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望山 慾望江 (야망의 산 욕망의 강)

 


등장인물 소개

 

도요토미 히데요시: 간파쿠(관백). 무정자증으로 불임이다. 권력 후계를 놓고 고민한다.

 

도요토미 히데쓰구: 히데요시의 조카, 아들이 없는 히데요시의 후계자를 꿈꾼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히데요시 정권의 2인자, 첫 결혼의 실패로 미천한 신분의 여자를 좋아한다. 히데요시의 강요에 의해 히데요시의 여동생 아사히히메와 억지결혼까지 하게 된다. 히데요시 사후 그의 아들 히데요리를 받드는 무리를 물리치고 에도 막부 시대를 연다.

 

아사히 히메: 남편이 있던 아사히히메는 정국을 안정시키려는 히데요시의 책략에 의해 마흔이 넘은 나이에 남편과 강제 이혼한 후 이에야스와 재혼하게 되나 얼마가지 못하고 병사(病死)하고 만다.

 

하야시 마타이치로: 히데요시의 심복. 교토 유곽의 책임자. 히데요시의 소실 차차를 하녀로 변장시켜 이에야스의 내실에 데려다준다.

 

요도도노(요도기미, 차차): 오다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와 노부나가에 의해 죽은 아사이 나가마사 사이에서 나온 딸. 어미인 오이치의 미모와 기백을 고스란히 빼닮았다. 부모를 죽인 원수 히데요시의 소실이 된다. 히데요시의 소실이 된 직후 치기어린 복수심에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해 쓰루마쓰를 낳게 되지만 첫아들인 쓰루마쓰는 이내 죽고 만다. 이후 이에야스에게 보내져 히데요시의 후계자 히데요리를 잉태한다.

 

도요토미 히데요리: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세키가하라 전투의 패배 이후 실권을 잃고 오사카성 겨울과 여름 전투 끝에 모친인 요도도노와 함께 할복한다.

 

센히메: 히데요리의 아내. 히데요리의 오사카군을 공격한 쇼군 도쿠가와 히데타다의 딸

 

오이치: 노부나가의 여동생. 아사이 나가마사에게 시집을 갔으나 아사이 가문이 노부나가의 군사에 의해 몰락한 후 노부나가의 심복 시바타 가츠이에와 재혼한다. 미모만큼이나 기백도 대단하여 히데요시 군사에 의해 가츠이에의 성이 함락될 때 불 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쓰기야마 마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정실. 노부나가 군대의 습격으로 죽음을 맞이한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조카딸. 노부나가와 연합한 이에야스에게 반발하던 중 이에야스의 가신에 의해 살해당한다.

 

노부야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정실 쓰기야마 사이에서 생겨난 아들. 노부나가의 명에 의해 할복하게 된다. 노부나가의 노부(信)에서 이름 한 자를 따왔으며 노부야스의 아내는 노부나가의 딸 도쿠히메

 

핫토리 한조: 닌자.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심복

 

도쿠가와 히데타다: 이에야스의 3남으로 장남인 노부야스가 할복, 차남인 히데야스가 다른 가문의 양자로 입적되면서 3남임에도 불구하고 막부의 2대 쇼군이 되었다. 아사이 나가마사와 오이치 사이의 딸 오에요(훗날의 스겐인(崇源院))의 남편이기도 하다. 히데요리의 처 센히메와 3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미츠의 아버지. 서자 출신이었으나 이에야스가 히데요시의 여동생 아사히히메와 결혼한 뒤 아사히히메의 양자가 됨으로 쇼군의 승계자 자리를 차지했다.

 

도쿠가와 이에미츠: 히데타다의 장남. 에도 막부의 3대 쇼군. 동생인 쿠니마츠(도쿠가와 타다나가)에게 쇼군 후계자 자리를 빼앗길 뻔했으나 유모 카스가노츠보네의 활약으로 쇼군 자리를 물려받는다. 쇼군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에 있었던 친동생 타다나가와 달리 이복동생 호시나 마사유키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내용 소개

 

6

 

히데요시는 어린 차차(훗날의 요도기미)를 하녀로 변장시켜 이에야스의 내실에 들어가게 한다.

