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그냥 소년.

2013.03.26 03:53

포비돈 조회 수:1273

어떤 곳에 한 아이가 있습니다.


힘들어 보이는 그 아이는 불행하다 외롭다고 말했어요.


마을 사람들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수많은 이야기들.


아이는 그렇게 어떻게 하며 시도들이 불행히도 실패로 돌아갑니다.


아이는 세상이 미워졌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에는 당황했어요.


이해가 가지를 않았어요.


왜?우리가 무얼 더 해주어야 하나?


그래도 아이의 힘든 모습에 해줄 수 있는 것은 말 뿐이기에 오가며 말을 건넸답니다.


힘을 내. 넌 괜찮은 아이야.


아이는 점점 어두워졌고,


사람들은 지쳤어요.


나뭇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지면서도 아이는 힘들었어요.


사람들은 뭐가 힘든지 몰랐어요.




사람들은 그 아이의 이야기 속을 듣게 됐어요.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아! 그 아이는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었어!


응.


하지만 그 아이는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아이에게 작은 행복의 불씨가 떨어집니다.

너무나 작아서 사람들 눈엔 잘 보이지 않을 정도지만

아이는 너무나 두근거립니다.

어쩌면 이 작은 불씨가 점점 커져 자신도 행복해질 수만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불씨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행복이란 것을 누려본 기억이 없는 아이에게 못든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아이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말을 겁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요, 이 행복의 불씨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응 괜찮네. 축하해. 근데 있잖아. 넌 늘 우리 이야기를 듣지 않았어.가뭄이 올 것 같다고 이야기 해도 물을 안 주는 것 같았어. 넌 준다고 했지만 우린 보질 못했어.

  우리도 그냥 `사람`일 뿐이야.우린 신이 아니야. 네가 말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다 알아챌 수는 없어.우리는 가뭄이 우리한테만 오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어. 하지만 너는 늘 가뭄이라고 했지. 우리도 어쩔 수가 없었어. 빵이나 밥을 줄 수는 없어.우리는 그 방법을 알려줄 수는 있어. 틀릴 수도 있어. 우리도

  늘 실패했어.하지만 그러면서 여기까지 왔어.

  여기까지 오기까지 우리도 `참 많이 아픈 일이 있었어`. 우리도 아픈 일이 있었어.


하지만 이미 돌아선 아이게는 사람들은 자기를 미워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워할 수도 있어요.

마을사람들이 다 같을 수는 없어요. 마을엔 성격 급한 사람, 예민한 사람, 착한 사람.여러 사람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이 섞이면서 싸우고 `화해하고 의견을 나누며 잘 지내는 곳이 마을`이니까요.


아이는 으례 사람들이 자기를 미워하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까지만 해도 아이에게 `노력하면 행복해질거야`라고 말했던 사람들이 

불행을 외치던 아이의 모습에 의해 달라졌으니까요.


가뭄이 너무 길어서 아이는 쌀 대신 감자를 심을 거라 했고,

더 이상 배 고프다고 안 할거라고 했거든요.


사실 같은 마을이니 땅은 같은 땅이었어요.


아이는 왜인지 모든 마을 사람들의 말들이 거짓일거라 생각했나봐요. 갑갑했나봐요. 아이는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없었다니까요.

마을 사람들은 어떡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들은 거짓말을 한 적도 없었고, 저주를 내린 적도 없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자기들의 밥벌이도 있고, 자식들 혹은 키우는 개나 고양이가 있었어요. 힘든 마을 살림살이에도 아이를 눈여겨 본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아이는 힘을 잃어가는 것 같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말했어요.

-불씨는 누구에게나 없어. 나무를 비비면서 우리도 손바닥이 다 헐면서 굳은 살이 생기며 불을 피웠어. 물론 그건 아팠어. 하지만 우리는 

  불이 필요했던 적이 있기에 아프면서도 손을 비볐어.지금의 불이 꺼지지 않길 바라. 하지만, 꺼지면 우린 또 손바닥이 아프게 비벼야해.

  누구나 다 그런 것 아니야?너의 불행도 있지. 

  아이야.

  너는 우리의 불행을 아니? 아니, 우리는 불행이라 하지 않아. 그건 `아픔`이야. 네가 계속 불행이라 하는 이상 `아픔`을 못 느낄 것이고,

  불행만 느낄 거야. 마을 사람들 중 대장장이든, 구두장이든 말이 서툴거나 너무 아픔이 많아서 굳이 너한테 말을 안하는 사람도 있어.

  따뜻한 불 앞에 있는 사람만 마을 사람들이 아니야.


 결국 너는 네가 바라는 난로 앞의 사람들만 본 거잖아.


  추운 곳에서도 불을 지피려 하는 사람들도 있어. 다들 불이 필요하지만 굳이 물이 필요한데 말하기 힘든 사람들도 있어.


  아이는 몰랐습니다. 세상이 자신의 시선으로 보기에 더 `아픈`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것을. 계속 몰랐습니다. 아이는 그냥 슬펐어요.

혼자인 자신이.

아이는 마른 가지들이 아플까봐 피해가며, 다시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더 이상 마을 사람들은 어떤 말을 건네기도 힘들었어요.


아이는 알까요.


변치 않게 아이를 감싸줄 수 있는 것은 마을 사람도 아니고, 날수대로 바뀌는 달님도 아니고, 슬쩍슬쩍 자릴 옮기는 별님도 아닌,

아이 마음 속, 깊은 서랍 속.


더 잘 웃는 아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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