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 우먼 Wonder Woman (2017)

2017.06.18 20:19

Q 조회 수:2302

원더 우먼 Wonder Woman  

 

미국-홍콩, 2016.   


A Cruel and Unusual Film/Atlas Entertainment/Dune Entertainment/DC Comics/Tencent Pictures/Wanda Pictures Production, distributed by Warner Brothers. 화면비 2.35:1. 2시간 21분. 


Director: Patty Jenkins 

Screenplay: Allan Heinberg, Zack Snyder, Jason Fuchs 

Based on the characters created by William Moulton Marston 

Cinematography: Matthew Jensen 

Production Design: Aline Bonetto 

Costume Design: Lindy Hemming 

Music: Rupert Gregson-Williams 

Special Effects: Danilo Bollettini, Liz Barron, David Caunce, Mark Holt, Paul McGuiness, Weta Digital, Pixomondo, Double Negative. 


CAST: Gal Gadot (다이아나), Chris Pine (스티븐 트레버), Robin Wright (안티오페), Danny Huston (루덴도르프장군), Connie Nielsen (히폴리타), David Thewlis (패트릭 경), Elena Anaya (닥터 마루), Lucy Davis (에타), Said Taghmaoui (사미르), Ewen Bremmer (찰리), Eugene Brave Rock (추장), Lisa Loven Kongsli (메날리페), Ann Ogbomo (필립푸스), Wolf Kahler (독일군 장군), James Cosmo (헤이그 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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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를 쓰기 전에 먼저 갈 가돗 연기자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비하했고 폭력적인 언사를 사용했다는 클레임에서 파생된 "갈 가돗 시오니스트" 논란을 먼저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원래는 리뷰의 맨 마지막에 달려고 했었는데, 어차피 [원더 우먼] 이라는 영화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이 이슈로 이 영화를 (또는 이 한편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까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 이 얘기를 내가 하나 안 하나만 눈을 부라리고 찾을 것이기 때문에, 맨 앞에 내놓는 것이 더 적합한 게 아닌 가 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먼저 나는 특정 영화의 연기자, 제작자, 스탭 기타 다른 사람들의 언행이나 기타를 비난하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예를 들자면 [국제시장] 에 나온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 묘사를 가지고 베트남 일부 시민들이 [국제시장] 관람 반대 운동을 벌인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이 그들 나름대로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 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원더 우먼] 처럼 "전쟁= 남성적 패권주의의 산물" 이라는 사상을 강렬하게 어필하는 한 편에서, 그 주인공을 연기하는 배우가 "우리편의 정의" 는 곧 "정당한 전쟁"으로 연결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거리낌없이 선포하는 것은 이 한 편 자체의 사상적인 통합성에 찬물을 끼얹는 외부적 요소가 충분히 될 수 있다. 


단지, 가돗의 경우 "어린이와 여인들을 앞장세워서 무장투쟁을 하는 하마스는 비겁하다" 라고 비판한 인터넷 상의 자신의 글들이 그녀를 저렇게 물어뜯고 비판하는 주된 자료인가 본데, 이러한 글줄들을 가지고서는, 최소한 내 입장-- 이렇게 쓰자면 또 오해를 살 여지가 있지만, 나는 캘리포니아의 거대 국립대학에서 20년 넘게 교수로 가르치면서, 실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들어온 경험도 있고, 주위에 많은 중동 출신의 젊은이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생활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사는 입장에서, 한국에서 그냥 인터넷으로 "시오니즘" 이 어쨌다 하는 따위의 지식을 흡수하는 그런 행태의 위험성에 대해 엄중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오니즘" 이라는 언어도 이스라엘의 "블레셋 사람들" 배척과 마찬가지로 함부로 휘두르면 멀쩡한 사람의 인생을 학살할 수 있는 인종차별의 폭력으로 충분히 연결 될 수 있다. 스티브 배넌 같은 네오나찌 미친 넘들이 권력의 중추에 깊이 다가선 트럼프 정권하에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에서 볼 때는 마치 가돗이 극우 이스라엘 민족주의의 전방위적 대표선수인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나는 가돗의 "전쟁을 긍정" 하는 것처럼 보이는-- 무슨 사상적인 신념에서 나온다기 보다는 이스라엘에서 2년동안 군대에 다녀오고 한 그녀의 이제까지의 삶의 궤적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겨지는-- 일련의 태도가 [원더 우먼] 의 평화주의 메시지를 깎아먹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원론적으로는 공감한다. 그러나 그러한 가돗에 대한 비난들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완전히 수위를 넘어서 원색적인 반유대주의적 정서를 뚜렷이 보이는 것들도 있고, 개중에는 [원더 우먼] 이라는 여성감독이 모처럼 만들어낸 여성 수퍼 히어로 영화를 깎아내리고 짓밟는 것이 주 목적인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것이 주 목적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그런 언설도 존재한다. 그런 언설을 일삼는 자들에게는 남의 나라 여자배우를 인터넷에서 여혐을 물씬 드러내면서 씹어댄다고, 니네들이 정말 핍박받는 소수민족들의 인권을 걱정해주는 사람들로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일언을 던져주고 싶다. 


