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그야말로 바람과 함께 지나가 버렸군요. 역시 새해를 맞이하여 2014년도에 끌어모은 디븨디와 블루 레이 중 개인적인 최고의 타이틀들을 선출합니다. 2013년에 제가 처음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던 이른바 영화 소비양태의양극화현상이 아마도 작년에 가장 밀접하게 저의 영화 수집벽에도 영향을 미친 듯 한데, 즉 새로 공개되는 영화들은 점차 스트리밍/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고 구작, 고전영화들은 점점 더 광학디스크 시장에 의존하게 되는 그런 의미의양극화입니다.

 

옛날 영화들까지도 스트리밍으로 보게 되지는 않았어요. 워너 아카이브 스트리밍을 하게 된 이후로 그쪽으로전향하게 되지 않을까 의심을 해보았는데 역시 아니되더군요. 한번 블루 레이로 1080p 복원판으로 시네마스코프 영화나 그런 구작들을 소유하게 되면 컴퓨터 틀고 보는 빗토렌트나 이런매체로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바깥에 폭우라도 몰아쳤다하면 전송이 툭툭 끊어지고 화질이 뭉개지는 스트리밍은 두 번 다시 돌아보기 싫게 됩니다. 별로 구입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영화를 혹시 모르니까 한번씩 체크해보는 그런 기능으로나 쓸모가 있을까? 그러나 그런 제한된 기능을 위해 한달에 만몇천원씩 꼬박 꼬박 지불하고 싶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어차피 그런 돈을 낼거면 Classic Flix 처럼 고전영화 렌털만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저한테는 더 합리적이에요.

 

2014년에도 2013년과 거의 동수의 디스크들을 사 모았습니다만 디븨디의 숫자는 현격하게 줄어들고 블루 레이는 크게 늘었습니다. 2014년은 블루 레이가 바야흐로 콜렉터로서의 저의 주 관심 매체로 등극한 해로 기록에 남을 것 같습니다. 하기의 리스트도 그 사실을 반영합니다. 지난 3년동안의 리스트와는 달리, 디븨디는 다섯 타이틀만 선출하고 열 다섯 타이틀은 블루 레이에 할애했습니다. 2015년에는 아마도 따로 디븨디/블루레이로 나누어서 준별하는 일 없이 열 다섯이나 스무 타이틀로 총괄하게 될 것 같네요. 아마도 거의 모든 타이틀이 블루 레이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미래의 예측은 불가능합니다. 광학 디스크 시장이 쇠퇴하기는 커녕, 애로우 디븨디같은 컬트 전문 레이벌이 자기네 나라 (영국) 에서 팔다 팔다 못팔아서, 미국에 진출해서 애로우 디븨디 USA 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데 끝나는 게 아니라, 킥스타트 펀딩을 하자마자 펀딩 목표 200% 초과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두고, 트와일라이트 타임같은 원래 사운드트랙 앨범 판매하던영세레벨에서 30불짜리 2천장 한정 블루레이를 내면 어떤 타이틀 경우에는 발매 하기도 전에 초고속으로 매진되어 버리는 (지난해에 매진된 [프라이트 나이트] 는 자기네들도 아깝다고 생각했는지 5천장을 다시 찍어서 팔긴 파는데, 요번에는한 사람앞에 한 장씩만 주문할 수 있음이라고 못을 박고 판매하고 있더군요 ^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오더를 시작하자 마자 이틀만에 다 팔리고 없어짐) 것이 영어권 2차매체 영화 시장의 현실입니다.

 

따운아 따운아, 너의 독침은 어디에 있느뇨 Downloaded file, downloaded file, where art thine sting?

 

잘 아시는 바 대로 훌륭한 영화, 위대한 영화, 죽기전에 꼭 봐야하는 영화, 그런 작품들을 선출한 리스트는 전혀 아니고, 제 개인적인 기호와 편견과 애정이 가감없이 반영된퍼스널 베스트목록이라는 사실을 유념하시길 바라고요. “이 영화가 좋더라또는이 디스크 타이틀 죽여주더라라는 식의 뻥을 제가 치긴 칩니다만 ^ ^ 절대로 객관적으로 모든 사람의 취향과 기준에 맞추어진 평가를 내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살지 않는 관계로 아마도 손에 넣었더라면 블루 레이 15선에 반드시 들어갔을 [바보들의 행진] [하녀] 블루 레이가 리스트에서 누락된 것이 가장 아깝습니다만, 어차피 여러분들은 저의 한국영상자료원 사랑은 잘 아시는 바이겠죠? 그러면 디븨디부터 시작합니다.

