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Peanuts, 짝사랑 대백과

2010.07.22 17:16

lonegunman 조회 수:12951

 

 

 

 

 


무엇보다 놀라운 게 뭔지 아니? 그건 누군가를 사랑할 때면,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 어떤 힘으로도 믿게 할 수 없다는 거야. 인생이란 얼마나 위대한 것이냐, 얼마나 위대한 것이냐 말이다!
-이반 부닌

 

 

 

프롤로그

 

 

 

 

찰리 ; 혹시 그거 아니?

루시 ; 뭐?

찰리 ; 사랑받지 못하는 것보다 끔찍한 건 세상에 없단 사실을

루시 ; 숲 속에서 길을 잃는 건 어때? 그게 훨씬 더 끔찍하다!

찰리 ; 글쎄, 그건 정당한 비교 대상이 아닌 것 같은데.. 확실친 않지만 내 생각엔...

루시 ; 그래? 그럼 내가 보여주지

자! 저 나무 아래 가만히 서있기만 해, 그럼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테니

...

라이너스 ; 대체 거기서 뭐하는 거냐, 너?

찰리 ; 누가 뭐래도 상관없어, 사랑받지 못하는 게 숲 속에서 길을 잃는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단 말야

라이너스 ; 가끔은 니 인생 자체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여

찰리 ; 심지어 평화롭기까지 한 걸, 뭐


 

 

 

 

 

생각해보면 피너츠는 짝사랑의 산실과도 같은 만화였죠.
루시는 슈뢰더를 짝사랑하고, 샐리는 라이너스를 짝사랑하고, 마시와 페퍼민트는 찰리를 짝사랑하고, 찰리는 빨간 머리 소녀를 짝사랑하고...


짝사랑을 하는 사람은 언제나 한 가지 함정에 빠지죠.
즉, 자신이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마음을, 관심을, 배려를, 사랑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지만 짝사랑의 실체는 결국, 상대방에게 무엇을 달라고 하는 거죠.
나에게 마음을, 관심을, 배려를, 사랑을, 아무튼 무엇을 달라고.

그렇게 우리는 이 짧은 삶 동안 짝사랑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객체가 되기도 하지만 어느 한 쪽에 있을 때와 다른 쪽에 있을 때의 태도는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짝사랑의 주체일 때는, 주는 사람은 나고 그대는 받기만 하면 되는데 그조차도 거절당한 참으로 가엾은 나였다가
짝사랑의 대상이 되면 나를 위한다는 말로 자기 자신을 위할 뿐인 기만에 언제까지 시달려야 하나, 가엾은 나인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짝사랑의 산실인 피너츠를 통해 짝사랑 행동 매뉴얼을 익혀봅시다.

 

 

 

 

1. 협박하기

 

나를 사랑하지 않았을 때 일어날 끔찍한 사태를 주지시킵니다.

 

 

 

 


루시 ; 가끔 보면 말야, 넌 날 잃게 될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단 말야

너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걸 원하는 건 아니겠지?

네가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으로 고통받는다는 게 뭔지나 알아?

그건 끔찍하다고!!

그건 밤이나 낮이나 널 따라다니면서

자다가도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게 한다고!

먹지도, 자지도 못해! 그냥 모든 걸 부숴버리고 싶어져!

너 자신이 싫어지고, 온 세상이 싫어지고, 거기 사는 인간도 다 싫어지는 거란 말야!

엉엉엉...

...그런데도 날 잃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거야?

 

 

 

(결과)


1-1. 경멸의 대상이 됩니다.

 

 

 


루시 ; 혹시 아니?

슈뢰더 ; 뭘

루시 ; 너 올해 나한테 발렌타인 카드 안 줬다

슈뢰더 ; 아주 잘 알고 있지

루시 ; 왜 나한테 발렌타인 데이 카드 안 줬는지 물어봐도 될까?

슈뢰더 ; 너한테 잘못된 인상을 심어주기 싫어서

루시 ; 무슨 소리야?

슈뢰더 ; 너에게 발렌타인데이 카드를 보낸다는 건 내가 니 꼴 보는 걸 견딜 수 있다는 뜻이야

루시 ; 틀림없이 뮤지션에게 화성학과 대위법과 비아냥을 가르치는 음악 학교가 있는 게 분명해

 


 

2. 매력을 어필한다

 

짝사랑을 하면서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상대방에게 어필하는 것입니다. 내가 봐도 내가 이렇게 괜찮은데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패티 ; 안녕, 척. 우리 집에 놀러와라. 아빠가 사온 생일 선물 구경시켜 줄게


장미야!

