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흑면 The Black Sleep

2015.07.11 20:03

Q 조회 수:2263

흑면 The Black Sleep


미국,1956.   


A Bel-Air Productions Film. Distributed by United Artists (later MGM) 화면비 1.37:1 (극장공개시 1.85:1), 흑백, Mono Sound. 1시간 23 분.

Director: Reginald Le Borg

Screenplay: Gerald Drayson Adams

Cinematography: Gordon Avil

Producer: Howard W. Koch, Aubrey Schenk

Art Decoration: Clarence Steenson

Makeup Effects: George Bau, Ted Coodley

Music: Les Baxter


CAST: Basil Rathbone (조엘 캐드먼 박사), Herbert Rudley (고든 램지), Akim Tamiroff (우두), Lon Chaney Jr. (뭉고/ 먼로 박사), Bela Lugosi (카시미르), Patricia Blair (로리 먼로), John Carradine (보헤몬드), Tor Johnson (커리), Phyllis Stanley (다프니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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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lantro 님의 리퀘스트 [흑면 (黑眠)] 갑니다흑면이라고 하지만 블랙 마스크가 아니고 블랙 슬리프, '검은 잠' 입니다인도의 어떤 꽃에서 추출한 사람을 가사상태 (假死狀態) 에 빠뜨렸다가 고스란히 재생할 수 있는 신비스러운 약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한편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고전 호러영화의 팬인 분들께도 존재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미국의 고전 호러 연구자들 사이에도 그렇게 존경을 받는 한편이라고는 없어요.   오리지널 [늑대인간] 으로 유명한 채니 주니어와 역시 드라큘라의 영화적 해석으로부터 시작해서 보리스 칼로프와 더불어 최고의 호러 스타로 군림했던 벨라 루고시가 알콜과 마약으로 망가져버린 커리어 말기의 초췌한 노구를 이끌고 대사도 읊지 않는 배역을 맡아서 등장합니다만, 분의 팬들에게는 “ 이런 모습을 뵙고 싶지 않았어...” 라는 울적한 기분을 안겨다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마 한편의 별로 좋지 못한 평가에는 이러한 배신당한 팬심에서 우러나온 실망감이 투영되었다는 점도 인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1930년대부터 헐리웃에서 양산한 저예산 흑백 호러영화를 대량 사람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보자면 [흑면] 최소한 중간 정도는 가는 한편이라고 있습니다. 50년대에는 특히 혼자서는 극장에 제대로 개봉될 없는 이른바 “B 급영화” 들이 무수히 제작되던 시절인데 (로저 코어먼의 유명한 주장 “나는 B급영화를 한편도 만든 적이 없다” 이러한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저예산이고 깡통같은 퀄리티의 프로덕션이라도-- [ 괴물의 습격]... 더이상 말이 필요없음 ;;;-- 본인이 제작한 영화는 반드시 배급을 거쳐 제대로 극장에 한편씩 걸렸다는 의미에서 A급이라는 거지요.  물론 비데오-DVD 시대에 들어와서 [샤크나도] 같은 작품도 그러냐면 그건 얘기가 달라지는데... 아무튼) 영화 프로덕션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 퀄리티를 제대로 갖추었다고 없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버튼이 전기영화 ([에드 우드]) 만든 에드워드 우드 주니어의 [우주에서 아홉번째 계획] 등의 연작들-- “물건” 들이 정말 해변가의 모래처럼 많지요. 와중에 아무리 노쇠해서 이빨 빠진 사자가 되었다손 치더라도 이정도 호화 캐스트로, 당시로서는 금단의 주제에 불편하게 접근하고 있었던 뇌수술에 관한메디컬 호러를 시도했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제대로 영화 꼴을 만들 있는 제작진이 담당했다는 것을 유추할 있습니다.  (제작진 중에서 가장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사실 프로듀서들인데, 하워드 카치는 나중에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으로 희대의 냉전 강박증 스릴러 [만주인 후보] 등의 유명한 작품들을 여럿 제작했고 오브리 솅크도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 같은 이색작들을 만들었죠.  외에는 로저 코어먼의 에드가 앨런 포오 각색작들의 음악으로 알려진 작곡가 레스 백스터를 있겠네요)

 

한편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30년대에 셜록 홈즈역을 맡아서 일세를 풍미했고 또한 에롤 플린 시대극 히어로들과 끝까지 집요하게 대적하는 검술에 능한 악당 역으로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 베이실 래스본 선생이 연기하는 뇌외과 의사 캐드먼 박사이고, 다른 캐릭터들은 캐드먼 박사의 인체실험의 비극적인 결과물이거나 그의 잠재적 실험 대상으로 귀결됩니다.  물론 각본은 21세기 초반의 의학기술로 보자면 어처구니없이 구시대적인 뇌에 대한 설정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만,  캐드먼이 슬쩍 먹인 “검은 잠” 복용으로 의학적 사망선고를 받고 사형장에서 벗어난 주인공 램지 박사가 캐드먼에게 회유 반, 협박 반으로 그의 뇌신경의 전모를 파악하는 인체실험을 돕게 되는 부분까지의 중반부는 그런 대로 서스펜스를 유지하고 있죠.