 

5. 전송인간 電送人間/Secret of the Telegian (Toho- NTSC, Regi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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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인간 마탕고], [미녀와 액체인간], [가스 인간 제1] , [고지라] 의 혼다 이노시로오 감독이 토오호오 특수촬영팀을 기용해서 제작한 일련의 호러SF 명작중 마지막편입니다. 이 작품만 조감독 출신의 후쿠다 준 감독이 완성했고, 왜 그런지 디븨디 공개가 늦어졌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특정 장면에 나오는 깜놀하게끔 괴이하게 키치스러운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노스탈지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닌지 추측을 하게 만드는데요. 영화의 악당 중 한 사람이 “유창원” 이라는 이름의 “삼국인 (한국인이라는 의미)” 이라는눈썹이 위로 올라가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일 뿐 아니라 이사람은 설상가상으로 “대본영” 이라는 캬바레를 운영하는 걸로 나옵니다만 이 캬바레의 내부 묘사가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듭니다. 웨이터들은 다 군복을 입고 거수경례로 손님을 받잡고, “아가씨” 들은 초미니스커트로 개조한 해군 유니폼에다가, 식사메뉴는 “병량 (兵糧)” 이라고 적혀있고... 그런데 막상 캬바레의 무대에서는 울트라 퇴폐성 째즈에 맞춰 헐벗은 몸에 [골드핑거] 처럼 금분으로 칠한 여성이 이리 흔들고 저리 흔드는 댄스를 선보인다는... 이 시퀜스를 제외하면 오히려 군국주의 비판 메시지가 강한, “과학의 잘못된 사용”을 경계하는 내용의 굉장히 잘 만든 미스테리-호러-SF 영화입니다만, 아무튼 요즘 일본 영화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볼 수 없는 내용이긴 합니다.


이 한편이 크라이테리언에서 출시된 키노시타 케이스케 감독의 전시 (戦時)영화 콜렉션을 밀어냈다는 게 좀 켕기긴 하는데, 이런 리스트에서 “학문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명감독의 우수영화” 가 “나같은 괴상한 취향을 지닌 컬트애호가나 좋아할만한 괴작” 과 붙으면 항상 후자가 이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 ^ ;;;



4. 에른스트 루비치의 베를린기 영화들 Ernest Lubitsch in Berlin (Eureka! Masters of Cinema- PAL Regi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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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건 또 어떻게 손에 넣게 되었을까요. 미국에서 찍은 루비치 영화도 제대로 본 게 별로 없는데 젊은 시절의단순명쾌하기 이를 데 없는 동화부터 영국역사기담 앤 볼린의 생애에 이르기까지 각종 장르의 무성영화 소품들을 모은 디븨디 콜렉션이라니... 아니 근데 또 이걸 막상 뜯어서 보면 왜캐 또 재미가 있는 것입니까? 어쩌란 말이냐 정말루. ㅠㅠ


한 해 걸러서 “하하 이것이 참 신선한 테크닉이라고요? 이건 동시녹음도 없던 1910년대 무성영화에서 이미 써먹은 건데요?”적인 무성영화 컬렉션이 한 타이틀씩은 반드시 연말 리스트에 들어가곤 하는데 금년에 설마 루비치가 1918년에서 1921년에 찍은 여섯편 모음집이 들어가리라곤 저도 예상못했습니다.


3. 소년 사루토비 사스케 Magic Boy/ 少年猿飛佐助 (Warner Archive- NTSC DVD-R,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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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 또 일본꺼야, 라는 식의 반응하지 마시길 바래요. 제 감식안을 믿으시고, 조금이라도 아니메이션이라는 매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일본어를 이미 잘 하시고, 5만원 플러스 몇만원 넘는 송료를 지불해서 일본판 디븨디를 손에 넣으실 수 있는 그런 선택받은 상황에 사시는 게 아니시라면) 이 영어더빙판 [소년 사루토비 사스케] 를 콜렉션에 추가하시기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일본 영화의 황금기인 1959년에 지금 우리가 익숙한 극화형 TV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다른 정밀하고도 인간적 여유가 넘치는 사랑스러운 스타일로 만들어진 극장편 애니메이션의 고전적 걸작입니다. 작화의 디테일부터, 거의 로토스코핑을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묘사, 경쾌하게 트렌디한 음악이 주조를 이루는 뮤직 스코어에 이르기까지, 50년대 당시의 월트 디즈니나 한나 바베라 등의 미국 아니메이션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미적으로나 전혀 모자라는 구석이 없습니다.


개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캐릭터는 요괴 야샤히메 (夜叉姫) 겠지요. 눈알이 핑핑 돌아가고 입이 얼굴의 반이 넘게 딱 벌어진 산적 부하들 앞에서 현대풍으로 어렌지된 노오 댄스를 피로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풀리는, 엄청 “끼” 가 쎈 보스... 인데 그 정체는 음... 거대한 도롱뇽입니다. “우후후 나는 (치렁치렁한 검은 머리를 두 손으로 팍 뒤로 넘기면서) 너처럼 아름다운 것은 질색이야! 아주 흉칙하게 만들어주마!” 라고 사스케의 누이를 위협하는 신 같은 장면을 몇 개 연속해서 보고나면 이 누님의 팬이 되지 않고는 못 배깁니다.


