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스 Us (2019)

2019.03.27 13:37

Q 조회 수:5444

어스 Us      


미국, 2019.              


A Monkeypaw Pictures Production, distributed by Universal Pictures. 화면비 2.40:1, 1 시간 56분. 


Director, Screenplay & Producer: Jordan Peele 

Cinematography: Mike Gioulakis 

Production Design: Ruth De Jong 

Music: Michael Abels 

Editor: Nicholas Monsour 

Costume Design: Kym Barrett 


CAST: Lupita Nyong’o (애덜레이드 윌슨), Winston Duke (게이브 윌슨), Shahadi Wright Joseph (조라 윌슨), Evan Alex (제이슨 윌슨), Elizabeth Moss (키티 타일러), Tim Heidecker (조쉬 타일러), Cali Sheldon (베카 타일러), Noelle Sheldon (린지 타일러), Madison Curry (어린 시절의 애덜레이드), Yahya Abdul-Mateen II (애덜레이드의 아버지), Anna Diop (애덜레이드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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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의 40배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범 세계적인 초대박 히트를 친 [겟 아웃]을 만들어낸 조던 필의 차기작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들이시라면 아마도 딱히 호러 장르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 하시더라도, “조던 필의 차기작” 이라는 명목으로 제기된 이 한편을 둘러싼 무성한 입소문과 엄청난 북미 대중들의 기대감에 대해 어느 정도는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경우, 보통 이러한 기대작의 경우는 개봉일 관람하는 경우가 드문데, 요번에는 우리 집의 인터넷 서비스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변고 (...) 도 한몫해서 (어차피 생업 관계 일을 할 수 없었으므로) 모처럼 금요일 개봉일에 (캘리포니아의 에머리빌에 있는) 집 근처의 멀티플렉스에서 볼 수 있었다.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먼저 로비에 꽉 들어찬 주말 관객들이 거의 전부 [어스] 를 보러 왔거나 바로 그 전의 상영분을 관람 종료하고 나온 지역 주민들이라는 것이 명백했고, 그 많은 사람들이 거의 전부 열띠게 [어스] 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는 것이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상영관에 자리를 잡고 앉기 한참 전에, 이미 나는 [어스] 가 [캡틴 마블] 을 제치고 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달성할 것은 물론이고, (서버비아에 거주하는 중산층) 흑인들만이 아닌 백인, 아시아계, 히스파닉계 등 폭 넓은 인종-민족과,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 강렬한 크로스오버 어필을 지닌 한편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장편 데뷔작인 [겟 아웃]을 보고, 조던 필의 교활하다고까지 일컬을 만한 관객을 다루는 솜씨와 범상하지 않은 호러 장르에 대한 내공에 깜짝 놀람과 동시에 박수를 보내면서 즐겁게 감상했던 나와 같은 구형 (舊型) 호러 팬이라면, 과연 그가 두번째 작품에서도 이러한 “번갯불을 유리병에 담아내는 것” 같은 성취를 해낼 수 있을런지 일말의 불안을 가졌을 수도 있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어스] 는, 특히 [겟 아웃]과 비교해서 논할 수 있는 호불호에 관계없이, 필의 현재 북미 영화계를 대표하는 호러영화작가로서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고 확언할 수 있다. 헐뜯으려고 작심을 한다면야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어스] 는 꽉 들어찬 극장에서 실제로 많은 관객들과 같이 관람할 경우, 정신이 아닌 육체적인 레벨에서, 뭇 사람들을 올가미처럼 머리부터 씌워서 꽉 잡고 놔주지 않는 호러영화 고유의 공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것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영화이다. 갑자기 뭔가 쾅 하고 큰 소리를 내거나, 딴청을 부리다가 불쑥 고개를 디밀어서 관객들을 놀래키는 호러영화들은 많아도, 이런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옴쭉 달싹 못하게 옭아매는 파워를 지닌 작품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송장들] 3부작이나, 잭 클레이턴의 [죄없는 자들], 또는 히치코크의 [싸이코] 나 [새] 등은 서로 전혀 다른 종류의 호러영화들 이지만, 극장에서 관객들을 손아귀에 넣고 장악해버린다는 측면에서 그 강렬한 파워에 공통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내 의견에 찬성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필의 [겟 아웃] 과 [어스] 가 평론가들의 칭찬을 받는 다른 “예술적” 인 장르영화들에 부족하거나 아예 부재한 이러한 “관객 장악력” 이라는 포스를 지녔고, 그 여부는 많은 다른 관객들과 극장에서 관람할 때 일목요연하게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인종과 문화의 차이가 조금씩 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이 장악력은 “한국” “미국” “일본” 등의 영역성도 초월한다고 나는 본다). 한마디로 말해서 [어스] 는 허벌나게 무서운 호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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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재나 주제상으로 보자면 [어스] 는, [겟 아웃] 도 그랬던 것처럼, 딱히 새로운 얘기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스텝포드의 아내들] 등에서 다룬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는” 인격이식과 정체성 변용의 공포를 흑인들의 수난에 바탕을 둔 역사의식을 통해서 멋지게 갈무리해낸 [겟 아웃] 과 마찬가지로, [어스] 역시 60년대부터 내려오는 호러-판타지-SF 시네마의 가장 주류적인 소재 중 하나인 도펠갱어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하나의 자신)의 등장에 관한 공포를 거의 정통적으로 맞받아쳐서 다루고 있다. 단지, [겟 아웃] 에서 벌어지는 인격개조/이식이라는 의식이 백인의 흑인에 대한 인격무시와 착취에 관한 하나의 은유에 그치지 않고, 당사자 (주인공 흑인 청년과 그 동료들) 에게는 지옥에 떨어지는 것과도 맞먹는 “실제적이고 육체적인” 공포로 다가왔듯이, [어스] 에서 벌어지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별개의 자아들의 습격은 “문학적인” 은유로 기능할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에게는 그 자체로서 실제적이고 육체적인 공포라는 것을 필 감독은 관객들에게 일찍부터 주지시킨다. 


