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엔더스

2015.10.07 20:03

튜즈데이 조회 수: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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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본 리뷰에는 시리즈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작 스타터스가 출간된지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말 많이 기다렸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100퍼센트 만족스러운 결말이 아닐지 몰라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작 스타터스의 큰 줄기는 포자 바이러스로 인한 20~60세 인구들의 사망과, 남아버린 20대 이하의 스타터스, 60대 이후의 엔더스의 갈등을 바디뱅크라는 소재로 풀어낸 것이었습니다. 설정 자체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불행하게도 엔더스에선 스타터스에서 보여준 이런 설정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어차피 이 설정안에서 돌아가고 있는 이야기지만, 엔더스 이 책 하나만 놓고 보자면 그저 아쉽습니다.

후속작인 엔더스는 바디뱅크에 몸을 빌려줘 머리에 칩이 이식된 스타터들인 메탈들과, 메탈들을 엔더들에게 팔아 넘기려는 올드맨, 올드맨을 막으려는 캘리와 그 일행들을 중심으로 흐르게 되었습니다.

전작의 모든 미스터리가 풀린 게 아닌데다가, 전작의 연장선상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임에도 확 바뀐 듯한 구도 때문에 두고 두고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작 스타터스에서 한참 심화된 플롯과 주제를 기대하신다면 엔더스에선 약간의 실망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엔더스라지만, 엔더는 별로 나오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스타터스들이 주인 이야기입니다.

 

전작에서 올드맨을 놓아주고 만 캘리는 자신의 칩을 통해 올드맨이 말을 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엔더스에서 올드맨은 살인방지 기능이 제거된 캘리의 칩을 얻기 위해 더 집요하게 그녀를 추적하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이미 올드맨은 캘리 뿐만 아니라, 칩이 이식된 다른 메탈들에게 마수를 뻗치는 중이고, 캘리는 이를 막는 과정에서 올드맨이 품고 있는 다른 음모를 알게 됩니다.

캘리는 그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하이든, 언제나 그녀를 도와주던 마이클과 함께 메탈들을 구하고, 올드맨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게 된다는 것이 주요 줄거리입니다.

 

줄거리 자체는 크게 복잡하지 않아서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 반전도 몇개 들어가있어서 읽는 중에는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어요. 어찌됐든 이야기의 설정 자체가 나름대로 잘 짜여져 있고, 이야기 자체도 큰 구멍이 없기 때문입니다.

캘리는 민폐를 별로 끼치지도 않고, 웬만해선 그녀가 일을 해결하죠. 어차피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캘리고, 그녀가 올드맨에 대항하는 과정이니까요.

캘리가 올드맨에 접근해서 그의 계획을 막는다까지의 과정이 스타터스에서부터 차근차근히 순서대로 이뤄지고 있고, 올드맨의 정체나 그의 목적이 밝혀지는 2권이기에 올드맨 하나에 집중한다고 해도 충분히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루뭉술하게 설명되는 설정들(포자 바이러스, 역 조종이 어떻게 가능한지 등등)이 없다고 할 순 없고, 전작 스타터스와 확연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앞에서 얘기했듯이 좀 아쉽긴 해요.

전작의 주요 엔더들이었던 메이슨이나, 로렌은 나오지 않거나 지나가듯이 언급되고, 케빈과 엠마의 경우 전작의 중요 미스터리였던 것과 다르게 존재감이 너무 가볍거나 없는 것도 그렇고요.  

오히려 스타터스에서 모든 미스터리를 다 풀어내고, 엔더스는 더 큰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거라고도 생각해요. 좋은 SF 소설이라곤 할 순 없지만, 잊지 마시길. 이 책은 YA 소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매력적인 10대 캐릭터들이 나와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나, 그 속에서 피어나는 러브라인은 이 소설이 충실하게 제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요? 

사건이 계속해서 터지는 가운데서도 잊을만 하면 남자 캐릭터들과의 미묘한 썸(?)이 한 번씩 나와주고 있고, 이들은 하나 같이 미남이라는 설정이거든요. 일단 주인공부터가 성형을 거치긴 했지만 미인입니다.. 

전작에서 페이크 남자 주인공으로 밝혀져 독자들을 벙찌게 한 블레이크를 대신해줄 새로운 남자 하이든이 등장하고 변함없이 캘리를 지지해주는 마이클이 있습니다.(물론 마이클이 더 적극적이고 캘리와 진한 관계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여기에서도 살짝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남자 캐릭터의 외모 묘사에 할애하는 지면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캘리가 느끼는 남자 캐릭터들의 매력이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죠. 특히 러브라인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맺는 것이 없습니다.

YA 소설 대부분이 다양한 설정외에도 러브라인에 상당부분 무게중심을 두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엔더스는 적어도 이 부분에서 만큼은 YA소설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완결인데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정도 매력적이고, 작가가 이야기를 잘 풀어가거든요.

특히 YA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로맨스 부분이 지나치게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더 제격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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