이 얘기는 그쯤 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원더 우먼] 은 긍정적인 의미에서 고전적인 한편이다. 이 한편을 관통하는 사상적 태도의 질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알면서도 일부러 고수하는 나이브한 고전적 정서" 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원더 우먼] 은 2차대전중에 태어난 캐릭터이고, 윌리엄 마스턴이라는 지극히 흥미있는 심리학자가 20세기 초기의 페미니즘과 더불어, 사도마조히즘과 바이섹슈얼리티 등, "만화" 라는 장르와는 대중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았던 "변태적" 인 색채를 의도적으로 끌어넣어서 (그 과정에서 올리브 번, 마가렛 샌저 등 강렬한 여성들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음은 물론이다) 창조한 수퍼히로인이다 (마스턴과 올리브 번 등의 여성들과의 관계를 직접 다룬 영화도 개봉 대기 중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쪽이 [원더 우먼] 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그녀의 무기와 장신구 ("진실의 포승" 등) 라던가 초기 [원더 우먼] 코믹들에 자주 등장하는 그녀가 "밧줄에 묶이는 장면들" 의 성적함의는 그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보자면 놓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쓸데없이 한마디 보태자면 이러한 도미나트릭스로서의 이미지가 강조된 "변태적인" (좋은 의미로. "변태" 가 어떻게 좋은 의미로 쓰일 수 있냐고? 나는 쓰는데? 댁께서 못 쓰시겠으면 쓰지 마셔) 원더 우먼의 영상화도 언젠가 보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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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한편에서는 아마도 감독 패티 젠킨스의 의향과는 별도로, 원더 우먼은 이러한 2차대전 승전국적 합중국중심의 세계관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와 [아이언맨] 으로 대표되는) 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 이미 전제로 존재했다. 즉 [배트맨 대 수퍼맨] 에서 소개된 원더 우먼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 알려주는 물증인 사진이 1차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전제는 결과적으로 원더 우먼으로 하여금 그의 기원담을 자신이 실제 역사에서 창조된 시기인 1941년보다 더 이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 펼치게끔 만들었고, 따라서 캡틴 아메리카와 달리 2차대전 승전국 미국의 패권주의 서사에서 약간 비껴간 흥미로운 위치에 자리매김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런 결과, 이 한편의 원더 우먼의 오리진 스토리는, 예를 들자면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가 농담따먹기와 영리한 서사의 전개를 통해 직접 다루지 않고 피해간 (그리고 놀란의 배트맨이 암울하고 심리적인 방식으로 마구 건드려 놓은) 수퍼히어로의 태생적 모순-- 폭력과 전쟁을 반대하고 사람들을 그로부터 지키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그 자신 파괴적인 폭력을 휘둘러야지만 존재 가치가 있는 "액션 히어로" 라는 사실-- 을 에둘러 지나침이 없이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 모순의 해결 방식이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못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상적인 일관성을 통해 패티 젠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이라는 캐릭터에 단순히 말초적이고 기계적인 액션을 수행하는 존재 이상의 복합성을 부여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80년대나 90년대 까지만 해도, 배트맨이나 수퍼맨보다도 훨씬 "캠피한 농담" 의 희생이 되었을 공산이 큰 캐릭터가 아니었는가 말이다. 그렇게 지랄같이 만들어놓고 폭망한 원더 우먼 영화를 두고, 헐리웃의 마초 제작자들은 "거봐라, 여자가 주인공인 수퍼 히로인 영화는 돈 못 번다니까? 내가 그랬잖아…" 라고 자기합리화에 바빴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원더 우먼] 의 캐릭터들과 서사의 전개 방식은 19세기적인 계몽주의 세계관과, 괴물처럼 확장된 산업자본주의가 전세계를 뒤덮으면서 새로운 형태의 인간의 정체성들의 가능성을 구현하였던 20세기 초반의 생활양식이 마구 충돌하면서 예상할 수 없는 시너지효과를 발생시켰던 1930년대의 미국영화들을 많이 닮았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 톤에 있어서, 마블의 여러 작품들은 물론이고, 전후 필름 느와르와 영웅 서사의 해체를 한 번 이상 거쳐본 어둡고 씨니컬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DC 의 배트맨 시리즈와도 현격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쎄련되게" 또는 도회적인 감각으로 윤색되고 비틀어진 동화가 아닌, 어린 시절 진짜 두텁고 딱딱한 카버 밑에서 잉크 냄새가 물씬 나는 활자로 한 줄 한 줄 새겨서 읽었던 "애장판 동화 전집" 의 질감이 느껴진다고 하면, 너무 자의적인 느낌일까나. 


