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개의 꼬리가 달린 고양이 Il gatto a nove code

 

이탈리아-서독, 1971. ☆☆☆★★

 

A Labrador Films/Seda Spettacoli/Terra-Filmkunst/Transcotta SA Production. Originally distributed in North America by National General Pictures. 화면비 2.35:1, 1시간 51분.

 

Music: Ennio Morricone

Costume Designer: Carlo Leva, Luca Sabatelli

Editing: Franco Fraticelli

Production Designer: Carlo Leva

Cinematography: Erico Menczer

Producer: Salvatore Argento

Screenplay: Dario Argento, Dardano Sacchetti, Luigi Collo

Director: Dario Argento

 

CAST: Karl Malden (아르노), James Franciscus (카를로 지오르다니), Catherine Spaak (안나 테르지), Horst Frank (브라운 박사), Aldo Reggiani (카스니 박사), Pier Paolo Capponi (스피니 경부), Carlo Alighiero (칼라브레시 박사), Tino Carraro (테르지 교수), Rada Rassimov (비앙카), Cinzia De Carolis (로리), Werner Pochath (마누엘)

 

  photo CAT O NINE TAILS- MY FRIEND IS MURDERED_zpsfy6rts5u.jpg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이고 [수정 깃털이 달린 새] 의 국제적인 성공에 힘입어 역시 자신의 아버지 살바토레 아르젠토가 제작을 해서 만들어진 동물 삼부작의 제 2편입니다. 

 

[아홉개 꼬리의 고양이] 라니, [구미호] 얘긴가 (정확하게는 [구미묘] 가 되겠지만) 라고  알쏭달쏭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Cat O’ Nine Tails 는 원래 영국 해적 소설 같은데서 고문이나 체벌 도구로 가끔 등장하는 여러 갈래로 줄기가 갈라져 있으면서 그 끝부분에 하나씩 납덩어리가 달려있는 채찍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영화 안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지오르다니와 아르노가 주고 받는 대사중에 이 사건은 꼬리가 아홉개 달린 고양이 같군요라는 의미불명의 문장이 나오는 걸로 봐서 아르젠토는 아마도 이- (伊英) 사전도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고 이 작품을 만든 게 거의 확실합니다

 

[아홉개 꼬리] 에는 [수정 날개] 처럼 탐미적인 아름다움은 없습니다. 새로이 촬영을 맡은 엔리코 멘쩌 ([머신 건 맥케인]) 는 비토리오 스토라로처럼 자신의 철학에 기반한 미의식에서 우러나오는 과감한 색채의 영상기법을 쓰지는 않습니다만 물론 아르젠토 작품에서 촬영을 못해서 재미가 없어지는 그런 일은 없습니다.  단지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가라앉은 색조는 좀 더 정통적인 범인찾기 미스테리에 치중하고 강박적으로 디테일한 살인 묘사와 사진 잡지 포토 스프레드를 보는 것 같은 구도로 연출되는 지알로 장르 십팔번의 미적 감각은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한 아르젠토 감독의 의도에 잘 부합합니다. 


그러한 감독의 의도는 50년대 이전부터 엘리아 카잔의 작품군을 비롯하여 수없는 미국 영화의 걸작에 출연하신 대배우이자 누구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인상의 주먹코 아저씨 칼 말덴과 불행하게도 일찍 세상을 떴지만 지극히 흥미있는 커리어의 궤적을 그린 제임스 프란시스커스가 이탈리아인 캐릭터로 캐스팅되어서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나타나 보입니다. 칼 말덴은 60년대 말-7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초히트를 치는 바람에 한국에서도 덩달아 히트를 친 (비록 개떡같은 화질이지만 새삼스럽게 국산 디븨디가 출시될 정도) [섬머타임 킬러] 를 위시해서 이탈리아산 장르 영화에 몇 편 출연하신 바 있습니다만, [아홉개 꼬리] 의 맹인 아마추어 탐정 역이 가장 흥미있는 역할입니다.  맹인 연기를 압도적으로 실감있게 구사하시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캐릭터 자체가 전형성과 의외성의 효과적인 배합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앞이 안보이기 때문에 살인범에게 쫓겨도 속수무책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보고 있노라면, 갑자기 강렬하게 거의 폭력적인 터프함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간을 빼기도 합니다. 