2. 이성구 컬렉션 Lee Seong Gu Collection (한국영상자료원- NTSC,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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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컬렉션]등보다 그 총체적인 재미는 덜하지만 한국고전영화의 새로운 일면을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다른 명감독들의 컬렉션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멋진 디븨디 모음집입니다. 비교적 덜 알려진 이성구 감독의 지극히 60년대적인 (하길종 이외에도 이렇게 “60년대적” 인 영상작가가 한국에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만들 정도로 뚜렷한) 연출 터치 외에도 [장군의 수염] 에서 그 속을 알 수 없는 김승호 연기자, [지하실의 7] 에서 회색머리의 카톨릭 신부님 (!) 으로 출연하는 허장강 연기자 등 스타들의 의표를 찌르는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1. 테러노츠 Terrornauts (Network- PAL,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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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솔로지 (연작) 호러 영화로 60-70년대에 나름 명성을 떨친 아미커스 프로덕션이 [닥터후] 한두 편 만들정도의 기술적 수준과 제작비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거의 은하계 범위의 항성계간 전쟁이라는 거대한 규모의 주제를 다룬 머레이 레인스터의 SF 소설 [울부짖는 소행성] 을 영화화한, 가진 것과 야심의 차이가 뱁새 가랑이 찢어지는 한편입니다만, 다른 데에서 제가 써먹은 표현을 빌리자면 “우주선의 꼭대기에 와이어가 매달려 있는것이 보인다는 게 SF영화를 즐기는데 방해가 안되는” 분들께는 가슴 깊은곳에서부터 진심으로 추천드리고 싶어요. 즐거움 그 자체입니다. 처음 SF를 문학으로 읽기 시작했을 때의 그 어떤 벌어지는 상황의 의미를 논리적으로 추론하면서, 흥미진진하게 플롯을 따라 앞으로 전진해 가는 그 재미를 한껏 만끽하실 수 있습니다. 이 재미는 제작비나 특수효과 그런 거와 관계없고, 만드는 사람의 자세와 SF 장르에 대한 이해심에 달린 거지요.


네트워크에서는 이것 말고도 제가 듣도 보도 못한 저예산 영국제 고전 장르영화-TV 시리즈를 잔뜩 출시할 예정인 모양인데, 기대됩니다.


그러면 블루 레이로 넘어갑니다. 열 다섯편으로 최종선정작수를 늘렸는데도 불구하고 작년보다도 더 파이널 리스트를 만들기가 힘들었습니다. 이게 리스트에 빠지면 뭐가 들어가야 한단 말이냐! 라고 한탄하게끔 만드는 타이틀이 너무나 많았어요.


15. 왕과 나라 King and Country (VCI, Blu Ray-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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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는 미국에서 활동했었지만 맥카시즘의 창궐에 의해 쫓겨나 유럽에서 터전을 잡은 좌파 영화작가 조셉 로지는 영국에 정착한 이후에도 영국과 유럽 사회에 “감사” 하면서 죽어 지내기는 커녕, 이번에는 이쪽의 가장 아픈 치부와 위선을 일일히 도려내서 까발기는 신랄한 작품군을 발표했습니다. [왕과 나라] 는 라마르케의 [서부전선 이상없다] 의 계보를 잇는 반전영화이지만, 전쟁 장면은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토막나서 쥐들이 뜯어먹고 남은 백골이 다 된 시체들이 등장할 뿐입니다.


이 한편은 평상시에는 괜찮은 군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에서 “집에 돌아가야지, 이제” 라고 중얼거리면서 걸어서 대오를 이탈한 한 사병 ([장거리 달리기 선수의 고독] 의 톰 코트니) 이 탈영죄로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 변호사인 하그레이브스 중령 ([베니스의 죽음] 의 더크 보가드) 의 시점에서 묘사합니다. 군법 재판부는 이 사병에게 일벌백계의 원칙을 적용하여 사형을 구형할 것을 종용하고, 하그레이브스는 그의 목숨을 건지려는 절박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이러한 재판의 원칙이란 무엇인지, 전쟁에 있어서 용기란 무엇이고 비겁함이란 무엇인지, 갈등을 겪습니다만, 이 한편에는 스탠리 큐브릭이나 코바야시 히데오 감독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일면 무사[武士]적인) 장중함과 도덕적 긴장은 결여되있습니다.


그 대신에 [왕과 나라]를 뒤덮고 있는 정서는 슬픔입니다. 말도 안되는 “질서” 와 “규율” 에 대한 아집에 희생되어서 기생충처럼 박멸당하는 젊음에 대한 슬픔. 어떤 위대한 목적을 달고 있어도, 히틀러와 나찌를 때려잡는다는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대의를 아무리 설파해도, 전쟁에 나가 죽는 젊은이들은 시체를 파먹는 들쥐들처럼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한채 죽어갔다는 슬픈 사실을, 로지 감독은 고개를 돌리려는 우리 관객들의 뺨따귀를 후려치면서 보여줍니다.


