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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내용이랑 상관 없어요 그냥 특별출연. ^ ^

 

2010년 최고의 디븨디와 블루 레이 선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도 많이 있었지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힘든 일을 해야 했었고 건강상으로도 업다운이 좀 있었던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다시 한번 한국에 장기 체류를 할 예정입니다만 작년에 비해서는 더 많은 극장 개봉 영화를 볼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각계에서 디븨디 포맷의 쇠퇴를 예측하고 더구나 한국에서는 확실히 디븨디시장이 망했다는 결과가 외국에서 리젼 3 디븨디로 볼 수 있는 영화의 눈에 띄는 감소로 이어지는 가운데, 오히려 디븨디와 블루 레이 구매량은 2009년에 비해 84장 (정확하게 장별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은 숫자가 됩니다만) 이나 증가해서 이제까지의 모든 연도별 구매량을 한참 넘어서는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한국의 영상자료원도 포함해서) 특화된 마켓을 겨냥한 고전 영화의 발매라는 시점에서는 2010년이 특별히 상업적으로 어려워질 것도 없는 한해였고, 워너 아카이브와 소니 픽쳐즈 클래식스처럼 주문형 프린트 방식으로 DVD-R 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 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오히려 고전영화의 팬들에게 엄청난 숫자의 타이틀을 제공해 주는 그러한 현상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블루 레이가 전 구매/대여 타이틀 중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에 비해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아직은 블루 레이가 디븨디보다 더 많지는 않지만 금년에는 그렇게 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겠죠. 작년까지만 해도 워너 아카이브나 소니 픽쳐즈 클래식스가 (MGM 과 유니버설은 다운로드 방식으로 나갈 예정인듯… 아이튠스와 넷플릭스에 단체로 자기네들 영화를 풀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어차피 워너와 소니에 비교할 바는 아니니. 20세기 폭스는 어쩔려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영화음악 전문 사이트인 Film Score Monthly 에 의하면 영화음악 전문 프로듀서인 닉 레드먼이 주도를 하는 주문형 디븨디 레벨이 곧 생길 것이라고 합니다) 멀쩡한 영화들을 “주문형” DVD-R 로 찍어내는 바람에 “제대로 된” 특별판으로 감상할 기회를 오히려 박탈한다는 등의 비판이 많이 있었습니다만, 최소한 워너 브라더스의 경우는 [싸이클롭스] 의 팬들의 불평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처럼 주문형 서비스의 이점을 충분히 살려서 성공적으로 꾸려나가고 있는 듯 합니다.

 

금년에는 YES24 를 통해서 다운로드 서비스에도 진출 (?) 을 했습니다. 아직도 전 컴퓨터를 통해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LCD 티븨에 HDMI 케이블로 연결해서 고화질로 볼 수 있다고 해도—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기 때문에 YES24의 경우는 단지 외국에서 볼 길이 거의 막혀버린 한국 인디 영화를 입수하는 데 일률적으로 써먹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합법 다운로드로 본 영화가 내년 초에 작성할 2010 최고의 영화에 들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요. 그 경우는 제 리스트는 마침내 광학 디스크 포맷에서도 벗어나게 되겠군요.

 

미국과 유럽에서 뜨는 베스트 리스트들을 보고 있으니 어떤 이들은 팬사이트에서만 볼 수 있는 “광팬이 만든 헌정 (獻呈) 용 스페셜 에디션” 이런 식으로 다운로드 파일을 자신들이 컴으로 편집한 버젼 이런 작품들을 포함시키도 하고 그러는데 저는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성은 잘 못느끼겠습니다. 그냥 평범한 소비자의 위치에서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작품들에 한정시켜서 선택하는 것이 제 입장에는 적합 하다고 봅니다만. 특별히 상업자본주의를 옹호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언제나처럼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저에게 어떤 종류가 됐건 “놀라움” 을 선사해준 타이틀들을 역사적 가치, 미적 가치, 작품의 예술성이나 “재미” 보다도 우선해서 골랐습니다. 그 놀라움은 미견이었던 영화를 처음 보고 나가 떨어지는 경험의 그것일 수도 있고, 제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작품이 디븨디나 블루 레이로 다시 보게 됨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재발견의 그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익히 잘 아는 작품일지라도 어떻게 이런 활동사진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 까하는 새삼스러운 경악일수도 있고, 또는 이 작품을 제가 서재에 모셔놓고 언제든지 보고 싶은 때 틀어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순수한 경이의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 문장은 작년의 리스트에서 베껴왔습니다. 귀찮아서… 너그러이 봐주세요)

 

금년은 재작년이나 작년에 비해서 열한편으로 추리기가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실패로 끝나는 선고를 몇번이고 거듭한 끝에, 디븨디와 블루 레이로 나누어서 열한편씩 고른다는 꼼수를 써서야 겨우 리스트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블루 레이는 포맷 전쟁때 저는 응원하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결함을 지닌 매체라고 생각합니다만 [줄루] 나 [닥터 지바고] 같은 고전 영화를 제대로 빠져나온 블루 레이로 보게 될 때의 경험은 이러한 불만들을 깨끗이 내쳐내고도 남음이 있지요. 어차피 영화는 영화이고 훌륭한 영화는 어떤 포맷으로 보던지 훌륭하기 마련이다 라는 명제는 아직 저는 납득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문학도 개떡같은 번역으로 읽거나 마구 “축약본” 으로 편집해버린 작품은 그 가치를 상실하지요. 영화의 경우는 더 센시티브한 거 아닙니까. 만든 사람들이 의도했던 작품에 한층 더 가깝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루 레이의 이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긴 합니다. ([스페이스 1999] 처럼 아예 처음 TV 로 방영되었을 때보다 더 좋은 화질로 감상할 수 있게 된 경우는 일종의 수정주의가 아니냐 라고 말씀하신다면 기술적으로는 그렇긴 합니다만…)

 

리젼 1 (미국) 중심으로 모았지만 한국, 일본과 영국에서도 적지 않은 숫자의 디븨디와 블루 레이를 구했습니다. 리젼 A 와 B 를 다 돌릴 수 있는 블루 레이 플레이어를 구입하긴 했는데 아직 이 지역코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상태는 아닙니다.