이러한 "알면서도 일부러 속아주는 나이브한 고전적 감각" 은 영화의 서사와 디자인,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설정에 강하게 배태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다이아나가 자라난 아마존족의 섬 테미스카이라의 묘사부터가, 어떤 측면에서는 [십계] 나 그런 헐리웃의 고전 영화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소탈하고 기능적이며, 마이클 베이, 잭 스나이더 등의 헐리웃 블록버스터 선두주자들이 탐닉하는 미적으로 추잡스러운 방향으로 경도되는 과잉의 질감이 결여되어 있다. 크리스 파인이 연기하는 스티브 트레버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한 다이아나와 주고 받는 대사는 최근의 다른 어떤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나온 대사보다도 원전 스크루볼 코메디적이며 (물론 현대 여성 관객의 옆구리를 슬쩍 간지럽히는 여성-남성 위상을 뒤집는 상황과 그에 걸맞는 대사들도 나오지만, 옛 고전 미국영화를 아주 많이 본 분들이라면 캐리 그란트나 캐서린 헵번 같은 스크루볼 코메디의 스타들의 경우 중성적/탈성역할적인 요소가 그들의 압도적 매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요즘" 영화라고 반드시 여성중심적인 것은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유의하시기 바란다), 거의 게이인 것이 확실한 모로코인 사미르, 미국 원주민 추장, 술독에 빠져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스코틀랜드인 저격수 찰리 이 삼인조가 스티브와 다이아나와 합류하여 유럽의 전선에 침투하는 지경에 이르면, 바바라 스탠윅, 글렌 포드, 피터 로레, 야키마 카누트, 존 캐러다인 등의 30년대의 스타들이 그대로 캐스팅되어 고대로 이 얘기가 1936년에 영화화되었다 하더라도 별로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포드가 실제 데뷔한 것은 1939년이니, 트레버 역은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것이 실제 역사에는 부합되겠지만, 이 한편의 트레버 캐릭터를 보니 20대 초반의 청년 글렌 포드 이외에는 다른 더 적합한 배우가 떠오르질 않는다. ^ ^) 아무튼 그렇게 "이건 21세기에 만든 영화야! 우린 옛날처럼 여자들 무시하지 않는다고!" 라는 식으로 제작 태도부터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것이, 거꾸로 [원더 우먼]을 다른 고전적인 캐릭터의 현대적 업데이트가 빠지기 쉬운 "자의식 과다" 의 함정에 굴러 떨어지지 않도록 지켜준 것 같고, 이런 측면에서의 패티 젠킨스 감독의 통제가 주효했다는 것이 내 관찰인데, 여러분들께서는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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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액션" 영화로서는 그다지 좋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독자 분들 일부 중에서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눈쌀을 찌푸리는 분들도 계실 지 모르겠는데, 저렇게 슬로우 모션으로 액션을 도중에서 "꺾어" 대는, 그리고 캐릭터들의 폭발적인 움직임과 그 임팩트 사이에 아무런 논리적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헐리웃 메가블록버스터표 "수퍼히어로 액션"에는 난 이제는 거의 반응이 없다. 차라리 (내가 별로 좋아하는 영화도 아닌) [암살] 같은 영화에 나오는 "한국식" 액션이 나에게는 더 임팩트가 크다. 단, 예외가 있다면 초기의 독일군의 테미스카이라 습격 장면이다. 이 장면의 처절함과 강렬한 감정적 투사는, 그러나 액션 코레오그래피와 캐릭터들이 느끼는 분노, 혼란과 슬픔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지. 