VHS 시절부터 계속 존재해온 “싸구려” 레벨 VCI 에서 별다른 서플없이도 중에서 상 급 정도 수준의 트랜스퍼로 내놓은 블루 레이 입니다만 그게 무슨 상관이렵니까.


14. Performance (Warner Archive. Blu Ray-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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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사람은 아시는 불우한 천재감독으로 알려진 도널드 캐멀과 영상예술계의 명장 니콜라스 로그 감독이 젊은 시절에 후다닥 찍어낸 헤비급 컬트영화입니다. 제임스 폭스가 연기하는 댄디 갱스터가 불의의 살인을 저지르고 은퇴한 록 스타 믹 재거의 사택에 숨에 지내기로 합니다만, 곧 재거의 유유자적한 라이프스타일에 홀라당 빠져들어가게 됩니다. 믹 재거가 퉁퉁하게 부풀어오른 중년 아저씨 갱스터들의 스트립쇼를 배경으로 노래를 불러제끼는 뮤지컬 시퀜스를 비롯하여, 대관절 어떤 약품을 섭취하시고 이런걸 구상하셨을까요 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장면들의 연속입니다만, 달콤한 연기가 방구석에 자욱한 헬렐레뽕의 분위기 가운데서도 은연중 관객의 빗장뼈를 쿡쿡 찔러대는 어른스러운 풍자정신을 맛 볼 수 있는 한편이지요. 아무런 거리낌없이 남의 물건을 빼앗고 목숨을 앗아가지마는 사실은 조직의 규율과 위계에 얽혀서 살아가야만 하는 갱스터들의 “가짜 자유” 와 재거와 그의 걸프렌드들이 주류사회의 윤리적 상식을 한꺼풀 넘어선 자리에서 누리고 있는 “진짜 자유” 의 대비라는 측면에서도 해석이 가능할까요?


컬트 디븨디로 유명한 한편이었는데 워너 아카이브에서 멋들어진 블루 레이로 내놓을 줄은 아무도 예상을 못했죠. , 워너 아카이브의 블루 레이는 디븨디와는 달리 영어자막 넣습니다.



13. 페니 드레드풀 시즌 1 Penny Dreadful Season One (CBS- Showtime,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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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폴] 을 만든 샘 맨데스 (감독)- 존 로건 (각본) 팀이 제작총지휘 및 기획-총 각본을 맡은 쇼우타임 시리즈입니다. 그것만 해도 구미가 당기긴 했지만 에바 그린과 티모시 돌튼이 출연한다니 안 볼 수가 없었죠.


모든 메이저 영화사가 거부했던 [롤리타] 같은 위험스러운 기획을 거침없이 밀고 나간 역사가 존재하는 케이블 영화사 쇼우타임의 명성에 걸맞게, 폭력이나 섹스의 정도 (실제 묘사 뿐만 아니라 터부를 깬다는 “관념적 수위” 의 문제에 있어서도) 를 비롯하여 프로덕션 퀄리티에 있어서는 웬만한 메이저 영화사의 개봉작품을 일곱 편 연달아서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입니다.


그러나 역시 이 시리즈의 큰 재미는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의 고전 장르명작들이 어떻게 변주되었는가를 파악하고 그 발전적 해석에 동참할 수 있는 즐거움이겠지요. [자이언트 로보] 극장판처럼, 요코야마 미츠테르 캐릭터들을 정신없이 끌어와서 서로 쌈박질을 붙이는 방식이 전혀 아닌, 각 소설의 메인 캐릭터들에 대한 엄청난 존중심에 바탕을 둔, 논리적이지만 참신하고, 동시에 실패와 비난을 두려워 하지 않는, 과감한 해석들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그런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시즌 2 에는 과연 H. G. 웰즈의 [우주전쟁]의 세계까지도 캔버스를 넓힐 수 있을려는지?



12. 폭력적인 토요일 Violent Saturday (Eureka! Masters of Cinema, Blu Ray- Regio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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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는 트와일라이트 타임에서 후줄근한 화질의 디븨디로 한 번 출시했다가 금년에 다시 제대로 된 화면비를 갖춘 블루 레이로 내놓았습니다만 제가 리스트에 올리고 싶은 판본은 영국 마스터즈 시네마에서 출시한 리젼 B 타이틀입니다. [폭력적인 토요일] 은 여러모로 흥미있는 50년대 범죄 스릴러입니다. 리처드 플라이셔의 강렬한 터치의 감독하에 빅터 마추어, 리처드 이건, 리 마빈, 제이 캐롤 내쉬, 어네스트 보그나인 등의 명배우들이 경연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겉으로 드러난 은행강도 대 광산 기술자라는 플롯 밑에 숨어서 면면히 흘러가는 50년대 미국 사회의 위선과 병폐,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화와 안정 뒷 구석에 숨어있는 폭력에 대한 불안과 동경이라는 저류가 움찔스럽게 느껴지는 문제작이지요.