 

 리스트는 디븨디 먼저, 그 다음에 블루 레이 리스트가 계속됩니다. 11 부터 1로 거꾸로 내려가는 리스트지만 순위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디븨디부터.

 

11. Footprints on the Moon 월면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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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셰임레스라는 영국의 지알로 전문 레벨에서 내놓은 타이틀인데 어딜 가서 체크해봐도 “지알로” 장르의 하나로 분류되어 있습니다만… 지알로와는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거는 사실 무어라고 분류하기도 힘든, 경악스러운 작품입니다.

 

스탠리 큐브릭이 쓴 각본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와 프리츠 랑이 공동 감독한 4시간짜리 영화를 이탈리아 영화사에서 1시간 20분으로 재편집을 하면 이렇게 될까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초기 작품 같은 데서 불현듯 느낄 수 있는 거의 실존적인 불안과 낯설음을 이 [월면의 발자국] 은 거의 전 작품을 통해 유지하면서 또한 도중에 불현듯 삼입되는 부조리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들은 관객에게 어퍼컷을 날립니다. 그 중심에 서서 뛰어난 편집증적 연기를 선보이는 분은 [이단자 플라비아] 같은 극단적인 괴작들에서 명성을 쌓은 플로린다 볼칸여사. 감독은 [The Fifth Cord]의 루이지 바쪼니. 촬영감독은 [지옥의 묵시록] 과 [라스트 엠페러] 의 비토리오 스토라로입니다. 이런 작품을 지알로장르 순례를 하다가 떡 마주치게 될줄이야!

 

10. Resurrection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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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공개하고 있는 [러블리, 스틸]에도 출연하고 계시는 엘렌 버스틴 여사가 미국 최고의 여성연기자 한 사람으로서의 공력을 충분히 발휘하시는 가작입니다. 그리고 저와 제 바깥사람이 양사이드가 잘려나가고 희미한 화질의 VHS로 옛날에 같이 보고 나서는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15년이 넘는 세월을 찾아 헤멨던 작품이기도 하죠. 2010년에 들어와서야 겨우 유니버설의 “창고 시리즈” 를 통해 그나마 디슨트한 1.85:1 트랜스퍼로 출시되었습니다.

 

내용 설명은 자세하게 하고 싶지는 않고, [부활]은 제가 이때까지 본 “사망선고를 받은 이후에 다시 살아난 사람들” 에 관한 영화, 또한 “기적적인 치유의 힘을 지니게 된 보통 사람들” 에 관한 영화들 중 최고작으로 여기는 작품이라는 점만 말씀드리죠.  루이스 존 칼리노의 각본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맛을 맞춘 브루스 조엘 루빈의 [고스트] 와는 달리 기독교적 신앙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특정 종교를 믿느니 안믿느니 하는 이슈로 시비를 걸어서 폄하시킬 수 있는 그런 만만한 작품은 아니올시다. 대니얼 페트리 감독이나 칼리노 각본가같은 “주류” 헐리웃 영화인들이 심오하고 어려운 철학적 이슈를 대중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모든 주류 헐리웃 영화가 지닌 감성들을 고대로 살리면서 제대로 다뤄내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지신 분들은 [부활] 같은 작품의 존재를 계속 무시하고 영화보기를 하셔야 하겠죠. 안됐습니다. 당신들의 손해일 뿐이죠.

 

 9. Blood on Satan’s Claw 악마의 발톱에 묻은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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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나가이 고오 만화에서 본 것 같은 제목입니다만 [질식 The Asphyx]과 더불어 괄목할만한 리마스터링을 거쳐 작년에 출시된 유명 영국 호러영화입니다. 해머 호러의 고딕 괴기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전원 (田園)” 파 호러라고 불러야 할까나, [Wicker Man]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영국 시골의 자연에 뿌리를 박은 토속적인 호러영화 세계의 독특한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이색작입니다.

 

공개 당시 미국에서는 거의 청소년 관람가인 PG 등급을 받았었는데, 원판에서는 당시 열일곱살인가 밖에 안되었던 컬트 배우 린다 헤이든이 전라로 출연하고 악마숭배 의식과 소년 소녀들의 성적 충동을 결부시키는 등 의외로 금기시된 내용을 민감하게 건드리는, 겉으로는 얌전한 듯 하면서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작품입니다. 영국 회사 오데온의 디븨디 사양은 뭐 그렇게 일류라고는 볼 수 없지만 마침내 근사한 화질로 무삭제판을 볼 수 있게 된 것만해도 감지덕지.

 

8. Enchanted Cottage 마법의 오두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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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영화는 진짜 신파입니다. 정말 정말 지독한 신파죠. 외모 지상주의가 창궐하는 현대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내용이고도 하고요. 진정으로 사랑하는 커플이 어떤 유서가 있는 오두막집에서 살게 되자 그들의 사연 있어서 남에게 보여주길 꺼려하는 “흉한” 외모가 아름답게 변한다는 얘기니까요. 그런데 이 막장 신파의 뒤에는 2차대전을 겪은 직후의 미국 사회의 (주류 미디어에서는 전혀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상흔에 대한 슬프고 괴로운 심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 가슴아픈 애틋한 슬픔이 영화 전체를 오리털 담요가 차가운 발을 감싸듯이 감싸고 관객들의 눈물선을 젠틀하게 자극합니다.

