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The New Daughter     

 

미국-스페인, 2009.   ☆☆☆      [* 흰별은 20, 검은별은 5점으로 환산]

 

A Gold Circle Films Production.    화면비 2.35:1

 

Music: Javier Navarrete 

Costume Designer: Dana Campbell 

Production Designer: Chris Shriver 

Cinematography: Checco Varese 

Producer: Paul Brooks 

Based on a short story by John Connolly 

Screenplay: John Travis

Director: Luis Berdejo.

 

CAST:  Kevin Costner ( 제임스), Ivana Baquero (루이사 제임스), Samantha Mathis (카산드라 파커), Gattlin Griffith ( 제임스), Erik Palladino (에드 로우리 순경), Noah Taylor (화이트 박사), James Gammon (로저 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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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생각없이 전혀 사전 정보 없이 빌려다가 본 블루 레이입니다만 의외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이더군요. 전 호러 영환줄도 모르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체인질링] 처럼 자녀 유괴사건을 소재로 한 범죄 스릴러인줄 알았어요. 거기다가 딸 루이사 역할로 나오는 것이 [판의 미로] 의 주인공역을 맡았던 이바나 바케로더라고요.  물론 애가 훌쩍 자라서 얼굴만 봐가지고는 같은 친구인지 잘 모르겠긴 하지만서도. 

 

케빈 코스트너는 라틴계 아내와 아주 지독한 이혼소송을 겪고 심기일전을 위해 열 살 정도의 어린 아들과 열 네살짜리 딸을 데리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시골의 외딴집에 이사를 온 작가입니다.  아들은 아버지와 건포 (乾脯) 쇠고기를 질겅질겅 씹어서 저녁을 때우고 야구 연습을 하러 나가고 하는 일상을 통해 엄마 없는 삶에 잘 적응하는 듯 보입니다만, 딸 루이사는 새 학교는 싫어하지, 아빠와 엄마의 이기적인 행동에 골이 잔뜩 나 있지,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외로움을 타면서 까칠하게 굽니다.  주인공 제임스는 루이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 몰라서 속을 태우는데, 하루는 일가족은 산보하다가 집 뒤뜰에 봉분 (封墳)처럼 생긴 작은 언덕을 발견합니다.  루이사는 이 언덕을 자기의 사적 영역으로 찜해놓고 정신 시끄러울 때마다 가족을 멀리하고 거기에 누워서 명상에 잠기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사는 흙무덤 속에서 나온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새로운 딸] 은 설정이 미국이다 뿐이지 [오퍼니지], [악마의 등뼈] [디 아더스] 로 대표되는 스페인계 호러 영화의 분위기와 접근 방식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플롯이 주인공 캐릭터의 카톨릭 적인 죄책감을 유발하도록 설정된 과거의 어떤 트라우마고아원에서 희생된 아이들이라던지, 자식들과의 동반자살같이 불행한 죄악이라던지-- 에 기대는 대신에,  괴기스러운 물리적인 존재를 중심으로 풀린다는 점이 되겠습니다. 이 괴물들의 정체는 사실 알고보면 호러 팬들에게는 그렇게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이 아이디어를 최고로 잘 다룬 문학작품은 테드 클라인의 [어둠의 자식들] 이라는 단편이 있는데, 모로보시 다이지로오나 러브크래프트도 다룬 적이 있는 주제죠. 한마디로 말해서 인간에 비해서 실패작이기 때문에 창조주에게서 버림을 받은 종족이 인간과의 교제를 통해서 번식을 어떻게든 하려는 눈물겨운 (?) 노력에 관한 겁니다.  단 이 작품에 한해서 보자면 이 지저괴물 종족은 여성으로서 성장한 딸을 빼앗아가려고 하는 외간남자 (?) 들의 은유로 간주할 수도 있겠지요. 사실 이 영화에서 제일 뜨끔스럽고 오싹한 부위들은 이 괴물들의 구체적인 행동이 아니고 그들이 루이사의 몸에 남겨놓은 흉칙한 (성적인 행위도 포함한) 자취들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장면들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딸]에서는 주인공 제임스는 그렇게 딸내미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젊은 수컷들하고 으르렁거리고 쌈박질하는 마초 성향하고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답답하리만치 소극적인 인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런 소극적인 인물 노릇은 사실 코스트너는 해본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거기에서 이 프로젝트를 해볼만한 가치를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바나 바르케로의 경우도 이쁘긴 이쁘고 연기를 못하는 건 아닌데 코스트너의 딸 노릇을 하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신빙성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중반부 이후에 완전히 맛이 가서 아버지는 저리 가라고 어둠의 자식들편을 들면서 그들의 알을 낳을 거에요!” 라고 선언하고 그런 부분에서도 예상외로 연기에 박력이 부족합니다. 이바나 팬이 보시면 약간 실망하실 수도 있겠어요.    

 

호러영화의 문법과 기교상으로는 그렇게 흠잡을 데는 별로 없는 작품입니다만 약간 내숭을 지나치게 떤다고 해야되나? 보통 헐리웃 호러영화처럼 찌질스러운 CGI로 도배를 해놓고 우당탕 쿵쾅하고 이리 부딛치고 저리 박으면서 흥을 내려고 하는 짜증스러운 작품보다는 몇 수 위입니다만, [오펀] ([오퍼니지] 말고) 처럼 내용은 무지 찌질스러운데 욕 먹을 것을 각오하고 나의 사전에 쪽팔림이란 없다 하고 밀어붙이는 그런 객기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엔딩도 참 모범적인 현대 컨티넨탈 유럽 호러적 엔딩이더군요.  이론가 입장에서 보자면 부르주아 가부장제에 대한 언더클라스 (문자 그대로 땅속에서 날고기 뜯어먹고 연명하는) 의 도전이 어쩌구 하는 식으로 쎄련된해석이 가능하겠고, 일반 관객들 입장에서는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됐다는 것이여?” 라고 좌절스러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마무리가 별로 안되는 끝마무리였습니다.  짜잔하고 폼이 딱 나오기는 합니다만 ^ ^


루이스 베르데호라는 스페인 출신 젊은감독은 누군가했더니[REC] 의 오리지널 각본을 친구더군요. 앞으로의 신작이 기대가 되기는 합니다.   욕심같아서는 아주 SF 호러 쪽으로 밀고 나가서 인간과는 판연히 다른 종족을 등장시켰더라면 좋았을 같았습니다만,  그렇게 하려면 아마 제작비도 모자랐을 터이고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았겠죠.  약 실망스러웠지만 돈이 아깝다 정도는 아닙니다.  이런 종류의 슬금슬금 움직이면서 겉으로는 얌전한데 속은 알게 모르게 불온하고 징그러운 호러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입니다.  이바나 바케로양과 케빈 코스트너 아저씨 팬들에게는글쎄요 조금 유보. 

 

블루 레이 화질은 좋습니다. 어두운 장면에서도 디테일이 뭉그러지지 않고, 각종 수풀이나 개미집 같은 자연 환경의 촬영도 잘 포착해주고 있습니다.  카버 디자인은 영 아니군요. 메이킹 도큐가 들어있는데 이바나가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와는 딴판으로 귀엽게 굴면서 인터뷰를 하는데, 케빈 코스트너와 같은 대배우와 일하게 되어서 영광이다 라는 투의 미사려구도 잊지 않더군요. ^ ^ 아들 샘 역할의 개틀린 그리피스가 아주 좋았는데 걔 인터뷰를 좀 더 보고 싶었습니다.  출시 회사는 10년전만해도 이 분야를 디븨디 시장에서 완전 독점하고 있던 앙커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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