아시는 분들은 아실 플라이셔 감독의 2.35:1 화면비의 씨네마스코프 다루기의 매력도 황홀하게 맛보실 수 있습니다.


리 마빈이 길거리에서 마주친 꼬마의 손을 구둣발로 짓밟아버리는 신의 쇼크란! 정말 아, 이런 악당이 없습니다. ^ ^ ;;; 그리고 빅터 마추어는 생애 존경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배우-- [삼손과 델릴라] 의 삼손-- 인데 저는 요즘 이 분 보면 볼수록 좋네요.


11. 진저 스냅스 Ginger Snaps (Scream Factory, Blu Ray-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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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넨버그 선생의 명성때문에 손해를 보기도 하는 캐나다 장르영화계입니다만 사실은 90년대 이후로 괜찮은 작품이 상당수 나왔습니다. [진저 스냅스 (“진저가 팍 뚜껑이 열리다” 라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원래는 생강 넣고 만드는 쿠키의 일종입니다)] 는 제대로된 극장공개를 받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입소문에 의해서 컬트적 명성을 형성하게 된 1999년도산 캐나다산 호러 영화죠. 롤리타 고스 서브컬처가 미국에서 뜨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훨씬 전에, “고스 룩” 을 즐겨 입으면서, 캐나다의 중산층 서버비아에서 문학수업시간에 제출하는 숙제로 자신들의 여러가지 칼러풀한 모의 자살 시도를 포토에세이로 만들어서 제출하는, 세상에 대해 화가 잔뜩 난 두 자매가 동네 개들을 잡아먹고 있던 늑대인간과 맞닥뜨립니다.


시놉시스를 일별하시면 뭔가 키치스럽게 아기자기하게 귀여운 작품을 예상하실 지도 모르겠는데 아닙니다. 막상 보면 의외로 무섭고 (“뜨시다” 라는 표현, 세대차 나니까 모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겠죠? ^ ^ 의외로 “뜨신” 영홥니다), 약간 죄책감이 생길 정도로 섹시하고, 궁극적로는 역시 슬픕니다. 좌충 우돌하는 주인공들의 무책임하거나 생각이 짧은 행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 가서는 이 소녀들이 불쌍해서 보듬어 안아주고 싶고,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트와일라이트] 시리즈의 선구작으로 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무슨 얘긴지는 알겠지만 그 시리즈보다 몇 배 더 진지한 예술작품이고, 호러영화로서도 빼어난 수준입니다.



10. 칼리가리 박사의 장롱 The Cabinet of Dr. Caligari (Kino Lorber,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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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에 제작된 걸작 [칼리가리 박사의 장롱] 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무성영화 중 하나일 테이니 여기서 새삼스럽게 해설을 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문제는 이 블루 레이에 수록된 판본인데, 독일 비스바덴의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기금에서 책임지고 복원한데다가, 거의 제대로 맞추어서 상영되는 일이 없던 필름 돌리는 속도를 정확하게 교정해서 보여주고, 단색의 채색화 및 독일어 자막까지도 상영 당시의 모습을 완정하게 갖추어서 출시된 그야말로 수퍼 복원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메트로폴리스] 의 복원판만큼 기절초풍할 퀄리티는 아닐런지 몰라도, 여러분들이 평소에 생각하시는 “무성영화” 적인 비주얼이 “전혀 아니라” 는 사실 하나만큼은 확인시켜 드릴께요. 아주 약간만 과장해서, 보통 무성영화 보는 것 = 컴퓨터로 방구석에서 [디 워] 보기, 이 판본을 블루레이로 보는 것 = IMAX 스크린으로 [아바타] 보기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Eureka!-Masters of Cinema 에서 출시된 영국판이나 키노 로버에서 나온 미국판 둘 중의 하나는 영화의 이응자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반드시 손에 넣으셔야 할 타이틀입니다.



9. 나이트브리드 복원판 스페셜 에디션 Nightbreed The Director's Cut: Limited Edition (Scream Factory,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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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브리드] 는 클라이브 바커 작가가 본인의 장편소설 [카발] 1990년에 영화화한 작품입니다만 오랜 기간동안 (이제 거의 25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군요! 하느님이시여 ;;;) “ 헐리웃에서 유례가 없는 찬 [] 몬스터 반 [] 호러 영화의 걸작을 어거지로 슬래셔 영화로 만들어 팔아먹으려는 배급회사의 농간” 을 배제한 “감독판”의 존재가 회자되어 왔습니다만, 그 “감독판” 을 복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거의 40분이 넘는 새로이 발견된 촬영분을 포함한 “감독판” 이 떡 나타나다니. 이걸 놓칠 수는 없는 일이었죠. 몬스터들을 모두부터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들을 절멸시키려는 보안관, 총기애호자 사냥꾼들 (!) 과 정신분석학자 (연기하는 것은 놀라지 마시라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님... ^ ^;;;;) 를 악의 세력으로 분류한, “안티호러” 모험영화로서 새로이 그 전모를 밝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깨끗하게 블루 레이 화질로 복원되었을 뿐 아니라 스페셜 에디션에는 저주받은 극장판도 첨부되어 있습죠. 산더미같은 서플멘트에 유일하게 불만이 있다면 크선생님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 정도일까?