미천한 신분의 여자를 좋아하는 이에야스의 성적 취향을 알고 있기에 하녀로 변장시켜서 이에야스와 관계를 맺게 하나 이에야스의 성적 취향은 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적나라하게 여성(女性)을 관찰하는 이에야스. 한바탕 폭풍 같은 정사(情事)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희롱에 수치심을 참지 못한 여자는 끝내 호통을 치고 만다.

 

“무엄하도다!”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이에야스 앞에 눈썹 끝을 올리며 일갈하는 알몸의 여자. 천한 여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나 몸에 배여 있는 기품만큼은 숨길 수 없었고 남자의 손이 닿지 않은 처녀인척 하였으나 여자를 두루 겪은 노회한 이에야스의 손끝 앞에 누군가가 다녀간 것 같은 느낌을 숨길 수 없었다. 성정이 격한 노부나가였다면 이런 일을 겪으면 상대의 목이 달아났겠지만 이에야스는 다르다. 이에야스를 상대로 이런 장난질을 할 만큼 간 큰 이는 히데요시 뿐일 것이다. 입고 왔던 옷 위에 비단 겉옷을 덧입혀주고 가마에 태워 처소로 돌려보낸다. 천민이라던 여인을 태운 가마는 오사카 성(城)의 내전(內殿)으로 들어간다.

 

“차차? 차차라고 했는가?”

 

이에야스의 심복인 핫토리 한조가 여인의 정체를 알아왔다. 가마가 오사카 성(城)으로 들어가자 히데요시의 근위병들이 여인을 호위했다고 한다. 오다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의 딸이요, 아사이 나가마사의 여식이자 시바타 가츠이에의 씨 다른 딸이 되는 셈이니 천하에 둘도 없는 명문가의 핏줄임은 분명하다.

 

“소문이 사실이었나 봅니다.”

 

알쏭달쏭한 말을 남기고 핫토리 한조는 물러갔다.

 

“무엄하다라...”

혼자 남은 이에야스가 중얼거렸다. 죽느냐 죽이느냐 권력싸움 속에서 전처 쓰기야마와 아들 노부야스를 죽여야만 했던 이에야스의 머릿속엔 이마가와 요시모토의 조카딸이었던 쓰기야마의 도도함이 생각난다. ‘무엄하다’라... 그것은 쓰기야마의 말버릇이기도 했다. 이마에 핏줄을 세우고 오만을 채찍으로 내려칠 때도, 쓰러진 오만을 발로 밟을 때도, 이에야스의 가신(家臣) 시게마사에 의해 살해당할 때도 쓰기야마의 일갈은 ‘무엄하도다!’로 시작했다. 도쿠가와 가문을 저주하며 죽어간 그녀. 이에야스는 나직이 내뱉는다.

 

“쓰기야마의 원혼인가.”

 

이에야스는 길게 한숨을 내쉰다.

 

히데요시의 내전(內殿)으로 돌아온 차차는 그해 아들을 낳았다. 그 아이는 히데요시의 후계자로 키워지게 된다.

 

15

 

생명의 근원인 태양(太陽), 그 태양의 신(神)을 자칭하는 히데요시에게 자신의 문제로 인한 불임이란 드러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아내 네네의 문제인줄로만 알았다. 아내의 몸이 그렇다면 소실의 몸을 통해서라도 후계자를 얻을 수 있는 법. 히데요시는 수많은 밤을 2세를 얻기 위해 불태우지만 좀처럼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아니 아이는 있었다. 젊은 날 출세가도를 달리던 그가 몸을 섞었던 여자들 중에는 간혹 히데요시의 자식이라고 갓난 핏덩이를 안고 오는 여자가 있었다. 영악한 히데요시가 자신의 씨가 아님을 못 알아볼 리가 없다. 뒷조사를 끝낸 히데요시, 당시 ‘하시바’로 갓 개명(改名)한 기노시타 도키치로는 “원숭이도 자기 자식은 알아보는 법이지.”라고 중얼거리면서 여자에게 돈 몇 푼을 던져주었다. 아이의 몸값으로 약간의 돈을 받아든 뒤 희미하게 웃으며 떠나가는 여자, 그리고 그 여자를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남자들.