찰리 ; 와우

패티 ; 아빠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아빠가 그러는데 난 금방 자라서 엄청 예쁜 숙녀가 될 거래
그리고 남자애들이 다들 날 따라다닐 거고
내게 장미꽃 다발을 안겨줄 첫 번째 남자가 되고 싶어서 안달이 날 거래

아빠가 나보고 '진귀한 보석'이라고 그랬어

찰리 ; 아빠가 널 정말 사랑하시나보다, 생일 축하해

패티 ; 벌써 숙녀가 된 기분이야

 

 


(결과)


2-1. 내가 봐도 내가 참 괜찮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패티 ; 생각해 봤는데 말야

아무래도 난 유물론자같아

솔직히 시인하자면 난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물질들을 사랑해, 척

뭔가 반짝거리고 빛나고 눈부신 것들... 황홀한 맛이 나는 것들... 아름다운 소리들을 사랑하는 거야

나 정말, 정말, 정말 인간답지 않니

정말 소녀적이야

찰리 ; 그래서?

패티 ; 너랑 얘기하는 건 정말 지긋지긋해, 척! 네 이해력은 완전 바닥이야!!

찰리 ; 헉

 

 

2-2. 내가 봐도 내가 이렇게 괜찮은데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리가..

 

 


 

루시 ; 졸업 파티 때 날 파트너로 데려가지 않을래?

슈뢰더 ; 졸업 파티는 10년도 더 뒤의 일이잖아

루시 ; 그러니까 미리 기회를 주려는 거야, 앞으로 10년 후에 난 학교 최고의 퀸카가 돼있을 예정이거든

슈뢰더 ; 그래도 내가 널 따라다닐 일은 없을 거야

루시 ; 야, 니가 안 데려가면 난 건물 구석 음료수 테이블 옆에 혼자 서있게 될텐데!

... 대체 파트너도 없이 최고 퀸카 따위가 무슨 소용이람

 

 

 

2-3. ...않을 리가...

 

 

 

 

루시 ; 슈뢰더, 만약에 언젠가 우리가 결혼하게 된다면 말야, 그래서 우리가..

슈뢰더 ;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군

루시 ; 그러니까, 내 말은, 만에 하나 우리가 결혼하게 되면...

슈뢰더 ; 그러니까 그게 이해가 안 된다고.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걸 상상할 수가 없어

루시 ; 그러니까 그냥 그런 셈 치자는 거야, 그러면...

슈뢰더 ; 안 돼. 그런 일은 상상불가능해. 그건 마치 우주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라는 거나 다름 없어. 내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 있단 말야

루시 ; 아무튼 기적이라도 일어났다 치자, 그래서 우리가 결혼을 했는데...

슈뢰더 ; 아냐. 내 머리로는 그런 발상을 떠올리지조차 못하겠어. 현기증 난단 말이야. 개념 자체가 내 이해의 범위를 벗어나 있다니까

루시 ; 마리안 이모 말이 맞았어. 뮤지션과는 결혼 얘길 하는 게 아냐

 

 

 

3. 맞춰주기.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설까치 정신으로 상대방을 위해 헌신합니다. 상대방과 취향을 공유하고, 그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한 걸음씩 다가가는 거죠.

 

 

 

 

 

루시 ; 슈뢰더, 레스토랑에서 피아노치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네 생각을 듣고 싶어

슈뢰더 ; 뭘 어떻게 생각하냐고?

루시 ; 직업 말야! 음식점에서 피아노치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레스토랑 연주자에 대해 편견이 있는 건 아니지?

그런 스노브는 아닐 거야, 그치?

슈뢰더 ; 물론 아니지

루시 ; 그럼 날 따라와. 이게 네겐 엄청난 전환점이 되어줄지도 몰라

슈뢰더 ; 사실 거장들 중에 레스토랑 연주자로 시작해서 명성을 얻게 된 사람들도 있긴 해

 

... 하지만 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니었어

 


(결과)

 

3-1. 세상엔 해줄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패티 ;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말야

넌 네가 언젠가는 결혼이란 걸 하게 될 것 같니, 척?

찰리 ; 그럴 것 같아, 다들 그러니까

패티 ; 네가 결혼할 상대는 어떤 여자일 것 같아?

찰리 ; 글쎄. 이렇게 말하면 바보같아 보일까봐 웬만해선 말하지 않는데 말야,
난 '가엾은 내 사랑'이라고 말해주는 여자랑 결혼하고 싶어

패티 ; 가엾은 내 사랑이라고?!!

찰리 ; 응

내가 지치거나 좌절하거나 아무튼 기분이 우울할 때
그녀가 나를 끌어안고 입맞추면서 귓가에 속삭이는 거야 '가엾기도 해라, 우리 자기'

패티 ; 포기해, 척. 난 절대 그렇겐 못 해

스누피 ; 쪽 (가엾은 내 사랑)

 

 

3-2.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무수히 많고요.