캬아 역시 오래살고 볼일입니당.



8. 이구아나 Iguana (Rarovideo, Blu Ray-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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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 헬만이 만든 컬트 괴작이라고 명성만 알려지고 앙커 베이에서 디븨디로 내놓기 전에는 아예 필름 네거티브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이탈리아 영화인데 이탈리아 영화 전문 레벨 라로비데오가 무슨 귀신의 조화인지 네거티브를 발견해가지고는 4K Hi-Def 트랜스퍼를 해서 블루 레이로 출시했습니다. 오마이 갓... 세상에 어저께 찍은 영화라고 해도 믿겠어요.


영화는 이것 또한 말로 설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작품입니다. 열굴이 이구아나처럼 비늘로 덮인 피부장애를 천형처럼 짊어진 인디오 작살잡이가 스페인 선원들로부터 온갖 수모와 박해를 받다가 한 섬에 표류하게 되자 그곳을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좌초한 선원들을 쇠사슬로 묶어서 노예처럼 부려먹을 뿐 아니라, 뱃놀이를 즐기던 눈알이 빠져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젊은 미망인 (해군 제독의 딸?) 을 납치해다가 자신의 성노예로 만들어버립니다. 끔직하게 착취적인 내용을 기대하기 쉬운 스토리인데, 실제 활동사진은 위의 몬티 헬만 서부극들처럼 관객의 예상을 완전히 배반하고 넋을 잃게 만듭니다. [조스 4] 를 보러 갔다가 허먼 멜빌의 해양 소설 한편이 고대로 골통속에 부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나 할까.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서는 이 경험을 머리끝부터 거부하고 싶어지는 분들도 반드시 계실 겁니다. 그 분들께 이 한편은 그 주인공처럼 추악하고 “뻔한” 내용의 “이상한 영화” 로 남게 되겠죠. 그러니 결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한편은 아닙니다.


쓸데없이 부언하자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제가 금년 본 영화중에서 가장 처참하고 잔인함과 동시에 또한 가장 처연하고 불쌍한 엔딩 신이었습니다.



7. 자크 드미 컬렉션 The Essential Jacques Demy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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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크라이테리언이 출시한 블루 레이 컬렉션중에서 아마도 막상 포장을 뜯고 영화를 돌려본 소비자들에게 가장 예기치 않았던 놀라움을 선사했던 타이틀이 아닐까 싶네요. 복원판 [셰르부르의 우산] -- 그 “째지하게 키치스러운 말도 안되는 음악” 과 “인형처럼 뽀얀 분장을 하고 나오는” 카트리느 드누브에도 불구하고-- 미치도록 아름다운 화면을 자랑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지만, [로슈포르의 소녀들] [당나귀 가죽] 까지도 왜 이리 끔직스럽게 사랑스러운 영화인것일까요! 아니 왜 “내용” 으로 따지면 한국 TV 드라마가 10 분이면 뼈까지 쌈싸먹을 “내용” 인 초기작 [롤라] [천사의 곶] 까지도보고 나면 자리에서 한동안 일어나기도 힘든 감동을 먹게 되는 겁니까.


예술영화” 와 “상업영화” 라는 어리석기 그지없는 대립개념을 “우리” 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상당한 공헌을 한 누벨 바그의 평론가-영화작가들의 “주류” 에서도 살짝 비껴나가 있던 자크 드미-- 일본 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 를 화장품회사 시세이도오에서 돈받고 프랑스에 가져다가 베르사이유 궁 로케이션으로 찍기까지 했던 분입니다!-- 의 영혼을 뒤흔드는 아름다운 제작품이야말로 어쩌면 아이러니칼하게도, 이 대립개념을 해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활동사진들이 아닐런지요.



6. 맥베스 Macbeth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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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로먼 폴란스키의 [테스] 도 출시되었고 사실 그 한편이 리스트에 올라가야 합당할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전 그 “문예영화” 속의 나스타샤 킨스키가 거슬려서 (연기자로서도 거슬리고, 또 킨스키와 폴란스키 감독의 부적절한 관계도 계속해서 영화 내 몰입을 방해놓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결국 최고 리스트에서는 빠졌습니다.


