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2013.04.23 19:48

Q 조회 수:6997

테이크 쉘터 Take Shelter

 

미국, 2011. ☆☆☆★★

 

Hydraulx/REI Captial/Grove Hill Productions Present A Strange Matters Production. 2시간 1분, 화면비 2.35:1

 

Directed and written by: Jeff Nichols

Cinematography: Adam Stone

Editing: Parke Gregg

Production Design: Chad Keith

Special Effects Coordinator: Tim Hoffman

Visual Effects Companies: rain effects, Hy*drau''lx

Produced by: Tyler Davidson, Sophia Lin, Robert Ruggeri, Adam Wilkins

 

CAST: Michael Shannon (커티스), Jessica Chastain (사만사), Tova Stewart (한나),Shea Whigham (드워트) , Katy Mixon (냇), Natasha Randall (캐미), Heather Caldwell (특별반 선생님), Kathy Baker (라포르셰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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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제가 초상현상계 스릴러의 특정 서브장르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만, 이걸 잘 돌려서 얘기를 하지 않으면 영화의 스포일러가 되고 마는데, 이 얘기를 아주 안하고 들어가기도 뭣하고, 그래서 좀 난감한 상황입니다. 여러분들 중에서 영화의 내용을 통밥으로 맞추는 것 잘 하시는 분들께서는 시놉시스만 대충 읽어도 이 한편의 결말은 두 선택지중의 하나로 집약이 된다는 것을 짐작하시겠지만, 사실 [테이크 셸터 ('쉘터' 라는 불편한 발음은 웹으로 제목 검색하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대문에만 붙여둡니다)] 는 결말을 추리해내면 그걸로 볼 의미가 상실되는 그런 만만한 영화가 아니긴 합니다.

 

좀 스포일러성 논의가 될것을 무릅쓰고 제 편견을 밝히자면, 왜 이런 영화들 있잖습니까.

 

자기가 초능력자라고 굳게 믿으면서 세상의 파멸이 곧 온다 또는 자기가 사람들의 마음속의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다 (기타 다른 변주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라고 믿는 캐릭터 내지는 그런 캐릭터의 “예언” 을 홀라당 믿고 있는 자경대, 컬트 조직, 이런 것들이 등장해서 주인공들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온갖 말도 못할 민폐를 끼치고, 심지어는 멀쩡한 사람을 죽이거나 고문하기도 하고, 완전 광신도 범죄조직, 테러리스트 심지어는 연속 살인범 같은 행각을 벌입니다. 저를 포함한 관객들은 주인공들이 이 싹막하게 맛이 가버린 민폐덩어리/광신도 집단 (내지는 개인)을 작살내고 합리적 이성이 통하는 세상으로 복귀하기를 목에서 손가락이 나올 정도로 고대하고 있는데, 일단은 그렇게 영화가 끝나는 것 같이 보이지요. 그러나 웬걸, 영화 종영 몇 분을 남겨두고 이 자칭 예언자 내지는 광신도 집단의 미친 주장이 사실은 “옳았다”라는 “반전” 이 저를 비롯한 논리와 합리성을 기대하는 관객들의 면상을 후려칩니다 !

 

그래서 그들의 예언대로 주인공들을 포함한 지구는 멸망합니다. 내지는 이 싹막하게 미친 광신도들이 실제로 악의 세력을 청소하는 “좋은 놈들”인것으로 (그러면서 그들의 민폐/살인/테러 행위는 다 정당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명됩니다.

 

디 엔드.

 

이러한 내용의 영화들의 제목을 줄줄이 늘어놓으면 그거야말로 스포일러가 되는 것이니까 삼가하겠습니다만, 저는 주위에 영화만드는 친지가 있는데 혹시 이런 각본을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거짓말 좀 보태서 목숨을 걸고 뜯어말리고 싶을 정도로 이 패턴을 싫어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가장 비윤리적이고 천박한 의미에서 씨니컬한, 관객들의 발밑에서 카펫을 빼버리는 “반전” 에 대한 숭배열이 일탈의 범위에 도달한 작극법이라고 아니 할 수 없어요.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이해하시겠지요. [테이크 셸터] 는 바로 이 패턴으로 흘러갈것처럼 보이는 한편인 겁니다.

 

모든 요소들이 갖추어져 있어요. 혼자서만 뭔가 묵시록적인 대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신경증적이고 대인 관계에 문제가 있는 주인공에다가, 그 주인공이 결국은 자기 집 뜰에다가 방공호 (셸터) 를 파고 아내와 어린 딸로 구성되는 가족을 협박 반 회유 반을 통해서 몰아넣고... 그래서 결국 결말이 뭐가 되겠어요? 생각을 해보세요. 주인공이 “아 모든 것이 나의 정신병에서 비롯된 환상이었구나. 입원해서 치료받아야지. 그동안 여러분들을 고생시키고 민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이러고 끝나겠어요?

 

아이쿠. 싫다 싫어.