프란시스커스는 예일 연극과 출신의 인텔리 배우였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소룡이 주인공에게 눈이 보이지 않아도 싸우는 법을 가르쳐주는 무도인으로 출연한 [롱스트리트] 에서도 장님 탐정을 연기한 적이 있습니다.  이분의 연기 스타일은 내적으로 끓는 감정을 외부에 과장됨이 없이 지긋이 표현하는 것인데 일면 과장된 연기도 마다하지 않는 말덴보다는 이탈리아 장르영화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가능하겠습니다만영화 내내 혼자서 짜증을 내는 걸로 보일 수도 있는 [수정새] 의 토니 무산테보다는 훨씬 공감이 되는 연기를 피로하고 있습니다.  무참하게 살해당한 사진기자 친구를 발견하고 경악하면서 비틀 비틀 암실에서 걸어나오는 장면 같은 부분은 보통 70년대 이탈리아 지알로 같은 데서는 걍 빽 소리지르거나 아니면 돌처럼 굳은 무표정으로 처리되고 마는데, 여기서는 프란시스커스 연기자를 통해 고급 미국영화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연기의 섬세함과 정교함을 관찰 할 수 있지요.


photo CAT O NINE TAILS- WALLPAPER_zpszlpavu6v.jpg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수정새]에 비하면 비교적 영미권 미스터리 영화의 정도를 밟는 작품이긴 하지만, 여전히 젊은 아르젠토의 재기와 스킬을 한껏 맛볼 수 있고, 이런 스타일리스틱한 측면을 즐기는 재미가 살인범을 쫓아가는 플롯상의 재미를 완전히 능가하지는 않더라도 꽤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용의자 후보 넘버 투인 안나 (카트리느 스파크)가 광폭하게 모는 스포츠카 옆자리에 앉은 지오르다노의 오금에 저린 반응과 뒤를 쫓아가는 경찰차 시점을 빠르게 교차해서 보여주는 체이스 신의 조였다가 늘어뜨리는 편집 리듬의 묘미라던지, 다리부터 먼저 떨어지는 사람의 추락을 한달음에 그냥 찍어내는 입이 딱 벌어지는 카메라 시점의 배치라던지, 자기가 히치코크의 후예라고 까불어대는 요새 감독들을 엿먹이기에 충분한 영상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중 아르젠토가 써먹는 화려한 테크닉 중의 하나가 다음번 시퀜스에 벌어지는 일들을 갑자기 플래쉬로 번쩍 번쩍 보여주면서 장면 트랜지션을 하는 방법인데, 이것은 일종의 플래쉬 포워드로 볼 수 있지만, 아르젠토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서사의 흐름을 파악하거나 미스테리의 해결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던지 그런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순전히 관객들을 놀래키면서 주목을 끌어내는 감각적인수단으로 전용되고 있습니다.  같은 플래쉬 포워드의 변형이라도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지금 보면 안된다] 와 같은 형이상학적 스릴러에서는 이런 현란한 테크닉이 영화의 주제를 설파하기 위해 가장 걸맞은 형태의 스타일로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영화에 대한 접근 방식의 큰 차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아르젠토의 스타일을 반드시 얄팍하게만드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만, 영화의 사상적, 서사 중심적 측면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것은 확인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hoto CAT O NINE TAILS- DEAD EYES_zps5rj3dnm2.jpg

 