그 대신에 셰익스피어의 스토리라인을 지 맘대로 뜯어고쳤다는 둥 플레이보이 잡지의 돈을 받고 만들었기 땜시 맥베스 부인이 너무 젊고 예쁘게 나오게 찍었다는 둥, 별 말도 되지 않는 비판을 받아야 했던 [맥베스] 를 넣고 싶네요.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간섭하는 행태를 보여주는 호러영화로서 최고봉의 하나일 뿐더러, 역시 셰익스피어 작품의 영화화라는 측면에서도 최고봉의 하나일 겁니다.


폴란스키 나쁜 인간 맞는데, 라스 폰 트리에 따위가 감히 명함을 내밀 수 없는 20세기 최고의 위대한 영화작가 중 한사람 인것도 맞습니다. 어쩔수가 없는 불편한 진실이죠. 김지하 시인이 박근혜 지지한다고 갑자기 그 모든 위대한 시들이 다 어디로 가버리는 게 아니듯이.


무서운 영화입니다. 이빨이 딱딱 맡부딪힐 만큼 공포에 떨면서 봐야 하는 한편입니다 각오하세요.



5. 몬티 헬만의 서부극 두 작품 The Shooting/Ride in the Whirlwind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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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대영화사적으로 볼때는 전위적 서부극이라는 위치와 뉴 아메리칸 시네마 맥락내에서의 잭 니콜슨의 연기자-스타로서 또 각본가-기획자로서의 위상을 논할 때 주로 인용이 되곤 하는 60년대의 이색작입니다. 그러나 둘 다 어떤 형태로던지 한 번 보기만 하면-- 심지어는 자막이나 이런 것이 전혀 없이, 대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보더라도--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강렬한 영상예술작품일 뿐더러, 이 작품들이 지닌 괴이한 오오라에 눌려서 진땀을 삐직삐직 흘리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특히 [총격] ,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뭐가 그렇게 무섭고 이상한지 전달이 되는 것인지... 한 번 보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와서야 리바이벌 하우스 그리고 광학디스크매체를 통해서 제대로 작가 대접을 받고 계신다는 인상을 주는 몬티 헬만 감독이 잭 니콜슨을 제외한 스탭, 연기자들을 인터뷰해나가는 내용이 대부분인 서플도 끝없이 흥미롭습니다.


4. 도둑 Thief (Criterion Collection,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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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으로는 뉴 어메리칸 시네마를 통과해서 면면히 흘러내려오는 미국 도시 범죄영화의 전통을 이어내려가면서도 다른 한 쪽으로는 80년대 이후의 “액션영화” 의 경향성을 배태하고 있는 획기적이면서도 고전적인 풍모를 지닌 한편입니다. 뭐 그런 영화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VHS 로 보고 봤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커다란 잘못이었던 것인지!


심지어는 씨디로 수도 없이 들어서 귀에 못이 박혔다고 생각했던 탄제린 드림의 스코어까지도 크라이테리언 블루 레이로 들으니 새로 듣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다크 나이트] 의 도입부가 완벽하게 오마주로 만들어 헌정한 다이아몬드 금고털이 시퀜스의 서스펜스부터 튜스데이 웰드와 주인공의 팔뚝에 소름이 돋는 연기 대결에 이르기까지, 여러분이 [도둑] 에 대해 무슨 얘기를 들었건, 그것은 다 잊으시고 이 블루 레이를 지르십시오 그리고 보십시오.


이거를 보고도 뭐 별거 아니라고 튕기는 분들은... 그냥... 스포츠 즐기고 예능 테레비 보시고 사세요. ^ ^ 뭐하려고 영화를 보십니까, 안구 근육 힘들게시리.


3. 미즈 45구경 Ms. 45 (Drafthouse Films, Blu Ray- Regi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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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래프트하우스에서 출시한 환상적인 화질의 블루 레이를 보기 전까지는, 세계 어디에 박혀있는 평론가나 관객도, 아마 이 영화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어요.


[미즈 45구경] 은 페미니스트영화의 걸작이다!

[미즈 45구경] 은 페미니스트영화의 걸작이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또한 “악명만 듣고 영화 판단하면 안된다” 는 맥심의 가장 적절한 사례로 꼽힐만한 한편이니까, 그리 아시길. 무슨 [오로라 공주] 같은 그런 한편을 예상하시고 보시려 하면 이 영화한테 싸대기 후려맞습니다. 주의하세요.



2. 더 스위머 The Swimmer (Groundhouse Releasing, Blu Ray- Region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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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위대한 영화를 작가주의 (라고 써놓고 “감독 숭배론” 이라고 읽는다. 이 세상에는 천치같고 바보 같고 마약에 쩔고 알콜중독에 빠져서 자기가 무얼 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아무런 계획도 없고 비젼도 없이 영화를 만든 “감독” 들의 이름이 붙어있는 준수하고 심지어는 위대한 영화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그 바보자식들은 이 영화들의 “작가” 가 아닙니다. 그렇게 믿어주는 것은 누벨 바그 선배님들을 아직도 신전에 모셔놓고 사는 “평론가” 분들 뿐일 것처럼 여겨지는 데, 세상 일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또 않지요, 아시다시피) 의 소산이라고 믿으시는 분들께서는, 제작자와 스타인 버트 랑카스터가 감히 감독 프랭크 페리의 비젼을 능멸하고 새파란 애숭이 시드니 폴락을 데려다가 마음대로 뜯어고쳐 만든 [더 스위머] 는 도저히 제대로 평가하고 싶은 한편이 아니겠죠.