 

그런데 아까도 말했다싶피, [테이크 셸터] 는 그렇게 만만한 영화가 아닙니다. 이 한편이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은 “민폐끼치는 예언자”류 서브장르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커티스의 예언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제 입장에서 보자면 정말 알고 싶지 않은)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어요. 그런 측면에서는 다소 짜증이 납니다만, 다른 측면에서는-- 특히 제프 니콜스 각본가와 감독이 부여한 캐릭터의 디테일과 특히 커티스의 환영의 시각화라는 측면에서-- 이 서브장르가 지닌 문제점을 뛰어넘는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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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네가 죽은 것을 모르는 동안에] 등의 영화및 및 여러 종류의 미드에서 악역으로 낯익은 마이클 섀넌과 이 한편에 출연한 이후에 공개된 [제로 다크 서티]로 상도 받고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시카 채스테인의 연기가 먼저 좋습니다만, 이 두 사람의 연기도 연기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캐릭터가 장르적인 규격에 맞추어져 만들어진 기성품이 아니고 무엇보다도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가능한 인물들로 디자인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민폐 예언자 캐릭터들은 거의 백이면 구십구가 자신들의 짜증스러운 편집증을 진리라고 믿고 있는데서 시작합니다만, 커티스는 그와는 달리 자신이 보는 환영의 진실성에 대해 근원적인 회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영화가 전개됨에 따라 커티스가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해 의심을 지닐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내력이 소개됩니다만, 섀넌 연기자는 가족들을 방공호에 들어가야 된다고 마구 몰아세우는 국면에 도달해서도, 본인의 에고와 아집의 단순발산이 아닌, 아내와 딸에 대한 사랑과 그것을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과의 격렬한 내면적 투쟁을 극적인 과장에 기대지 않고 정치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커티스의 악몽을 동반하는 신비스런 체험과 커티스 가족의 일상적인 생활을 번갈아 가면서 그려내는 구도는 얼핏 보면 단조로와 보이지만, 사실은 커티스의 형과의 관계, 그를 둘러싼 동네 사람들, 직장 동료들과의 교류 등의 사회적 유대의 양상도 빠짐없이 언급되고 있어요.

 

그러나 여기까지 하고 말았더라면 [테이크 셸터]는 잘 만들어진 미드 한편 정도가 지닌 드라마의 역량을 과시하는 데서 끝났을 겁니다. [테이크 셸터]는 거기에서 더 나아간 플러스 알파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커티스가 경험하는 악몽속과 현실 세상에서의 초자연적인 체험들을 니콜스 감독이 기이하고, 괴팍하고, 말할 수 없이 불안감을 조장하는 동시에 일종의 미적 일관성을 지닌-- 아름다움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습니다-- 방식으로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테이크 셸터] 에서 니콜스가 보여주는 초자연적인 체험들은 정말 초자연적인 체험처럼 무섭고, 황당하고, 의미를 알 수 없으며, 또 그 악몽들도 정말 악몽들처럼 현실보다 더 바싹 다가서는 “실감” 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문자 그대로 비현실적인 미적 일관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 걸 컴퓨터 그래픽이나 가구를 공중에 방 띄우는 등의 물리적 특수효과로 그려내기가 겉으로 보면 쉬울 것 같은데, 실제로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독창적으로 해내기가 결코 쉽지 않죠.

 

[테이크 셸터] 를 주로 커티스의 주관적인 세계에 닻을 내린 심리드라마 또는 더 나아가서 미래에 대한 (사회경제적) 불안 때문에 와해되는 미국 시골의 공동체를 우의적으로 바라본 사회비판영화로 해석하실 수도 물론 있습니다만, 이러한 것들만으로는 이 한편의 독특한 매력을 설명하는데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저에게 있어서는 그 매력의 상당히 중요한 일부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불온한 영상과 음향의 조율이라는, 드라마와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는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말도 못하게 불온하면서도, 뭔가 우리가 상상하는 차원을 넘어선 곳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면서 그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경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의외로 러브크래프트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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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그래서 대체 뭐가 어떻게 된다는 얘긴데?” 라는 질문에 대답을 얻는 것을 지상과제로 영화보기의 여기시는 관객분들께는 추천 못드립니다. 실망하시거나 괜히 찝찝하게 기분만 나쁠 뿐 지루함을 느끼시거나 그렇게 될 공산이 큽니다. 화끈하게 호러인 것도 아니고, 무슨 스릴러도 (결국은) 아니고.

 

저의 경우로 한정해서 말하자면, 아주 싫어할 것을 각오하고 보았지만, 아무리 거지같은 서사의 패턴이라 할지라도 만드는 직공이 실력이 좋으면 그 수준을 거뜬히 넘어설 수 있다는 증명을 해보인 한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족: 맨 마지막 장면의 대사 없이 섀넌과 체스테인 연기자들이 눈빛으로 주고 받는 “대화”의 여운이 좋더군요. 그런 연기와 연출의 디테일들이 살아있습니다. 이탈리아 호러영화 그런데는 (아무리 그림이 아름답고 음악이 출중해도) 이런 게 부족하거나 없어요.

 

사족 2: 리플 달아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는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전 그래도 나름대로 스포일러 피해서 빙빙 돌려 쓰느라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읽어 보시면 어떨런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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