 

 

 


패티 ;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아

더 끔찍한 건, 대화를 나눌 상대조차 드물다는 사실이야

사랑이란 무얼까, 척

찰리 ; 글쎄.. 옛날에 우리 아빠가 1934년 산 검은 세단을 사셨대

패티 ; 그게 사랑이랑 무슨 상관인데?

찰리 ; 그게, 아빠가 그러는데, 엄청 귀여운 여자애를 사귀고 있었다는 거야

아빠랑 그 여자애랑 종종 드라이브를 나갔는데, 아빠는 항상 여자애 문을 열어줬어

여자애가 차에 타면 문을 닫아주고 차 뒷쪽으로 돌아서 운전석으로 갔는데
그러는 동안에 여자애가 장난으로 안에서 문을 잠궈버리곤 아빠를 쳐다보면서
코 끝을 찡긋거리며 활짝 웃곤 했다는 거야

내 생각에 사랑이란 그런 것 같아


패티 ; 척, 네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어있니

 


 

4. 자신을 돌아보기.

 

어쩌면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나 자신, 혹은 내 안의 그녀를 분석하는 데서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찰리 ; 단 한 마디도 못 했어

빨간 머리 소녀에게 찾아가서 이야길 나누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그럴 수가 없어

대화를 시작조차 할 수가 없는 거야, 왜냐면 난 아무 것도 아니고 그녀는 너무나 대단하니까

만일 그녀가 먼저 말을 건다면 일이 훨씬 쉽게 풀릴텐데, 왜냐면 대단한 사람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에게 다가가서 말을 거는 건 아주 쉬운 일일테니까

루시 ; 내 생각에 이건 수학적인 문제야, 찰리 브라운

찰리 ; 수학적이라고?

루시 ;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대단한 걸 더하면 뭐가 남지?

찰리 ; 대단한 게 남겠지, 아마

루시 ; 맞아. 그럼, 대단한 것에서 아무것도 아닌 걸 빼면 뭐가 남지?

찰리 ; 대단한 게 남지

루시 ; 아주 좋아요, 자, 그럼 대단한 것에 아무 것도 아닌 걸 곱하면 뭐가 남지?

찰리 ; 아무것도 아닌 게 남지

루시 ; 5 센트 내놔


찰리 ; 아무 것도 아닌 사람에게 무언갈 이해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결과)


4-1. 대체 당신 자신에게 뭘 바란 거죠?

 

 


 

 

루시 ; 조언이 필요합니다

루시 ; 좋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 있는 거지요

루시 ; 제가 좋아하는 소년이 있는데요, 그게, 그 친구는 저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매력이 없나요?

루시 ; 말도 안 돼요! 당신은 엄청나게 아름다운 소녀인 걸요! 당신같은 사람이 누굴 쫓아다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루시 ;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루시 ; 당연하죠! 제가 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겠어요?

...

루시 ; 내 정신 상담사가 그러는데, 뿡이랜다!!

 

 

4-2. 그러니까, 뭘 기대한 거냐고요

 

 

 

 

패티 ; 척은 정말 이상해

도대체 난 왜 자꾸 그 애 생각을 하는 걸까

척은 여자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 말야

사실, 척은 여자에 대해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걔랑은 말이 안 통해, 걘 인생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니까

게다가 웃음과 울음도 이해하지 못하지

그 뿐인가, 사랑도, 잡담도, 손을 잡는 것도, 아무튼 그 비슷한 건 모조리 이해 못하지

걘 맨날 야구만 해, 근데 심지어 야구도 이해 못하는 것 같단 말야


똑똑똑


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해, 척!


찰리 ; 대체 내가 뭘 이해하지 못한다는 건지조차 이해하지 못하겠군

 

 

 

 

5. 한없이 바라보기


상대방을 위한다는 기만은 접어둡시다. 짝사랑은 일방적인 내 안의 감정이고 그것을 알아줄 책임을 상대방에게 지워서는 안 됩니다. 그냥 내 안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숙성시키고 감내하며 결코 무책임하게 상대방을 연루시키지 않습니다.

 

 


 

찰리 ; ...그러더니 그녀가 활짝 웃는 거야... 휴...

패티 ; 난 네가 걱정돼, 척

찰리 ; 내가?

패티 ; 그래, 넌 마치 과거에 살고 있는 것 같아
그 빨간 머리 소녀를 마지막으로 본 게 벌써 몇 년 전인데
넌 아직도 그 애 얘길 하고 있잖아

찰리 ; 어쩌면, 난 미래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런 걸 우린 '희망'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저 그녀를 잊기엔 내가 너무 갈팡질팡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고

패티 ; 모르겠다, 척
난 그냥 네가 과거에 얽매여 있는 것 같아서 보기 괴로워
물론, 네 말대로 그게 미래라 해도 마찬가지야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이
진실이란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찰리 ; 그 진실이란 놈도 나만큼이나 갈팡질팡하나 보네

 


(결과)


5-1. 바보가 됩니다. 너 밖에 모르는 바보.