 

이런 영화가 존재하는 줄도 모르고 워너 아카이브에서 아무 사전 정보 없이 사서 보다가 나중에는 마루 바닥에 머리통을 꼬나박고 훌쩍거리고 울면서 겨우 끝냈습니다. 같은 워너 아카이브 출시작이라도 [녹색 머리의 소년] 이나 [수색 The Search] 처럼 어느 모로 보나 뛰어난 수작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명백한 작품군보다도 이 (어쩌면 한국 드라마의 감수성과 더 가까운) 작품이 더 이 리스트에 걸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7. Columbia Pictures Film Noir Classics Vol. 2. 콜럼비아 제작 필름 느와르 콜렉션 제 2집

 

 

제가 전혀 모르던 감독 어빙 러너의 걸작 [계약살인] 을 위시해서 그래도 좀 필름 느와르에 대해 조예가 있다고 자신하던 저를 완전빳다강타로 기절시킨 제 1 집에 비하면 그 충격의 강도는 좀 덜하지만 여전히 각 수록작 하나하나를 특별판 디븨디로 출시해도 모자람이 없을 소니의 콜럼비아 필름 느와르 콜렉션 제 2 집입니다.

 

이번에는 방사성물질을 헤로인으로 착각한 범죄자의 비극을 그린 어빙 러너의 후속작 [공포의 도시], 프리츠 랑의 에밀 졸라 (!) 소설의 번안극인 [인간의 욕망], 킴 노박의 데뷔작인 [약골 Pushover],마치 한국 조폭영화의 모델로 써먹기에도 좋을 것 같은 [리코 형제들], 그리고 소품이지만 캐릭터들의 묘사가 황홀하게 뛰어난 앤 밴크로프트 (!) 주연의 [땅거미]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틴 스코세시, 크리스토퍼 놀란 그리고 [해리 브라운] 에 출연한 여배우 에밀리 모티머가 나와서 작품 해설을 합니다만 다 “이렇게 뿅가는 영화가 있을수가…” 라는 투의 감탄사로 거의 일관합니다. 그럴 수밖에.

 

6. Icons of Suspense: Hammer Films 해머 영화사 제작 서스펜스 필름 걸작선

 

 

 

워너 브라더스와 소니 픽쳐스가 얼마나 고전영화 출시 판도를 독점하다시피 하는지 이 리스트를 보시면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만, 전 이제 해머영화의 새 출시작에 대해 나올 만한 것은 다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새 콜렉션에는 정말 입이 딱 벌어졌군요.

 

피터 쿠싱 선생님이 스크루지를 연상시키는 은행장으로 나와서 독사같은 지능범 강도에 다른 은행원들은 모르게 협조를 해야 하는 궁지에 빠지는 [현금 인출], 소름이 쭉 끼치는 아동 성폭행에 관한 스릴러 [모르는 사람에게서 사탕을 받지 마세요], 주인공의 소녀가 지극히 매력적인 [잠수구], 고전적 미스테리 [내가 또 죽이기 전에 말려주]와 약간 맛이 간 것 같은 엑소틱하고도 캠피한 스릴러 [매니악], 그리고 조셉 로지가 감독한 전설의 “잊혀진 걸작” 인 [These Are the Damned] 까지 여섯편이 말도 안되게 깨끗한 트랜스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작품의 경우는 특별판 DVD로 출시되었어야 한다는 팬들의 볼멘 불평이 좀 있었습니다만, 저야 뭐 나온것만 해도… 리젼 2마켓이라도 좋으니 블루 레이로 출시해주.

 

5. 이만희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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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기막히게 복원된 네 작품 중에서도 [암살자] 를 보게 된 것은 가히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외국에서 한국의 히읗자도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암살자] 나 [돌아오지 않는 해병] 과 같은 작품에 이런 대단한 영화를 모르고 있었다니 내탓이요 내 큰 탓이로소이다 하면서 놀라고 경탄스러워 하지 않는다는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혐한파 일본애들이 “오리지널” 이 아니고 “우리지널” 이냐 라고 놀린다고 하는데, 이러한 “우리영화” 의 가치를 모른다는 것은 국적이 뭐든지 간에, 세대차가 얼마나 나든지 간에 눈이 삐어서 그런 겁니다.

 

제가 작년 봄에 AAS 학회에서 논문 발표할 때 미국 학자들 앞에서 공언을 했듯이, 기부할 돈 있으신 분들은 다 영상자료원에 갖다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 거나 하고 나서 독도가 우리 땅이던지 말던지 따지시라고.

 

 

4.  The Ultimate Samurai: Miyamoto Musashi  미야모토 무사시 콜렉션

 

 

이것도 실제로 이렇게 나오게 되리라고는 미처 예상을 못했던 디븨디죠. 콜럼비아/소니에서 80년대에 생채기가 잔뜩 나고 어두컴컴하니 잘 보이지도 않는 영어자막이 달린 팬 & 스캔 판본으로 VHS를 내놓았던 작품입니다만 그나마 1편과 2편만 내놓고 그 이후의 연작과 완결편은 미발매였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서양에서는 미야모토 무사시라고 하면 미후네 토시로가 연기한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 3부작 (크라이테리언에서 한참 예전에 디븨디로 출시했죠) 을 대다수가 연상합니다. 뭐 그 3부작도 중후한 역작이긴 하지만 실제 일본 영화에 끼친 영향과 더불어 그 강렬한 영상미와 일종의 안티 히어로로 구상된 무사시 및 그의 적들의 캐릭터 구상등 여러 측면에 있어서, 만주영화협회에 속해 있었고 결코 정치적으로 좌파라고는 볼 수 없었던, 그러나 어마어마한 실력의 소유자였던 우치다 토무 감독의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어두운 정열이 투영된 이 5부작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전 무사시라는 전설적 인물의 위대성도 (최소한 역사적 정합성이라는 면에서 볼때) 별로 믿지 않고 “순수한 열정이 불타는”그런 무협정신은 잘못하면 걍 파시즘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 (이러한 경향에는 홍콩이나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죠) 그런 사람입니다만, 토무 감독이 우파건 뭐건 (사실 그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우파” 나 “보수”인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논의가 가능합니다만) 위대한 영화가 위대한 것은 어쩔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2010년은 이제까지는 시대극에서는 고위층 무사 악역 전문이라는 인상이 강했던 나카무라 킨노스케 재발견의 해이기도 했습니다. [미야모토 무사시] 5부작과 더불어 (역시 전쟁예찬 영화를 만들었던 경력이 있지만 전후에는 속죄라도 하듯이 일본사회를 까는 자아비판적인 작품만 다루었던) 이마이 타다시 감독의 [무사도 잔혹이야기] 가 공개됨으로 해서 이 카부키 출신 대배우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면모가 서양 관객들에게 새삼스럽게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늦더라도 반가운 일이죠.