이러한 도펠겡어 이야기를 다룰 때의 일반적인 공식은 주인공과 똑같이 생겼지만 주인공과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존재가 등장해서 주위 사람들이 둘 사이의 구별이 안 되는 나머지, 주로 "사악한" 주인공의 도펠겡어를 주인공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답답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인데 (즉석에서 예를 들어보자면 로저 무어 주연의 [The Man Who Haunted Himself] 라던가, 에도가와 란포 원작의 [쌍생아], 또는 이러한 설정을 편집증적으로 더 확장시킨 "육체 약탈자의 침략" 시리즈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어스] 에서는 흥미롭게도 그러한 "꼭 닮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착각" 이라는 플롯상의 전개는 완전히,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다. 그 대신에 필 감독은 이 [어스] 에 등장하는 주인공 가족들이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존재들과 대면하고, 투쟁하는 양상을 집중해서 공들여 그려낸다. 그 결과, 이러한 자기 복제적인 상황을 일종의 사회적 트렌드에 대한 풍자로 이해하려는 해석 방식은 상대적으로 힘을 잃고, 그 대신에 캐릭터들이 마치 이미지를 비뚤게 왜곡시키는 거울에 비치듯이 스스로의 "그림자 (이미 애덜레이드와 똑같이 생긴 무시무시한 엄마 "레드" 가, 마치 누군가가 성대를 훼손시킨 것처럼 쉭쉭하고 껄끄럽게 바람이 새어나오는 목소리로, 자신을 "그림자 [섀도우]" 라고 언급한다)" 와 대면하는, 심층심리적인 해석이 힘을 얻는다. 