클라이맥스의 성대한 특수효과에 대해서도, 캐릭터상의 반전 (이것도 의표를 찌르는 캐스팅의 반전이 주효한 탓이긴 하지만) 이 나름 효과적이었다는 것 이외에, 별로 언급할 건덕지는 없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다시 갈 가돗으로 돌아가서 이 글을 맺고 싶다. 이 한편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내게 남긴 배우는, 유감스럽게도 주인공이고 다른 어린 배우들이 연기하는 유녀기 이후에는 거의 모든 프레임에 등장하는 가돗이 아니고 다이아나의 이모이자 아마존 장군인 안티오페역으로 등장한 로빈 라이트였다. 이 한편을 제대로 감상한 분들이라면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에 토를 다실 수는 있어도, 놀라움을 표하실 수는 없을 것이다. 둘이 같이 연기하는 장면들에서는 로빈 라이트의 연기력이 완전히 패권을 가지고 모든 면에서 가돗을 압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라이트와 연기를 주고 받는 가돗의 다이아나가 나이브하고 순진한 소녀의 시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가돗은 깜짝 놀랄 정도로 아름답고 (특히 클로스 업에서), 전신에서 발산하는 건강한 카리스마도 충분히 인정할 만하지만, 나는 이 [원더 우먼] 판본이 일정 수위를 넘어서는 강렬한 감동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데에는 그녀의 연기력의 한계가 어쩔 수 없이 걸림돌이 되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이제 40줄에 들어선 샬리즈 테론이 이 역할을 맡을 수는 없었다고 넘어가기에는, 아니 [매드 맥스: 퓨리 로드] 에서 퓨리오사로 나온 분이… [원더 우먼] 역할을 나이가 들어서 못한다구여?! 라는 의문이 십이지장으로부터 치밀어 올라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걸 어쩌겠나. 가돗의 캐스팅을 굳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20년전의 로빈 라이트나 (그래, 양보해서 10년전의) 샬리즈 테론이 맡아줄 수 있었더라면, 이라는 상념이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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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 우먼] 은 폭망의 함정을 준수하게 피해 갔으며, 수퍼 히어로 영화의 정도 (正道)를 (어쩌면 나이브하게 보일-- 실제로는 전혀 나이브하지 않지만-- 수준으로) 쫓는 준작이다. 마이클 베이나 잭 스나이더 같은 감독들의 (솔직히) 지랄맞은 스타일에 물린 여성 관객들을 포함, 대다수의 그냥 좋은 고전적 미국영화 선호하는 관객분들께 추천드린다. 


사족: 오랜만에 꽉꽉 들어찬 캘리포니아의 극장에서 매 시퀜스마다 환호와 박수를 퍼붓는 (내가 보기에는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여성 관객들과 더불어 관상했는데, 내 바로 옆자리에 누나인지 엄마인지와 함께 보러 온 10대 중반 정도의 남자애가 앉았다.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예고편을 보자마자 "오마이 퍽킹 갓! 아이 워너 씨댓 나우!" 하면서 전신을 요동치면서 흥분을 하길래 예감이 안 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원더 우먼] 을 보면서 "지옥의 지루함"을 경험한 듯 하다. 다리를 배배꼬고 별의별 요가 자세를 취하면서, 영화를 큰소리로 씹고 싶어서 내장물이 거꾸로 역류를 하는 경험을 겪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는데, 다행스럽게도 (테미스카이라 습격장면부터 완전히 영화에 몰입하신) 엄마분인지 누나분인지가 강력하게 견제하시는 바람에 나와 바깥분은 관람에 방해를 받지는 않았다. 뭔가 [원더 우먼] 이라는 영화에 대한 성별 반응의 한 단면을 덤으로 관찰한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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