 

 

3. Lost Boundaries 잊혀진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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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경계선] 은 제가 보고 나서 이 주제를 가지고 동아시아 사회에 적용시킨 학술논문을 쓰기로 결심을 했을 정도로 강력하게 제 뇌장을 뒤흔든 작품입니다. 아마도 요즘 세상에도 일본인이나 중국인, 한국인, 베트남인들을 생김새만 관찰해서 구별할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이 영화를 좀 보셔야 할 겁니다. (물론 이런 “민족주의” 나 “인종주의” 를 굳게 믿는… “인간”들께서는… 실제 오감으로 관찰할 수 있는 “경험적 사실” 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저도 압니다)

 

 [잊혀진 경계선]은 완전 백인 동네인 뉴 햄프셔에서 개업을 해서 아무에게서도 의심을 받지 않고 백인 행세를 하고 살았던 흑인 의사와 그의 가족의 실화의 영화화입니다. 어떻게 흑인이 백인 흉내를 하고 몇십 년을 지낼 수 있냐구요? 여기서는 긴 얘기는 하지 말지요. 이 영화가 만들어진 해가 흑인들 사이에서 민권운동의 불을 당기기 한참 전인 1949년이라는 것만 언급해두죠.

 

 2. Johnny Got His Gun 쟈니는 총을 잡았다

 

 

[스파르타쿠스] 의 각본가인 달턴 트럼보는 1950년대 초반의 맥카시즘 선풍에 의해 거의 커리어가 매장당하다시피 했었습니다만, 1971년 당시에 베트남전쟁을 질질 끌고 자빠졌는 추악한 미제국주의의 모습을 보고 노구를 이끌고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한 아주 처절한 반전영화입니다. 전쟁의 광기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지옥의 묵시록] 이 반전영화다 해서 공개를 막았던 70년대-80년대의 대한민국 검열꾼들이 [쟈니는 총을 잡았다] 를 봤더라면 아마 게거품을 물고 혼절하셨을 겁니다. 이렇게 지독한 빨갱이영화는 첨봤다 이러면서. 문제는 빨갱이중에서도 전쟁을 좋아하는 놈들이 많다는 사실인데, 국가를 위해 위대한 봉사를 하시고 계시는 검열꾼들께서 그런 소소한 역사적 사실을 일일히 고려하실 수는 없지 않겠어요?

 

정말 훌륭한 반전영화가 그렇듯이 [쟈니] 는 전쟁에 자원하는 젊은이들을 바보나 무슨 국가주의 세뇌의 희생자로 묘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투의 긴박함을 영화적으로 멋들어지게 묘사함으로써 사실상 “그런 참상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몸을 던지는 우리의 전사들” 을 (예를 들자면 [라이언 일병 구하기] 처럼) 영웅시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이 영화의 초점은 팔다리가 잘리고 시청각과 의사표현의 능력이 없어지고  성기가 달린 몸통만 남은채 “귀환” 한 쟈니의 의식 세계에 있습니다. 그의 어린 시절, 애국자고 돈독한 “보통 시민” 인 아버지, 그리고 걸프렌드와의 짧은 교류의 추억, 불구의 육체에 갇혀서도 아무에게도 호소할 길이 없는 표현할 수도 없는 고통, 그리고 예수님 (도널드 서덜란드!) 이 등장하는 지옥과 연옥을 넘나드는 판타지. 그런 지극히 영화적인 세계가 함축적이고 밀도있게 펼쳐지면서 관객들의 정수리를 망치로 내려치듯, 우리의 위선과 자기 합리화로 가득찬 못난 태도를 박살을 냅니다.

 

인디 레벨 샤우트! 팩토리에서는 크라이테리언에 못지 않은 열성으로 서플멘트가 꽉 찬 디븨디를 내놓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인터레이스 문제때문에 캐릭터가 빨리 움직일때마다 빗살이 보인다는 난점이 있긴 합니다만, 그 패기로만 따져본다면 “베스트 원 원 원!”이라고 만세삼창으로 응원해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1.  Three Silent Films by Josef von Sternberg 조셉 본 스턴버그의 무성영화 세작품

 

 

 

조셉 본 스턴버그입니다 요제프 폰 슈테른베어그가 아니고 (“조지프 번 스턴벅” 도 아니고요 미국에는 “어륀지” 먹는 사람 없어요!). 비엔나에서 태어나기는 했지만 8살때부터 미국에서 자란 거의 토박이 미국인인 스턴버그가 (유럽에 돌아가서 찍은 [블루 엔젤] 을 위시한) 마를레느 디트리히 주연의 제작들로 명성을 굳히기 전에 1920년대 말기에 감독한 무성영화 세편입니다.

 

[암흑가 Underworld], [뉴욕의 부두 Docks of New York] 그리고 [마지막 명령 The Last Command]. 로버트 이스라엘이 작곡한 지극히 20년대 풍의 오케스트라 스코어가 세 작품에 전부, 더 현대적인 알로이 오케스트라가 [암흑가]와 [마지막 명령] 에, 미니멀리스트적인 도널드 소진과 조안나 시튼의 음악이 [뉴욕의 부두]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2010년 최고의 디븨디는 응당 [Three Silent Films By Joseph von Sternberg] 입니다.