그런데 어쩝니까. [더 스위머] 는 제가 2014년에 본 모든 영화들 중에서 소위 말하는 부유층 미국인들의 정신적 황폐와 불안을 그 어떤 좌파 자본주의-신자유주의 비판영화보다도 더 매섭게 까발겨내는 무섭고도 감동적인 한편인것을.


[더 스위머] 같은 한편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설사 보더라도 이게 뭐가 굉장한지 모르는 그런 대한민국의 “지식인” 들이 미국영화에 대해 왈가왈부 늘어놓는 언설들은 여러분들께서는 귀담아 들으실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뭘 모르는 인간들이 떠드는 잡소리이니까.



1. 설리반의 여행 Sullivan's Travels (Arrow Academy, Blu Ray- Region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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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마침내 2014년도 최고의 블루 레이입니다. 역시 저의 예상을 가장 크게 배반하고, 가장 커다란 경악감을 안겨준 고전영화의 걸작이 그 자리에 등극했습니다.


저는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항상 이런 내용의 영화는 피해왔습니다. [설리반의 여행] 도 뭐 프레스턴 스터지스 감독이니 재미도 있고 웃기기도 하겠지, 라는 막연한 태도를 지니고, 마치 안 봤어도 본 것처럼 굴 수 있다는 인식하에 이제까지 피해 왔던 한편입니다.


그래서 결론이 무어나고요. 2014년에 마침내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바보였는가를 여실히 깨달았다 이거죠. 세상에 이렇게 웃기고, 재미있고, 감동적이고, 영화적으로 뛰어나게 잘 만들었고, 또 이렇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한편을 여지껏-- 선남선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서로 연애하는 내용이 들어간 코메디라는 한 가지 사실때문에-- 평생동안 놓치고 살다가 이제 보게 되다니!


그리고 또 뭘 깨달았느냐고요.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으신 분들-- 특히 “좌파적 감성” 과 “현실 비판 의식” 으로 충만한 젊은 먹물... 실례... 지식인연하시는 분들-- 은 반드시 [설리반의 여행] 을 보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노의 포도] [역마차] [카사블랑카] 는 못 보셨어도, 심지어 찰리 채플린의 코메디를 단 하나도 못 보셨어도, [설리반의 여행] 은 보셔야 합니다.


제 말씀을 믿으세요. 반드시 저한테 감사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리스트의 자리를 경합했던 타이틀들을 무순위로 리스트업합니다.


[해외 특파원] (크라이테리언 블루 레이), [악의 손길: 세가지 판본 한정판] (유니버설 블루 레이), [롤러볼] (트와일라이트 타임 블루 레이), [북경의 55] (앙커 베이 블루 레이- 리젼 B), [눈의 흰자 White of the Eye] (애로우 비데오 블루 레이- 리젼 B), [포제션 특별판] (몬도 비젼 블루 레이), [경감 연락하다: 60주년 기념판] (스튀디오 카날 블루 레이- 리젼 B), [살인자들 The Killers] (애로우 아카데미 블루 레이- 리젼 B), [붉은 강] (크라이테리언 블루 레이), [전쟁의 개들] (트와일라이트 타임 블루 레이),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40주년 기념 특별판] (MPI/다크 스카이 블루 레이), [빈센트 프라이스 컬렉션 vol. 2] (스크림 팩토리 블루 레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1920년판 무성영화)] (키노 로버 클래식스 블루 레이), [자끄 타티 컬렉션] (크라이테리언 블루 레이), [키노시타 케이스케 전시영화 컬렉션] (크라이테리언 이클립스), [테스] (크라이테리언 블루 레이), [미친개들 (마리오 바바 감독작품)/ 유괴당하다] (애로우 비데오 블루 레이)


올해의 영화인은 몬티 헬만입니다.  Hail Monte Hellman!


올해의 레벨상은 드래프트하우스 필름스와 그라인드하우스 릴리싱에게 동시에 드립니다.


올해의 디븨디/블루 레이 카버 디자인상은 크라이테리언의 [스캐너스] 에 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 글을 읽으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만일 영화를 사랑하신다면, 본인의 나이보다 더 오래 전에 제작된 (늙은) 영화들을 2015년에는 한달에 한 편만이라도 골라서 보시도록 하세요.   고전-- 아니 "고전" 이라고 뻗대길 것 없어요.  그냥 "옛날영화"-- 을 사랑하지 않는 영화계에 미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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