 

“이 하시바 님의 후계자가 될 몸은 저런 핏줄이어선 안 되지. 안되고 말이야. ‘기노시타’라면 몰라도 말이야. 하하핫”

 

언젠가는 내게도 아들이 생길 것이다, 나도 번듯한 후계자를 세울 것이다라는 히데요시의 바람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한 계단 한 계단씩 신분이 상승할 때마다 아니 히데요시의 경우는 한 번에 몇 계단을 뛰어올랐다. 그렇게 신분이 상승하게 됨에 따라 아들에 대한 욕망은 커졌다.

 

히데요시의 현숙한 아내 네네는 이젠 외간남자의 씨를 통해서라도 ‘아들’을 얻기 원하는 히데요시의 속마음과 달리 밤이면 밤마다 소실의 방으로 향하는 히데요시의 무운장구(武運長久)를 조용히 기도할 뿐이다.

 

조카인 히데쓰구에게 권력을 일정부분 나눠졌지만 히데쓰구의 행보는 히데요시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히데요시의 천하에 조카 히데쓰구의 몫은 없었다.

 

천하인(天下人) 히데요시의 머리 속에는 앞으로의 행보가 그려진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그러나 천하인 히데요시이기에 생각해낼 수 있는 그림이다.

 

‘이에야스다. 그래, 이에야스야.’

 

히데요시로서는 도요토미 가문의 정통 후계자가 권력을 쥐게 되어 만족스럽고 이에야스로서는 자신의 씨가 히데요시 가문의 계승자가 되니 그 또한 만족스럽지 않겠는가.

 

그 아이를 통해 도요토미 가문과 도쿠가와 가문이 화합하고 히데요시 자신이 죽은 후에도 자신의 아들 히데요리를 중심으로 두 가문이 뭉칠 수 있다면 도요토미 가문의 천하인으로서의 위치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34

 

“내대신(內大臣)인가? 이리로 가까이 오게. 할 말이 있네.”

 

그렁그렁 가래가 막힌 목소리로 이에야스를 부른다.

 

“예.”

 

이에야스가 히데요시의 머리맡으로 가까이 다가간다.

 

“히데요리는 자네 아들일세. 우리의 아들이야.”

 

히데요시는 이에야스에게만 들릴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얘기한다.

 

“컥!” 가래 덩어리가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부탁이 있네.”

 

주위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보다 큰 목소리로 얘기한다. 죽음이 임박한 노인네의 목소리로는 들리지 않는 또렷한 목소리였다. 앓아누운 뒤로 이 노인이 이렇게 큰 목소리를 낸 적이 있던가. 대신(大臣)들이 히데요시 곁으로 바짝 다가간다.

 

“히데요리를 부탁하네.”

 

고개를 들고 미음을 먹는 것조차 힘들어했던 노인이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을 꿇고 애원한다. 죽음이 임박한 노인이 가련한 몰골로 후사를 부탁한다.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울고 또 운다. “히데요리를 부탁하네.” 이때 마지막 기력을 다 썼을까 히데요시는 이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40

 

오사카 성의 여름 전투. 불타는 쌀 창고 안에서 히데요리가 죽어가고 있다.

 

마지막 숨을 내쉬는 히데요리가 남긴 말은 “아, 아버지...”였다. 어린 자식에게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난 간파쿠 히데요시였을까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보지 못했던 오고쇼 이에야스였을까. 히데요리로서는 어느 쪽인지 끝까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그 어느 쪽엔들 분명한 확신을 가졌더라면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오사카성의 전투라는 것 자체가 없었을지도 모른다.

41

 

“쇼군이, 쇼군이 죽이라고 하였는가?”

 

“....”

 

“니죠 성으로 돌아가겠다.”

 

“오고쇼님, 쇼군을 만나보지 않으시겠습니까? 쇼군께서...”

 

“멍청이 같으니! 지금 쇼군을 만나게 되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쇼군의 멱살을 잡게 될 것이다.”

 

니죠 성(城)으로 돌아가는 가마 안에서 이에야스는 울고 있었다.

맏아들 노부야스가 죽은 이래 수십 년 만에 흘려보는 뜨거운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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