그러한 측면에서 필 감독의 "교활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어스] 의 "그림자" 들은 어떻게 보자면 후줄근하고 우스꽝스럽고, 그러면서 또 동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과 불쾌감을 불러 일으키는 양가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들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엄하기는 하지만 아름답고 배려심이 있어 보이는 애덜레이드의 "그림자" 는 본인의 드레드록 머리를 짧게 깎고 흰자가 검은 동자를 완전히 둘러싼 것처럼 보일 정도로, 증오와 광기에 휩싸인 채 눈을 흡뜨고 있다. 약간 주책이고 쓸데없이 마초적인 짓거리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착한 남편-아버지인 게이브의 "그림자" 는 두 발로 보행하는 곰처럼 민첩하게 움직이면서도, 좌절감에 가득찬 짐승의 울부짖음을 간혹 토해낸다. 스스로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똑똑한 큰 딸의 "그림자" 는 입이 찢어진 것으로 보일 정도로 소름 끼치는 웃음을 항상 지은 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앞을 응시한다. 그리고 입바른 말을 잘 하지만 가면을 뒤집어쓰고 골방에 들어가 혼자 노는 등의 정서불안의 모습도 보여주는 막내의 "그림자" 는 화상으로 얼굴이 일그러지고, 으르렁거리면서 네 발로 이리처럼 질주하는 작은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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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자" 들이 왜 하나같이 붉은색 점프수트를 입고 금빛의 가위를 무기로 삼아서 등장하는가, 왜 스스로를 "이어진 자들 (tethered)" 이라고 일컫는지, 어디에서 나타난 것이고 주인공들과의 관계는 무엇인지, 결말 부분이 되면 일정한 설명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겟 아웃]에서처럼 딱 논리적으로 맞아 떨어지는 해명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가능성이 높다. [어스] 는 [환상특급/제 6 지대] 류의 알레고리적인 해석을 초빙하는, [겟 아웃] 의 원형들과는 다른 종류의 서브장르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께서 막판에 등장하는 토끼의 떼들을 보시고, 과연 누가 몇 십년 동안 쟤네들 모이를 주면서 저렇게 길러놓았고, 이 깡총이들을 정말로 "이어진 자들" 이 식료로 잡아먹고 이때까지 살아온 것인지 의문이 드신다 해도, 영화 안에서 "개연성 있는 과학적 설명" 은 당연한 얘기지만 주어지지 않는다. 이 토선생들의 등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와 [거울 속의 앨리스] 를 비롯한 문학적인 레퍼런스를 상기시키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인 혼란과 자기부정의 양태를 표상해주는-- 기능 쪽이 강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스]를 사회비판적, 특히 계급투쟁적인 텍스트로 읽어내기가 어려우냐 하면 그런 것도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 한편은 북미영화나 TV 시리즈의 일반적인 기준-- [워킹 데드] 같은 세계종말형 좀비물을 주된 비교 사례로 들 수 있을 듯하다-- 에 비추어 보아도, 거의 노골적이다 싶을 정도로 사회비판적인 색채를 띄고 있다. 단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필 작가/감독은 스스로를 진보적-급진적이라고 여기는 이러한 장르영화의 작가/감독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외부 세력 즉 "외세," 다시 말해서 외계인들, 사우디 아라비아나 러시아 같은 데서 온 외국인들, 엑조틱한 의장을 두른 수퍼빌런 따위를 억압자들로 상정해놓고, 막상 관객들의 감정이입의 대상인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속해있는 시스템이 저지르는 죄악에 대한 책임에서 쏙 빼놓는-- 에 떨어지기에는 너무나 머리가 좋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필 감독이 애덜레이드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자신의 도펠갱어와 조우하는 시기를 레이건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이 재집권하면서 미국 제일주의의 개가 (凱歌)가 하늘을 찌르던 1986년으로 잡고 있는 것, 극중에서 게이브가 "뭐하자는 퍼포먼스 아트냐?" 라고 정곡을 찌르는 농담처럼 언급하는 시뻘건 점프수트를 입은 "이어진 자들" 이 손에 손을 잡고 몇 킬로미터를 가로지르는 인간의 띠를 이루는 행위가, "위 아 더 월드"라는 노래를 만들어냈고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등 다수의 흑인 스타들이 참여했던 Hands Across America 라는 *아프리카의 빈곤함* 을 타파하기 위해 벌어진 그 해의 국민적 캠페인을 고대로 복제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다. 필 감독은 이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캠페인 이후 쥬류 미국 사회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갔으며, 당시에 마이클 잭슨의 노래 (어린 애덜레이드는 아버지가 경품으로 딴 "스릴러" 티 셔츠를 입은 채 길을 잃어버린다)와 빌 코스비의 TV 쇼에 열광하면서, "주류에 진입한 흑인 가정" 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굳게 믿었던 어린 시절의 흑인 소년 소녀들에게, 33년이 지난 지금 과연 (소비문화에 푹 빠져서 각자 도생하는 공화당적) 중산층의 "가면"을 뒤집어 쓴 채, 자신들과 사실 다를 바 없는 "이어진 자들"을 지하의 터널 속에 처박아 둔 채로 애써 망각한 채 살아왔다는 책임에서 과연 자유로운지를 [어스]를 통해 날카롭게 질문한다 (악을 쓰면서 "친일파," "자본," "꼴통보수," "재벌/권력자" 들을 까대는 대한민국의 "진보적" 영화/TV 드라마들이, 하늘이 쪼개지고 땅이 무너져도, 영화를 보러 온/TV 를 시청하는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직접 손가락을 겨누면서 이 "헬조선"을 만들어놓은 "책임" 을 묻지 않는 것과는--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 과 [마더] 같은 예외중의 예외들이 있기는 하지만-- 천양지차다). 