 

어이쿠, 이제 겨우 디븨디가 끝이야!

 

블루 레이 타이틀로 넘어가면 더 황당하게 뛰어난 작품들이 눈알이 빠져나올 것 같은 화질과 달팽이관이 더 듣고 싶어서 귀에서 기어나올 것 같은 음질을 거느리고 용호쌍박의 대전을 벌이는데 이걸 무슨 재주로 열한편만 고른다고 나설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손에 넣었을 당시에는 반드시 이 리스트에 넣어야지! 라고 다짐했던 [박쥐] 블루 레이와 [칠인의 사무라이], [요짐보오/산쥬로오] 그리고 [카게무샤] 블루레이도 다 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후자의 쿠로사와 감독작품의 경우는 솔직히 블루레이로 출시된 것이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는 (?!) 이상한 이유때문에 떨어졌고요. [박쥐] 블루레이의 경우는 아직도 박찬욱감독의 차기작 내지는 [박쥐] 보다 더욱 선호하는 작품들을 좀더 나은 품질로 장차 소유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지금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영화를 덥썩 선출하려는 욕망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이것도 사실은 얼토당토 않은 이유때문에 안 넣었습니다. (영어판 선출때는 또 들어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꼼수의 연속 ;;;) 괴로운지고!

 

11. Inception 인셉션

 

 

사실 순수 작품성으로 놓고 보자면 [박쥐] 가 [인셉션] 보다 더 훌륭한 영화일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블루 레이로 봤을 때는 후자의 파워가 너무 강하게 뻗칩니다.

 

화질이 어쩌구는 너무나 뻔한 얘기니까 그냥 넘어가고, 기술적인 요소에 집중된 서플의 도큐가 기똥찹니다. [인셉션] 의 특수 효과중 중요한 부위는 몽조리 아날로그 였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파리의 카페에 앉아 있다가 아리아드네의 꿈이 폭발적으로 붕괴하는 시퀜스도 폭발 자체는 배우들 내지는 대역들을 바로 옆에 앉혀 놓고 공기포를 실제로 쏘아서 터뜨린 거더군요.

 

자세한 토론은 회원리뷰 제 2 부에서 속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몇번을 더 보고 보고 또 봐도 여전히 난 놈이 만든 기찬 영화더라 하는 허리에 힘이 빠지는 뻔한 얘기만 한마디 더 해놓고 갑니다.

 

 

10. The Fantastic Planet/Le Planet Sauvage 야만의 혹성

 

르네 랄루의 아니메이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지만 사실은 동유럽 출신의 롤랑 토포르의 밑그림이 더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만, 어쨌건 인류 영화사상 가장 기이한 비주얼을 지닌 장편 동영상 중 하나로 명성이 자자한 이 작품을 블루 레이의 고화질로 볼 수 있다는 점에 더해서, 서플에는 르네 랄루의 거의 모든 단편 작품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달팽이] (1965) 는 지금까지 제가 본 모든 괴수영화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몇 편 중에 들어가는 정말 무시무시한 영상물입니다.

 

삼입된 책자에서는 랄루의 커리어와 그의 작품을 웬만한 학술논문을 뺨치는 수준의 정교한 분석을 가한 에세이를 읽으실 수 있는데, 랄루가 펠릭스 구아타리 ([안티-외디푸스]의 그 구아타리) 가 일하고 있던 정신병원에서 그림과 만화를 사용한 치료법을 개발해서 그걸로 직접 환자들과 함께 단편을 하나 만들었다는 등의 뿅가는 사실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유레카의 마스터즈 오브 시네마 시리즈입니다만 영화 타이틀에 대한 학문적 시점이라는 점에서는 일반 크라이테리언 출시작을 능가하는 성취도입니다.

 

 

9. Space: 1999 Year One 스페이스 1999 제 1 시즌

 

 

지난해의 [더 프리즈너] 와 마찬가지로 원래 35밀리미터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최고의 기술력을 동원해서 복원한 결과 당시 처음 방송되었을 때의 화질보다 훨씬 뛰어난 모습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된 TV 시리즈입니다. 영국의 네트워크 레벨이 “두번째로 같은데 떨어뜨린 벼락” 입니다만 전 이 시리즈를 상당히 좋아해서 기회 있을때마다 틀어보곤 하기 때문에 웬만한 “화질 개선” 이나 “음질 개선” 정도로는 놀라지 않을 거라고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더군요 ;;;

 

결과적으로는 2000년대에 고전풍으로 완전히 새롭게 제작한 전혀 다른 시리즈를 감상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너무나 뛰어난 선명도 때문에 불리한 점이라면 배우들의 메이크업이 필요 이상으로 뚜렷이 드러나 보이는 점 정도일까? 70년대 아날로그적인 우주선 등의 특수 효과는 최소한 제 눈에는 전혀 떨어져 보이지 않더군요.

 

아직 블루 레이판 [트와일라이트 존 (제 6지대)] 제 1시즌은 구입하지 못했습니다만 어쩌면 블루 레이의 최대의 수혜자는 고전 영화가 아니고 고전 TV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8. Black Narcissus 검은 수선화

 

 

이 작품도 영국에서는 ITV에서 먼저 블루 레이로 출시되었습니다만 미국에서는 크라이테리언에서 2010년에 내놓았죠.

 

데보라 커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인기 배우가 되기 전에 인도 북부의 히말라야 산맥에 가까운 토지의 산 꼭대기의 어떤 라지가 자기의 “여자” 들을 격리시켜 놓았던 하렘의 건물을 인수인계해서 수녀원과 병원을 건설해야 되는 책무를 맡은 수석 수녀의 역할을 연기합니다.