 

 

 

 

루시 ; 4월 첫 날이네

오늘 만우절이야, 찰리 브라운

...장난치고 싶은데, 무슨 장난을 치면 좋을까...

너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알았어? 오늘은 만우절이란 말이야
그러니까, 곰곰히 생각보고 행동하란 말이야, 알았지?

이봐, 찰리 브라운, 저기 좀 봐, 밖에 빨간 머리 소녀가 와있어
널 안고 뽀뽀하고 싶대

찰리 ; 정말?

와우, 끝내준다

루시 ; 만우절 장난이야, 바보!

... 차라리 세숫대야에서 고기를 잡지

 


 

5-2. 그렇게 한없는 고독 속에 홀로 죽어가겠죠

 

 

 

 

 

찰리 ;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정말이지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냥 누구라도 내가 좋다고 말해준다면 난 행복할텐데

루시 ; 진심이야?

찰리 ; 물론, 진심이지

루시 ; 그러니까 네 말은, 고작 네가 좋다는 말 한 마디에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야?

고작 그렇게 쉬운 말 한 마디가 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거냐고?

찰리 ; 그래! 내 말이 바로 그 말이야!

루시 ; 뭐야, 별 거 아니잖아, 그 정도는 누구라도 해줄 수 있겠다

하지만, 너 정말 진심인 거야? 네가 바라는 게 고작 '난 널 좋아해, 찰리 브라운'이란 말 한 마디라는 게?

그 말 한 마디면 정말 행복해지는 거냔 말야

찰리 ; 완전 행복해질 거야!

루시 ; 난 못 해

 


+번외편. (현실은, 피너츠 최고 인기남 찰리 브라운)

 

 

 

페퍼민트 ; 지난 밤에 찰리랑 만났거든, 마시
근데 걔가 날 좋아하는 만큼 널 생각하진 않는 것 같더라

마시 ; 찰리랑 내 사이를 이간질시켰군요!!

페퍼민트 ; 마시!!

 

마시 ; 교장실 들어가기 전에 일단 머리라도 빗어요, 대장.

 

 


 

 

 

이상 피너츠를 통해 우리는 짝사랑 행동 매뉴얼과 그 귀결을 면면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다 같이 안 생겼습니다, 끝.

 

 

 

 

 

 

 

 

 

 

 

 

 

 

 

 

 

 

 

 

 

 

 

 

 

 

 

 

 

농담이에요.
생각해보면 얄궂죠, 마시와 패퍼민트에겐 선망의 대상인 찰리는 정작 스스로 느끼기엔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한없이 우울하니 말입니다. 그러나 마시와 페퍼민트의 마음을 안다해도 그가 느끼는 저 우울한 감정에 한 톨만큼의 차이라도 생길까요? 만일 우리의 대답이 부정적이라면 우린 위의 과정을 통해 비록 안 생길지언정  짝사랑의 본질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영원한 유년 안에서 그들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반짝이는 고통을 하나씩 품고, 다가올 미래에 그것이 어떠한 모양으로 변화할지를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유년 안에서.

 

 

 

 

 

 

 

 

에필로그.

 

 

 


 

패티 ; 사랑이란 현재의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는 걸까, 아니면 추억과 소망들만이 뒤엉켜 있는 걸까, 척

찰리 ; 글쎄. 아빠가 그러는데 여자친구랑 영화를 보러 갔었대. 그 영화는 엄청 슬픈 러브 스토리였는데 말야

여주인공은 앤 벡스터였어. 그렇게 세월이 흘렀지. 그런데 그 후로 앤 벡스터를 볼 때마다 그 영화와 함께 그 때의 소녀가 기억이 나서 너무 너무 슬펐다는 거야

그리고 그 소녀를 영영 잊지 못했지, 앤 벡스터를 보면 그 소녀가 저절로 떠올라 버렸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늦은 밤 티비에서 그 때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된 거야.

아빠는 그제서야 알았지, 앤 벡스터인 줄 알았던 여주인공이 사실은 수잔 헤이워드였다는 걸!

내 생각엔 사랑의 추억이란 것도 결국 자기 본위적인 것 같아

패티 ; 사실 난 사랑이 현재의 순간들로 이뤄져 있길 바랐는데

스누피 ; (우리 중 누군가에겐 틀림없이 그렇단다, 이쁜아)

 

 

 


cartoons by charles schulz (peanuts weekend script)
translated by lonegu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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