일부에서는 [어스] 가 일면 널널하게 웃긴 개그가 지나치게 많아서 김을 빼고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는데, 나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최소한 내가 보기에는 조던 필은 강렬한 호러 효과로 관객들을 옥죄면서 부분 부분 그 숨통을 틀어 주기 위해 일부러 개그를 삼입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긴장과 불안감, 오금이 저리는 공포감을 느낌과 동시에, 왠지 모르게 이 상황들이 너무나 한심하고 웃겨서 낄낄거리고 웃고 싶어지는 모순적인 감정을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는 분석이 정확하다. 이런 연출이 말로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메릴 스트립을 고용해서 메릴 스트립류의 일류 연기를 끌어낼 수 있는 감독의 숫자보다 이런 자신도 모르게 육체가 공포와 폭소의 양쪽으로 반응하게 되는 상황에 관객들을 몰아넣을 수 있는 실력이 있는 감독의 숫자가 훨씬, 훨씬, 훨씬 희소하다. 한 캐릭터가 알렉사나 쉬리처럼 음성 명령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기계에 대고 "ssibal 놈의 경찰 빨리 불러!" 라고 소리치자 기계가 "알겠습니다~" 라고 쾌활하게 반응하고는 N.W. A의 "F*ck tha Police" 를 신나게 연주하는 장면 같은 것은 아무나 집필하고 연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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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아웃] 에서도 그러했듯이 적재적소에 제대로 캐스팅된 연기자들 (흑백, 남녀, 노소에 상관없이) 의 근사한 연기 또한 [어스] 의 강점 중의 하나인데, [블랙 팬더]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윈스턴 듀크의 약간 허세를 부리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착하고 믿음직스러운 아버지상도 좋았지만, 이 한편은 루피타 니용오의 강렬한 에너지를 분출하면서도 또한 미세한 세공이 이루어진 보석처럼 유려하기 이를 데 없는 연기에 의해 제압되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공포와 불안, 그리고 (관객들은 애초에는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차가운 증오와 관객들을 섬뜩하게 만드는 광기의 표상까지, 실질적으로는 일인 이역의 연기라는 것을 보고 있는 우리가 홀라당 잊어버릴 정도의 기교와 열정을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이미 [노예 12년]을 통해 오스카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사실 [어스] 에서의  니용오가 보여주는 종류의, 신들린 듯, 인간의 표현의 한계를 넘나들면서, 또한 동시에 비인간적일 정도로 정확하게 통제된 연기야말로 오스카상이 주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그런 연기라고 아니할 수 없다. [로즈마리의 아기/악마의 씨] 의 미아 패로우나 [캐리] 의 시시 스페이식의 경우처럼, 명작 호러 영화를 견인하는 여성 배우의 명연기를 거론할 때에는 앞으로 루피타 니용오의 [어스] 에서의 연기-- 우리 바깥분처럼 막판의 "반전" 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은 분들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연기 자체의 우수성을 걸고 넘어질 건덕지는 전혀 없다-- 를 반드시 언급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어스] 를 본 다음의 감성적 만족도와 무서움의 느낌의 정도에는 개인차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조던 필 자신도 관객들의 일률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만든 한 편은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나 자신도 [겟 아웃] 에 비해 [어스] 가 더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이었다고 확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스] 가 모처럼 "손에 땀을 쥐고" 보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고급 "레드 미트" 호러 스릴러였던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무엇보다도 [겟 아웃] 의 경우처럼, 만든 이-- 이 경우는 제작, 각본, 연출을 두루 섭렵한 조던 필-- 의 비상한 지적 능력이 방사능처럼 발산되는 것을 대뇌 피질로 느낄 수 있는 한편이었다. 호러 장르의 오랜 팬으로서, 정말 반갑고 기쁜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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