 

[검은 수선화]는 자기네들이 “문명의 대리인” 이라고 자신하는 영국인들이 자신들의 이해의 범위를 까마득하게 넘어서는 외계의 자연과 공동체를 조우하면서 “자아파괴”를 겪게 되는 과정을 묘사하는 영화입니다만,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것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색깔을 다 동원해서 구현된 것 같은 인도의 자연은 영국땅에서 단 한발도 나가지 않고 스튜디오안에서 철저하게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에메릭 프레스버거와 마이클 포웰이라는 파트너쉽이 마법처럼 어딘가에서 끄집어낸 신비스러운 걸작들 중 하나입니다. 1947년도 작품입니다. 보신 분들은 가히 그 사실이 납득이 가시는지. 전 안갑니다. 이런 영화가 어떻게 63년전에 만들어졌을 수 있겠어요?

 

 

7. Bigger than Life 실제보다 거창한

 

 

 

시놉시스로 따로 읽으면 완전 “우리 아빠가 병에 걸렸어” 류의 신파 멜로로밖에는 영상화 할 수 없을 것 같은 스토리를 니콜라스 레이 감독이 가져다가 1950년대 미국 사회의 저변에 흐르는 소름끼치는 정신적 불안을 상상을 초월하는 스킬과 에너지가 담긴 필치로 그려냅니다.

 

심장병 특효약 코티존의 부작용때문에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마냥 인격의 변화를 일으키는 착한 학교 선생님역의 제임스 메이슨의 라흐마니노프나 드뷔시를 치는 피아노 연주자를 연상시키는 유려하고도 빈틈없는 명연을 비롯하여 바바라 러쉬와 월터 매소우의 강렬한 조연도 볼거리지만 무엇보다도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레이 감독의 카메라가 펼치는 강렬한 칼러의 경관이 크라이테리언의 블루 레이로 보면 완전 압도적입니다.

 

원래는 “제임스 메이슨 콜렉션” 같은 류의 박스세트에 들어있는 것만으로 영화팬들은 만족해야 했을 그런 작품입니다만 (당대의 평론가들은 허술한 멜로드라마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크라이테리언이 20세기 폭스에서 따로 허가를 받아서 자신들의 레벨에서 내놓았습니다. 폭스 뿐만 아니라 파라마운트와 MGM에서도 자회사에서 멋있게 차려서 출시할 생각이 없는 명작들은 다 크라이테리언으로 넘겨줄 것을 기대합니다.

 

 

6.  House  하우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는 야마다 요오지, 쿠마이 케이 등과 더불어 유감스럽게도 실력에 걸맞는 평가를 별로 받지 못한—이분의 커리어가 이미 일본 영화가 쇠퇴기로 들어간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점이 주된 요인입니다만—오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의 데뷔작입니다만, 아마도 이 크라이테리언의 블루 레이 (일본에서는 블루 레이로 출시되었는감?) 가 이 작품이 1971년에 극장에서 상영된 이후 최고의 화질로 보여지는 것일 겁니다.

 

[하우스] 는 이 리스트 상위권에 들어있는 걸작들이 그렇듯이 직접 보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어떤 영화인지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이해를 시키기 힘든 그런 활동사진입니다. 크라이테리언의 선전문구에 보니까 “마리오 바바가 [스쿠비 두]의 에피소드를 찍으면 이렇게 나올지도 모른다” 라고 적혀 있는데 개중 그럴듯 합니다.

 

발랄하고 무섭고 귀엽고 끔직하고 인생에 대한 낙관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충만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슬프고 외로운 옆얼굴을 지닌 [하우스] 에다가 한국에서 하는 “하드보일드 엽기 공포극” 이런 식으로 “마케팅 렛떼루” 를 어거지로 붙이자면 어떤 게 나올려는지 궁금합니다. “신감각총천연색소녀멜로맨틱액션활극괴기공포극?”

 

일본까지 찾아가서 새로이 만든 오오바야시 감독과 그 따님 (의 아이디어에서 [하우스] 의 설정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의 인터뷰를 위시해서 그가 CF계에서 영화계로 입문하게 된 계기인 단편작 “EMOTION” 기타 수많은 귀중한 서플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발 [북경의 수박] 을 위시한 오오바야시 감독작을 다 크라이테리언/이클립스에서 출시해주시길 (일본에는 아마 전집 형태로 거의 다 나와있을 텐데…너무 비싸서 말이죠).

 

 

5.  Days of Heaven 천국의 나날들

 

 

여기서부터 5위 이상의 작품들은 따로 뭔가 잡소리를 할 필요 없이 “그냥 무조건 보시라” 입니다. 블루레이 사뒀다 뭐합니까?! 이런 작품들을 안볼거면.

 

이 작품에 대해서도 구구 절절히 말을 늘어놓으면 늘어 놓을수록 바보가 되기 십상이죠. 하바드대학에서 철학 전공하고 옥스포드에서 박사논문까지 썼다가 때려치고 영화감독이 된 테렌스 말릭 감독은 35년 동안 불과 네 편의 장편영화를 찍었을 뿐인데도 현존 미국 최고의 감독 중 하나 소리를 듣는 분입니다만 그 사람의 또 대표작이 이것입니다.

