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빈저 다운 Harbinger Down

  

미국 , 2015.    


A Studio ADI/Dark Dunes Production, 화면비 2.35:1, 1 시간 28 .


Written and directed by: Alec Gillis

Cinematography: Benjamin L. Brown

Special Visual Effects: Alec Gillis, Tom Woodruff Jr., Robert Skotak

Music: Christopher Drake


CAST: Lance Henriksen (그러프), Camille Balsamo (새디), Reid Collums ( 보우먼 ),Milla Björn ( 스베트 ), Matt Winston ( 스티븐 ), Winston James Francis ( 기욤 ), Edwin Bravo ( 아트카 )


photo HARBINGER DOWN- WAITING_zpsrf1iry5c.jpg


부천영화제에서 요번에 걸린 작품들의 제 1 리뷰 되겠다 .


원래는 영화제 시작기간에 한 서너 편 몰아서 써서 듀게에 올리려고 했었는데 요번에도 씨네 21 의 비판 데일리 영어편을 맡는 바람에 진짜 기자들처럼 마감에 쫓기고 하느라고 기회를 놓쳤다 . 따라서 영화제에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않지만 , 그래도 재미로 읽으실 분께서 계실 듯 하니 비록 시기적으로는 늦었어도 올리기로 하겠다 .


[하빈저 다운 ] 은 하빈저 호라는 게잡이 상업선박이 침몰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는 의미에서 붙은 타이틀인데, 시놉시스를 읽는 순간 영화의 시작부터 엔딩까지가 거의 의심의 여지없이 머리 속에 떠오를 뿐 아니라 >, 실제로 영화를 봐도 그 “상상도” 속의 한편과 거의 똑같이 전개가 되는 , 그런 한편이다 . 말하자면 ( 그 자체로도 리메이크인 ) [ 존 카펜터의 괴물 ] 과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 에일리언 ] 의 영향권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갈 생각이 없는 활동사진이라고 명쾌하게 규정지을 수 있겠다. 각본을 쓰고 감독한 알렉 길리스와 제작을 맡은 톰 우드러프는 [ 불가사리 Tremors] 시리즈, [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 등의 괴수 제작과 조작을 맡았던 특수 효과 전문가들인데,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CGI 로 카버할 수 있는 부분을 새삼스럽게 스톱 모션 등의 “구식” 물리적 효과로 찍는 등 , 구세대 SF 괴물 영화의 질감에 강렬한 애정을 피로하고 있다 >.


길리스의 감독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 물론 제한된 공간에서 캐릭터들이 서로 싸우고 치고 받고 협동했다가 뒤통수를 치고 하는 내용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명백한 한계가 보이긴 하지만 , 최소한 ( 역시 부천영화제에 상영되는 독일산 돌연변이 곤충 호러 [ 공포의 말벌 ] 에 비하면 ) 랜스 헨릭슨 같은 베테랑 배우들의 강점을 어느 정도까지는 살릴 줄 아는 것으로 보인다 . 헨릭슨이 연기하는 하빈저의 선장과 고래를 연구하는 해양생물학 대학원생 새디 >(카밀 발사모 ) 사이의 부녀관계의 긴장 등의 캐릭터 동선도 수도 없이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수도 없이 써먹힌 클리셰이긴 하지만 나름 중간은 가는 정도의 박진감을 지니고 전달되고 있다


정작 [ 하빈저 다운 ] 의 약점은 딴 데 있다 . 원숭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고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고 하듯이, 막 폼을 잡으면서 “헤이 , 우리는 저예산일지는 몰라도 , 여기저기 떨거지로 굴러다니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떡칠한 싸구려들과는 달라요 !” 라고 주장을 하는 깐에는 , 막상 인간 캐릭터들을 잡아먹는 괴물이 별로라는거다 . 그러고 보니 [ >더 씽 >] >리메이크도 이 문제 때문에 결국 어떤 수준을 능가하는 SF >호러가 되지 못했는데 >, 소비에트 연방이 비밀리에 보낸 달 탐사선에 묻어온 이 괴물은 [ >더 씽 ] 과 마찬가지로 혈액과 같은 액체 상태에서도 왕성하게 생명 활동을 하며 , 필요에 따라 각종 기관 >( 이빨이 즐비하게 늘어선 거대한 생선 아가리라던가 잽싸게 뻗어나가는 덩굴을 연상시키는 촉수 등 ) 을 내키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편리한 설정이면서도, 그 디자인이나 행태에 있어서 이렇다할 창의성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  [에일리언스] 의 여왕님 같은 탑 스케일 헐리웃 영화에 나오는 괴물들은 논외고,스탄 윈스턴의 제자들이 저예산으로 뚝딱뚝딱 제작한 펌킨헤드 같은 수수한 크리쳐들에 비해서도 , 이 괴물은 그냥 재미가 없다 . 희생자를 포획해서 집어삼키는 동작의 민첩함 등에서 제작 - 감독팀이 특수효과 전문가들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정도다 .

photo HARBINGER DOWN- THE CREATURE_zpsdguw8m8f.jpg


어차피 제대로 된 SF 설정에 고집할 생각은 없었다는 것이 뻔한데 , >그럼 왜 리얼리즘을 완전 파기하고서라도 뭔가 대단하고 기발한 괴물 디자인을 보여줄 수 없었는지 ? H.R. 지거나 시드 미드 같은 70- 80 >년대 SF를 주름잡았던 아방가드 또는 산업 디자이너들이 괜히 비싼 돈을 받고 시각 콘설턴트를 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 봉준호 감독의 [괴물 ] 같은 한편이 상대적으로 괴물의 디자인과 조작에 얼마나 공을 들인 한편인가 새삼 되새길 수 있게 해준다 .


헨릭슨 영감님 이외의 캐스트 중에서는 얼굴에 칼자국 난 여깡 러시아 선원역을 맡은 밀라 뵤에른이 가장 인상적이다 . 단 한국 영화에서 뻑하면 일본인들을 빽빽소리만 지르는 군바리역으로 캐스팅하는 것처럼 >, >미국 영화에서 러시아 정부 요원을 무조건 나쁜 놈들로 묘사하는 것도 이제는 좀 지겹다 . 민간인 걱정 안하는것은 니네들도 마찬가지잖네 ?


photo HARBINGER DOWN RESIZED- VODKA COMPETITION_zpskicjeimd.jpg


사족 : 영화 초기에 새디가 외계생물에 오염된 우주비행사의 조직을 검사하면서 “물곰” (water bear— 정식 이름은 완보충 Tardigrade) 이라는 진짜 외계에서 온 우주 괴물같이 생긴 발 여덟개 달린 바다 벌레를 언급한다 . 이 벌레는 진공상태에서도 꺼떡없고 150 도의 물에 끓여도 , 절대영도에 가까운 저온에서 얼려도 되살아나는 괴기스런 생명력을 지녔고 120 년 넘게 가사 상태에 있다가 재생한 예도 있다고 한다 . 그래서 아마 이 한편의 괴물에 관한 오리지널 아이디어는 이 물곰에게서 얻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데 , 그렇다면 왜 거대화된 물곰처럼 생긴 괴물을 등장시키지 않았는지 ? 영화에 나오는 모든 괴물들을 다 합쳐도 이 자연계에 실제하는 생물의 흉측함에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는데 . 사람만한 물곰들이 단체로 우글거리며 습격하는 영화라면 벌레 싫어하시는 분들께는 단연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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