 강하게 끈끈히 연결된 것은 아니고, 따로 따로 나온 소설을 나중에 희미하게 연결되는 부분을 약간 더해서 붙여 놓은 듯한 형태였습니다.

세 이야기 모두, 초반부와 중반부의 이야기는 재미 있었습니다. 도대체 숨겨진 진상이 무엇일까, 왜 이런 상황이 생겼고, 도대체 저 정체불명의 인물이 숨기고 있는 의도는 무엇일까, 궁금하게 만들어서 계속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면서도 단조롭게 말하는 때가 많지만 은근히 울적하게 낭만적인 서술도 즐길만한 부분이 있어서, 쓸쓸한 도시 거리를 거니는 외로운 사나이의 인상이 비슷한 감상을 다룬 옛날 영화 같은 맛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괴상한 사건을 두고 등장인물들이 얼른 할만한 놀라고 소리치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꿈속의 사건처럼 "저건 내 삶의 한 꼬인 부분이 이 꼬인 세상에 대해 투영되는 것인가" 같은 식으로 반응하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환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드리우는 면도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다만 저에게는 아쉽게도, 세 이야기 모두 결말에 드러나는 진상, 내지는 꼭 진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결말로 치닫는 방식은 썩 어울리는 것은 아니었고 실망스럽기도 했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두번째 이야기는 마땅히 결말을 낼 방법이 없고 수수께끼 같은 사건의 진상이라고 펼쳐 놓을만한 마땅한 해답도 없어서 억지로 칼을 쳐서 잘라 내듯이 끝을 맺는 느낌이었습니다. 막판에는 어쨌건 장중한 느낌을 줘야 하니 싸움 장면을 확 넣어 버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세번째 이야기 역시, 매우 수수께끼가 많은 인물을 등장시켰으면서도 거기에 어울릴만큼 앞뒤가 잘 연결되는 결말은 아니었다고 느꼈습니다.

나름대로 이어져 가던 감상을 이용해서 감정의 변화를 가져오고 심경을 흔드는 느낌은 잘 꾸며진 면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과 수수께끼를 이용해서 이야기 속에 끌어 들이면서 시작한 이야기들 치고는 모든 면이 다 잘 맞게 어울리지는 않았던 느낌이어서, 조금 제가 바랐던 것과는 달랐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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