 

블루 레이로 보고 나서 그 화면의 아름다움 때문에 숨이 꼴까닥 넘어가는 경험을 하시고 싶으신 분들은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영화들은 다 제끼고 [천국의 나날들] 을 보시면 됩니다. 블루 레이니 뭐니 하는 고화질 매체는 이런 영화를 보라고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물론 “액션 스릴러” 이런 거 아니니까 지루하실 수도 있겠지만…

 

 

4.  A Star Is Born 스타 탄생

 

 

전 이 영화의 제임스 메이슨의 연기를 구닥다리 흑백 TV 에서 어린 시절에 보고 크게 충격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저한테 “아무리 진실된 사랑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마지막 남은 한톨의 자존심까지도 철저하게 파괴된 사람을 구할 수는 없다” (사실은 “구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이겠지만) 라는 무섭고도 슬픈 사실을 깨닫게 해 준 것은 도스토예프스키도 아니고 마르셀 프루스트도 아니고 이 [스타 탄생] 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주디 갈란드와 제임스 메이슨이 나오는 [스타 탄생] 은 단순한 헐리웃 엔터테인먼트가 아니고 강의중이건 운전중이건, 주요 장면들을 연상할때마다 머리가 핑 돌면서 눈물을 흘리게 되는 위대한 예술작품입니다.

 

20 분 이상이 잘려나갔던 리바이벌판에서 사운드만 남고 영상은 없는 부분을 스틸사진을 동원해서 복원한 완전판입니다. 워너 브라더스가 자신들의 고전명작 타이틀을 대하는 태도는 세계 다른 모든 영화사/레벨의 귀감이 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3. The Complete Metropolis 메트로폴리스 완전판

 

 

영화사적인 가치로 따지자면 지난 10년 아니 20년 이래의 최고의 “사건” 이라고 할 수 있는 [메트로폴리스] 극장 공개판의 복원이 이루어짐과 거의 동시적으로 블루 레이라는 첨단 매체를 통해서 안방에서 TV로 이 세기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축복받은 환경에 살고 있는 것인가!

 

Say no more…no more.

 

미국에서는 키노 인터내셔널에서 블루 레이로 내놓았지만 영국 마스터스 오브 시네마 판도 (화질은 거의 동일하지만) 탐이 납니다. 복원에 관한 뒷얘기 자체가 웬만한 영화나 도큐멘터리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흥미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2. Ride with the Devil 악마와 같이 말을 달려라

 

 

전 제가 보고 싶은 판타지속의 영화 중 하나가 박찬욱감독이 만든 서부극입니다만 (본인께서 언젠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죠) 샘 펙킨파의 후기 작품 같은 방향으로 나가시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걱정도 들긴 합니다 (전 [와일드 번치] 도 [빌리 더 키드] 도 훌륭한 영화이긴 해도 그렇게 신기[神技] 에 가깝다는 식으로 높게 평가 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지금부터 만드셔도 “최초의 동양 출신 감독이 만든 서부극” 이라는 타이틀은 이미 놓치셨죠. 이안 감독이 이미 해버렸거든요.

 

이안감독이 만든 서부극이라니? 예 이안감독이 만든 서부극 맞아요. 거기다가 주인공은 토비 매과이어. (토비 매과이어?!) 주인공의 막역한 친구 역은 스키트 울리히. [멘탈리스트] 의 사이몬 베이커, [셔터 아일랜드] 의 마크 루팔로, 싹막하게 싸이코로 돌아버린 남군 게릴라 역할로 존 리스 데이비스까지 나옵니다. 왜 이런 영화를 내가 모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드시지 않으십니까? ^ ^

 

공개 당시에는 역시 거의 30분 가량이 짤려나가고 예술전용영화관에 째금 걸리는 둥 마는둥 하다가 사라진 불행한 내력의 활동사진인데 크라이테리언에서 역시 복원해서 블루레이로 출시했습니다. 미국에서 역사와 영화를 동시에 공부한 “토박이” 남부-중서부 평론가/학자들도 “이런 영화는 일찌기 없었다” 라고 [악마와 같이 말을 달려라] 를 평가한다는 점만 말해둡니다.

 

아무튼 이 작품의 완전판 그것도 원본의 색감과 사운드를 고대로 재생하는 블루 레이버젼을 본 이후에는 저에게는 이안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 이나 [색, 계]의 감독이 아니고 [악마와 같이 말을 달려라]의 감독으로 영구히 각인되었습니다.

 

우리가 모르던 걸작을 처음 그 원본을 가장 충실하게 재현하는 형태로 보고 경험하는 약간의 회한이 곁들인 경악과 황홀. 이 느낌을 일년에도 몇번이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놀라운 일입니다만 크라이테리언 덕택에 이것이 가능하게 되었으니 그저 머리를 조아려서 감사합니다라고 경배할 수밖에.

 

 

1.The Night of the Hunter 사냥꾼의 밤

 

 

마침내 2010 최고의 블루레이 이고 2010년에 제가 손에 넣은 비데오 디스크 중 최고의 작품이 여기 있습니다. 역시 크라이테리언 출시작이고 명배우 찰스 로튼의 유일한 감독작인 [사냥꾼의 밤] 입니다. 제대로 보지도 못했으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를 오르내리고, 로버트 미첨이 연기하는 “거짓 선지자” 선교사가 양손에 박아넣은 “사랑” 과 “미움” 이라는 글자의 문신부터 시작해서 무수한 영화들의 직접 인용, 간접 인용, 간간접 인용의 대상이 된 신비스러운 걸작이죠.

 

영화 얘기는 이제 지쳐서 못합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설명을 하면 할수록 바보가 되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그런고로 그냥 외마디소리처럼 지릅니다.

 

Here is a proof that cinema is MAGIC!

 

영화는 사이엔스가 아니고 매직입니다… 마법입니다. 논리적으로는 어떻게 [사냥꾼의 밤] 같은 영상-음향예술이 존재한다는 것이 가능한지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독특한 취향만 아니었어도, 또는 솔직히 지금 선고중의 분위기만 달랐어도 리스트에 올라갈 수도 있었던 타이틀들 리스트업합니다.

 

디븨디:

 

Astounding Works of Tezuka Osamu (Kino International)- 정확하게는 2009년출시작이긴 합니다만.

