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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인공지능을 표현 할 때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쓰고 합니다. 첫 번째는 피노키오 이야기로 대표되는 완성된 인간이 되지 못한 무언가로 표현하는 겁니다. 이야기는 변주가 있지만 거의 전형적입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다양하면서도 유쾌한 동료들,

무엇보다 인공지능은 성장하여 엔딩 부분에서는 누가 보더라도 인간적인 존재가 됩니다. 듀나님이 말하는 쟈니5나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빅 히어로(약간 다르기는 합니다. 똑같으면 곤란하죠...)등... 뭐 편의상 현대판 피노키오라고 합시다.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과 인간간의 모호한 차이에 집중하여 인간성을 고찰하는 쪽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를 포용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로보캅, 공각기동대,매트릭스 기타등등.... 마찬가지로 편의상 사랑과 우정...아니 로봇과 인간사이.. 라고 합시다.


사실 후자가 다수지만, 굳이 전자를 나눈 이유는 이 두 가지가 양립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를 양립하려 하면 아주 괴상한 결과가 나오는데.. 그게 바로 이 채피입니다.



이 영화를 중반까지 보면 누구라도 후반부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현대판 피노키오 스토리로 쟈니5의 갱스터+현대 버전입니다. 채피의 유쾌한 갱스터 동료는 개과천선하고 채피는 후반부가 되면 될수록 훌륭한(동시에 전형적인) 인격자가 되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화려한 액션(뭐 이왕이면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쌓은 채피를 단순하게 프로그램 된 양산형 로봇으로는 이길 수 없어 채피는 달라!!" 같은 일본 소년 만화적인 대사가 있어도 되겠네요.)악당은 감옥가고 등등... 쟈니... 아니 채피5에게 명예 시민증을 주는 요하네스버그 시장 같은 걸로 마무리 하면 썩 괜찮은 오마쥬가 되겠죠.


하지만 최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이야기는 산으로 갑니다.  이 영화 후반부의 핵심 사건은 현대판 피노키오에서는 도저히 용납 가능하지 않은 사건입니다. 아주 전형적인 로봇과 인간사이 영화의 소재이거든요. 최후반부는 솔직히 완전히 다른 영화입니다. 정확히는 전혀 다른 영화의 일부분요. 제가 보기에는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들면 높은 확률로 공포영화가 될 거 같습니다. 아니면 혹성탈출 2? 뭐 이런 쪽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하여간 이 영화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뒤로 가면 갈 수록 안드로메다를 느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도대체 감독은 무슨 생각을 했는가 뭐 이런 기분 밖에 안 들어요.

 

이 영화는 현대판 피노키오에서만 가능한 영화적 장치를 다수 채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제작(뭐 그나마 좀 낫긴 한데... 벼락이 레드불로 바뀐 정도죠 뭐...) 수많은 비 논리적인 행동들(솔직히 말해서, 유치한) 여러 개연성 없는 전개등등.... 이 영화를 진지한 로봇과 인간사이의 경계선에 대한 영화라고 보기에 이 영화는 너무나 유치합니다. 하지만 현대판 피노키오라고 보기에는 후반부에 너무나도 이야기가 산으로 갑니다. 채피가 너무 어린이 처럼 군다는 지적이 있는데 맞습니다. 이 영화의 채피는 초딩까지 밖에 성장을 못합니다. 이 후반부 이 '아이'가 성장해야 될 시간동안 이 '아이'는 내가 다 살려드림 같은 사이비 종교 교주적인 발언밖에 하지 못 합니다. 아니 그럴꺼면 갓난아기 같던 채피가 커가는 신을 왜 넣은 건데!!!


영화 외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아마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자면, 감독은 진지한 이야기를 만드려 했으나 제작자는 생각이 달랐고, 왠 남아공 가수(갱스터 그룹 중 닌자와 욜란디는 남아공의 인기 랩 그룹Die anwoord의 일원이라고 합니다. 가수 이름도 닌자와 욜란디...)가 붙어야 제작비를 지원해 주겠다고 투자자들이 통보하자 감독은 결국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빅엿을 안기기로 결정했는데...


결론은.... 우주로 가는 영화를 느끼고 싶으신 분은 추천입니다. 인터스텔라를 뛰어넘는 4D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들은 안보는게 낫습니다. 하아..



ps. 이 영화 감독이 차기 에일리언 감독이라는 얘기를 듣고 드는 생각이.. 이 영화를 에일리언 식으로 표현하자면 에일리언이 초 중반까지 정석적으로 사람들 죽이다가 후반부가 되자 갑자기 사실은 사람들이 더 나쁜놈이라면서 사악한 웨이랜드-유타니 기업에 맞서 에일리언과 주인공이 함께 싸우다가 갑자기 에일리언이 사실은 나는 고등지성체라서 내가 죽인 사람들 부활 시킬 수 있음... 이런 다음에 주인공을 포함한 몇명을 부활 시켜서 먼 우주로 떠난다... 뭐 이런 느낌입니다. 먼 우주로 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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