 

문제는 램지 박사가 캐드먼이 가두어놓은 인체 실험의 희생자들을 발견하는 시퀜스입니다만,  에드 우드 영화의 상련 (常連) 스웨덴인 레슬러 토어 존슨의 의외로 효과적인 장님 연기부터 캐러다인의 에너지 넘치는 광인 연기에 이르기까지 연기자들은 객관적으로 열심히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는데 비해, 시퀜스의 뒷맛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연기자들을 마구 부려먹으면서 “무섭다” 라는 것을 강조하는데, 그에 비해서 막상 관객에게는 뭔가 너덜너덜한 낙후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나 할까요?  래스본 선생과 캐러다인 선생은 본인들의 원래 지닌 강점들을 충분히 활용하고 계시고, 원래 피터 로레가 맡기로 되었던 집시 “시체 조달꾼” 우두 역의 에킴 타미로프 (이분은 오슨 웰즈의 영화에 두편이나 출연한 유명한 성격배우입니다.  가장 유명한 역할은 아마도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에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로 선정된 파블로 역이겠죠) 래스본 선생이 “자네의 뇌를 의학을 위해 헌정해 주어야 하겠네” 라고 자신을 지목하는 신의 진땀을 삐직 흘리는 열연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채니 주니어와 벨라 루고시의 경우는... 


시기의 채니는 알콜중독 때문에 대사를 기억하기는 커녕 감독의 지시도 제대로 들을  없었을 지경이었다고들 하는데1964년에 만든 [스파이더 베이비같은 괴작에서는  멀쩡하게 감동적이기까지  연기를 보여주신 것을 보면,   한편의 고장난 로보트만사가 귀찮아 보이는지하철역에 앉아서 소주 핥고 있는 50 아저씨 같은 인상은 그냥  블록 감독이 제대로 다루지를 못해서 그런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의심도 듭니다.  물론 상대방을 죽이겠다고달려드는 순간의 맛이  가버린 눈매의 박력은 상당합니다.   루고시 선생은 처음 등장했을 때는 누군지 알아볼  없었어요.  나뭇가지처럼 바싹 여윈  노인이 빗자루를 거머쥐고 힘들게 힘들게 복도를 걸어가는데,   꾸부정한 자세하며아무리 봐도 왕년의 드라큘라 루고시 선생으로는  보이더군요.  그나마도  집사 캐릭터는 말을 못한다는 설정입니다.  루고시처럼 무대극의스타일을 영화로 그대로 가져와서 출세한 양반에게 말을 못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라고 주는  자체가 본인한테는 고통이 아니었을런지...  루고시 선생은 출연하지 않는 것이 역시 옳았던  같아요.   대배우를 착취한것은 에드 우드 주니어도 마찬가지였지만 ([에드 우드에서 나온,  이색감독과 노배우 사이의 따뜻한 마음의 교류 이런 것들은  거짓부렁이라고 루고시의 아들이 증언한  있죠최소한 그는 비록 머리가 뽀개지는 삼류... 아니 12 13 대사라도루고시에게 말할 거리라도 줬었는데 (물론 [ 9계획에서는 대사가 없습니다.   한편의 루고시 출연 분량은사실 5분도 안되고 나머지는  스턴트맨이 루고시 흉내를 내는 거죠.   얘기는 언제  후술말씀이죠. 


결국, [흑면]은 거지같은 영화라고 욕을 먹고 있는 것을 보면 "아니... 그렇게 후진 영화는 아닌데..."라고 한마디 방어해주고 싶다가도, 막상 보고 있자니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고 (막나가는 이탈리아 호러영화들처럼) 길티 플레저로 즐기기도 뭐한... 그런 달지도 않고 쓰지도 않은 한편이라는 것이 최종적 인상입니다. 로저 코어먼의 60년대 초반의 고딕호러들은 이 작품에 비하면 박물관에서 보존해야 할 위대한 예술적 비젼의 결정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50-60년대 미국에서는 이 작품 정도의 수준도 한참 못따라가는 떨거지 호러-스릴러 영화들이 무수히 양산되었었고, 그 상당수가 우수한 화질의 디븨디로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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