 

4 Film Favorites: Urban Action Collection (Warner Brothers)- 제목은 이상하게 발뺌하는 것 같은 태도인데 내용은 짐 켈리, 짐 브라운, 프레드 윌리엄슨, 글로리아 헨드리 등의 당대의 스타들이 총집합해서 벌이는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컬렉션입니다. 순수 재미있기로 따지자면 디븨디 리스트 중 탑으로 올라가도 괜찮을 정도.

 

Asphyx (Odeon)- 위에서 언급한 특이한 영국 호러영화입니다. 오데온 레벨은 마치 서플이 잔뜩 담긴 것처럼 사기를 치고 있는데 실제로는 화질이 마구 떨어지는 수출판 (미국판) 이 “서플” 로 들어있을 뿐. 그래도 새로 리마스터된 모습은 딴 영화를 보는 듯.

 

Film Noir Classics Collection No. 5 (Warner Brothers)- 여전히 계속 출시되는 워너의 저명한 필름 느와르 콜렉션.

 

유현목 콜렉션- 아마도 반수 정도를 제가 이미 디븨디로 소유하지 않았더라면 이만희 콜렉션 자리를 경합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김동원 도큐멘타리 콜렉션- 이 모음집도 거의 리스트에 들어갈 뻔 했네요.

 

The Great Waldo Pepper- 로버트 레드포드/폴 뉴먼과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콤비가 끝나갈 무렵에 나온 호쾌하면서도 가슴이 쓰린 대시대적 멜로드라마. 비행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필견.

 

파주- 아마도 2009-2010년 공개작 한국 영화 디븨디중에서는 가장 예상을 뛰어넘어 우수했던 작품인듯. 전 솔직히 [질투는 나의 힘이다] 그저 그랬거든요. 도중에서 하고 싶은 얘기의 대부분이 잘려나간듯한 인상을 받았죠. (실제로 그렇기도 했는것 같고)

 

블루 레이:

 

Vampire Circus (Synapse)- 보통 같으면 상위에 랭크될 이 전설적인 해머 호러가 순위에서 밀려나다니! 2010년은 누가 뭐래도 영화 콜렉터로서의 저에게는 보물단지가 엎어진 한 해였습니다.

 

The Treasure of the Sierra Madre (Warner Brothers)/ African Queen (Warner Brothers)- 이들이 리스트에서 빠진 다는 것도 평소 같으면 말이 안되는 거죠. [아프리카의 여왕]은 디븨디로도 출시된 적이 없는데… 괜히 존 휴스턴 감독님께 죄송스러운 심정 ;;;

 

Seven Samurai (Criterion Collection)/Yojimbo-Sanjuro (Criterion Collection)/Kagemusha (Criterion Collection)- 이하 동문. ㅜㅜ

 

Psycho (Universal)- 서플만 새걸 넣어줬어도…ㅜㅜ

 

Red Riding Trilogy (Lionsgate)- 안좋게 평가하는 분들도 있던데 요는 세 작품을 동시에 보는 겁니다. 따로 보면 평가가 낮아 질 수밖에 없어요.

 

Mesrine: The Killer Instinct/Mesrine: Public Enemy No. 1 (Momentum)- 이하 동문. 방셍 카셀도 이제는 카리스마와 연기력에 있어서 제임스 캐그니수준에 육박하는 군요.

 

Frozen (Anchor Bay)- 최근에 나온 미국 호러영화중에서는 최고작. 서플도 대단히 충실합니다. [인셉션] 과 마찬가지로 CGI 잔재주 안부리고 찍은 것이 얼마나 묘사의 강렬함에 기여하는 지 똑똑히 보여주죠.

 

Profound Desire of the Gods (Masters of Cinema)-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제가 할말이 좀 있는데 ^ ^ 나중 기회로 미루죠. 물론 블루 레이의 사양이나 그런 데 있어서는 초일류입니다. 불만 없음.

 

Modern Times (Criterion Collection)- 이 채플린 걸작이 밀려나다니 ㅜㅜ 과연 이 리스트는 제정신인가?

 

Cronos (Criterion Collection)- 기예르모 델 토로의 데뷔작이고 흡혈귀 영화입니다. [박쥐] 와 비교하면 여러모로 흥미있는 작품.

 

박쥐 (CJ Entertainment-Focus Pictures)- 저를 아시는 분들께는 따로 설명 불필요 인듯.

 

2010년 출시작이지만 아직 손에 못넣은 타이틀들:

 

A Bay of Blood (B.D. Arrow), Fantasia/Fantasia 2000 (B.D. Walt Disney), 살인의 추억 (B.D. CJ Entertainment), 플란더스의 개 (Magnolia- Region 1), The Bridge on the River Kwai (B.D. Warner Brothers), Twilight Zone Season 1, 2 (B.D. Image Entertainment), Mutiny on the Bounty (B.D. Warner Brothers), Thriller the Complete Series (Image Entertainment), Apocalypse Now (B.D. Lionsgate), The Thin Red Line (B.D. Criterion), Red Shoes (B.D. Criterion), Merry Christmas Mr. Lawrence (B.D. Criterion), Fantomas: The Complete Saga (Kino International), Machine Gun McCain (B.D. Blue Underground), Steamboat Bill, Jr. (B.D. Kino International), The Leopard (B.D. Criterion Collection), Stagecoach (B.D. Criterion Collection), Oshima’s Outlaw Sixties (Criterion Collection), Bad Girls of Film Noir volume 1, 2 (Sony Pictures Home Entertainment).

 

보시다 시피 아무리 몇백편을 사고 모으고 해도 여전히 턱도 없이 모자랍니다. 좋은 영화는 끝도 없이 한도 없이 영원히 많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금년에는 더 많은 회원리뷰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리퀘스트 주신 분들은 아직도 제가 리스트를 간직하고 있사오니 하늘이 쪼개지는 한이 있더라도 힘이 닿는데까지 1년 반 지각 (!) 이라도 올릴 터이니 너그러이 봐주세요.  빨리 써 인석아 류의 재촉 쪽지 환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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