약점이라고 한다면 유감스럽게도 범인찾기의 서스펜스와 범인의 동기 및 캐릭터의 내면 묘사등은 약한 편입니다. 옛적 [선데이서울] 주간지에 남성 성기 확대 수술에 대한 신정보 따위의 기사와 섞여서 실렸음 직한 순 엉터리 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둔 살인범의 동기는 말도 안되는 양의 이탈리아 장르영화의 각본을 쓴 다르다노 사르케티 작가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을 것이라는 심증이 듭니다만, 아르젠토 영화에서 이런 의사 (疑似) 과학적인 설명을 볼때마다 전 쓴웃음과 함께, 히치코크선생님이 [사이코] 의 결말에 뱀다리를 다시는 바람에 그의 제자들이 뱀은 원래 다리가 달린 생물이라고 착각을 하게 되었으니, 이건 원래 히치선생님의 잘못이여,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도 [아홉개의 꼬리] 는 영리하고 멋있으며 수준 높은 영미권 연기자들의 근사한 연기도 감상할 수 있는 일급 스릴러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자막 지원이 안되고 당시에는 오오 이렇게 깨끗한 화질일수가 하고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지만 지금 보면 비데오 노이즈로 뒤덮이다시피 한 오래된 트랜스퍼의 앙커 베이 디븨디 (오래전에 절판) 및 거기서 약간만 나아진 블루 언더그라운드 (아직 시판중) 디븨디로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만 (원래 무척 비데오로 구해 보기 힘든 타이틀이었긴 합니다.  세번째 작품인 [회색 비로드위의 네마리 파리] 는 더욱 더욱 구하기 힘들어서 리젼 1 디븨디로 나오는데만도 십년 가까이 걸렸죠) 블루 레이로 곧 출시될거라는 소문이 있긴 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리뷰엔 사진이 필요합니다. [32] DJUNA 2010.06.28 78962
171 [영화] 새로운 딸 The New Daughter (케빈 코스트너, 이바나 바케로 주연) [34] Q 2010.06.22 13597
170 [영화] 수정 깃털이 달린 새 The Bird with the Crystal Plumage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1] [25] Q 2010.07.04 8665
169 [영화] <AK 100> 나쁜 놈일수록 잘 잔다 悪い奴ほどよく眠る [4] Q 2010.08.06 5562
» [영화] 아홉개의 꼬리가 달린 고양이 The Cat O'Nine Tails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4] [1] Q 2010.09.08 6322
167 [영화] 펌킨헤드 Pumpkinhead (랜스 헨릭슨 주연, 스탄 윈스턴 감독) [4] [21] Q 2010.10.08 7377
166 [영화] 회색 벨벳위의 네마리 파리 Four Flies on Grey Velvet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6] Q 2010.10.11 6068
165 [영화] 블랙 스완 Black Swan (나탈리 포트만, 마일라 쿠니스 주연- 스포일러 없음) [12] [33] Q 2010.12.05 14202
164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 Tron Legacy [12] [1] Q 2010.12.30 6623
163 [영화] 누가 어린이를 죽일 수 있단 말인가? Who Can Kill a Child?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3] [17] Q 2011.01.24 6509
162 [영화] 타운 The Town (벤 아플렉 주연-감독) [5] [18] Q 2011.02.06 6524
161 [영화] 프로퍼시/예언 The Prophecy/ Prophecy <뭐 이딴 괴물이 다 있어> [4] [31] Q 2011.02.13 7625
160 [영화] 망또를 두른 남자 The Man with a Cloak (바바라 스탠윅, 조셉 코튼 주연) [3] [2] Q 2011.02.18 4797
159 [영화] 그리고 곧 어두움이 닥쳐온다/앤 순 더 다크니스 And Soon the Darkness (오리지널 vs. 리메이크) [2] [22] Q 2011.02.28 7575
158 [영화] 흡혈귀 서커스단 Vampire Circus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25] Q 2011.03.17 7299
157 [영화] 소스 코드 Source Code [4] [18] Q 2011.05.06 6154
156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The Curse of Frankenstein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23] Q 2011.05.13 6602
155 [영화] 킬 베이비 킬 Kill Baby... Kill! (마리오 바바 감독)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3] [25] Q 2011.06.23 5543
154 [영화] 수퍼 에이트 Super 8 (J.J. 에이브럼스 감독, 엘리 패닝, 조엘 코트니 주연- 약도의 스포일러 있음) [6] [16] Q 2011.06.28 5545
153 [영화] 블랙 사바스/검은 안식일 The Black Sabbath (마리오 바바 감독) <유로호러-지알로 콜렉션> [23] Q 2011.07.02 6135
152 [영화] 어둠속의 속삭임 The Whisperer in Darkness <부천영화제> [3] [11] Q 2011.07.20 40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